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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모두가 사랑하는 대한민국 대표 극단을 향해…국립극단의 새로운 방향성

글 |이솔희 사진 |국립극단 2024-07-19 916

 

국립극단이 신임 예술감독 겸 단장인 박정희 예술감독의 지휘 아래 새로운 행보를 시작한다. 새 시작을 맞은 국립극단의 최종 지향점은 ‘국민 모두가 사랑하는 대한민국 대표 극단’이 되는 것이다.

 

박정희 예술감독은 연출가로서 그간 <철로> <하녀들> <이영녀> 등 예술성 높은 작품을 선보여 왔다. 서울연극제 연출상, 김상열 연극상 등을 수상하며 연극계의 새 지평을 연 인물로 평가받는다. 지난 4월 취임한 박정희 예술감독은 재단법인 이후 국립극단 최초의 여성 단장·예술감독이다. 그는 “저보다 훌륭한 여성 연출가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국립극단의 예술감독으로 임명된 것을 무척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이후에도 많은 여성 연출가가 국립극단의 단장 겸 예술감독으로 임명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국립극단은 오는 2027년까지 작품성, 관객 스킨십, 명동예술극장 르네상스, 국내외 협업 네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박정희 예술감독은 “’누구나 사랑하는 대한민국 대표 극단’이 제 임기 동안 국립극단의 지향점이다. 모든 국민뿐만 아니라 세계 시민들도 애정할 수 있는 극단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먼저 공연 제작 단체의 기본인 작품성을 균일하게 유지하여 최근 3개년 평균 23.5에 머무른 관객추천지수(NPS)를 50까지 올리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제작 단계부터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둔 신규 레퍼토리를 개발하는 것은 물론, 기존 작품 중 국립극단의 제작PD와 관객의 사랑을 받은 작품을 한 편씩 골라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또, 창작 지원 사업의 규모를 키워 완성도 높은 작품 모집에 힘을 싣는다. 신설되는 ‘국립극단 창작 희곡 공모’는 신진, 기성 창작자 제한 없이 응모할 수 있으며 대상작은 낭독회를 거친 후 국립극단에서 정식 공연으로 제작된다. 기존에 진행했던 아티스트 창작 지원 사업은 대상을 다각화해 ‘창작트랙 180도’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난다. 공연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창출할 수 있는 창작자를 선발해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박정희 예술감독은 “이 시대에 연극을 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극은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는 예술 아닌가. 그래서 국립극단은 인간과 연극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면서 순수예술성을 강화할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국립극단은 자폐나 발달 장애인, 노약자, 어린이 등 감각 자극에 민감하거나 경직된 여건에서 공연 관람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열린 객석’을 도입했을 뿐만 아니라 매 공연 수어 통역, 음성 해설, 이동 지원 서비스 등을 도입하는 등 꾸준하게 배리어프리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에도 접근성 공연 운영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지역 창작진과의 협업을 늘려 지역 관객 접근성을 확장하고, ‘예술가와의 대화’ 확대 운영, 공연 시작 전 창작진이 작품을 설명해 주는 ‘공연 읽기’ 도입 등을 통해 관객과 긴밀히 소통하겠다는 각오다.

 

코로나19를 거치며 60% 안팎에 머무른 명동예술극장의 가동률을 90%까지 올리는 동시에 작품의 완성도와 객석점유율을 높여 ‘명동예술극장 르네상스’를 이루는 것이 국립극단의 또 다른 목표다. 창작 신작, 국제교류작 등 국립극단의 다양한 작품은 물론 여름, 겨울 시즌에는 민간 극단의 우수 작품을 초청해 관객에게 소개하고, 이를 통해 기존 5~6편이었던 연간 상연작을 8~10편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국립극단은 오는 2025년 남산 국립극장으로 사무공간을 이전할 계획이다. 이에 국립극장에서도 국립극단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해오름극장에서는 K-콘텐츠로 발전할 수 있는 대형작을, 달오름극장에서는 시대의 문제작을 개발하여 선보일 것을 강조한 박정희 예술감독은 “한국적인 소재를 통해 세계적인 보편성을 가질 수 있는 작품을 발굴하자는 의미와 국립극단 작품의 균형 감각을 유지할 수 있는 동시대적 문제작을 선보이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에서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큰 만큼 해외 연극계와의 적극적인 협업도 고려하고 있다. 특히 명동예술극장은 해외 관광객이 모이는 명동에 위치해 있는 만큼 문화체육관광부와의 연계를 통해 관광 프로그램으로의 발전도 꾀하고 있다. 박정희 예술감독은 “우리나라 창작진, 배우의 실력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조차 그걸 잘 인지하지 못한다. 그래서 세계 무대에 한국 연극을 선보여 한국 연극의 위상을 높이고 싶다”며 “해외 창작진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의견을 나눌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욱 건강한 제작 환경을 위해, 국립극단의 임직원 보호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박정희 예술감독은 NTS(National Theater Standard)를 제정해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창작진, 스태프, 임직원이 함께 소통하며 실효성 있는 기준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연극은 연출가, 작가, 배우는 물론 무대, 조명, 음향, 소품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업하여 결과물을 선보이는 작업인 만큼 서로가 안전하다고 느끼는 창작 환경에서 의견을 개진하고 각자의 역할을 존중하며 협업할 때 더욱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보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박정희 예술감독은 “예술감독 취임을 하고 들여다보니 퇴사율이 매우 높았다. 국립극단 직원과 창작진과의 신뢰 관계가 깨진 탓이라고 생각했다. NTS를 통해 창작진과 국립극단 직원 사이의 신뢰 관계를 다시 쌓겠다는 각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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