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마음으로
2년간 진행해온 ‘트윗뷰’가 11월 호부터 트위터에서 <더뮤지컬> 웹사이트(https://www.themusical.co.kr)로 활동 공간을 옮겼다.
이름도 새 단장하고, 진행된 답변을 모아볼 수 없었던 아쉬움도 보완했다.
새롭게 단장한 라이브 토크의 첫 손님은 <라카지>로 돌아온 베테랑 배우 정성화다.
10개월간의 공백을 깨고 무대로 돌아올 그가 직접 답한 <라카지>와 일상에 대한 이야기들.
아빠가 되어 다시 만난 앨빈
THE MUSICAL <라카지>를 다시 선택하게 된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livemusic)
정성화 간단해요. 제가 사랑하는 공연이라서요. 여러분도 그런 의미에서 선택하실 거예요.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제가 워낙 좋아하고 사랑하는 작품이에요. 다른 공연에서 캐릭터는 객석과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해요. 어느 정도 객석과 차별성을 두는 셈이죠. 그런데 앨빈은 그러지 않아도 돼요. 관객과 호흡하고 대화하면서 해도 작품의 스토리상 문제가 없는 역할이다 보니까 정말 즐기면서 했어요. 힐링이 되는 것 같아요.”
THE MUSICAL <라카지>를 다시 하는 느낌이 다를 텐데요. 이 장면에서 더 주목하고 봐야 한다거나 극에서 앨빈의 감정 표현이 섬세해지는 장면이 궁금해요. (icedollyul)
정성화 특히 1막의 마지막 부분 ‘I Am What I Am’은 주목해서 보시길. 이 작품에서 가장 특징적인 노래입니다.
“‘I Am What I Am’은 명곡인 것 같아요. 노래 도입 부분이 정말 예술이에요. 노래 내용과 그 노래를 부르게 되는 상황이 역설적으로 맞물려요. 무대에서 웃으면서 즐거움을 줘야 하는 사람이 비참한 상황에서 자조적인 노래를 불러야 해서 가슴이 아파요. 노래 자체가 지닌 감성적인 면이 훌륭해서 뮤지컬적인 명곡이라고 생각해요.”
THE MUSICAL 2년 만에 <라카지>에 돌아온 것 환영해요! 연습실 분위기는 어떤가요? 그리고 혹시 2년 전의 마담 자자와 다른 점이 있을까요? (siantic)
정성화 연습실 분위기는 정말 좋아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극강 캐스팅이라 기대도 되고요. 본격적으로 연습에 들어가면 (SNS 통해) 차차 더 올릴게요.
“어제 첫 리딩을 했어요. 갖춰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리딩만 했는데도 연기 잘하는 친구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멋지더라고요. ‘잘되겠다. 이번에 정말 멋지다’란 생각이 들었어요. 저번에도 괜찮았지만 그때 아쉬웠던 부분이 보완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THE MUSICAL 세 명의 앨빈을 볼 수 있게 됐는데 다현, 지훈 앨빈과 다른 성화 앨빈만의 특별한 설정이 있나요? (lovelygod91)
정성화 마담 자자를 표현하는 사람들의 외모도, 목소리도, 인생도 달라요. 아무리 같게 하려고 해도 다르답니다. 너무나 다르지만 그래서 더 볼만한 3색 매력이 나올 거예요.
“피부 상태도, 생김새도 다 달라요. 김다현 씨는 마른 체형이라 옷매가 굉장히 예뻐요. 사람들이 새엄마 같다고 할 정도로 굉장히 예쁘거든요. 남자가 봐도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니까요. 지훈 씨는 얼마나 더 하겠어요? 그래서 표현하는 방법들을 공유하기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걸 갖고 있어야 할 것 같아요.”
THE MUSICAL 기존에 하던 분들도 많고, 새로 함께하는 캐스트들도 많은데 아들인 장 미셀 역 배우들은 다 처음이잖아요. 호흡은 어떤가요? (janie85)
정성화 아직 연습 초기라 모르겠지만 정원영 군은 전부터 같이 공연을 해보고 싶은 배우였어요. 서경수 배우는 어제 처음 리딩을 하는데 정말 잘하던걸요.
THE MUSICAL 득녀 후 첫 작품이라 장 미셀을 바라보는 시각이 더 따뜻해지지 않았을까 싶은데 어떤가요? 그렇지 않아도 엄마 마음 가득한 성화 배우님인데 더 극성 엄마가 되시려나요? (lunadir)
정성화 그렇긴 해요.^^ 요즘 아침에 일어나면 일과의 시작이 젖병 소독. 하하하.
“‘엄마가 잘할게’란 대사도 있고 엄마가 아들에게 하는 여러 대사가 (전보다는) 아무래도 뼈저리게 느껴지지 않겠어요? 그런 느낌이 관객들에게 전해져서 오래 끓인 탕국 맛이 나면 좋겠어요.”
THE MUSICAL ‘앨빈’에게 정성화가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livemusic)
정성화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
“힘든 상황에서 가장 많이 찾는 게 그 누구도 아닌 어머니, 아버지거든요. 부모님 중에선 엄마를 찾죠. 엄마가 얼마나 따뜻한 존재고, 그런 엄마의 사랑을 표현하는 역할이 앨빈이고. 이 역을 통해서 관객 여러분께 소중한 걸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앨빈을 보면 저희 어머니도 많이 생각나요. “어머니, 제발 그러지 마세요”라고 하면서도 ‘얼마나 사랑했으면 그러셨을까’ 하고 곱씹게 되는데 그런 점이 앨빈 같으세요.”
THE MUSICAL 최근 여장 남자에 관한 공연이 많았는데 <라카지>는 어떻게 차별화를 두고 연기할 건지 궁금해요. 그리고 주의를 기울일 장면이 특별히 있나요? (hjm7600)
정성화 맞아요. 요즘 들어 퀴어물(여장 남자에 대한)들이 많아지고 있는데요. 소수자의 이야기일수록 더 치밀하게 그들을 이해하고 연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받아들이는 관객 여러분들도 부담스럽지 않게 해야 할 듯해요.
“시작하는 단계니까 앞으로 더 노력을 해야겠죠. 앨빈은 여자라고 생각하는 여장 남자고 앨빈의 역할을 수행해내기 위해서는 여장 남자를 흉내 내는 것보다는 여자를 연기하는 것이 옳다고 봐요. 앨빈의 나이대인 50대를 갓 넘긴 어머님들의 정서가 있어요. 그분들을 연구해서 연기하는 게 맞지 않나 싶어서 면밀하게 관찰하고 있어요.”
THE MUSICAL 앨빈을 연기하면서 가장 힘든 장면이라면? (spika3506)
정성화 하이힐요. 진짜 허리 아파요. 흑흑.
“제모하는 것도 힘들고요. 처음 제모할 땐 제모 크림을 쓰니까 좋았어요. 그리고 그 후엔 면도기로 했죠. 뽑거나 왁싱은 아파서 안 되겠더라고요. 가발도 목 디스크가 염려될 정도로 무거워서 힘들어요. 스타킹은 진짜 답답했어요. 여자들은 어떻게 신고 다녀요? 이번 공연하면서 일반 타이즈처럼 신는 건 없는지 물어봤는데 찾아보신다곤 했지만 없는 것 같아요.”
THE MUSICAL <라카지>를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매력 포인트 다섯 가지를 말해준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hoeily)
정성화 1. 화려한 쇼 2.감각적인 코미디 3.감동적인 가족 이야기 4. 주옥같은 음악 5.관객과 무대를 함께 즐기는 공연
THE MUSICAL <라카지>를 기다리는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hjm7600)
정성화 코미디지만 그 진정성을 잃지 않겠습니다. 여장 남자이지만 여성의 섬세함을 보여드릴 겁니다. 항상 오시는 관객 분들과 호흡하는 배우가 되겠습니다.
“‘뮤지컬 배우가 뮤지컬을 해야지’란 생각으로 살고 있었는데 다시 하니까 좋네요. 남자가 여장 연기를 하면 징그럽지 않을까 생각하시는 분이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는데 이 작품을 보시면서 여장 남자지만 정말 우리의 따뜻한 어머니를 더 느낄 수 있는 훌륭하고 좋은 극이란 걸 알려드리고 싶어요.”
Up & Down
THE MUSICAL 뮤지컬 배우의 매력은? (yoonie0520)
정성화 노래하면서 연기하는 맛이 생각보다 엄청나게 쏠쏠합니다. 멜로디와 가사가 합치되었다고 느낄 때 아드레날린(?) 같은 게 나오는 느낌이에요.
THE MUSICAL 지금까지 해온 수많은 작품과 역할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과 캐릭터는 무엇이에요? (fwik0767)
정성화 기억에 남는 작품은 아무래도 <맨 오브 라만차>가 아닐까 합니다. 물론 <영웅>도 그렇고요. 캐릭터 중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뭐니 뭐니 해도…앨빈!(홍보 냄새가 너무 나나?)
연극 <아일랜드>를 한 다음에 참여한 <아이 러브 유>가 인생에서 가장 큰 분수령이었고요. <맨 오브 라만차>는 저란 사람이 있다는 걸 알려준 계기가 되었고. <영웅>은 정성화를 뮤지컬 배우로 알려준 계기가 된 공연이었죠.”
THE MUSICAL 공연을 하다보면 슬럼프가 올 법도 한데 그럴 땐 어떻게 하나요? (solbbee9853)
정성화 연습해요. 저는 일단 공연 중이라면 그게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물어봐요. 어떻게 하면 좋을지, 뭐가 나쁜지 등등.
THE MUSICAL 자신 없던 배역이었는데 대박 난 작품이 있나요? (lspskj)
정성화 장 발장 역은 저에게 너무나 큰 도전이었습니다. 그래도 많은 분들께서 응원해주셔서 참 감사했어요.
“자신 없다기보다 많이 힘들었죠. 초반에 말할 수 없이 목이 안 좋았거든요. 굉장히 힘들었기 때문에 다시 하라고 하면 한 번 생각해보지 않을까 할 정도였어요. 체력 소모도 컸고요.”
THE MUSICAL 노래하기 전 자신만의 특별한 발성법이 있나요? (icedollyul)
정성화 글로 쓰기엔 어려워요. 흑흑.
“기본적으로 발성 연습이나 레슨을 꾸준히 받아왔어요. <레 미제라블> 때 노래가 워낙 어려워서 한두 번은 괜찮지만 계속하면 목이 쉬고 뱃심도 떨어져서 극복하기 위해 레슨도 받고 연습도 많이 했는데 자양분이 된 것 같아요. 레슨은 선생님한테 두성을 깨는 방법이나 연구개를 원활하게 쓰는 방법 등을 배워요. 제가 지닌 약점을 파악해서 드러내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혼자만의 연습실에 마이크 하나에 컴퓨터 하나 있는 정도지만 녹음실을 갖춰놨어요. 거기서 노래를 녹음하고 들어보면서 ‘이런 단점들이 있구나’ 하면서 고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녹음을 해보니 기회가 되면 저만 특징적으로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들어서 음원도 내보고 싶어요.”
THE MUSICAL 평소에 목이나 체력 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Musical2014)
정성화 될 수 있는 한 많이 걸어요. 그리고 물을 많이 마십니다. 그리고 잠잘 때 습도에 매우 신경 써요.
THE MUSICAL 공연을 준비하면서 가장 힘든 점과 힘이 나게 하는 힐링 포인트는요? (inus)
정성화 매 공연마다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아주 힘들어요. 사람은 하루하루가 다르기 때문이죠. 특히 겨울에는 더 그렇답니다. 그래서 저는 비타민C를 잘 챙겨요. 그리고 여러분의 따뜻한 격려도 힐링 포인트가 됩니다.
THE MUSICAL 코믹 연기는 단연 국내 최고십니다. 다른 배우 인터뷰에서 정성화 씨는 처음 못 웃기면 다음 것, 그다음 것까지 준비하신다고 하던데 사실인가요? (eekteen)
정성화 개그맨이라는 이력을 가진 저에게는 진짜 좋은 점이기도 하고 핸디캡이기도 해요. 개그맨은 관객이 천 명이면 촉도 천 개예요. 하하.
THE MUSICAL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어린 학생에게 한마디! (yoonie0520)
정성화 가사를 부르세요! 그리고 연기에 치중하세요. 많은 작품을 접해보길 바라요. 감성적인 밑천이 많을수록 표현도 다양해집니다.
쉬는 동안 생긴 일
THE MUSICAL 오랜만에 다시 무대에서 뵙는데 그동안 어떻게 보냈어요? (mvertigo)
정성화 그동안 집안일을 좀 도왔어요. 몇 번의 콘서트도 했고요.
“콘서트는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맨 오브 라만차> 후에 오랫동안 쉬었잖아요. 제 자신을 음악적으로도 점검해볼 수 있는 계기도 됐고 ‘절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이렇게 많구나’란 걸 느끼기도 했어요. 부산에선 단독 콘서트로 했고, 바다 씨랑 수원과 서울에서 두 번 했어요. 재밌었는데 콘서트가 좀 어렵더라고요.”
THE MUSICAL 아시안 게임 축하 공연 잘 봤습니다. 수만 명 앞에서 노래를 부를 때 기분이 어땠나요? (eeekteen)
정성화 하하하하. 어리둥절했어요. 일단 진심으로 영광스러웠어요. 무대에 올라갔는데 아무것도 안 보여서 오히려 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밑에 있다가 리프트 타고 올라갔는데 사방이 온통 어두워서 긴장되진 않았어요. 전날하고 전전날 세 번이나 리허설 했어요. 그때 부른 노래 음원을 기대하고 있는데 안 나오더라고요.”
THE MUSICAL TV나 영화, 예능은 출연 계획이 없나요? 예전에 했던 <경숙이 아버지>나 <드라마 스페셜>을 정말 재밌게 봐서 여러 번 돌려봤거든요. (mumu99)
정성화 <서부전선>이라는 영화 촬영 중입니다. 기대해주세요!
“<서부전선>을 한창 촬영 중이에요. 제목이 그대로 갈지 아닐진 모르는데 설경구 씨하고 여진구 씨가 나오는 작품이에요.
THE MUSICAL 득녀 축하드려요. 누굴 닮았나요? (eeekteen)
정성화 반반… 그래도 다행히 와이프를 더 많이… 쿨럭!
THE MUSICAL 힘들 때 떠올리면 힘이 되는 가장 즐거웠던 순간은? (livemusic)
정성화 요즘은 새로 태어난 딸이 아른거립니다.
“이제는 쉴 때처럼 육아를 못해요. 아내가 나름의 배려를 많이 해줘요. 배우가 목소리가 안 나오면 안 되니까 다음 날 일이 있으면 옆방에서 따로 자요.”
THE MUSICAL 늘 긍정적인 바이러스가 느껴지는데 비결은 무엇인가요? (radioina)
정성화 부정적이면 손해예요. 엉엉. 손해 보지 않으려는 거죠. 크크.
THE MUSICAL ‘라이브 토크’를 통해 팬들과 소통해본 소감이 어떠신가요?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생기면 할 의향이 있을까요? (icedollyul)
정성화 네에. 생각보다 좋은데요. 함께해주신 여러분 감사드려요! 처음인데 이렇게 많이 와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그리고 또 하고 싶어요! 다음에 개인적으로도 할게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34호 2014년 1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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