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전 선장 뉴욕에 가다!
몸이 열두 개라도 모자란 남자 송용진이 모든 일정을 ‘올 스톱’하고 3주간 여행을 떠났다. 어디로? 뉴욕으로! 휴가차? 아니 아니, 현재 준비 중인 프로젝트 중 하나인 <모던 판소리> 작업(해외 아티스트 교류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미국의 극작가와 준비하고 있는 공연)을 위해서! 지칠 줄 모르는 에너자이저 송용진의 열혈 공연 관람기를 여기에 공개한다.
10월 3일 프로비던스에서 뉴욕으로 출발!
뉴욕으로 떠나는 아침이 밝았다. 프로비던스와 뉴욕은 버스로 4시간 거리다. 바깥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슬슬 지겨워질 즈음 뉴욕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리니 조용하고 아름다웠던 도시 프로비던스와 비교되는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높은 빌딩과 거대한 전광판, 그리고 넘쳐나는 사람들… 거기에 날씨까지 흐리니 고담시티(<배트맨>의 배경이 되는 도시)가 따로 없다. 내가 뉴욕에 왔음을 실감하는 순간이다. 뉴욕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한 일은 7번가에 위치한 숙소로 가서 짐 풀기. 그러고 나선 곧바로 타임스퀘어를 찾았다. 텔레비전에서만 봐오던 바로 그곳이다. 거리 곳곳에 걸린 수많은 뮤지컬 광고판을 보니 기분이 둥둥 뜬다. 바로 공연을 볼까 했지만, 오늘은 좀 쉬면서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보기로 하고 숙소로 발길을 돌렸다. 기다려라, 내가 너희들을 다 봐주리라!
10월 4일 존 레논이 나를 울리고, 빌리가 웃게 하다
아침 일찍 눈을 뜨자마자 센트럴파크로 향했다. 센트럴파크는 뉴욕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곳 중 하나였고, 스트로베리 필드(존 레논을 추모하기 위해 만든 공원)가 너무 궁금했기 때문이다. 스트로베리 필드는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는데, 나는 이것을 운명이라고 믿고 존 레논의 흔적을 찾아 떠났다. 공원에 도착해서 ‘이매진(Imagine)’이라는 글자를 발견하곤 한동안 멍하니 서서 눈물을 흘렸다. 한 시간 남짓 그곳을 서성이다 공연 관람을 위해 타임스퀘어로 발걸음을 옮겼다. 나의 첫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낙점된 공연은 <빌리 엘리어트>. 오랜 기다림 끝에 표를 받아들고는 감동의 환호성을, 창피하니까 마음속으로만 외쳤다. 극장 안으로 들어서자 펼쳐지는 놀라운 풍경. 술과 음료, 간단한 스낵을 객석 안에서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극장 내 음식물 반입이 금지된 우리나라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다. 오늘 캐스트가 좋다는 뒷좌석 사람들의 이야기에 더욱 큰 기대를 안고 공연을 보는데, 배우들이 정말 잘하더라. ‘뉴욕에서 보는 공연이라고 괜히 들떠서 잘하게 느껴지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객관적으로 정말 잘했다. 빌리와 마이클에 비교하면 성인 빌리의 춤이 아쉽게 느껴질 정도였다. 기분 좋게 공연을 보고 나오자 극장 밖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 무슨 일이지?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연극을 마친 사무엘 잭슨이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오! 사무엘 잭슨! 이 기회를 놓칠 수 있나. 나도 한동안 서서 기다린 사무엘 님의 용안을 뵙고 행복한 마음으로 숙소로 돌아왔다.
10월 5일 오프브로드웨이로 돌아온 <렌트>
오늘은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공연 <렌트>를 보기로 했다. 새로운 프로덕션을 꾸려 오프브로드웨이로 돌아온 <렌트>에 대한 기대가 컸다. 젊어졌고 에너지와 활력이 넘쳤으며 관객과 무대가 하나가 된 멋진 공연이었다. 무대 세트가 살짝 바뀌었는데 아주 효과적으로 잘 구성된 것 같았다. 밴드가 2층 중앙으로 올라가고 1층에 방이 앞뒤로 움직이면서 공간을 잘 활용하고 있었다. 2층도 잘 활용되고 있었는데 특히 모린의 퍼포먼스가 2층 중앙에서 공연 되는 것이 흥미로웠다. 다른 공연에 비해 젊은 관객들이 많았고 특히 동성 커플들이 무척 많았다. 주목할 것은 관객석의 반응이었다. <렌트>를 사랑하는 관객들이 많아서인지 각각의 캐릭터와 넘버들이 나올 때마다 큰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나도 하도 소리를 질러서 목이 아플 지경이었다. 이날은 맥주를 마시면서 공연을 관람했는데 그 맛이 꿀맛이었다. 공연 종료 후 로비에서는 엄청난 장신의 드랙퀸 언니들이 쇼를 준비하고 있었다. 왕년에 나도 드랙퀸 분장 좀 했던 사람으로서(오해는 마시라, <헤드윅> 이야기다) 함께 어울려서 놀까 했지만, 혼자 짐을 들고 서있기가 민망해서 <렌트> 감동을 안고 뉴욕의 거리를 걸었다.
10월 6일 날아라! <스파이더맨>
신기하게 아침 7시면 눈이 딱 떠진다. 오늘도 커피와 샌드위치를 사서 센트럴파크로 향했다(센트럴파크 때문에라도 뉴욕에 다시 오고 싶을 정도로 나는 이곳이 좋다). 간단한 산책을 마친 뒤 색소폰을 불고 계시던 할아버지 옆에 자리를 잡고 밀린 여행기와 구상 중인 창작뮤지컬 <노래 불러 주는 남자>의 대본을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동안 글을 쓰다 시간이 돼서 일과처럼 TKTS로 갔다. 이제는 어떤 공연을 볼지 고민하지 않고 그날그날 당기는 공연을 고른다. 오늘 나를 잡아끈 공연은 <스파이더맨>! 예전에 <스파이더맨>을 보고 온 후배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그냥 신기해요.” 공연을 보고 나니 그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있었다. 정말이지 그저 신기했다. 빤한 내용을 만화적으로 그려낸 무대 미술과 세트, 와이어 기술이 대단했다. 거미줄을 쏘아대며 날아다니는 스파이더맨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우와’를 연발하게 되는데, 그것만으로 한번쯤은 볼 만한 공연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U2의 팬인 내게 보노와 에지가 만들어낸 음악은 이 공연을 보는 또 다른 즐거움이었고, 남자 주인공의 음색과 창법이 보노와 비슷해서 인상적이었다. ‘저 배우는 보노에게 노래 레슨을 받았을까?’라는 생각에 공연 내내 얼마나 부럽던지!
10월 7일 브룩 쉴즈와의 금요일 밤 데이트 <아담스 페밀리>
오늘도 어김없이 아침 7시에 일어나 센트럴파크로 향했다. 오늘은 어떤 공연을 볼까? 잠시 고민한 후에 브룩 쉴즈가 출연하는 <아담스 패밀리>를 보기로 결정했다. 브룩 쉴즈가 누군가? 소피 마르소와 양대 산맥으로 나의 어린 시절을 지배했던 그녀 아닌가. ‘그래, 오늘 밤은 브룩 쉴즈와 데이트하는 거야!’라는 마음으로 티켓을 사고 나자 마음이 더욱 두근두근했다. 공연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던 터라 공연 자체에 대해서는 별다른 기대가 없었는데, <아담스 패밀리>는 뜻밖에도 내 취향에 잘 맞는 공연이었다. 대극장에서 펼쳐지는 B급 영화 스타일의 표현법들이 너무 좋았다(내 생각에 이 공연은 <록키 호러 쇼>의 영향을 많이 받은 듯하다). 그리고 모든 배우들의 연기가 환상적이었다. 오랜 경력의 배우들이 관객을 자유자재로 주무르는 느낌이라고 할까. 2막에서는 살짝 늘어지는 느낌을 받았지만 노련한 배우들의 연기를 보면서 큰 공부를 했다. 우리나라 공연계도 젊은 남자 배우를 위한 공연이 아닌, 연륜 있는 배우들이 멋지게 기량을 펼칠 수 있는 다양한 공연이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숙소로 돌아왔다.
10월 8일 영원한 고전으로 남을 <오페라의 유령>
오늘은 내가 나름 경쟁 상대로 생각하는 ‘브로드웨이 팬텀’을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로 했다. 내가 좋아하는 고전 뮤지컬. 공연장에 도착해서 깜짝 놀랐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페라의 유령>의 인기를 다시 한번 실감했다. 공연을 보고 난 소감은 딱 기대한 만큼의 공연이었다고 할까. 한국에서 <오페라의 유령> 투어 팀 공연을 본 적이 있는데 그때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한 가지 인상적이었던 건, 언더 스터디 배우가 출연했는데 그 사실을 모르고 봤다면 전혀 눈치 채지 못했을 정도로 훌륭했다는 것이다. 이건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인 것 같다. 우리나라 창작뮤지컬은 언더 스터디나 커버 배우 없이 공연을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현실상 메인 배우 공연을 준비하기도 시간이 부족한데 언더, 커버 시스템을 만든다는 것이 어렵기도 하지만 가끔 배우가 다치거나 문제가 생기면 이를 대체할 수 없어서 공연 자체를 못 올리거나 질 낮은 공연을 무대에 올리는 경우가 있다. 이런 부작용을 만들지 않기 위해 어서 언더, 커버 시스템이 자리 잡기를 바란다. 재미있는 에피소드 하나. 라울 역의 배우가 참 미남이었는데 역시나 뒷자리의 젊은 아가씨들은 라울 이야기를 하며 흥분했다. 한국이나 브로드웨이나 역시 같은 현상을 볼 수 있는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10월 9일 로큰롤 역사의 한 장면을 목격하다 <밀리언 달러 콰르텟>
내가 매일같이 티켓 부스에 와서 줄을 서니까 이제는 공연 홍보하는 친구들이 먼저 인사를 건넨다. 오늘도 좋은 자리로 티켓 예매를 마치고 점심으로 뭘 먹을지 고민하던 중 8번가에 열린 장터 발견! 그리고 거기서 찾아낸 반가운 이름의 트럭, 서울 푸드! 감격에 겨워 비빔밥을 주문했지만, 그건 비빔밥이라기보다 차라리 제육덮밥에 가까웠다. 그래도 밥에 김치를 먹으니 얼마나 좋던지. 장터를 구경하며 시간을 보내다 공연 시간에 맞춰 극장을 찾았다. 오늘 공연 관객도 대부분이 나이 많은 노인들이다. 아마 <밀리언 달러 콰르텟(Million Dollar Quartet)>이 1950년대 록큰롤 음악 공연이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이 작품은 록큰롤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조니 캐쉬, 엘비스 프레슬리, 제리 리 루이스, 칼 퍼킨스, 이 네 사람이 우연한 기회에 모여 즉흥 연주 녹음을 했던 실화가 배경이다. 그러니까 로큰롤 역사의 한 장면을 무대 위에서 재연해주고 있는 셈이다. 인상적이었던 두 가지. 하나는 그 시절에 사용하던 악기와 음향 장비를 완벽하게 구비해 놓은 디테일이었고, 또 하나는 뮤지컬임에도 배우들이 노래를 부를 때만 스탠드 마이크를 사용한다는 점이었다. 사실적이고 집중이 잘돼서 좋은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어르신 관객들은 공연 내내 노래를 흥얼거리셨는데, 나 역시 대부분 아는 곡들이어서 따라 부를 수 있었다. 그런데 옆자리에 앉아 계시던 할머니에게 그 모습이 신기해 보였나 보다. 너처럼 어린 동양 아이가 어떻게 이 노래를 아느냐는 거다. 그래서 난 한국에서 온 록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고 말씀드렸더니 할머니께서 멤피스를 방문해 보라고 권해주셨다.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들러봐야 할 도시라면서 말이다. 언젠가 꼭 한번 방문해 보겠다고 말씀 드리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10월 14일 최고의 공연 <스톱 더 버진스>
오늘은 지인의 추천 공연인 <스톱 더 버진스(Stop The Virgins)>를 보기 위해 브루클린으로 향했다. 브루클린 브리지를 건너며 맨해튼을 거꾸로 바라보는 건, 꽤 멋진 일이었다. 다리 중반 정도에 다다랐을 때 갑자기 비가 쏟아져서 흠뻑 젖은 채로 브루클린에 도착했지만. 아무튼 기대를 안고 공연장을 찾았는데, 세인트 앤즈 웨어하우스(St. Ann`s Warehouse)는 공연장이라기보다 커다란 창고 같았다. 안으로 들어서자 검표원이 터널을 지나 오른쪽으로 가라고 한다. 웬 터널? 커튼을 열고 들어서자 정말 하얀 천으로 만든 터널이 나타난다. 금발 가발에 똑같은 의상을 입은 여자들이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관객들은 이 퍼포먼스를 보면서 극장 안으로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극장에 들어서자 이곳은 뮤지컬 공연장이 아닌 콘서트 장 같은 구조를 갖고 있었다. 우리로 치자면 올림픽홀의 축소판이었다고 할까. 극장 밖에서 들리던 ‘웅’ 하는 노이즈가 극장 안에서는 더욱 크게 울리고 있었고, 이 소리는 어쩐지 사람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그 기분 나쁜 노이즈가 점점 커지더니 공연이 시작됐다. 공연 시작과 함께 록 밴드 예 예 예스(YEAH YEAH YEAHS)의 보컬 캐런 오가 아주 특이한 의상을 입고 나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고, 나는 이 공연에 완전히 빨려 들어갔다. 연주자를 제하곤 무대에서 노래하는 캐런 오와 40여 명의 퍼포머들은 모두 여자였고 이들의 합창과 움직임은 캐런 오의 음악과 더불어 너무나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뭐라 장르를 표현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함께 공연을 본 사람들도 이런 뮤지컬은 처음이라고 했고, 이 공연의 장르를 ‘사이코 록 오페라 퍼포먼스’라고 표현을 했다. 이 공연을 보고 나오니 그동안 뉴욕에서 본 모든 공연이 너무 지루하고 촌스럽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그 감동이 매우 커서 그냥 숙소로 들어가기가 너무 아쉬웠다. 그래서 다시 브루클린 브리지를 걸어서 건너며 다리 위에서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그 감흥을 쏟아냈다. 그래도 마음이 진정이 되지 않아서 결국 맥주를 한 잔한 후에나 숙소로 돌아갈 수 있었다. 진보적인 이 공연이 나의 창작 활동에 큰 영향을 줄 것 같다는 생각에 웃으며 잠들 수 있었다.
10월 16일 <위키드>로 브로드웨이 공연의 끝을 보다
오늘은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잘나가는 공연 <위키드>를 보는 날이다. 인기 공연인 만큼 티켓 구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매일 인터넷 사이트를 체크한 노력 끝에 겨우 볼 수 있었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같은 공연이라는 사람들의 말대로, 보는 내내 동화 속으로 들어간 기분이었다. 엘파바와 글린다 역의 두 여배우는 발군의 기량을 보여주었다. 개인적으로는 글린다 역의 여배우가 더 돋보인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잘 아는 『오즈의 마법사』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그 이전의 내용을 기막힌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그런 작품이다. 무엇보다 기막힌 상상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 작품뿐만이 아니라 오랜만에 이렇게 많은 공연을 보면서 인간의 상상력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리고 내가 하고 있는 이 예술이 참 멋지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위키드>는 흥행할 수 있는 코드를 모두 갖춘, 말 그대도 대중적인 공연이었다. 너무 대중적이어서 나에게는 큰 감흥을 주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어쨌든 나의 뉴욕 공연 여행은 화려함의 끝을 보여준 공연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10월 18일 다시 서울로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부러웠던 건 이들의 공연을 대하는 여유롭고 자유로운 자세였다. 창작에 대한 지원과 관심, 그리고 창작자와 배우들이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환경도 무척 부러웠다. 우리처럼 ‘이번에는 출연료를 제대로 다 받을 수 있을까?’ 같은 걱정은 안 할 테지(물론 우리나라도 모든 기획사가 그러는 건 아니지만). 이번 여행 기간에 또 한 가지 느낀 점은 그동안 우리는 능동적인 사고의 기회를 통제 받아 온 게 아닐까 하는 회의였다. 우리나라 창작자들에게도 더 많은 창작의 지원이 주어지길, 또 젊은 창작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 서울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도 이런저런 생각에 잠시도 쉬지 못해 피곤했지만, 서울로 돌아와 이번 여행을 통해 얻은 영감을 쏟아낼 생각을 하니 살며시 입 꼬리가 올라갔다.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98호 2011년 1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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