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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SPOTLIGHT] <드라큘라> 조강현 [NO.130]

글 |나윤정 사진 |심주호 2014-07-16 6,130
낯설고도 반가운 순간들                                        

드라마 데뷔 후 <드라큘라>로 1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르는 조강현, 인터뷰를 끝내며,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조강현을 잘 설명할 수 있는 단어는 뭘까요? 몇 초간 고민하던 그는 이렇게 답했다. “조강현은 조강현이다.” 명확한 대답이었기에 그 이유를 묻지 않았다. 다른 것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는 그의 생각에 동의했다. 배우의 유일무이한 매력을 어떻게 한 단어로 정의하겠는가. 조강현다운 매력은, 이제 무대를 통해 설명이 아닌 느낌으로 우리에게 전해질 것이다. 



€단단함을 이룬 시간들            €€€€€€

잠시, 일 년 전으로 거슬러 가보려 한다. TV 채널을 돌리다 익숙한 얼굴에 브라운관 앞으로 가까이 다가갔던 기억이 난다. JTBC 주말연속극 <맏이>에서 상남의 서자로 등장하는 종복 역. 반항아처럼 보이지만, 알고 보면 깊은 심성을 가진 매력적인 캐릭터였는데, 그가 바로 조강현이었다. 순간, 그의 새로운 모습에 낯섦과 반가움이 교차하였다. 

지금의 조강현도 그런 느낌을 주었다. 이따금씩 상대가 예전과 사뭇 달라 보일 때가 있는데, 무대로 돌아온 그의 모습에 다시 낯섦과 반가움이 공존했다. 왠지 모를 낯섦은 겉모습의 변화 때문이었을까? 그는 한눈에 알아볼 만큼 살이 쏙 빠져 있었고, 눈빛도 한층 짙어 보였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비단 외향적인 면 때문에 느껴지는 변화는 아닌 것 같았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일 년의 시간. 그가 한 많은 경험들이 겹겹이 쌓여 그를 더욱 단단히 여물게 한 것이었다. 

우선, 첫 드라마 출연을 빼놓을 수 없었다. “무대에서는 제가 직접 결과물을 보지 못하잖아요. TV 드라마는 제 눈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희열을 느꼈어요. 내가 연기를 과하게 표현하지 않아도 보는 분들이 다 아시더라고요. 내면 깊이 들어가지 못하면, 바로 들통이 나는 거죠.” 물론 처음엔 새로운 매커니즘에 적응하는 것이 힘들었지만, 촬영은 금세 편하고 즐거워졌다. “6개월 정도 촬영을 했어요. 시골에서 서자로 태어나 가출을 하고 깡패가 됐지만, 순금을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며 성실히 살게 되고, 마침내 아버지와 화해해 유산을 물려받으며 눈물을 흘리는 종복의 일생. 시대극의 힘 같은데, 정말 내가 그 세월을 산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예전보다 조금 더 사람을 깊이 이해하게 됐어요.” 

그렇게 드라마를 마친 그는 훌쩍 유럽 여행을 떠났단다. 여행 또한 지금의 그를 이루는 중요한 키워드였다.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떠난 여행이었어요. 어디로 가고, 무엇을 먹고, 또 잠은 어디서 잘지, 모른 채 그냥 걸었어요. 그때 느꼈어요. 정말 형편없는 곳을 가더라도, 내 마음이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으면 그 어떤 여행보다 훌륭하다는 걸. 인생도 똑같더라고요.” 

그가 들려준 여행 이야기 중 인상적이었던 건, 피렌체 광장에서 통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렀다는 사실. 스페인에서 기타를 사서, 여행을 다니며 연주와 노래를 했고, 그 기타에 새로 사귄 친구들의 사인도 받았단다. 여행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멋진 순간인 만큼, 자연스레 그 광경을 상상해 보았다. 과연 그는 어떤 노래를 불렀을까? “영화 <인사이드 르윈>에 나오는 ‘Fare Three Well’ 그리고 김광석 노래를 불렀어요. 리드미컬해서 그런지, 특히 ‘나의 노래’를 무척 좋아하더라고요.” 한 달 내내 유럽에 머무르는 동안, 그가 만든 경험들이 지금의 조강현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준 것 같았다. 



€이 순간, 감사와 행복            €€€€€€

<드라큘라>로 다시 무대에 오르는 조강현. 먼저 그는 감사한 마음부터 표현했다. “드라마를 하면서, 뮤지컬에서 내가 잊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거든요. 제가 결코 잘난 존재가 아니란 것을 뼈저리게 깨달았거든요. 더 겸손해지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해요. 그동안 그리웠던 사람들에게 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고 설레요.” 

조강현이 이 작품에 출연하게 된 데에는 프랭크 와일드혼의 영향도 컸다. 평소 와일드혼의 음악을 좋아했던 그는 언젠가 그의 작품에 꼭 출연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그런 찰나에 출연 제의를 받아 더욱 감사했단다. “이번 작품 역시 기존 와일드혼의 스타일이 담겨 있지만, 훨씬 생각을 많이 해서 쓴 것 같은 인상을 받았어요. 좋은 넘버들이 많아요. 제가 맡은 조나단의 노래 중에선 ‘Before The Summer Ends’가 좋아요. 미나가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면 자신을 죽여 달라고 할 때, 조나단이 사랑을 위해 맹세하겠다고 약속하며 부르는 노래죠.” 

조나단은 여주인공 미나의 연인으로, 신사답고 감성적인 영국 변호사다. “조강현, 조나단. 일단 둘 다 이름이 조로 시작한다는 게 가장 비슷해요.” 이렇듯 그는 진지한 듯하다가도 특유의 위트를 터트리며 매력을 발산했다. “조나단과 어울리지 않는 날카로운 이미지들은 빨리 버려야 할 텐데. 눈이 찢어진 스타일이다 보니 쉽지가 않네요. 대극장이라 눈이 잘 안 보일 테니 (웃음) 이미지보다 제 마음가짐에 더 집중하려고요. 조나단으로서 미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느끼는 것이 더 중요할 테니까요.” 

그가 꼽은 조나단의 매력은 이러했다. “한 여자를 지고지순하게 사랑하는 것이에요. 제가 참 닮고 싶은 부분이기도 하죠. 어렸을 땐 잘 몰랐는데, 나이를 먹으니 이제 정말 한 여자를 지고지순하게 사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는 조나단의 사랑을 염려하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드라큘라의 사랑이 더 커 보일까봐 걱정이 돼요. 드라큘라는 세기를 뛰어넘는 사랑이잖아요. 반면 조나단은 한 세기 동안 사랑하고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결코 그 깊이가 다르다고 생각하진 않거든요.” 확신에 찬 그의 말은 조나단의 사랑에 더욱 힘을 실어주었다. 
조강현이 전해줄 조나단의 사랑. 그것이 기대되는 데는 또 다른 이유도 있었다. 뮤지컬과 TV 드라마뿐 아니라 영화에도 관심이 많다는 그에게 어떤 작품을 좋아하는지 물었다. “<파이란> 같은 작품을 좋아해요. 지독한 사랑 이야기들이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꼭 멜로를 해보고 싶어요.” 이런 그의 감성이 이번 작품에 잘 녹아들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조강현은 또 어떤 행보로 우리에게 낯섦과 반가움을 전해줄까? “계속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이야기가 있는 훌륭한 작품에 참여하고 싶어요. 그리고 여유가 된다면,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배움의 여행을 떠나보고 싶어요.” <드라큘라>를 마친 다음, 그는 뉴질랜드로 여행을 떠날 생각이란다. 여행을 통해 ‘지금 행복해야 함’을 깨달았다는 조강현은 실제로 이 순간들이 정말 행복하다고 말한다. “오늘은 제가 좋아하는 형들을 만나 눈을 바라보고 웃는 동안, 그 순간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것에 큰 행복을 느꼈어요. 오랜만에 <더뮤지컬>과 인터뷰를 하게 된 것도 참 행복하고요. 어제는 한강을 열심히 뛰다가 집에 와서 시원한 쉐이크 한 잔을 마셨는데 행복하더라고요. 순간순간이 다 행복해요.” 그의 내일을 기대하며,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앞으로 배우 조강현이 어떤 장르에서 무엇을 연기하든 그 낯설고 반가운 순간엔, 늘 행복이 묻어날 것이란 거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30호 2014년 7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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