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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SPECIAL⑤]서울예술단 최경화 팀장, 꾸준히 쌓아 올린 신뢰

글 |이솔희 사진 |서울예술단 2024-06-28 729

8년간의 개발 과정을 거쳐 브로드웨이 초연을 앞둔 <어쩌면 해피엔딩>과 웨스트엔드 관객을 만나고 있는 <마리 퀴리>, 해외 시장에서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는 <유앤잇>, 그리고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아시아권 국가 곳곳에서 공연 중인 각종 창작 뮤지컬까지! K-뮤지컬은 탄탄한 대본과 뛰어난 만듦새를 인정 받아 빠른 속도로 세계를 향해 뻗어나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더뮤지컬이 6, 7월 두 달에 걸쳐 한국 뮤지컬의 해외 시장 진출 현황과 글로벌 뮤지컬 시장의 흐름을 들여다봅니다. 먼저 한국 창작 뮤지컬을 해외 시장에 선보인 제작자, 창작자의 이야기를 들어본 뒤, 최승연 평론가가 세계 시장 속 한국 뮤지컬의 활약을 다시 한번 짚어봅니다. 

 


 

서울예술단은 2023년 <다윈 영의 악의 기원>과 지난 5월 <나빌레라>, 두 작품을 성공적으로 일본 시장에 진출시켰다.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쌓은 신뢰감을 바탕으로 서울예술단의 레퍼토리 작품들을 차근차근 아시아 시장에 선보이고 있는 최경화 서울예술단 공연기획팀장에게 <다윈 영의 악의 기원>과 <나빌레라> 일본 라이선스 공연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이 지난 2023년 일본에서 라이선스 초연을 올렸다. 서울예술단의 첫 해외 라이선스 공연이자 공공단체 최초의 IP 수출 사례였다. 계약이 어떻게 진행되었나.

2019년에 일본 다카라즈카 가극단 출신 배우 아란 케이의 자선 콘서트가 한국에서 열렸다. 그때 <다윈 영의 악의 기원> 배우들이 게스트로 참여했다. 당시 서울예술단이 일본과 교류할 때 도움을 받던 일본 측 코디네이터가 있었는데, 그 분이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을 콘서트 측에 추천을 한 것이다. 콘서트를 관람한 일본 관계자가 토호 주식회사(이하 토호) 측에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을 추천했다. 이후 토호의 PD가 직접 한국으로 와서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을 관람했고, 라이선스 계약을 추진했다.

 

해외 비즈니스는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여러 사전 조사를 거쳐 협업할 단체를 결정하고 작업을 진행한 후, 그 작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신뢰가 쌓이는 것이다. 그런데 서울예술단은 국공립단체라는 점만으로도 그런 신뢰를 쌓는 데에 시간과 노력이 비교적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게 신뢰를 바탕으로 맺어진 해외 비즈니스 네트워크는 계속해서 연결된다. <다윈 영의 악의 기원> 라이선스 계약을 기점으로 토호 측에서 서울예술단의 작품에 지속해서 관심을 가졌고, 그 결과 <나빌레라>의 라이선스 계약으로 이어졌다.

 

 

<나빌레라>는 지난 5월 도쿄 히비야 시어터 크리에에서 초연됐다. 현지화 과정은 어땠나.

<나빌레라> 한국 공연은 초연과 재연의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초연은 연극적인 느낌이 강하다면 재연은 쇼적인 느낌이 강하다. 일본 공연은 한국 초연 버전을 베이스로 해서, 드라마적인 부분을 조금 더 강화했다. 연극 쪽에서 주로 활동하는 쿠와바라 유우코가 연출을 맡아 작품을 더욱 드라마적으로 풀어냈다.

 

<다윈 영의 악의 기원>과 <나빌레라>에 대한 일본 관객의 반응은 어땠나.

객석 반응이 좋았다. 곳곳에 우는 관객도 있고. 충분히 감정적인 교류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일본 관객들이 기본적으로 선호하는 이야기가 있지 않나. 사랑 이야기나 가족 이야기 같은 것들. 공연은 그런 기본적인 정서를 얼마나 잘 건드리는가가 중요한데, 두 작품 다 잘 건드렸다고 본다. 사실 <다윈 영의 악의 기원>과 <나빌레라> 모두 원작이 지닌 힘이 굉장히 큰 작품이다. 서울예술단은 원작을 바탕으로 공연을 만들 때 원작의 많은 부분을 각색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 덕분에 원작이 지닌 매력까지 관객에게 잘 전달되었다고 생각한다.

 

두 작품 모두 스몰 라이선스 계약을 진행, 현지 창작진과 함께 현지화를 거쳤다. 논 레플리카(대본, 음악을 바탕으로 연출을 현지화하는 제작 방식) 방식을 추구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서울예술단은 공공예술단체로서 ‘문화 교류’의 측면에서 해야 하는 역할이 있다. 공연을 선보이는 것만큼이나 제작 과정을 통해 두 공연 시장이 교류하는 것을 중요시하는 것이다. 라이선스 제작 과정에서 해외 창작진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현지화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것 역시 그 일환이다. 또, 아무리 같은 아시아 문화권이라고 할지라도 고유의 문화적인 차이는 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해외 시장에 진출할 때 적절한 현지화 작업은 필요하다. 작품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주제나 메시지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는 현지의 해석을 더하는 것을 제한하지 않는다.

 

다만, 현지화 과정에서 창작진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서울예술단이 공공예술단체임에도 불구하고 해외 시장과 라이선스 비즈니스를 하는 이유는 창작진의 에이전트 역할을 하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 국내에는 창작진의 입장을 대변하는 에이전트가 아직 활성화 되지 않았기 때문에, 서울예술단이 공공단체라는 점에서 오는 신뢰감을 바탕으로 라이선스 계약 과정에서 창작진의 권리 보호를 돕는다.

 

 

 

2020년에는 대만 가오슝 국립극장의 개관 프로그램으로 <신과 함께> ‘저승편’과 ‘이승편’을 초청 받았으나 코로나19로 인해 공연이 취소된 바 있다. 그 후 3년 만인 지난 2023년, 대만과의 교류를 재개해 <신과 함께> ‘저승편’과 <나빌레라> 공연 실황 상영회를 개최한 것이 눈에 띈다.

2022년 말, 국제 교류가 어느 정도 정상화된 후 즉시 대만에 방문해 여러 국립극장 측 관계자들과 만남을 가졌다. <신과 함께>의 대만 초청 공연이 취소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 있었기 떄문이다. <신과 함께> 투어 공연을 추진하는 것이 목표였으나 대만 공연계를 조사하며 업계 분위기가 조금 달라진 것을 느꼈다. 원래 투어 공연은 무대 세트를 간소화해서 진행하는 편이지만, ESG, 지속 가능한 예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코로나19로 인해 공연 예산이 줄어들면서 규모가 큰 투어 공연에 대한 선호도가 더 낮아진 것이다. 그런데 <신과 함께>는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규모에 맞춰 제작한 세트밖에 없었기 때문에 투어 공연을 추진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공연 실황 상영회와 국제 교류 쇼케이스를 개최한 것이다. 대만 udnFun Life의 주관으로 타이페이, 타이중 등 4개 지역 극장에서 <신과 함께>와 <나빌레라> 상영회를 진행했고, 뮤지컬 창작 마스터 클래스 및 한국 뮤지컬 시장에 관한 특강, <신과 함께>와 <나빌레라>를 소개하는 쇼케이스 공연을 열었다.

 

추후 서울예술단의 해외 진출 계획이 궁금하다.

2022년에 서울예술단의 국제 교류 관련 중장기 플랜을 짰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과 교류를 조금씩 진행 중이다. 서울예술단은 ‘한국적인 소재’로 공연을 만드는 단체고, 지금은 한국의 문화를 널리 알릴 수 있는 적기이기 때문이다. 그간 꾸준히 해외 시장과 교류했지만, 최근 들어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훨씬 더 커졌다는 것을 확실하게 체감한다. 그러니 당연히 우리가 제작한 작품으로 해외 시장과 소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서울예술단이 ‘전통예술’만을 다루는 단체는 아니기 때문에, ‘한국적인 소재’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 것인가 고민이 있다. 또, 해외에서 관심 있어 하는 한국의 문화와 국내에서 생각하는 우리 문화에는 차이가 있지 않나. 그 사이의 균형감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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