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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LIVE TALK] <배니싱> 정민, 순간의 번뜩임이 선사하는 희열 [No.181]

글 |안시은 사진제공 |네오프로덕션, CJ E&M, 샘컴퍼니 2018-10-26 8,940

<배니싱> 정민 , 순간의 번뜩임이 선사하는 희열

 

<배니싱> 트라이아웃 공연에 참여했던 정민이 경성 시대 의사 의신으로 다시 돌아왔다. 초연에 참여하지 못했던 시간 동안 <배니싱>은 완전히 다른 공연이라 해도 될 만큼 달라져 있었다. 결이 달라진 작품은 그에게 어떤 새로운 질문을 던졌을까. 


 

다시 만난 <배니싱>                                       

 

THE MUSICAL 트라이아웃 공연에 이어서 재연에 참여한 소감은? (bushishis)

정민 완전 행복합니다. 

“초연 때도 하고 싶었는데 그땐 스케줄상 참여하기 힘든 상황이어서 다음에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THE MUSICAL <배니싱> 2016년 공연과 2018년 공연에서 의신을 연기할 때 달라진 점이 있나요? 어떤 점에 차이를 뒀는지 궁금합니다. (nrg3722)

정민 너무 다른 공연이라 차이점이 많아요. 

“트라이아웃 공연에서는 여자 캐릭터가 있었어요. 그 캐릭터가 사회자 역할이었는데, 본 공연에서 빠지면서 공연이 완전히 바뀔 수밖에 없었죠. 트라이아웃 공연 때 좋았던 기억을 상기하면서 연습하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뱀파이어가 되기 전에 의사로서 괴짜 같은 모습과 순수함이라든지 밝고 애교 있는 부분을 떠올리면서 투영하려 했어요.”

 

THE MUSICAL 트라이아웃 때와 많은 부분이 달라졌는데 아쉬운 점이 있나요? (saturn9745)

정민 달라진 엔딩이요. 

“개인적으로는 의신 입장에서 케이를 위하는 마음을 더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트라이아웃 때 엔딩이 마음에 들었거든요. 그땐 의신이 죽어가는 상황이고, 케이는 멀쩡했어요. ‘개발한 이 약은 나한테 안 들어’ 하면서 케이에게 약을 주거든요. ‘어차피 난 살긴 틀렸다. 넌 이제 이 약으로 햇빛 속으로 걸을 수 있어. 꼭 햇빛을 봐야 해’라면서요. 하지만 케이가 원했던 건 누군가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느끼는 감정이었어요. 케이는 의신과 충분히 공유했으니 햇빛을 본 것과 다름없다며 함께하자고 개발에 성공한 약을 버려요. 거기서 의신이 생각하는 케이에 대한 애정이 더 표현되어서 좋았는데, 본 공연에서 달라져 아쉬워요.”

 

THE MUSICAL 의신을 다시 연기하면서 가장 중점을 뒀던 게 있다면요?  (v0410v)

정민 케이와의 관계와 의사로서 의신의 신념 표현에 많은 중점을 뒀어요.

“의신 캐릭터 틀이 이미 명확하게 잡혀 있잖아요. 트라이아웃 때는 케이가 좀 더 이야기의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의신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가요. 엔딩도 케이가 죽고 의신이 엔딩을 선택하는 걸로 정리되어 있다 보니 제가 할 일은 이해가 쉽게 안 되는 부분을 잘 표현하는 거라 생각했어요.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캐릭터의 매력이거든요. 캐릭터가 사랑받을 수 있는 방법을 많이 고민했어요. 공감해 줘야 하는 부분이 많아서 거기에 많이 신경 썼죠. 그리고 케이가 왜 의신에게 끌렸는지에 초점을 맞췄어요. 단순히 의사라서 끌린 건 아니거든요. 경성 시대 하면 점잖은 이미지고, 의사는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대한 선입견이 있는데 그 틀도 깨보고 싶었고요. 특히 진중한 성격을 지닌 케이와 활발하고 괴짜인 의신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도록 노력했어요.”

 

THE MUSICAL <배니싱>에서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 넘버는 무엇인가요?  (gmlgus23) 

정민 트라이아웃 공연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목이 말라’.

“제가 부르는 노래 중엔 ‘목이 말라’만 본 공연에 쓰이고, 나머지 곡들은 다 바뀌었어요. 케이가 부르는 곡 중에는 ‘햇빛 속으로’란 노래만 트라이아웃에도 있었던 곡이죠. 그 두 곡 말고는 지금은 다 새로운 곡이에요.”

 

THE MUSICAL <배니싱> 첫 공연 소감이 어떤가요? (lings2)

정민 두 번째 공연 때문에 더 긴장돼요.

“첫 공연은 항상 다들 정신없어요. 특히 의신은 무대에 부리나케 들어오고 나가야 하니까 바빴어요. 신경이 곤두서서 하게 돼요. 다치지 않게 조심해야 하고.”

 

THE MUSICAL 극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과 힘든 장면은 어떤 장면인가요? (saturn9745)

정민 (케이에게) 물리고부터 이후의 장면 전부. 

“지난 시즌 배우들이 공연하는 걸 보면서 뱀파이어에게 물린 이후 과정을 조금 새로운 느낌으로 표현하고 싶단 생각이 들어 고민을 많이 했어요. 원체 감정이 뚜렷한 부분이라 쉽지 않아서 문화생활에서 영감을 많이 얻으려고 했어요. 영화도 한참 못 봤는데 <배니싱>을 준비하면서 집에서 심야 영화를 많이 봤어요. 작가분들이 여행을 가면 이유 없이 영감이 떠오른다고 하듯이 TV를 틀어놓고 아무 영화나 보다 보면 ‘띵’ 하고 무언가 떠오르는 순간이 있어요. 그럼 곧바로 혼자 이야기를 진행해 보는 거죠. 괜찮다는 생각이 들면 그 감정만 기억해 뒀다가 연습할 때 몰입한 상태로 그때 그 감정을 즉흥으로 내봐요. 그러면 저도 모르는 새로운 행위가 나오면서 창작이 시작되는 거죠. 이번엔 그런 게 많았어요. 연출님도 처음 연습할 때 새롭고 좋았다고 칭찬해 주셨어요. 다음 숙제가 그 점을 대본의 틀 안에서 맞추는 거였는데, 그걸 연출님과 맞춰가는 게 연습이잖아요, 그렇게 만들었어요. 케이에게 물리기 전 모습이 실제 성격에 가까워요. 집에서 막내라 그런가 평소 장난치며 까부는 걸 좋아하거든요. 어려웠던 건, 혼자 허상을 보고 환청을 느끼는 부분이었어요. 혼자 하는 퍼포먼스니까 자칫 과할 수도 있는데 적당한 선을 찾는 게 힘들어요.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어요.”

 

THE MUSICAL <브로드웨이 42번가>(이하 <42번가>)에서 빌리 역할을 할 때 살이 많이 빠졌다고 들었는데 <배니싱> 연습은 수월했나요? (bushishis)

정민 다들 많이 도와주셔서 수월했어요. 

“수다 떠는 게 많이 도움 됐어요. 아무래도 스트레스가 해소돼야 집중력이 높아져서 연습을 잘할 수 있거든요. <배니싱>은 무거운 작품인데도 연습 때 다들 그걸 웃기게 하는 거예요. 그게 재밌고 도움이 많이 됐어요. 가벼움 속에서 진지함을 찾았다고 해야 하나. 이렇게 하니 또 얻는 게 있더라고요.”

 

THE MUSICAL <배니싱> 연습 에피소드가 있다면? (saturn9745)

정민 연습실에 와서 시체 소품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혼자 밥 먹고 들어와서 연습실에 아무도 없으면 시체 소품을 보고 깜짝 놀랄 때가 있어요. 진짜 놀라요. (김)도현 형도 놀랐다고 하더라고요. 저한테 사진 찍어서 보내주면서 ‘야! 이거 너인 줄 알았잖아!’ 했어요. 소품인데 진짜 물린 것 같은 자국도 있고, 무서워서 아직 얼굴을 못 봤어요. 얼굴에 감긴 붕대를 내려 보면 기분이 꺼림칙할 것 같아서요. 해골은 괜찮아요.” 

 

THE MUSICAL <배니싱> 첫 공연에서 펜을 못 찾았을 때 어땠나요! 크크. 

정민 펜은 어딜 가든 문제네요. 

“처음엔 펜이 없어서 플라스틱 펜처럼 생긴 스포이드로 한 번 쓰고, 두 번째는 분명히 책상 안에 넣어놨는데 순간적으로 생각이 안 나서 못 찾았어요. 공연 땐 매번 그런 일이 많아요. 옛날에 (정)문성 형이 펜에 고무줄을 달아놓아야 한다고 한 게 떠오르더라고요. <사의찬미> 땐 제가 펜을 쓰는 장면은 없었는데, 혹시나 필요하면 우진들한테 주려고 포켓에 예비용으로 꽂아놓곤 했어요. 워낙 많이 겪어봐서 아니까 혹시 없으면 도와주고 싶어서요. 실제로 한 번 주기도 했고요.”

 

THE MUSICAL 세 명의 케이는 어떻게 다른가요? (kus05136)

정민 (지금 쓰기엔 너무 길어서) 시간이 부족해요. 흑흑.

“세 명이 많이 달라요. (김)종구 형은 같이 합을 맞춰본 적이 많아서 서로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종구 형이 연기하는 케이는 온기가 살아 있죠. (주)민진이는 제가 이번에 처음 만난 케이잖아요. 트라이아웃 때 그 느낌을 알고 있고. 제가 생각하는 뱀파이어의 모습을 잘 표현해 주고 있는 것 같아요. 민진이 케이도 뭐라 표현하기 쉽지 않네요. (이)주광이는 눈빛이 엄청 강렬하더라고요. 눈빛이 그렇게 강렬한 배우는 오랜만에 보는 것 같아요. 배우가 좋은 눈빛을 가졌다는 건 큰 달란트를 받은 거죠. 그런 면에서 부럽기도 했어요. ‘나를 마셔’ 장면에서 가까이 붙는데 눈을 딱 뜨면 주광이 눈빛에 빨려 들어가서 잡아먹힐 것같이 무서워요. 삶의 무료함을 잘 표현하는 것 같고. 케이들은 감정을 많이 숨기는 역할이다 보니까 뭐라고 규정하면 안 될 것 같아요. 오래 산 삶에 대한 무료함과 자기에게 손을 뻗은 사람에 대한 호기심은 다 똑같이 보이는 것 같아요. 공통분모가 있는데 거기서 행동이나 움직임, 눈빛이 종구고, 민진이고, 주광인 것 같아요.”



 

체하지 않게                                              

 

THE MUSICAL 지금까지 많은 역할로 많은 인생을 살아 왔는데 가장 힘들었던 인물은 누구였나요? (bn131206)

정민 모든 배역이 다 어렵습니다. 

“매번 시작할 때가 어려워요. 뮤지컬이 저와 잘 맞는 부분은 연습 기간이 길다는 거예요. 드라마 촬영은 시간에 쫓겨서 진행될 때가 많잖아요. 그런 걸 못해서 못할 것 같아요. 영화처럼 충분히 회의를 거쳐서 하는 건 자신 있지만. 그래서 처음 리딩할 때는 못해요. 스스로도 자신감이 없는 상태예요. 입력되는 게 느려요. 기계도 그래서 못 다뤄요. 이해가 안 되면 다음 버튼을 못 누르거든요. 책도 엄청 느리게 읽고요. 그런데 리딩 때는 빠르게 읽잖아요. 그러면 읽고 나서도 보이는 글자 읽기 바빠서 뭘 읽었는지도 몰라요. 선천적으로 그런 게 느린가 봐요.”

 

THE MUSICAL 그간 했던 작품에서 실제 모습과 가장 닮은 캐릭터는 누군가요? <홀연했던 사나이> 때 역할과 정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거든요. (tlsfn)

정민 크크크크크크. 맞아요. 

“연습 초반엔 항상 두려움이 많은데 <홀연했던 사나이>는 시작할 때부터 즐거웠어요. 대본을 암기하려 하지 않아도 저절로 쏙쏙 들어왔어요. 즉흥적으로 움직이는 행동이나 모습, 재미가 다 좋다고 수용됐어요. 그러다 보니까 고민할 것도 없이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서 갈 길이 보이더라고요. 그런 면에서 즐거운 작업이었고, 공연도 즐겁게 했어요.”

 

THE MUSICAL 여태까지 연기했던 캐릭터 중에 지금 당장 가장 보고 싶은, 그리운 캐릭터는 무엇인가요? (dlgothf222)

정민 전부 다 사랑합니다. 다 그리워요.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있긴 있어요. <위대한 캣츠비>의 캣츠비 역할이요. 초연 때는 하운두라는 캣츠비 친구 역할을 했어요. <사의찬미>의 사내와 우진으로 치면 사내 같은 역할이었어요. 활발하고 임팩트 있는 캐릭터죠. 제작사가 바뀌어 공연이 올라갔을 때도 다시 공연한 적이 있는데, 생각해 보니까 그때 그분들이 제가 캣츠비 역할을 한 줄 알고 캣츠비를 제안하셨던 것 같아요. 작품 자체가 심도 있는 어려운 작품이었는데 저한테 너무 잘 맞았어요. 사람들이 ‘이게 뭐지?’ 하는데 저는 뭔지 명확히 이해되더라고요. 대본 내용이 완전히 머리에 쏙 들어왔어요. 흔치 않은 경험이었죠. 그 작품 만나고 나서 배우로서 많이 성장했어요. 대본을 접할 때 이해할 수 있는 폭이 많이 깊어졌죠.”

 

THE MUSICAL 도전해 보고 싶은 역할이나 해보고 싶은 공연이 있나요?  (zxcvb028)

정민 뭐든 기회만 주어진다면 다 해보고 싶어요. 

“원래 욕심이 없어요. 집에서 막내인데 타고난 성격인가 봐요. 소유욕도 없고. 한 번도 집에다 뭘 하고 싶으니 사달라고 조른 적이 없어요. 갖고 싶은 게 있어서 혼자 생각만 하고 말지. 어릴 때부터 몸에 밴 습관이라 배우 생활에도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부모님이 말썽 한 번 안 부리고 말 잘 들었다고 늘상 얘기하세요. 근데 싫어도 티 내지 않고 알았다고 하는 게 익숙해서 능동적으로 움직여야 할 때 못해 주니까 상대방이 답답해할 때가 있어요. 배우로선 좋은 것 같아요. 어떻게 할 거니까 이렇게 해달라고 하면 ‘네!’ 하고 잘해요. 시키는 건 진짜 잘해요. 혼자 연구하는 것도 좋아하고.”

 

THE MUSICAL 경성 배경 작품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요? (saturn9745)

정민 성격이 느릿느릿한 양반 스타일이라 그런 것 같아요. 크크. 

“경성 배경 작품을 꽤 많이 한 것 같아요. 왜 그렇게 됐는지는 모르겠어요. 평소 말투 때문인지. 시작은 <사의찬미>였어요. 경성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은 특유의 색감이 있는 것 같아요. 장미 꽃잎 밑쪽을 보면 무게감 있고 세련된 붉은 색깔이잖아요. 그런 느낌이 <사의찬미>에 있는 것 같아요.”

 

THE MUSICAL <42번가>에서 빌리 역할을 하면서 정말 행복해 보였는데, 탭댄스 추면서 많이 힘들진 않았나요? 탭댄스 추는 거 너무 멋있었어요. 탭신탭왕! (qkrwldud81) 

정민 많이 힘들었습니다. 살이 쫙 빠졌네요. 크크.

“탭댄스는 엄청 힘들어요. 제대하고 탭댄스 학원을 다닌 적이 있는데, 그때 학원에 계셨던 선생님이 <42번가> 안무 선생님이세요. 저는 다른 선생님한테 배웠지만, 나중에 그 사실을 알고 나서 신기했어요. 당시 직장인 반에서 3개월 정도 배웠는데 공연 연습을 해보니 1주일치 연습도 안 되는 양이어서 엄청난 좌절을 겪었어요. 그래도 역시 노력은 배신하지 않더라고요.”

 

THE MUSICAL 고상호 배우가 애정하는 것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요?  (dkssudnell) 

정민 상호가 너무 보고 싶네요. 상호야, 이거 보면 연락해. 사랑한다. 

“상호랑 성격이나 취향이 잘 맞아요. 원래 잘 맞는 사람들하곤 쉽게 친해지잖아요. 처음 만났을 때부터 둘이서 수다를 엄청 떨었어요. 편한 사람하곤 아무것도 안 하고 둘이 가만히  딴짓해도 오늘 잘 놀았다고 생각하잖아요. 둘이 그래요. 만나서 각자 일하고 갔는데도요. 친하니까 나이도 모르겠어요. 제가 형이지만 그냥 친구라고 생각해요.”
 

THE MUSICAL 공연 중 애드리브는 그때그때 즉흥으로 하는 건가요? <배니싱> 첫 공연에서 케이가 연구실로 들어와서 높은 곳에 있는 물건을 잡으려고 했을 때처럼요. (dlgothf222)

정민 거의 대부분이 즉흥 애드리브예요. 제가 즉흥적인 걸 아주 좋아해요.

 

THE MUSICAL 공연하면서 어떤 순간에 가장 행복한가요? (namu)

정민 모두가 한 호흡으로 공연에 집중하는 순간이 행복합니다.



 

긍정의 근원                                                       

 

THE MUSICAL 올해 쉴 새 없이 작품을 해왔는데 평소 체력 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궁금합니다. (namu)

정민 탭댄스를 춥니다.

“새로운 걸 내 걸로 만드는 즐거움은 배우로서 가장 큰 장점이에요. 주변에서 ‘우리는 시간 내서 배우기 힘든데 너는 공연하면서 피아노도 치고, 기타도 치고, 탭댄스도 추고 그런 거 많이 하니까 좋겠다’라는 말을 많이 해요. 사실이기도 하죠. 기타가 없었는데 지금은 있거든요. 집에서 심심할 때 기타 치면서 노래를 하는데 정말 재밌어요. 기타를 조금 칠 줄 아니까 부르고 싶은 노래가 있으면 어플로 악보를 다운받아서 마음껏 부를 수 있어요. 탭댄스도 연습하다가 심심하면 갑자기 추기도 해요. 원할 때 언제든지 할 수 있다는 즐거움이 진짜 커요.”

 

THE MUSICAL 춤출 때 선이 참 예쁜데 어떻게 추면 그렇게 예쁜가요? (tlsfn)

정민 시선을 멀리 둡니다. 

“춤출 때 멀리 바라 봐요. 이러면 어깨가 내려가서 몸을 기울어진 채로 쓰게 돼요. 발레는 항상 몸을 그렇게 쓰거든요. 이 느낌만 내도 춤추는 태가 나요. 이걸 찾는데도 오래 걸렸죠. 스무 살 때 대학교에 연기하러 연극영화과에 들어가자마자 발레를 본 거예요. 남자 무용수가 상의를 탈의한 채로 추는데 몸도 몸이지만 테크닉이 화려하고 진짜 멋있었어요. 눈에 하트가 뿅뿅 생겨서 발레에 푹 빠졌어요. 그때부터 무용을 6년 정도 배웠던 것 같아요.”

 

THE MUSICAL 긍정적 마인드의 원천은 어디서 나오는 건가요? (zuyonxd)

정민 집안 내력. 

“집안 자체가 겁이 많아서 긍정적이에요. 작은 일에도 마음이 콩닥거려서 큰일을 못 벌려요. 부모님은 신용카드는 빚이라 생각해서 카드도 안 쓰세요. 대출도 안 하고. 제가 강타 씨 나온 학교 옆에 있는 학교를 다녔는데, 친구들이 다 강타 씨와 같은 학교고, 누나도 동기고 그랬거든요. 동네 학교들이 연예인 고등학교라 할 만큼 한창 가수 붐이 일어서 기획사 보러 다니고 오디션 보는 일들이 많았어요. 저도 춤추는 걸 좋아해서 데뷔 제안을 받았는데, 부모님의 반대가 엄청났죠. ‘엄마 친구 아들이 데뷔했는데 몇천만 원 뜯겼다더라’ 면서 사기 당한다고요. 모델이 한창 연예인으로 데뷔 많이 하던 때 모델 에이전시에도 들어갈 뻔했는데 그때도 계약하는 날 엄마가 회사를 한번 봐야겠다고 오셔서 이상해 보이지 않냐고 해서 ‘알겠습니다’ 하고 군대에 갔어요. 돌이켜 보면 아쉬웠던 경험이 몇 번 있죠. 제가 데뷔하던 때 뮤지컬 배우는 소속사에 몇 년씩 계약에 묶이지 않는 데다, 오디션 통과하면 당장 일하고 돈을 받다 보니까 부모님이 좋아하셨어요. 원래 집에 있는 걸 좋아해서 방학 때 집 밖에 한 번도 안 나간 적도 있어요. 그러면 부모님이 무슨 일 있는 건 아닌지 걱정하시면서 돈 쥐어주면서 나가 놀라고 하실 정도여서 배우 생활 한다고 했을 때 활발히 움직이는 거라 좋아하셨어요. 이런 계통 학교 다닌다고 할 때도 좋아하셨고요. 지금도 공연하면 좋아하세요. 인터넷 다 찾아보시고 ‘요새 힘들지?’라고 응원해 주세요.” 

 

THE MUSICAL 슈퍼 동안이 된 비결이 뭔가요?! (raniee5532)

정민 고주파 마사지요. 

“처음엔 대기업 제품을 사려고 했는데 비싼 데 비해 효과가 크지 않다고 해서 가성비가 좋은 걸 찾았어요. 작은 고주파 마사지 기기인데, 크림을 발라서 3분씩 문지르는 거예요. 아내가 샀는데 제가 더 열심히 써요. 크림을 잘 스며들게 해서 성능을 극대화시켜 주는 것 같아요. 피부 관리를 안 하다가 해서인지 4~5개월 됐는데 마사지를 하고 나서 확실히 피부 톤이 좋아졌어요.”

 

THE MUSICAL 학창 시절에 가장 잘했던 과목 알려 주세요. (qkrwldud81)

정민 수학. 

“(지금과 달리) 중학교부터 산수 과목 교과명이 수학으로 바뀌었는데, 이때부터 이상하게 재밌었어요. 『수학의 정석』 책도 재밌고. 과목을 전체적으로 봤을 때 수학을 제일 잘했죠.”

 

THE MUSICAL 동그란 안경이 정말 잘 어울리는데 안경 쓰는 거 좋아하나요? (jsns0121)

정민 제가 시력이 안 좋아요. 그래서 집에선 늘 안경을 써요. 그래서 그런가 봐요.

 

THE MUSICAL 원하는 초능력을 하나 가질 수 있다면 어떤 능력을 갖고 싶나요? (shkim836)

정민 공중 부양. 교통이 너무 혼잡해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81호 2018년 10월호 게재기사입니다.
*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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