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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HOT MUSICAL] <잃어버린 얼굴 1895>, 영웅이 아닌 인간 민자영 [No.202]

글 |박병성 사진제공 |서울예술단 2020-07-01 3,769

<잃어버린 얼굴 1895>
영웅이 아닌 인간 민자영    


 

구한말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대한제국의 명운은 바람 앞에 등불 같았다. 열강들의 힘겨루기 속에 균형을 잡고 줄을 타야 했던 대한제국의 왕 고종, 그리고 명성황후는 역사적으로 극과 극의 상반된 평가를 받으며 수많은 작품에서 되살아났다. 특히 명성황후 민자영은 뮤지컬 <명성황후>에서 일반적인 역사적 평가와 다르게 노련한 정치가였던 비운의 황후로 그려진 후,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재조명됐다. 2013년 초연한 뮤지컬 <잃어버린 얼굴 1895>는 나라를 위기로 몰아넣은 악녀도, 영민한 외교술을 펼쳤던 잔 다르크도 아닌 인간 민자영의 모습을 부각한다. 

 

뮤지컬 <잃어버린 얼굴 1895>는 명성황후의 사진을 모티프로 삼았다. 을미사변에 시해된 이가 명성황후가 아니라 궁녀인 선화라고 가정하고 그들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회상하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작품은 명성황후의 역사적 평가를 뒤로한 채 어린 나이에 혈혈단신 궁에 들어와 이리저리 휘둘리며 살기 위해 한시도 긴장을 놓지 못했던 인간 민자영의 삶을 주목한다. 열강들의 대립과 정쟁의 틈바구니 속에서 황후로 살아야 했던 명성황후는 강해질 수밖에 없었다. 작품은 어쩔 수 없이 영웅이 되어야 했던 민자영 뒤에 평범한 행복을 꿈꾸는 인간 민자영을 비춰준다. 
 

<잃어버린 얼굴 1895>는 초연 이후 관객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으며 서울예술단의 대표적인 레퍼토리로 떠올랐다. 장성희 작가와 민찬홍 작곡가, 그리고 이지나 연출가가 의기투합해 마니아들의 깊은 사랑을 받는 콘텐츠로 만들어냈다. 인기 레퍼토리인 <바람의 나라> 이후 서울예술단과 이지나 연출가가 함께한 두 번째 작업이었다. <바람의 나라>는 서사에 얽매이기보다 전문 무용수를 보유한 서울예술단의 장점을 살려 춤 중심으로 풀어가는 작품이다. <잃어버린 얼굴 1895>는 굵직한 서사가 이야기의 중심을 잡지만 이 작품에서도 화려한 군무를 십분 활용한다. 사진을 모티프로 한 작품답게 전체 무대를 비우고 사진틀로 채운 무대나, 명성황후의 복잡한 내면 심리를 반영해 궁궐을 스크래치 난 그림으로 표현한 영상이 호응을 얻었다. 이번 공연은 2013년 초연 이후 2015년, 2016년 공연에 이어 4년 만에 선보이는 무대이다. 
 

초연 무대에서 대체할 수 없는 카리스마와 연약한 인간 민자영의 두 얼굴을 표현했던 차지연이 명성황후로 돌아온다. 더불어 <데스노트>의 사신 렘 역으로 일본 무대에 섰던 박혜나가 구한말 혼란의 시대에 황후로 살아간 명성황후로 분한다. 고종 역에 박영수, 대원군에 금승훈, 명성황후의 궁녀 선화 역에 김건혜 등 초연 멤버들과 새로운 서울예술단의 얼굴들이 힘을 합친다. 
 

7월 8일~26일

예술의 전당 CJ토월극장

1577-3363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02호 2020년 7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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