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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TWEETVIEW] <위키드> 박혜나 [No.130]

진행·정리 | 안시은 2014-08-11 6,058
지나치지 않게         
      


관객과의 하모니

@cloud_myu  
박혜나의 엘파바는 겉으로는 무척 강해 보여요. 연기를 하는 데에 중점을 두는 부분이나 주제가 있을까요? 
@lovethemusical 
제 엘파바가 강하게 보였나요? 강하게만 보이려는 건 아니었어요. 제가 생각하는 엘파바는 정의롭고 인간적이지만 그런 점이 초록 피부에 가려진 인물이라 생각해요.

@enchantedjju  
엘파바 연기하면서 가장 체력 소모가 심한 장면이나 넘버는? 
@lovethemusical 
<위키드> 그 자체. 관객 여러분들께 전달되었으면 합니다.
“일례로 의상이 정말 무거워요. 초반에는 무거운 옷이 익숙하지 않아서 담이 왔어요. ‘애즈 롱 애즈 유아 마인’과 ‘노 굿 디드’도 부르기 전인데 담이 온 거예요. 아직 갈 길이 먼데 어떡하지 했는데 이제는 옷 무게에 근육이 단련되고 있는 것 같아요. 허리가 조금 안 좋아지긴 했지만 못 움직이진 않으니까요. 마음이 중요한 것 같아요.”

@Simboacat  
가장 힘든 장면은 무엇인가요?
@lovethemusical 
‘노 굿 디드(No Good Deed)’ 부르기 위해 지하로 내려가서 다시 솟구쳐 오를 때 감정적으로나 신체적으로 힘들어요. 하지만 즐겁습니다.
“힘들 땐 즐거운 생각을 해요. 감기 몸살이 심하게 걸렸을 때 무대에서 잠깐 괜찮다가 소대에 나와서 기침하고 숨쉬기 힘들었던 적이 있었어요. ‘할 수 있을까?’ 했는데 또 해내더라고요. 정말 신기했어요. 힘들다고 생각하면 쉬운 일도 힘들고 즐거운 생각을 하면 즐거워요. 그리고 여러분들이 찾아주시는 게 힘이 많이 돼요. 얼마나 많은 사연들로 객석을 채워주셨을까 생각하면 없던 힘도 생기더라고요.”
@choco8210  
지금까지 <위키드> 공연 중 가장 가슴 벅찼을 때는 언제인가요?
@lovethemusical 
첫 공연 때였던 것 같아요. 워낙 연습 과정이 힘들었고 제가 잘 준비되어 있는지 스스로도 의심이 많을 때였거든요. 관객 분들이 공연 중에는 조용했지만 커튼콜 때 굉장히 뜨겁게 반응해 주셨어요. 그 힘으로 지금까지 계속해 온 것 같아요. 가슴이 뭉클해요.

@seoyeon9899  
<위키드>에서 가장 감정이입이 잘되는 부분은 어느 장면인가요?
@lovethemusical 
2막에 “난 서쪽의 나쁜 마녀니까” 하는 장면이에요. 남들이 왜곡한 자신의 정의를 자기 입으로 말하는 장면인데 현실에서도 그런 일들이 많을 것 같아요. 그 부분이 짧지만 가장 강하게 다가와요.

@drhenryjjj  
‘디파잉 그래비티’에서 위로 쭉 올라갈 때 무슨 느낌인지 궁금합니다. 내려다보는 객석은 멋진가요?
@lovethemusical 
자이로드롭 중간쯤 올라간 느낌? 너무 높게 올라가면 무서우니까요. 무섭기보단 약간의 자유로움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정신없지만 객석은 다 보인답니다. 멋져요!
“저도 솔직히 무서울 줄 알았어요. 처음 올라가는 날 아래를 보니 20~30명이나 되는 스태프 분들이 대기하고 계시는 거예요. 한두 명만 있었으면 무서웠을 텐데 많은 분들이 이 장면을 위해 정말 철저히 준비했구나 하는 믿음이 생겼어요. <위키드>는 모든 음악에 대사와 약속들이 많아요. 연습 때부터 같이했던 호주공연 음악감독님이 절 안심시키려고 ‘디파잉 그래비티’ 장면에 대해 설명하길, “임신 6개월까지도 출연한 배우도 있다. 안전하니 절대 걱정하지 말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 말이 도움이 됐는지 무서운 느낌은 없었어요. 재밌었고 생각보다 높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유로운 느낌?”
@KIMplace  
‘파퓰러’ 때 “샤방샤방” 부분 혹시 극 시작 전에 서로 맞춰보나요? 김소현, 정선아, 김보경 글린다 모두 다른 애드리브더라고요. 
@lovethemusical 
글린다가 하는 것에 익숙해지지 않으려고 맞춰보지 않아요. 엘파바도 그 상황에선 당황할 테니까요. 매일 무대마다 글린다가 주는 대로 반응하려고 노력합니다. 그게 더 재밌는 것 같아요.

@drhenryjjj  
세 명의 글린다를 다 만나봤는데 어떤가요?
@lovethemusical 
<위키드>는 좋은 배우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저에겐 정말 감사한 작품이에요. 글린다도 저에게 중요한 한 부분인데 세 분과 함께 서는 게 즐겁고 소중하고 많이 배우고 있어요.
“세 분에 대해 얼마나 안다고, 답하기가 쉽지 않네요. 세 글린다가 다른 것도 배우들의 차이니까, 각기 글린다가 다르다고 해도 틀린 건 아니거든요. 그래서 매순간 새롭고, 공연 기간이 길어도 덜 지치면서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굳이 얘기하면 보경이는 동갑내기다 보니까 친구 느낌이 강하고, 소현 언니는 아직 많이 만나보지 못했지만 발랄하고 공주스러우면서도 연륜이 있어서 중심을 잡아주는 게 있고, 선아는 외향적이고 밝고 즐겁고 에너지가 강해서 그걸 받아 무대에서 즐겁게 했어요. 모두 제게 감사한 존재예요.”

8개월을 한결같이

@awPurpleheart  
처음과 지금 공연하면서 느끼는 엘파바는 조금 다를 것 같아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lovethemusical 
점점 더 저로서 무대에 설 수 있는 것 같아요. 처음엔 엘파바를 표현하고자 했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엘파바의 옷을 입게 되고, 그렇게 됨으로써 매일매일 무대 위에 새로운 <위키드>를 보여드리려고 해요. 
“전에는 약속들이 많아서 뭔가 불편하다는 느낌이 들었다면, 지금은 그때그때 편하게 상황에 더 몰입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처음과 달라진 게 있다면) 오래해서라기보다 상대가 어떻게 하느냐의 영향이 더 큰 것 같아요. 주지 않으면 받지 못하거든요. 상대가 조금이라도 달라지는 게 있으면 모든 것들에 영향을 미치죠.”

@zoe_k93  
엘파바는 에너지 소모가 큰 역할인데 세 시간씩 공연하다 보면 배고프지 않아요? 체력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궁금합니다.
@lovethemusical 
공연 세 시간 전에 밥을 먹고요. 인터미션에 바나나를 먹는답니다. 그리고 먹는 것부터 운동까지 무대에서 에너지를 쓸 수 있도록 모든 걸 지나치지 않도록 해요. 
“공연할 땐 아무것도 안 먹는 스타일이었는데 <위키드> 하면서 어마무시하게 몸이 안 좋아진 적이 있어서 인터미션 때 바나나를 먹으려고 해요. 극 중에서 쫓기는 상황이라 몸도 긴장했는지 소화가 잘 안 돼서 먹는 날도 있고 안 먹는 날도 있어요.”

@seoyeon9899  
인터미션엔 뭘 하시나요?
@lovethemusical 
달라지는 엘파바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분장하고 옷을 갈아입고 바나나를 먹으면 바로 2막이 시작돼요. 헥헥.
“2막 전 분장을 통해 엘파바가 그간 쫓기며 보낸 시간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세월이 얼마나 흘렀는지 표현해요. 한층 성숙한 여인으로. 그리고 분장을 하면서 2막에서 어떻게 할지에 대해 계속 생각해요. 정신적으로 집중해야 하고 인터미션도 공연의 연장선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jo21943 
<위키드> 하면서 많은 팬이 생겼을 텐데 기억에 남는 팬이나 선물이 있나요?
@lovethemusical 
식상한 멘트겠지만 모든 분들의 편지나 선물 다 기록하고 있어요. 감사해요. 선물 중에 어떤 분이 말린 식물을 코팅해서 거기에 편지를 적어주셨는데 제가 아날로그적이라 그런지 뭔가 뭉클했어요. 하지만 모든 분들께 감사해요.
“분장을 오랫동안 지워요. 어쩔 땐 1시간 40분 정도 걸리기도 하거든요. 늦은 시간인데 나가면 팬 분들이 계시는 거예요. 너무 죄송하더라고요. 일상생활도 바쁜데 밤엔 공연까지 보시고 또 기다려서 절 봐주시고 응원해주시니까 감사하죠.”

@Simboacat  
<위키드>가 끝나면 가장 하고 싶은 게 뭐예요?
@lovethemusical 
여행 가고 싶고 매일 커피도 마시고 싶어요. 하지만 (<위키드>가 끝난다는 건) 아쉬울 것 같네요.
“원래 잘 돌아다니는 편이 아니에요. 집에 있는 걸 좋아하고 가까운 데서 자연을 접하고 차 한 잔 마시고 책 읽고 그런 걸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위키드>는 오랫동안 하다 보니 여행 가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예전에 인터뷰에서 발리에 가고 싶다고 했는데 꼭 발리가 아니어도 물소리 듣고 피톤치드 향을 맡을 수 있는 곳이면 좋겠어요.”

감사한 순간들

@zoe_k93  
지금까지 맡았던 배역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역할은? 또 앞으로 <위키드> 공연이 끝나면 어떤 역할을 맡고 싶으신가요?
@lovethemusical 
엘파바가 가장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아요. 하고 싶은 역할은 엘파바와 정반대 성격의 역할? 글린다? 
@0305song  
고음을 깔끔히 올릴 때 속이 뻥 뚫리던데 원래부터 노래를 잘하는 편이었나요? 뮤지컬 배우를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lovethemusical 
부모님이 저에게 좋은 걸 물려주신 것 같아요. 재수할 때 뮤지컬 아카데미 광고를 보게 되었는데 그게 인연이 되어 지금까지 하고 있답니다. 신기해요.

@yyj27426  
존경하는 뮤지컬 배우나 좋아하는 뮤지컬 배우가 있다면요?
@lovethemusical 
김영주 선배님, 그리고 김경선 언니. 제가 팬이에요. 

@BoroBoro0912  
혹시 무대에서 실수도 하나요? 실수하면 어떻게 극복하나요?
@lovethemusical 
실수한 것 자체를 잊어요. 다 잊어~♬

@deepviolet92  
뮤지컬 배우로 살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인가요? 
@lovethemusical  
뮤지컬 배우라는 직업이 저에게 온 것 자체를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하면 할수록 더 겸손해지는 것 같아요. 혼자선 할 수 없는 일이거든요. 매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곁에 있는 사람들을 감사히 여기는 것?
“정말 좋은 기회들이 와서 제가 여기까지 왔잖아요. 인생을 살아본 결과 뭔가 악착같이 가지려고 하면 할수록 멀어지는 것 같고, 내려놓고 다가오는 것들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 일이 더 잘되고 좋은 것들이 오는 것 같아요. 그게 삶에서 당연한 것 같고요. ‘렛 잇 고’도 ‘해야지!’ 그랬던 것보다 오디션 연락이 와서 하게 됐거든요. 제가 본 영상은 완성 전이라 <겨울왕국>이 그렇게 큰 작품인지도 몰랐고요. 이디나 멘젤(오리지널 엘파바, 엘사 노래 더빙 배우)과 노래할 때 강하면서도 곧게 뽑아내는 게 닮아서 부르게 된 것 같아요. 그 덕분에 엘파바도 맡았고.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30호 2014년 7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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