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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SPOTLIGHT] <보니 앤 클라이드> 박형식, 거침없는 질주 [No.120]

글 |배경희 사진 |김호근 2013-10-02 6,167

<진짜 사나이>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박형식이 2인조 갱단의 이야기
 <보니 앤 클라이드>로 무대에 선다.
그가 맡은 역할은 무모한 청춘 클라이드.
박형식은 이번 작품을 통해
진짜 남자다운 모습을 보여줄 거라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부대에서 훈련 받느라 몸이 정말 많이 탔네요. 그런데 신기하게 얼굴은 별로 안 탔어요.
지난번 공병 부대에서 많이 탔어요. 원래 얼굴도 똑같이 탔는데, 이번 부대에선 곧 죽어도 선크림을 발랐거든요. 흐흐. 팔까진 바를 시간적 여유가 없어 선크림을 퍽 짜서 얼굴에만 빠르게 바르고 나갔어요. 이제 곧 제국의 아이들 컴백 활동을 해야 해서요. 멤버들은 얼굴이 다 하얀데, 저만 까마면 다른 그룹처럼 보일까봐 신경 썼죠.


박형식을 스타덤에 올려놓은 <진짜 사나이>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어요. 가장 먼저, 아기 병사라는 별명은 마음에 드나요?
하하. 어리바리 실수하는 모습을 다행히 긍정적으로 바라봐 주신 거죠. 그래도 이젠 실수 많이 안 해요. 차츰 더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부대가 계속 바뀌어서 실수의 늪에서 벗어날 수 없는 거 같아요. 하하.


사람들이 다 알아볼 정도의 인기를 누리는 건, 데뷔 후 줄곧 바랐던 상황일 거예요. 막상 그렇게 되니 어때요?
하루아침에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았어요. 어제까지만 해도 아무도 몰라봤는데, <진짜 사나이> 방송이 나가고 다음 날 똑같은 자리에 왔더니 사람들이 다 알아보는 거예요. ‘박형식이다!’ 하면서 사진 찍어 달라, 사인해 달라, 되게 이상했어요. 신기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고. 뭐랄까, 진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이에요. 어쨌든 많은 분들이 저를 호의적으로 봐주시니까 행복해요.


특히 남자 아이돌이 성인 남자들의 지지를 얻는다는 게 엄청난 일이잖아요.
형들이 절 그렇게 좋아합니다. 하하. ‘짜식, 고생한다’ 이런 호의적인 분위기예요. 한번은 식당에서 밥 먹고 있을 때, 밥을 사주고 가신 형님도 있었어요. ‘어, 형식 군 정말 잘 보고 있어요’ 이러시기에 악수를 했는데, 제 밥값을 계산하고 가신 거예요. 여기저기서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서 행복하죠.


이렇게 한창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을 때 뮤지컬을 한다는 게 의외예요. 인기가 최정상일 때 관객 앞에 서야 하는 공연을 하는 게 부담스럽지 않아요? 사람들의 기대도 높을 테고.
많은 분들이 ‘뮤지컬도 해?’ 하면서 관심을 가져주셔서 부담이 돼요. 정말 최선을 다해서 하고 싶은데, 요즘 스케줄이…. 사실 뮤지컬을 한다고 했을 땐, 스케줄이 이렇게 될 줄 몰랐어요. 살면서 처음으로 이렇게 바빠 봐요. 그래도 어쨌든 다 잘해야 하잖아요. 제가 워낙 욕심도 많고요. 요즘 자는 시간을 쪼개서 뮤지컬 연습하고 있어요.

 

 

                        

 


잠까지 줄여가면서요? 요즘 평균 수면 시간이 얼마나 돼요?
세 시간 정도? 밤 열 시에 뮤지컬 연습을 마치고 회사로 넘어가서 앨범 연습을 해요. 그게 새벽 두 시쯤 끝나면, 집에 와서 뮤지컬 대본 좀 외우다 드라마 대본 한 번 검토하고 나선 자요. 그렇게 잠깐 자고 일어나면 아침이고, 그럼 또 연습을 가야 하지만, 어쩔 수 없죠.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뮤지컬은 이번이 두 번째예요. 첫 개인 활동으로 뮤지컬을 택한 이유는 뭐였어요?
뮤지컬은 제가 하고 싶은 걸 한번에 다 보여줄 수 있는 장르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리고 그 모든 게 라이브로 이뤄지잖아요. 뮤지컬을 하고 싶은 마음이 컸을 때, 감사하게 <늑대의 유혹>의 반해원으로 재미있게 살았죠. 여러 사람들이 호흡을 맞춰 뭔가를 만들어낸다는 게 진짜 재미있는 것 같아요.


스스로 원해서 뮤지컬을 하게 됐는데, 생각과 달랐던 점이나 새로 알게 된 게 있어요?
똑같은 걸 반복하더라도 실수하게 된다는 것. 그리고 공연마다 분위기와 느낌이 다르다는 거요. 근데 그래서 더 재미있어요. 오늘 공연이 어떨지 알 수 없으니까.


첫 작품인 <늑대의 유혹>은 현대물에, 뮤지컬 넘버도 가요여서 공연하기 수월한 면이 있었을 것 같아요. <보니 앤 클라이드>는 어때요? 좀 더 정통 뮤지컬에 가까운데 어렵진 않아요?
노래도 어렵지만, 주인공이다 보니 불러야 할 곡이 너무 많아서 외우는 것만 해도 머리가 깨지는 줄 알았어요. <늑대의 유혹>은 대부분의 관객들이 원작을 알고 있어서 다 같이 즐기는 분위기였거든요. <보니 앤 클라이드>는 함께 즐긴다기보다는 관객들이 굉장히 집중해서 공연을 볼 것 같아요.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요. 그런 느낌을 살리는 건 제 몫이겠지만, 재미있을 것 같아요. 


박형식이 생각하기에 <보니 앤 클라이드>의 가장 큰 매력은 뭔데요?
캐릭터 자체가 진짜 매력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저와 정반대의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게 매력적이고요. 클라이드는 뭐든지 일단 반항부터 하고 보는데, 저는 그래본 적이 별로 없어요. 학교 다닐 때 몸에 맞게 교복을 줄여서 입고 그러잖아요. 저는 엄마가 맞춰주시는 대로 입고 다녔어요. 누구한테 잘 보여야 한다는 그런 생각도 없었고.


아무렇게나 하고 다녀도 잘 보일 수 있었으니까 그런 건 아니고요?
에이, 아니에요. 굳이 일탈을 하고 싶었던 적도 없었는데, 부모님께서 저를 잘 끌어주셔서 그랬던 것 같아요. 보통 “나 이거 할래” 그러면 부모님이 “안 돼, 이거 해!” 이러면서 부딪치게 되는데, 저희 부모님은 저 하고 싶은 거 하게 두셨거든요. 아니면 저를 이해시켜서 설득하시던가요. 그러다 보니 부모님과 마찰이 거의 없었어요. 클라이드의 삶과는 정반대인 거죠.

 

                            

 


거칠고 담대한 클라이드는 확실히 사람들이 생각하는 박형식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캐릭터죠. 그래서 더욱 의외라는 생각을 했고요.
지금 많은 분들이 저를 수줍은 아기 병사로만 보시니까 거칠고 남자다운 면을 보여드리는 게 좋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했어요. ‘어, 얘가 이런 면도 있었어?’ 하는 의외성을 보여드리고 싶었던 거죠.


박형식에게도 당연히 거친 남자 같은 면이 있겠죠?
<진짜 사나이> 촬영하면서 그걸 느꼈어요. 유격훈련에서 줄 잡고 물 건너기를 하는데, 두 번 다 물에 빠지니까, 이를 꽉 깨물게 되는 거예요. 이거 꼭 해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다시 한 번 해보겠습니다’ 그 말이 저도 모르게 나오더라고요. 그때 나도 욱할 줄 아는구나, 나한테도 독기가 있구나, 하고 느꼈죠. 이번 뮤지컬에서도 좀 더 표현할 줄 아는 남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클라이드의 행동 중에서 이해하기 힘들었던 건 없어요?
겉으로 보기에 클라이드는 나쁜 사람이에요.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거지만, 강도짓도 하고 사람도 죽이니까요. 옛날이라면 저 사람은 왜 저러는 걸까 이해를 못했을 텐데, 이 작품을 하면서 그 마음을 조금은 알게 됐어요. 처음부터 나쁜 사람이 아니라 상황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다는 것과 그 사람의 진심은 그게 아니라는 걸 이해하게 됐죠.

이번 작품에선 로맨스도 중요하죠.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상대 배우와 로맨스 연기하는 건 어때요?
나이 차이는 뭐, 글쎄요. 극 중에선 그냥 클라이드와 보니인데요, 뭐. 클라이드는 사랑 표현도 좀 다르게 해요. 저는 알콩달콩한 거 좋아하는데, 클라이드는 보니한테 항상 무뚝뚝해요. 말도 투박하게 하고. 그런데 그게 좋아서 그러는 거예요. 둘이서 만날 티격태격하면서 사랑하는데, 그런 드라마가 재미있어요.


알콩달콩한 거 좋아하면, 이번 작품에 진짜 로맨틱한 신이 있잖아요. 욕조에서 보니에게 노래 불러주는 장면. 그 장면 마음에 들어요?
저는 아직 그래본 적이 없어서 굉장히 기대하고 있습니다. 세 명의 여배우들과 빨리! 하하하.


하하. 첫 공연을 박형식이 하던데, 기대해도 되겠죠?  
그래서 더 부담이에요. 첫 공연을 잘해야 입소문이 나서 탄력을 받을 수 있거든요. 저도 공연 스케줄을 보고 나를 왜 첫 공연에 세운 거지, 그랬어요.(그야 박형식이 대세니까요.) 아우, 아니에요. 그리고 그건 별개의 문제여야 할 것 같아요. 공연은 공연이 중요한 건데. 그래도 최대한 부담감을 안 가지려고 해요. 부담을 느끼면 될 일도 안 될 것 같아서요. 무조건 열심히 하겠습니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20호 2013년 9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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