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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기획-2] 2011년 뮤지컬 라인업 - 반가운 만남, 해외 라이선스 뮤지컬 [No.88]

글 |김유리 2011-01-14 5,772


2011년 새해를 맞이하여 각 제작사에 올해 준비 중인 작품들에 대해 물었다. 총 59편이 조사되었고, 라이선스에서는 몇 해 전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엘리자벳>, <넥스트 투 노멀>, <하이 스쿨 뮤지컬>이 눈에 띄는 가운데, 창작뮤지컬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드라마, 영화, 소설 등 다양한 콘텐츠의 뮤지컬화가 물살을 타고 있다. 또한, 각종 공모전의 효과인지 작지만 새로운 창작뮤지컬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라이선스뮤지컬  21편, 창작뮤지컬 34편, 그 외 4편으로 모두 59편이었다. 창작 27편, 라이선스 29편으로 비율이 비슷했던 2010년에 비해 불과 1년 만에 라이선스 공연의 비율은 줄고, 창작뮤지컬의 비율이 급격히 늘어난 셈이다. 올해 창작뮤지컬의 증가는 영화, 드라마 원작의 뮤지컬화가 두드러진 결과다. 올해 공연될 작품 중 창작과 라이선스별 주목할 만한 작품을 미리 알아본다.

 

반가운 만남, 해외 라이선스 뮤지컬

 

(1) 해외 투어 팀의 내한 공연 

 

지난해에 이어 해외 팀 내한 공연은 줄어드는 추세로, 2011년에는 상반기에는 4개, 하반기에 1개의 내한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지난해 6월 한국 개막을 열흘 앞두고 공연의 완성도를 위해 공연 일정을 잠정 연기했던 <미션>이 8개월 만인 2월, 드디어 한국 관객에 공개된다. 롤랑 조페 감독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18세기 남아메리카에서 이상이 다른 두 선교사가 보여주는 종교와 인종, 사상을 초월한 감동적 스토리를 그대로 무대화하며 엔니오 모리코네의 아들 안드레아 모리코네가 음악감독으로 참여한다.
역동적인 춤을 감상할 수 있는 무대도 있다. 한국을 찾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뮤지컬 <우모자>는 4월에,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국을 찾는 <번 더 플로어>는 11월에 공연된다. 4년 만에 네 번째로 한국을 찾는 <우모자>는 아프리카어로 ‘함께하는 정신’이란 의미를 가진 말로, 2001년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된 옴니버스 형식의 이 작품은 ‘음악과 댄스로 보여주는 아프리카 흑인 역사의 일대기’라 볼 수 있다. 에너지 넘치는 민속춤, 탄광 노동자들의 장화를 두드리는 대화에서 유래했다는 검부츠 댄스, 흑백 갈등 속에서 삶의 시련을 잊기 위해 추게 된 격렬한 춤, 그리고 지금의 젊은이들이 추는 그루브, 힙합 등 남아프리카 흑인들의 삶과 정서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한편, 2006년과 2010년에 이어 세 번째로 소개되는 댄스 버라이어티쇼 <번 더 플로어>는 세계 각종 댄스 챔피언들이 선보이는 살사, 룸바, 탱고, 차차, 왈츠, 퀵스텝 등 감각적이고 세련된 모던 댄스의 향연으로 보는 이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할 것이다.  한동안 소식이 잠잠했던 대형 아트 서커스의 내한 공연도 이어진다. 2008년 <알레그리아> 이후 3년 만에 한국을 찾는 ‘태양의 서커스’ 시리즈는 <바레카이>다. 그리스 신화의 ‘이카로스 이야기’에 근간을 둔 이 작품은 2002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초연한 후 8년간 전 세계 60개 도시에서 600만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하늘 끝까지 날고 싶었던 이카로스의 밀납 날개가 태양열에 녹으면서 그가 바다로 떨어지는 신화와 달리 ‘바레카이 숲’에 떨어지면서, 그 안의 생명체들이 환상적인 곡예를 선보이며 그에게 다시 날 수 있는 법을 알려준다는 내용이다. ‘바레카이’는 ‘어디든지’라는 집시의 언어로, 바람이 이끄는 어디든 또 다른 삶의 터전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음악도 여전하며, 영화 <드라큐라>(1992)의 의상으로 오스카상을 받은 일본 출신의 아트디렉터 에이코 이시오카가 선보일 신비로운 의상도 주된 볼거리다. 한편, ‘태양의 서커스’와 더불어 캐나다의 누보 시르크를 함께 이끌어가고 있는 ‘서크 엘루아즈’의 <아트서커스 - 레인> 역시 5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서커스 쇼 리허설을 하고 있는 한 극장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소재로, 현실과 비현실이 혼재된 가운데 젊은 남녀의 러브 스토리를 담고 있다.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피날레 무대로, 10여 분간 2,000리터의 비가 무대 위로 쏟아지는 빗줄기를 맞으며 즐겁게 뛰노는 배우들을 보면서 관객들까지 어린 시절 비와 함께한 행복했던 기억을 추억할 수 있게 한다. ‘조명’과 ‘음악’이 배우들의 연기와 앙상블을 이루며 묘한 새로움을 주는 작품이다. 

 

 

 

(2) 한국 관객들과 처음 만나는 라이선스 뮤지컬          


2011년에 주목할 만한 라이선스 뮤지컬은 <엘리자벳>과 <하이스쿨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와 <씨티 오브 엔젤스>로, 예상 오픈 일정이 하반기 또는 아직 미정이다.
지난해 <모차르트!>로 홈런을 친 EMK뮤지컬컴퍼니의 야심작 <엘리자벳>은 미하엘 쿤체와 실베스터 르베이 콤비의 1992년 첫 히트작이자, 유럽 전역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뮤지컬이다. 오스트리아의 황후이자 헝가리의 왕비였던 엘리자베트의 인생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전반으로, 늘 그녀의 곁을 맴돌고 있었던 죽음의 기운을 인물로 형상화한 독특한 작품이다. 웅장한 무대와 음악, 화려한 볼거리로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독일어권 뮤지컬의 최고작으로 통한다. 국내에서는 지난 10월 <김준수 뮤지컬 콘서트>에서 하이라이트로 관객에게 처음 소개되며 올해 가장 핫한 작품 중 하나로 뮤지컬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내한 공연 중 가장 최신작인 <넥스트 투 노멀>은 2008년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후, 수정과 보완을 거쳐 2009년 4월에 브로드웨이에 진출, 탄탄한 완성도로 2009년 토니 어워즈 11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어 최우수 음악상와 여우주연상 등 세 부문을 휩쓸고, 당시 <빌리 엘리어트>와 작품상을 두고 막판까지 경쟁했던 작품이다. 브라이언 요키가 대본과 가사를 맡고, 이 작품 이후 <아메리칸 이디엇>과 <에브리데이 랩쳐>로 명성을 쌓고 있는 톰 킷(Tom Kitt)이 작곡한 록 뮤지컬이다. 16년 째 정신질환에 시달리는 어머니와 그녀가 가족에게 끼치는 영향을 집중력 있는 음악과 대사로 풀어낸 작품으로 뉴욕타임즈로부터 ‘좋은 느낌을 뛰어넘어 완벽한 느낌이 드는 뮤지컬’이란 평가를 받았다. 신경질적이면서도 자상한 성격, 섬세한 심리를 보여줘야 하는 어머니 다이아나 역에 적역인 배우를 찾는 게 관건이다.
2009년 대학로 CJ아트센터 개관이 미뤄지면서 제작이 중단되었던 CJ엔터테인먼트의 <하이스쿨 뮤지컬>이 2011년 하반기 극장 개관에 맞춰 다시 준비에 들어간다. 2006년 TV영화 시리즈로 인기를 얻은 후 세 편의 영화로도 제작된 디즈니 뮤지컬. 고교생 농구 스타와 과학 영재 소녀가 교내 뮤지컬 공연의 주연을 맡으면서 사랑하게 된다는 고교 하이틴 로맨스물로 뮤지컬로는 2007년 조지아에서 초연된 작품. 미주 42개 도시 투어, 영국을 비롯한 15개국 라이선스 공연으로 300만 관객을 불러 모은 최신 인기작이다. OST, DVD, 콘서트 투어, 아이스 쇼 등 원소스멀티유즈의 표본인 이 작품은 2011년 하반기에 개관하는 대학로 CJ아트센터의 개관작으로 유력하다.
1990년 토니 어워즈 작품상, 남우주연상, 극본상 등 6개 부문을 받은 필름 누아르 스타일 뮤지컬 <시티 오브 엔젤스>가 하반기에 올라갈 예정이다. 1940년대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자신의 시나리오를 영화화하려는 한 작가의 현실적 삶과, 영화에서의 소설 같은 삶을 무대와 영상을 오가며 보여준다. 마이클 블레이크모어의 연출로 1989년 12월 브로드웨이에서 오픈하여 1992년 1월까지 약 900회를 공연한 작품으로 <넌센세이션>을 올린 샘 컴퍼니가 제작한다.           

 

 

 

(3) 재연 라이선스 뮤지컬들


몇 년째 경기 침체의 여파로 최근 몇 년은 신작보다 재공연이 우세다. <지킬 앤 하이드>, <아이다> 등 2010년 겨울부터 올해 봄까지 이어지는 굵직한 화제작 외에도 지난해 첫선을 보이고 관객에 좋은 반응을 얻었던 작품들의 두 번째 무대도 주목해볼 만하다.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작품은 3월의 <몬테크리스토>이다. 한국 관객에게 유난히 사랑받는 프랭크 와일드혼이 작곡, 류정한, 신성록, 엄기준, 옥주현, 차지연 등 실력 있는 배우들의 열연으로 관객의 사랑을 받은 최신작으로 올 3월 재공연을 앞두고 1월 중순부터 오디션이 예정되어 있다. 이와 더불어 지난해 최대 화제작이었던 <모차르트!> 역시 5월에 성남아트센터에서 재공연한다. 모차르트라는 아이콘 캐릭터와 실력을 갖춘 최적의 캐스팅을 선보였던 만큼 관객의 기대도 크다. 프랑크 베데킨트의 『사춘기』를 원작으로 2008년부터 2009년 1월까지 6개월간 파격과 신선함을 선보였던 뮤지컬 해븐의 <스프링 어웨이크닝>도 역시 6월부터 재공연에 나선다. 초연을 통해 제작사의 새로운 작품에 대한 대담한 의지, 주원과 김유영이라는 걸출한 신인을 발굴해낸 안목을 인정받은 만큼, 재공연에 대한 뮤지컬 팬들의 기다림 또한 크다. 이외에도 <맘마미아>, <맨 오브 라만차>, <톡식히어로>, <캣츠>, <햄릿> 등의 화제작도 2010년 하반기 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88호 2011년 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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