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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ongs of My Life] 김승대의 뮤지컬 넘버 [No.117]

정리 | 배경희 2013-07-09 4,256

내 인생의 뮤지컬 넘버 김승대

 

 

 

 

 

 

동료들과의 추억이 있는 뮤지컬 넘버 <스페셜 레터> ‘군대스리가’
“<스페셜 레터> 정식 공연을 준비하면서, 쇼케이스용 데모 테이프를 만들었던 적이 있어요. 그때 함께했던 박인선 연출과 마창석 음악감독, 조순창 배우가 다 저와 친한 친구들이어서 재미있게 작업했죠. 지금 노래들은 정식 공연에 맞게 편곡해서 초창기 때와는 조금 달라진 걸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초창기 곡들이 더 소중한 추억으로 남는 것 같아요. 지금도 가끔 옛날을 떠올리며 데모 테이프 노래들을 듣곤 해요.”  

 

 

 

잊지 못할 실수담이 있는 뮤지컬 넘버 <엘리자벳> ‘그림자는 길어지고’

“<엘리자벳> 2막 중 루돌프가 아버지 프란츠 요제프를 배신하고 합스부르크 왕가에서 헝가리를 독립시키겠다고 결심하는 장면이 있어요. 그때 ‘토드(죽음)’와 듀엣으로 ‘그림자는 길어지고’를 부르죠. 장면이 장면인 만큼 진지하고 멋있게 계단을 오르며 노래를 불러야 하는데, 무대 의상인 코트가 너무 길어서 계단을 오르는데 번번이 애를 먹었어요. 한번은 계단에 걸린 코트가 빠지지 않아서 급한 마음에 찢어버린 적도 있어요.”

 

 

 

감정 이입이 잘 됐던 뮤지컬 넘버 <엘리자벳> ‘내가 당신의 거울이라면’
“<엘리자벳> 한국 공연에선 소피 대공비와 엘리자베트 황후의 대립이 좀 더 부각됐어요. 국내 관객에게 고부 갈등은 친숙한 소재니까요. 제가 어렸을 때 저희 집도 그런 분위기였기 때문에, 어머니에 대해 애틋한 마음을 지닌 루돌프 황태자에게 감정 이입이 잘됐던 것 같아요. 공연을 하고 나서 어머니께 정말 진지하게 ‘내가 당신의 거울이라면’을 불러드린 적이 있는데, 어머니가 굉장히 좋아하셨어요.”

 

 

 

상대 배우와 호흡 맞추기 쉬웠던 뮤지컬 넘버 <몬테크리스토> ‘여자들’
“알버트가 로마의 카니발에 갔다가 매혹적인 여인에게 홀려 괴한들에게 납치를 당해요. 영문도 모르고 끌려간 곳에서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만나 어쩌다 이곳에 잡혀오게 됐는지 설명하면서 ‘여자들’을 부르는데, 이때만큼 신나게 노래를 불렀던 적이 없어요. 몬테크리스토를 맡은 형님들과 재미있게 즐기면서 노래를 불렀죠. 그 한 곡을 제외하곤 지금까지 부르기 쉬웠던 노래가 정말 단 한 곡도 없었어요. 모든 노래가 왜 이렇게 어려운 건지 모르겠어요.”

 

 

 

슬럼프에 빠졌을 때 힘이 되어준 뮤지컬 넘버 <내 마음의 풍금>

“슬럼프에 빠졌을 땐, 슬럼프에 빠지는 운명을 피하고 싶어서 이 노래를 들어요. 농담입니다. (웃음) 마음이 지치고 힘들 때 생각나는 건 <내 마음의 풍금> 노래들이에요. <내 마음의 풍금>은 이야기도, 음악도, 워낙 따뜻한 공연이잖아요. 2011년 출연 당시 동수를 연기하면서 마음이 편안하고 포근했다고 할까, 공연 내내 기분이 좋았어요. 그래서인지 <내 마음의 풍금> 노래를 들으면 마음이 따뜻해지면서 위로받는 느낌이에요. <내 마음의 풍금> 이야기를 하니까 갑자기 아이들이 보고 싶네요. 잘 있니, 애들아?”

 

 

 

 

욕심나는 여자 캐릭터의 뮤지컬 넘버 <맨 오브 라만차> ‘알돈자’
“전 이상하게 한이 서린 노래가 좋아요. 그래서 좋아하는 여배우 곡이 ‘알돈자’예요. 진흙탕 같은 현실에서 오는 절망감과 한줄기 희망도 짓밟혀버린 서글픔, ‘알돈자’에는 알돈자가 힘들게 살아오면서 가슴에 쌓아둔 한이 담겨 있거든요. 여자 캐릭터의 노래는 아니지만,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싱글즈>의 ‘담배’도 불러보고 싶어요. 사랑하는 여자를 떠나보내면서 부르는 그 절절함이 좋아요.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17호 2013년 6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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