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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Cast vs Cast] <그날들> 캐스트 비교 [No.116]

글 |박병성 사진제공 |이다엔터테인먼트 2013-05-31 5,010

독특한 성격이 빛나는 경호원들


 

 

 

김광석의 노래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 <그날들>은 20년의 시차를 두고 청와대에서 벌어진 실종 사건을 소재로 한다. 한중 수교 20주년 기념행사를 앞두고, 경호 대상자인 대통령의 딸과, 그녀의 경호원 대식(김산호, 김대현)이 사라진다. 경호부장 정학(유준상, 오만석, 강태을)은 20년 전 자신의 동료였던 무영(최재웅, 지창욱, 오종혁)과 경호 대상자(김정화, 방진의)가 사라졌던 사건을 떠올린다. 미스터리 구조를 띤 <그날들>은 각 배역마다 다채로운 캐스팅으로 극을 보는 재미를 더한다. 필자는 캐스팅이 비교적 다르게 구성되었던 4월 13일 저녁 공연(정학 강태을, 무영 최재웅, 그녀 방진의, 운영관 서현철, 대식 김산호, 상구 정순원)과 14일 저녁 공연(정학 오만석, 무영 지창욱, 그녀 방진의, 운영관 서현철, 대식 김대현, 상구 박정표)을 보았다.

 

 

 

 

 

정학 역 오만석 VS 강태을

 

정학은 원칙을 지키며 성실하고 책임감 있게 생활하지만 늘 2인자에 머무는 캐릭터다. 오만석의 정학은 청와대 신입 경호원으로 채용되는 20년 전과 현재 청와대 경호부장 때의 시간 차에서 오는 인물의 변화가 잘 드러난다. 원칙을 지키지만 여린 청년이었던 정학이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친구를 잃으면서 점점 단단해지는 과정이 보인다. 그러나 캐릭터의 변화를 크게 보여주려다 보니, 현재 시점의 정학은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늘 화가 나 있는 캐릭터로 보이기도 한다. 청와대 경호대의 절친인 정학과 무영은 서로 대비되는 성격을 지녔다. 무영이 자유로운 사고와 위트가 있다면, 정학은 원칙을 준수하는 인물이다. 강태을의 정학은 다소 답답할 정도로 고지식하고 교과서적인 캐릭터가 잘 드러난다. 청와대 전담 요리사 운영관이 정학에게 청와대 도서관 사서를 소개해주는데, 둘은 꽉 막힐 정도로 고지식한 캐릭터이기 때문에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투닥거리며 싸운다. 비슷한 성격 때문에 마치 같은 극의 자석처럼 밀어내지만 그래서 오히려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면에서 사서와의 궁합은 여린 느낌이 드는 오만석의 정학보다 고지식한 느낌이 강한 강태을의 정학이 더 좋다. 이미지에서도 경호부장의 강한 카리스마를 내뿜는 모습은 오만석보다는 강태을이 강하다. 사라진 그녀가 한중 수교 20년 기념식에 나타나 무영의 안부를 묻자, 정학은 ‘잘지낸다’고 거짓말을 한다. 강태을의 정학은 ‘여전히 거짓말을 못하시는군요’란 그녀의 말을 수긍할 수 있게 한다.

 

 

 

 


무영 역 최재웅 VS 지창욱

 

무영은 청와대 경호원이지만 딱딱한 직업과는 다르게 자유로운 정신과 최고의 실력을 겸비한 인재이다. 최재웅의 무영은 원칙주의자인 정학과 대비되는 면에서 좀 더 자유로운 성격이 부각된다. 심각한 것이 없고 어떤 상황이라도 유들유들하게 풀어가는 최재웅은 위트와 유머로 인기 좋은 무영을 잘 표현했다. 그녀와의 첫 키스도 능숙해서 작업남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반면 지창욱의 무영은 반듯한 외모 때문인지, 일도 잘하고 놀기도 잘하는 엘리트 같은 느낌을 준다. 최재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학과 대비되는 느낌은 덜하지만, 그녀와의 로맨스는 좀 더 애틋해 보인다. 첫 키스 장면에서도 지창욱의 무영은 뭔가 미숙하고 긴장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데, 그것이 배우의 미숙함 때문일지 모르나 그래서 오히려 더 로맨틱한 장면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그녀와의 러브 스토리는 지창욱의 무영에게 좀 더 감정이입하게 된다. 무영이 김광석의 대표곡 ‘사랑했지만’을 부른다. 떠난 사랑과 친구들을 생각하며 부르는 ‘사랑했지만’은 최재웅이 좀 더 안정감 있게 부른다. 무영 캐릭터는 정학과의 앙상블을 주도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최재웅의 노련함이 돋보였다.

 

 

 

 

 

 

 

 

 


대식 역 김산호 VS 김대현

대식은 대통령의 딸 하나의 경호원이다. 김산호의 대식은 하나 앞에서 꼼짝 못하고 어리바리한 캐릭터다. 직접적이진 않지만 둘 사이에서는 은근한 사랑의 감정이 느껴지기도 한다. 반면, 김대현의 대식은 하나와의 성적 긴장감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남녀로서의 교감보다, 보호자와 피보호자로서의 믿음과 신뢰가 더 강하다. 둘 다 어리숙한 느낌을 주는데, 김산호의 대식이 백치미에 가깝다면, 김대현의 대식은 순박하고 우직한 면이 도드라진다.

 

 

 

상구 역 박정표 VS 정순원

상구는 대식의 파트너로 신임 경호원이다. 박정표의 상구는 어리바리한 실수투성이에 그것을 만회하려 애쓰는 캐릭터라면, 정순원의 상구는 어떻게 경호원이 됐을까 싶을 정도로 걱정이 앞설 정도로 모자란 인물처럼 보인다. ‘상구는 어땠어요’ 하는 식의 독특한 말투에서도 박정표는 애교 있고 귀여운 면이 도드라진다면, 정순원의 상구는 지능이 부족한 듯 보인다. 박정표의 상구가 드라마적인 개연성을 더 높이는 반면, 정순원의 상구는 희극성이 강하기 때문에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작품의 코믹 릴리프 역할을 톡톡히 한다.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15호 2013년 5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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