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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핫뮤지컬] <바람의 나라> 새로운 감동을 줄 두 번째 이야기 [No.97]

글 |이민선 사진제공 |서울예술단 2011-10-10 5,971

서울예술단이 김진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바람의 나라>를 다시 무대에 올린다. <바람의 나라>는 2001년에 첫선을 보인 후, 2006년에는 새로운 버전으로 재탄생했고 두 차례 앙코르 공연도 가졌다. 하지만 곧 만나게 될 <바람의 나라>는 제목은 같지만 전작의 속편에 해당하는 새로운 작품이다. 원작의 방대한 서사 중 일부를 선택하여 전편에 이어지는 새로운 이야기로 또 한 편의 뮤지컬이 탄생했다.

 


원작자 김진은 극본과 작사를 담당하며 뮤지컬에도 참여했다. 김진은 서울예술단의 청탁을 받아 2001년에 ‘자명고’라는 부제를 단 극본을 썼고, 2006년에는 무휼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작품을 선보였다. 그는 2006년 당시에 3부작 뮤지컬을 구상했다고 기획 과정을 설명했다. 무휼의 인생을 그린 무휼 편(1부) - 이것이 지난 2006년에 선보인 작품이다 - 과 대 부여전(2부), 대 낙랑전(3부)이 그것이었다. 애초에 기획했던 2부의 무대화는 현재 미정 상태이며, 곧 만날 <바람의 나라>는 3부, 고구려와 낙랑의 충돌을 중심으로 하는 작품이다. 김진은 무휼을 3부작의 중심에 두고 각 편의 주인공을 달리 하되, 전체적으로 ‘아버지와 아들의 살(煞)’을 주제로 한 작품을 구상했다. 세 편의 스토리가 조금씩 연결돼 유기적인 구성을 보이면서도, 각 편을 따로 떼어놓았을 때 독립된 한 작품으로 보일 수 있도록 했다. 전작에서 무휼과 그의 아들 호동의 국가 이상향이 대립했던 데서도 볼 수 있듯이, <바람의 나라>가 공통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는 인간의 꿈과 목표, 이상을 향해 가는, 즉 ‘부도로 가는 여정’이다. 이번에 만날 <바람의 나라>는 부자간의 살이라는 주제에 호동과 낙랑의 공주 사비의 러브 스토리를 더했다. 고구려와 낙랑의 정치적 암투 속에서 희생양이 된 두 사람의 슬픈 사랑이 주요 스토리 라인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전작에서 방대한 서사를 생략, 압축하고 대사보다 춤을 주요 표현 기제로 활용했던 것처럼 이번 공연도 간결하게 요약한 드라마와 상징적인 이미지로 무대를 채울 것이다. 이는 만화와 드라마, 뮤지컬 등 매체별로 특성이 다르며 무대에서 보여줄 수 있는 이야기의 한계가 있으므로 원작의 이야기 중 일부를 추려서 무대에 올리기 때문이라는 게 원작자의 설명이다. 유희성 연출은 스펙터클한 무대 장치가 아닌 단아하고 절제된 미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세트와 음악이 주를 이루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제작진들만이 아는 무대 언어가 아닌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표현 방식을 취하려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미학적인 무대를 추구했던 전작의 이미지를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전편의 아류처럼 보이지 않도록 무대와 조명, 영상 디자인 등에 참여한 스태프들이 많은 애를 썼다고 하니 전작과는 어떤 연결점과 차이점이 있을지 궁금하다.

 


<바람의 나라> 주요 스태프

 

춤이 큰 비중을 차지했던 전작에서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전쟁 신이었다. 장은정 안무가는 그 명성 때문에 이 작품에 참여하는 데 우려와 고민이 많았지만 전작의 에너지를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며, 신작만의 무기로 느림과 여백의 미를 꼽았다. 이에 유희성 연출은 단순히 물리적인 힘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기운이 어떻게 융합되어 더 큰 에너지를 만들어내는지 보여줄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바람의 나라> 주연 배우


김진 작가와 유희성 연출가가 창작의 선두에 서고 서울예술단과 오랜 인연을 맺고 있는 체코 작곡가 즈데넥 바르탁이 <태풍>과 <로미오와 줄리엣> 등에 이어 5번째로 창작뮤지컬의 작곡을 맡았다. 조선아 음악감독과 장은정 안무가, 정승호 무대디자이너, 김영지 의상디자이너 등 현재 뮤지컬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스태프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서울예술단 단원들이 주요 출연진에 이름을 올렸고 몇몇 객원 배우들의 참여도 눈에 띈다. 최정수가 무휼을 맡았고, 이번 공연의 주연인 호동과 사비는 임병근, 윤현민과 임혜영, 하선진이 연기한다. 낙랑의 왕 최리는 박석용, 왕자 충과 운은 이시후와 박영수, 박성환이 맡았다.


10월 14일 ~ 10월 23일 / 충무아트홀 대극장 / 02) 523-0986~7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97호 2011년 10월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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