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usical

더뮤지컬

magazine 국내 유일의 뮤지컬 전문지 더뮤지컬이 취재한 뮤지컬계 이슈와 인물

피처 | [Photo Letter] <렌트>의 연습실 [NO.96]

글 |배경희 사진 |배임석 2011-09-06 5,192

에너지의 균형

 

 

“자, 가위바위보 하세요.” 박칼린 연출의 지시에 배우들이 가위바위보를 하기 시작한다. 이는 무슨 상황인가 하니, 다름 아닌 더블 캐스트의 연습 차례를 정하는 중. 수선스러운 분위기는 빠르게 정리되고 게임에서 이긴 강태을과 브라이언, 김지우가 선발 주자로 팀을 이뤄 본격 연습이 시작된다. 지금부터 연습에 들어갈 장면은 1막의 엔딩곡 ‘라 비 보엠(La Vie Boheme)’. 그런데 가만, 연습실에 기다란 테이블 4개가 세로로 나란히 놓여있는 게 아닌가. <렌트>의 상징적인 무대 세트 중 하나는 중앙에 놓인 커다란 테이블이 아니었나? 이번 시즌에는 새로워진 <렌트>를 보게 될 것이라는 것이 프로덕션 측의 설명(이는 프로덕션이 대본과 음악만 사용하는 논 레플리카(Non Replica) 방식으로 라이선스 계약을 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표면적으로는 무대 세트부터 배우 구성, 의상, 안무까지 많은 변화가 있으며, 배우들끼리는 “창작뮤지컬을 연습하는 것 같다”고 말할 정도니, 올여름 우리는 전과 다른 <렌트>를 만나게 될 것이 분명하다.

 

 

 

 

1 아담 파스칼의 팬인 강태을은 오래 전부터 꿈의 배역으로 ‘라다메스’와 ‘로저’를 언급해 왔다. 그러니 로저가 될 기회를 거머쥔 그의 기분이 어떨지 상상해 보시라. 공연을 앞둔 지금은 기쁨보다는 걱정이 더 크다지만 말이다. 며칠 전에는 안면이 없는 선배 이건명(그는 로저와 마크를 둘 다 연기한 배우이자 자타가 공인한 렌트헤즈다)에게 S.O.S를 청해 개인 면담까지 하고 왔다고. 2 “베니, 너 지금 너무 착해. 더 비열해야 해!” “텐션이 있었으면 좋겠어. 10분짜리 곡이잖아. 늘어지면 지루해.” <렌트>의 오랜 음악감독에서 연출가로 변신한 박칼린의 열정은 대단했다.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 바로바로 꼼꼼히 노트를 하며 안 되면 될 때까지, 말 그대로 ‘무한 반복’ 해서 연습을 진행했다. 3 모린, 그렇게 한눈을 팔다가는 조앤이 가만두지 않을 텐데? 자유분방한 행위예술가 모린(왼쪽)이 자신의 짝 조앤이 자리를 비운 틈에 다른 여자와 무드를 잡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에 모린과 조앤을 연기하게 된 배우는 조진아와 김경선. 두 배우의 최근작은 각각 <뮤직 인 마이 하트>와 <엄마를 부탁해>이며, 두 사람 모두 <렌트>는 첫 출연이다.

 

 

 


4 우리들의 엉뚱하고 사랑스러운 비디오 아티스트, 마크 역의 브라이언. “연기는 처음 해보는 거라 제가 지금 제대로 잘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어요. 너무 어려워요.” 연기도, 뮤지컬도 처음 해보는 거지만 작품에 대한 그의 애정은 남다르다. 미국에서 성장기를 보낸 그는 고교 시절 <렌트>를 처음 접한 뒤 팬이 됐고, 데뷔 후 뉴욕을 찾을 때마다 매번 <렌트>를 챙겨봤을 정도란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넘버는 엔젤과 콜린이 부르는 ‘I`ll Cover You’.  5 마크 역의 더블 캐스트 조형균. 경력 2년 차의 이 신인 배우는 2009년 <렌트> 브로드웨이 투어 팀의 내한 공연을 보고 작품에 매료돼 오디션에 지원했다. “발표 며칠 전부터 잠을 못 이뤘어요.” 그렇다면 합격 소감은? “하고 싶은 작품에, 하고 싶은 배역까지 따냈으니 그 감동은 두 배였죠.”

 

 

 


 

“여성들은 진짜 대단한 것 같아요.” 최근 하이힐 적응기를 보내고 있는 박준형(엔젤 역)의 한마디. 이번 공연에서는 엔젤의 춤 동작이 많아졌다는데, 과연 그의 춤 실력은 어떨까? “제가 사실 춤을 잘 못 춰서요. 무한반복 연습하고 있습니다. 흐흐!” 그를 안고 있는 사람은 그의 파트너 이든(콜린 역). 이든은 콜린에 제격인 중저음의 매력적인 음색을 가져 오디션 장에서 만장일치로 선발됐다는 후문. 7 힘차게 연습 중인 윤공주와, 흐뭇하게 연습을 지켜보고 있는 김지우. 두 사람이 보여주는 미미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공연 예술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공감할 수밖에 없는 작품이에요. 춤추는 걸 정말 좋아해서 미미는 제게 진짜 매력적인 캐릭터였고요.” 윤공주의 말이다. 그녀의 표현에 따르면 미미를 맡을 나이는 지났지만 작품에 참여하게 된 만큼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8 “앗, 연습과 다이어트로 인한 다크 서클이…” 잠시 쉬고 있는 런에게 근거리 사진 촬영을 요청하자 이렇게 귀여운 반응을 보인다. <렌트>는 지난해 <궁>으로 뮤지컬 데뷔식을 치른 런의 두 번째 작품. 런은 연습실에서 시종일관 로저가 부르는 솔로곡 ‘Your Eyes’를 흥얼거렸는데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넘버가 바로 ‘Your Eyes’라고 한다.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96호 2011년 9월호 게재기사입니다.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네이버TV

트위터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