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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COVER STORY] 처음 그 느낌처럼 <삼총사>의 박건형 (4) [No.68]

글 |정세원 사진 |심주호 2009-05-27 6,888

 

‘정의는 반드시 살아있다.’ 박건형은 달타냥의 이 대사 한 줄 때문에 <삼총사> 출연을 결심했다. 달타냥처럼 저돌적이지는 않지만 어떤 상황에서든 비겁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자신의 모습을 그에게서 발견한 것은 아니었을까. “이 세상이 비록 정의를 지키는 자가 바보가 되고 죄책감을 합리화시키면서 살아가고는 있지만, 공연을 통해 잊고 있었던 것들을 한 번쯤 되새겨보면 좋지 않겠어요?” 세상 속에서 혼자 부딪히면서 성숙해가는 달타냥처럼, 박건형 역시 다시 돌아온 무대 위에서 전보다 더 여유롭고 단단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영화와 드라마 출연 후 3년 8개월 만에 뮤지컬 <뷰티풀 게임>으로 무대에 복귀한 그는 자신이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었던 기억과는 너무 다른 작업 환경이 낯설기만 했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연습실을 지키며 끈끈한 정을 나눴던 배우들 간의 소중한 기억들은 빛바랜 사진처럼 그 색을 잃었고, 함께 작업하는 사람들조차 자신을 연예인으로 바라보는 시선에 이질감이 느껴졌다. 무대에 서는 배우로서의 가능성도 모두 사라진 것만 같았다. 하지만 뮤지컬 <햄릿>과 드라마 <바람의 나라>에 동시에 출연하는 동안 박건형은 자신이 나약해져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초심을 잃으면 안 된다, 난 할 수 있다, 난 강하다’고 늘 얘기하면서도 어느새 그걸 잃고 있었던 거예요. 카메라 연기도 좋지만 내가 표현할 수 있는 것을 왜곡하지 않고 드러낼 수 있는 곳은 바로 무대 위라는 사실도 다시 한 번 깨달았죠. 정신이 번쩍 드는 것 같았어요.”


바닥을 딛고 다시 일어선 박건형은 <삼총사>에서 출연하면서 자신이 맨 처음 뮤지컬을 시작했을 때의 모습을 기억해냈다. 메인 배우들 중에서 가장 막내로 연습에 참여하게 된 덕분이다. “선배님들, 제가 막내 생활을 정말 열심히 해 보겠습니다” 하며 큰 인사를 나누는 것만큼 즐거운 일은 없다는 박건형. 앙상블 후배들에게도 틈틈이 뮤지컬에 대한 절실함과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좋은 기운을 전해주고 싶다. 무대에 서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박건형의 뮤지컬에 대한 열정 또한 함께 커지고 있다.


‘더 많이 비울수록 더 많이 채워진다’는 말을 가슴에 품은 박건형. 오래 담아두면 썩는 것처럼 비우고 담아내는 일을 반복해야 다음 목적지를 향할 수 있다는 것을 그는 이해하고 있다. 작품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는 진정한 아티스트가 되는 것. 그것이 현재 박건형이 꾸는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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