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mething is Coming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박강현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는 원작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반목하는 두 집단, 유럽계 이민자 갱단 제트파와 푸에르토리코 갱단 샤크파가 등장한다. 이 작품에서 박강현이 맡은 토니는 다른 혈통과 인종이라는 이유로 서로를 적대시하는 이들 사이에서 비극적인 사랑으로 화합을 이끌어내는 인물이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곳곳에 나오는 '마법'이라는 단어에 유독 마음이 간다는 박강현. 그는 이번 작품에서 주연 배우라는 역할의 무게를 딛고 어떤 마법을 일으킬 수 있을까.
“받아들여야 하는 일은 빨리 받아들이는 게 나아요.”
오늘 인터뷰를 위해 예전 기사들을 다시 찾아봤어요. 신인 시절부터 최근의 인터뷰까지, 차곡차곡 쌓인 기록이 많아서 다 읽는 데 시간이 꽤 걸리더군요.
저는 인터뷰 제안이 들어오면 거의 다 했던 것 같아요. 인터뷰를 즐긴다기보다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솔직히 말해 누군가에게 제 이야기를 하는 게 편하진 않아요. 성격상 사람들 앞에 나서서 제 자신을 드러내는 게 어렵더라고요. 그건 무대에서도 마찬가지예요. 하지만 제가 배우가 된 건, 제가 선택한 일이잖아요. 그러니까 배우 활동에 필요한 부수적인 일들도 해야죠. 스스로 즐기지 못한다고 해도요.
하긴 MBTI 검사 결과가 내향형인 'I' 유형이라죠.
네, 저는 완전히 'I'죠. 하하. 제 주변의 외향적인 배우들을 보면, 이런 인터뷰 사진 찍는 것도 즐기면서 해요. 예전엔 저도 그런 태도를 배우려고 해봤는데, 타고난 성향은 어쩔 수 없나 봐요. 아, 얼마 전에 인스타그램에서 '인간관계 잘하는 MBTI 순위'라는 글을 봤거든요? 근데 제 유형인 INTP가 16개 순위 중에 16위더라고요. 왜지, 저는 사람들하고 두루두루 잘 지내는 편인데…! (웃음)
홍보 활동으로 많은 사진과 영상을 찍다 보면 결과물이 전부 마음에 들 순 없잖아요. 그럴 땐 어떻게 반응해요? 혼자 스트레스받아요?
'에이, 몰라' 그러고 잊어요.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 이렇게 자기 합리화 좀 하면서. (웃음) 근데 제 얼굴이 못 나왔다 싶어도 부끄러워하진 않아요. 어차피 얼마 안 가서 사람들 기억 속에서 잊혀질 거거든요. 저, 생각보다 되게 쿨해요. 하하. 사실 예전엔 안 그랬어요. 어렸을 땐 아무도 신경 안 쓰는 사소한 걸로도 혼자 얼굴이 막 빨개졌어요. 사람들 눈치도 많이 보고. 그런데 나이를 먹고 경력이 쌓일수록 쿨해져야겠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결과를 바꿀 수 없는 일에 스트레스받아서 좋을 게 없으니까. 받아들여야 하는 일은 빨리 받아들이는 게 나아요.
그건 배우 생활 뿐아니라 살아가는 데도 필요한 마음가짐이죠.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처음 출연하는 작품인데, 2021년 <헐리우드 인 클래식 콘서트>에서 이 작품 노래를 부른 적이 있잖아요. 그때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와 이렇게 인연이 닿을 줄 몰랐겠죠?
제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노래를 부르는 건, 그 콘서트가 처음이자 마지막일 줄 알았어요. 왜냐면 이 작품을 우리나라에서 다시 공연할 거라곤 상상도 못 했거든요. 그리고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라고 하면 멋진 춤이 먼저 떠오르잖아요? 고난도의 군무가 워낙 유명한 작품이니까.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도 춤 때문에 못 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제가 제안받은 토니 역은 춤을 안 춘다는 거예요. 그때 '내가 이 작품을 하게 되겠구나' 싶었죠.
출연 제안을 받으면 캐스팅 이유에 대해 궁금해해요?
그럼요. 제작사 이사님께 저를 어떤 점에서 토니로 생각하셨는지 여쭤봤어요. 그때 해주신 말씀이 토니 노래를 제가 꼭 불렀으면 좋겠대요. 무조건! (웃음) 저는 레가토 창법으로 부드럽게 노래하는 걸 좋아하는데, 토니가 부르는 노래들에 그런 감미로움이 있거든요. 그래서 그 말이 되게 감사했어요. 나라는 배우를 눈여겨 봐주셨구나 싶었죠. 특히 한 작품을 같이 하고 나서 다음 작품도 같이 하자는 제안을 받으면 배우로서 정말 뿌듯하고 기뻐요. 제가 맡은 바를 제대로 했다는 이야기 같아서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사랑과 화합의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이에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뮤지컬사에 한 획을 그은 고전 뮤지컬로 꼽히지만, 워낙 오래된 작품이라 요즘 관객들에게는 낯설 거예요. 그런 면에서 출연을 고민하진 않았어요?
미국에서 초연된 지 반세기가 훨씬 지난 작품이니까, 처음엔 작품에 담긴 생활상이나 가치관, 정서가 요즘과는 다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랑 지금의 말투에도 차이가 날 테고요. 근데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1961년 뮤지컬 영화를 찾아봤더니, 연극으로 치면 셰익스피어 희곡 같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시대가 아무리 변한다고 해도 작품의 가치가 변하지 않는 고전 같은 느낌이었달까. 제작사에서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있을 테니까, 오늘날에 어울리는 새로운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탄생할 거란 기대가 있어요.
뮤지컬 영화에 대한 소감을 더 듣고 싶은데, 한눈에 반한 인상적인 장면이 있었을까요?
화려한 안무 장면들이요. 춤을 잘 추는 배우들이 잘 짜여진 군무를 출 때 얼마나 멋지던지. '나는 저렇게 못 하겠지?' 계속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샤크파 리더 베르나르도를 연기한 배우가 정말 강렬했어요. 어떤 장면들의 표정은 영화를 보고 나서도 마음에 남았을 정도로요. 아니타 역 배우도 인상적이었고요. 61년 영화를 먼저 보고 올해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 버전도 봤는데, 개인적으론 옛날 영화가 더 재미있었어요. 물론 오래전 영화니까 지금 보기엔 촌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기술력으로 만들어낼 수 없는 순수한 매력이 있더라고요. 제가 원래 옛날 영화 보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요.
토니는 마리아와 첫눈에 사랑에 빠지는 인물이에요. 작품의 모티프가 된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가져온 설정이라 해도,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될 것 같아요.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는 게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토니랑 마리아는 서로를 처음 보자마자 곧바로 사랑에 빠져요. 토니는 제트파, 마리아는 샤크파로, 서로 적대시하는 집단 소속인데도요. 논리적으로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죠. 하지만 작품 초반에 토니가 부르는 첫 솔로 곡 'Something's Coming'에 그 답이 있다고 생각해요. 뭔가 멋진 일이 다가오고 있다고 노래하는 곡인데, 그 노래에서 왠지 곧 기적이 일어날 것만 같다고 말하거든요. 그런데 그날 밤 마을 댄스파티에서 마리아를 만나게 되는 거예요. 그 순간 토니는 자신에게 찾아올 기적이 마리아였다는 걸 느끼죠. 그 마음이 관객들에게 전달되기 위해선 뭔지 모를 행복한 두근거림에 빠져 있는 토니를 잘 표현해야 할 것 같아요. 자신이 기다려온 근사한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고 생각될 때의 소용돌이치는 마음도요.
토니가 제트파의 리더였다는 설정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요? 누군가를 심하게 때려서 1년 동안 감옥에 갔다 왔다고 하는데, 그 외 과거에 대한 다른 설명은 생략되어 있잖아요.
토니란 캐릭터의 중요한 점은 출소 후에 예전과는 다른 삶을 살기로 결심했다는 거예요. 하지만 말씀하신 것처럼 토니가 과거에 어떤 문제아였는지, 왜 달라지기로 했는지, 극 중에 그런 이야기들이 자세히 나오진 않아요. 토니의 과거를 짐작할 수 있는 몇몇 대사들이 있을 뿐이죠. 그래서 토니를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되는데, 제가 생각하는 핵심은 토니도, 함께 어울려 다닌 무리들도, 전부 십 대 후반에서 이십 대 초반이라는 거예요. 다시 말해 아직 치기 어린 행동들을 하는 나이인 거죠. 마리아와 그렇게 단번에 온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는 사랑에 빠질 수 있는 것도 어리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 연령대에만 가질 수 있는 순수함이라는 게 있잖아요. 근데 저는 삼십 대 초반이니까… 요즘 저의 어릴 적을 되돌아보면서 과거의 기억들을 꺼내 보고 있어요. (웃음)
현재 제트파의 리더인 리프와의 관계성도 고민해 봤어요?
토니에게 리프는 친형제 같은 친구예요. 진짜 동생처럼 느껴지는 존재. 그러니까 제트파를 나가고 나서도 제트파의 싸움에 와달라는 리프의 부탁을 외면하지 못하죠. 주변에 토니와 리프의 관계에 대입해 볼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서 두 사람의 관계를 상상하는 게 어렵진 않아요. 여담이지만, 저는 실제론 동생들보다 형들 하고 잘 지내는 편이에요. 저보다 나이가 적은 사람들에게는 본받을 만한 점을 보여줘야 할 것 같은 부담이 있달까. 형들한테는 스스럼없이 장난도 잘 치는데, 동생들은 편하게 대하기가 왠지 어려워요.
아까 사진 촬영 중에 잠깐 말하길,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평범하게 흘러가는 대화 중에 암시적인 대사들이 많아서 의미를 곱씹어 보게 된다고 했죠. 예를 들어보자면요?
제트파랑 샤크파의 싸움을 앞두고 마리아가 걱정하는 장면이 있어요. 토니는 별일 없을 거라고 마리아를 안심시키다가 자기가 싸움을 말리러 가겠다고 하죠. 그때 마리아가 토니한테 하는 말이 “네가 우리 모두의 마법이네”예요. 처음엔 이 상황에서 왜 마법이라는 단어를 쓸까 의아했는데, 두 갱단의 리더가 죽는 비극적인 갈등 끝에 토니의 죽음으로 제트파와 샤크파가 화합하게 되거든요. 이 작품에서 토니를 마법이라고 표현한 데는 그런 의미가 담겨 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극 중 '우리'라는 단어가 쓰일 때, 어떤 장면에서는 그 말이 단지 너와 나를 지칭하는 게 아닌 이들 공동체를 의미한다는 것도 생각해 볼 점이에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작품 개발 당시에 어둡고 비극적이라 뮤지컬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대요. 배우로서 희극과 비극 중 어떤 이야기에 더 매력을 느껴요?
저는 딱히 어느 쪽을 선호하진 않아요. 다만, 같은 장르와 형식의 작품을 연달아 하는 것보단, 다른 분위기의 작품을 번갈아 하는 게 좋아요. 비극, 희극, 비극 이런 식으로요. 그게 좀 더 연기하는 재미가 있더라고요. 제가 선호하는 작품이 있다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분명하고, 사람들 마음에 씨앗을 심어줄 수 있는 작품이에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도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굉장히 명확해요. 사랑과 화합이라는 확실한 메시지가 담겨 있죠. 이해관계가 부딪히는 집단이 서로 시기하고 미워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인간의 본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작품은 서로 다름에서 비롯되는 갈등을 뛰어넘으면 이상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하고 있어요.
“요즘은 새로운 작품을 개척해 가는 게 재미있어요.”
아까 말한 토니 솔로 곡 'Something's Coming'은 포스터 메인 카피로도 쓰였어요. 'Something's coming, something good(뭔가 좋은 일이 다가오고 있다)'이란 가사처럼, 살면서 내 인생에 어떤 커다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을 받아본 적 있어요?
음, '뭔가 오고 있다!' 그런 느낌은 받아본 적은 없고, '뭔가 왔으면 좋겠다' 하는 상상은 많이 했어요. 예를 들면, '나중에 남우주연상을 받으면 수상 소감을 뭐라고 하지?' 같은 상상이요. 혼자 구체적인 멘트를 말해 보다 '나 지금 뭐하는 거지?'란 생각에 정신 차리고. 하하. 그때 결심한 게, 언젠가 그날이 오면 임팩트 있는 강렬한 한마디를 딱 던지자였는데 , 막상 상을 받았을 때는 머릿속이 새하얘져서 어버버하다 “저를 낳아주고 길러주신 우리 엄마, 엄마 사랑해” 하고 내려온 것 같아요. (웃음)
올해 <하데스타운>으로 남우주연상을 받으면서 신인상, 조연상, 주연상을 다 가진 배우가 됐죠. 소감이 어떤가요.
상은 항상 후보에 오를 때마다 '혹, 시…?' 하고 기대하게 돼요. (웃음) 주연상도 운이 좋으면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했지만, 진짜 받게 될 줄은 몰랐어요. 누구나 다 받고 싶은 상을 저한테 주셨다니 정말 감사했죠. 제가 상 받으면 엄마가 많이 좋아하실 테니까 그게 제일 기뻤고요. 아, 그리고 팬분들 생각도 많이 났어요. 왜 그런 거 있잖아요. 자기가 응원하는 팀이 경기에서 우승하면 좋은 거. 팬분들께 제 수상 소식은 그런 느낌 아니었을까요? (웃음) 팬분들은 저를 무대에 있게 해준 존재라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항상 감사하죠.
아직 삼십 대이고 앞으로 펼쳐질 길이 많이 남았는데, 어릴 적 상상했던 일들이 벌써 이뤄진 거잖아요? 문득 나를 둘러싼 상황이 실감 나지 않을 때가 있을 것 같아요.
맞아요. 상상하고 바랐지만 진짜 일어날 줄 몰랐던 일들이 일어났죠. 예전엔 내가 선택한 이 일을 하면서 밥 먹고 살 수 있는 정도만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배우 생활로 경제 활동을 하는 게 제가 바라는 전부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제가 먹고 싶은 걸 충분히 먹을 수 있어요. 비유적으로 말하자면요. 내가 이래도 되나? 계속 좋은 작품을 제안받고, 너무나 큰 상을 받고, 지금의 이런 상황들이 나한테 너무 과분한 거 아닌가? 가끔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진심으로 감사할 뿐이에요.
그렇다면 잘되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더 경계하는 점이 있을까요.
무대에서 어떻게 하면 내가 돋보일지 생각하는 거요. 공연에서 중요한 건, 이야기를 어떻게 전달하느냐이지 장면마다 모든 등장인물들을 돋보이게 하는 게 아니니까요. 장면의 목적에 부합한다면, 저는 무대에서 사람들에게 안 보여도 돼요. 근데 공연하다 보면 이 장면에서 내가 어떻게 움직이면 부각될 수 있는지 알게 되거든요. 하지만 그걸 절제할 줄 알아야 해요. 제 욕심 때문에 작품을 해치면 안 되니까요.
올해의 출연작 세 편 중 두 편이 새롭게 참여하는 작품이에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그레이트 코멧> <하데스타운>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라는 세 편의 신작에 출연했는데, 새로운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는 의지가 강했던 걸까요.
요즘은 새로운 작품을 개척해 가는 게 재미있어요. 같은 작품에 다시 출연해서 관객들로 하여금 좋은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것도 좋지만, 요즘의 저한텐 저도, 관객분들도 잘 모르는 작품을 새롭게 준비하는 재미가 더 크게 다가오더라고요. 사전 정보 없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공연을 볼 때의 재미가 있잖아요. 제 공연을 많이 챙겨 보신 관객분들에게 그런 새로운 즐거움을 드리고 싶어요.
내 인생의 첫 번째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무대에 오를 준비하고 있는 마음은 어때요? 최선을 다하되 실패해도 괜찮다?
최선을 다해서 작품을 만들고, 그다음의 결과는… 에이, 나도 모르겠다? 하지만 실패는 안 돼요. (웃음) 이 공연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온전히 관객분들의 몫이지만, 저는 무대 위에서 최대한 토니로 살아 있으려고 노력할 거예요. 배우들이 눈앞에서 생생히 살아 있는 모습을 보는 게 라이브 공연의 묘미니까. 그리고 살짝 귀띔해 드리자면, 『로미오와 줄리엣』을 바탕으로 하는 거라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일지 몰라도 이 작품은 볼거리가 다양할 거예요. 2022년 한 해가 벌써 끝나 가는데, 올해를 토니로 마무리하게 된 만큼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18호 2022년 11월호 게재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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