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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PECIAL] 2022 라이선스 뮤지컬 가이드 [No.208]

글 |안세영 사진 | 2022-08-24 285

2022 라이선스 뮤지컬 가이드

 

아직은 코로나19의 위협으로부터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서 2022년 라이선스 뮤지컬 라인업은 <물랑루즈> 한 작품을 제외하면 모두 검증된 재연작으로 채워졌다. 하지만 익숙함 속에서도 새로움을 꾀하는 시도와 오랜만에 돌아오는 반가운 작품들이 관객을 설레게 한다.

 

 

갈증을 달래 줄 신선한 대작


올해 변신이 기대되는 첫 번째 작품은 오디컴퍼니가 제작을 맡아 새롭게 선보이는 <데스노트>(4~6월, 충무아트센터 대극장)다. 동명의 일본 만화가 원작인 이 작품은 이름이 적히면 죽는 사신의 노트를 주워 악인을 처단하는 천재 고교생 라이토와 그에 맞서는 명탐정 엘L의 대결을 그린다. 시대극에서 장기를 발휘해 온 프랭크 와일드혼이 드물게 현대를 배경으로 쓴 <데스노트>의 음악은 다양한 장르를 포괄하면서도 그만의 서정적인 매력이 살아 있다. 특히 라이토의 솔로곡 ‘데스 노트’는 배우 홍광호가 참여한 뮤직비디오가 유튜브에서 국내 뮤지컬 관련 영상 최고 조회수인 1500만 뷰를 기록할 만큼 큰 사랑을 받았다. <데스노트>는 2015년 도쿄에서 초연한 뒤, 같은 해 제작사 씨제스컬처에 의해 한국에 소개되었다. 일본과 한국 초연은 일본 공연계 거장 쿠리야마 타미야가 연출을 맡아 흑백 무대를 배경으로 공허와 광기에 사로잡힌 현대인의 모습을 표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 오디컴퍼니가 선보이는 올해 공연은 긴장감 넘치는 연출, 미니멀하면서도 디테일한 아이디어가 넘치는 무대로 기존 프로덕션과 차별화된 매력을 보여 주겠다고 예고했다. 초연부터 함께해 온 김문정 음악감독과 새롭게 합류한 김동연 연출가, 오필영 무대디자이너가 힘을 합친다.

 


2007년 이후 공연되지 않았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11월~2023년 2월, 충무아트센터 대극장)도 오랜만에 새로운 프로덕션으로 관객과 만난다.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을 1950년대 뉴욕으로 옮겨 유럽계와 푸에르토리코계 이민자 갱단의 충돌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1957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당대 최고의 작곡가 레너드 번스타인, 안무가 제롬 로빈스, 극작가 아서 로렌츠에 의해 탄생했다. 지난해 11월 별세한 거장 스티븐 손드하임이 20대 시절 작사를 맡아 명성을 얻은 작품이기도 하다. 이제는 고전 뮤지컬의 반열에 올랐지만 인종 차별과 이민자로 인한 갈등이 국제 사회의 화두로 떠오른 요즘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2020년에는 유럽 연극계를 대표하는 이보 반 호브가 연출한 리바이벌 프로덕션이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라, 새로운 안무와 미니멀한 무대로 폭력의 참상을 보여 줬다. 1월에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리메이크한 뮤지컬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한국 공연에는 김동연 연출가, 김문정 음악감독과 더불어 푸에르토리코계 안무가 홀리오 몽헤가 참여해 발레와 재즈 댄스를 결합한 제롬 로빈스 특유의 역동적 안무를 되살린다. 작품이 동시대 창작자들에 의해 적극적으로 재해석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공연은 어떤 참신한 무대를 보여 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현재까지 공개된 2022년 라이선스 뮤지컬 라인업 가운데 유일한 신작은 동명의 뮤지컬 영화가 원작인 브로드웨이 최신작 <물랑루즈>(12월 개막,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다. 1890년대 프랑스 파리의 카바레 ‘물랑루즈’를 배경으로 인기 가수와 작곡가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원작 영화 삽입곡뿐 아니라 마돈나, 비욘세, 레이디 가가, 아델, 리한나 등 세계적 팝스타들의 히트곡 70여 곡을 풍성하게 담아 흥을 돋운다.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화려한 무대도 화제다. 번쩍이는 네온사인과 하트 모양 구조물, 양편 박스석에 설치된 거대한 풍차와 코끼리 세트가 극장에 들어선 관객을 단숨에 환상의 세계로 데려간다. 2019년 7월 개막한 브로드웨이 공연은 2020년 3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중단되었다가 2021년 9월 재개하는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해 열린 제74회 토니 어워즈에서는 베스트 뮤지컬상을 포함해 총 10개 부문을 석권하며 최다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킹키부츠> <보디가드>에 이은 CJ ENM의 세 번째 글로벌 공동 프로듀싱 뮤지컬로 비교적 빠르게 국내에서 만나 보게 되었으니, 브로드웨이 최신 히트작을 확인할 기회를 놓치지 말자. (작품에 대한 더 많은 정보는 『더뮤지컬』 2019년 9월호(통권 192호) NOW IN NEW YORK <물랑 루즈!> 기사에서 확인 가능하다.)

 

 

손꼽아 기다린 명작의 귀환


2022년 재연을 알린 여러 작품 가운데서도 2016년 이후 6년 가까이 공연되지 않았던 <넥스트 투 노멀>(5~7월, 광림아트센터 BBCH홀)의 귀환은 단연 뮤지컬 마니아를 기쁘게 한 소식이다.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지만 그 안에 각자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가족의 모습을 그린 록 뮤지컬로, 극작과 음악을 아울러 뛰어난 세련미를 자랑한다. 2009년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토니 어워즈 작곡상을 받고, 2010년 뮤지컬로는 이례적으로 퓰리처상 드라마 부분을 수상하며 작곡가 톰 킷과 극작가 브라이언 요키의 이름을 알렸다. 국내에서도 2011년 초연 이후 배우들의 열연에 힘입어 깊이 있는 공감과 위로를 전하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오스트리아 황후 엘리자벳을 주인공으로 한 <엘리자벳>(8월 개막,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도 2018년 이후 4년 만에 돌아온다. ‘엘리자벳이 합스부르크 왕국에 죽음을 데려왔다’는 오스트리아 민담에서 영감을 얻어, 자유를 꿈꾼 아름다운 황후 엘리자벳과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죽음Der Tod의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실존 인물과 판타지적 요소를 결합한 이야기, 뇌리에 박히는 격정적인 음악, 화려한 무대 세트와 의상이 어우러져 큰 사랑을 받았다. 극작가 미하엘 쿤체와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 콤비의 대표작으로, <모차르트!> <레베카>와 더불어 국내에서 오스트리아 빈 뮤지컬의 유행을 선도했다. 이번 공연은 국내 초연 10주년을 기념하는 무대라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마틸다>(10월~2023년 2월)는 로알드 달의 인기 동화를 영국 명문 극단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가 뮤지컬로 옮긴 작품이다. 초능력을 지닌 천재 소녀 마틸다가 무관심한 부모님과 심술궂은 교장 선생님에게 맞서 자신의 운명을 바꾸는 이야기를 재기 발랄하게 펼쳐 보인다. 키 130cm 이하의 아역 배우가 타이틀롤을 맡는 이 작품은 까다로운 오디션과 긴 트레이닝 과정을 요한다. 그만큼 쉽게 만나기 힘든 작품이라는 점에서 2018년 국내 초연에 이어 비교적 빠르게 결정된 재연 소식이 반갑게 다가온다. 놀라운 소녀 마틸다를 연기할 신예 배우가 누가 될지 기대가 모인다.

 

 

다채로운 내한 공연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 탓에 내한 공연을 기대하기 어려웠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디즈니 뮤지컬 <라이온 킹>,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넌버벌 퍼포먼스 <블루맨 그룹>, 아트 서커스 <태양의서커스-알레그리아>가 차례로 한국을 찾는다.


연초에 만나는 <라이온 킹>(1월 개막,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은 독창적인 무대 미술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동명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무대화한 이 작품에는 자연히 동물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할 것이냐는 우려가 뒤따랐는데, 연출가 줄리 테이머는 아프리카·아시아 문화에서 영감을 얻은 가면과 퍼펫으로 이 난제를 멋지게 해결하여 토니 어워즈 최초의 여성 연출상 수상자가 되었다. <라이온 킹>은 이 밖에도 1998년 토니 어워즈 베스트 뮤지컬상, 무대상, 의상상, 조명상, 안무상을 휩쓸며 무대 예술의 교본으로 인정받았다. 특히 원작 애니메이션 주제가 ‘Circle of Life’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수많은 동물이 객석을 가로질러 등장하는 오프닝 장면이 장관으로 꼽힌다. 투어 공연에는 아프리카 대륙의 소울과 에너지를 생생하게 전달할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배우들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공연된 <라이온 킹> 출신 베테랑 배우들이 출동한다. 2018년 최초의 인터내셔널 투어 공연이 한국을 찾았을 당시 매진 사례를 기록한 바 있으니, 관람을 원한다면 예매를 서두를 것.

 


2020년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고 파산 직전까지 갔던 ‘태양의서커스’도 위기를 극복하고 재기에 나선다. <태양의 서커스-알레그리아>(10월~2023년 1월, 잠실종합운동장 내 빅탑)는 서커스를 예술의 경지로 승화시킨 ‘태양의서커스’의 대표 레퍼토리 중 하나다. 스페인어로 ‘환희’를 뜻하는 제목처럼 인생의 즐거움과 희망을 찬미하는 내용으로, 환상적인 곡예와 음악을 즐길 수 있다. 특히 테마송 ‘Alegria’는 55주간 빌보드 월드 뮤직 차트에 오르고 그래미 어워즈에도 노미네이트되며 ‘태양의서커스’에서 가장 사랑받는 음악으로 자리매김했다. 1994년 초연 이래 전 세계 255개 도시에서 14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으며, 한국에서도 2008년 투어 공연을 펼친 바 있다. 이번 투어 공연은 퍼포먼스와 음악, 의상, 세트 전반에 변화를 줄 예정이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08호 2022년 1월호 게재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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