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불량소년> 연습실, 피할 수 없는 나와의 싸움
동명 연극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재생불량소년>은 재생불량성 빈혈에 걸린 고교 복싱 선수 반석이 무균실에서 만난 백혈병 환자 성균에게 복싱을 가르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작품의 백미는 절망 속에서도 꿈을 위한 사투를 이어가는 청춘들의 복싱 장면. 이 장면을 위해 배우들은 무대에 오르기 전부터 무수한 땀방울을 흘렸다. 복싱을 통해 매일 자신의 한계를 실감했지만, 그렇게 주저앉고 싶은 순간 한 번 더 팔을 뻗는 법을 배웠다는 배우들. 한겨울 추위도 멈칫할 만큼 뜨거웠던 이들의 연습 현장을 공개한다.
1 자칭 ‘바른 생활 사나이’라는 구준모는 반석을 연기하며 평소와 다른 거칠고 삐딱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재미있단다. 복싱 장면을 연기하느라 매일 땀범벅이 되지만 그게 바로 이 작품의 매력이라고. “땀 흘리는 배우들에게서 살아 숨 쉬는 날것의 에너지를 느끼실 거예요.”
2 반석은 재생불량성 빈혈뿐 아니라 세상을 떠난 승민에 대한 기억 때문에 링에 오르지 못하고 괴로워한다. 승민은 반석이 복싱을 시작하게 만들어준 소중한 친구. 그런 승민과의 기억은 반석에게 트라우마로 남지만, 한편으로 재기할 수 있는 힘을 주기도 한다.
3 무균실 생활에 익숙한 백혈병 환자 성균을 연기하는 박준휘와 유동훈. 구준모의 설명에 따르면 박준휘의 성균에게선 순수함이, 유동훈의 성균에게선 똘똘함이 느껴진다고. 그렇다면 박준휘가 말하는 두 반석의 차이는? “석현 형의 반석이 섬세하고 날카로운 느낌이라면, 준모 형의 반석은 아빠처럼 응석을 받아주는 느낌이에요.”
4 유동훈은 밝고 꿈 많은 성균에 대해 ‘몸은 아프지만 마음은 건강한 아이’라고 설명했다. “성균은 건강해지고 싶은 걸 넘어 강해지고 싶어 해요. 그런 성균의 눈에 복싱 선수인 반석은 강한 사람, 닮고 싶은 사람으로 비칠 거라 생각합니다.”
5 복싱 장면을 책임지는 승민 역할 배우들은 지난 10월부터 훈련을 시작했다. 김방언은 반석 역할 배우들과 같은 체급으로 보이기 위해 급격한 체중 감량을 감행하기도 했다. “승민은 어린 나이에도 뚜렷한 꿈과 야망을 가진 멋진 친구예요. 승민이 꾸는 달콤한 꿈이 제가 뻗는 주먹 하나하나에 실릴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
6 반석과 성균 못지않게 애틋한 우정을 보여주는 반석과 승민. 승민은 자신에게 없는 재능을 타고난 반석을 부러워하면서도 응원한다. “승민이 목표 지점까지 최단 거리로 가고 싶어 한다면, 반석은 좀 돌아가고 싶어 하죠. 하지만 둘 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아요. 결국 같은 링에서 만나잖아요. 그렇게 생각하면 울컥해요.”
7 실제 재생불량성 빈혈을 앓은 격투기 선수 김형수를 보며 반석의 캐릭터를 연구했다는 윤석현. 그는 반석이 혼자 힘으로 일어서는 게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반석은 성균과 승민을 통해 혼자가 아니라는 걸 깨닫고 용기를 얻어요. 그만큼 무대 위에서 동료 배우와 주고받는 호흡이 중요할 것 같아요.”
8 승민 역의 정원준은 이 작품으로 뮤지컬에 데뷔한다. 복싱에 인생을 건 승민의 모습이 연기와 노래에 빠져 있는 자신과 비슷하게 느껴졌다고. 그는 승민의 열정을 보여주기 위해 발바닥이 벗겨지고 근육통에 시달리면서도 복싱 연습에 매진해 왔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84호 2019년 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