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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하면 할수록 두려운 연극,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극 <햄릿> 프레스콜

글 |이솔희 사진 |신시컴퍼니 2024-06-14 981

 

연극 <햄릿>이 완전히 새로워진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이번 시즌에도 역시나 완벽한 신구 조화를 보여주는 <햄릿>은 그간 잊고 있던 ‘연극의 참맛’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 신시컴퍼니가 선보이는 <햄릿>은 올해로 세 번째다. 2016년에는 햄릿 역 유인촌을 포함해 연기 인생 도합 422년 내공의 배우 9명이 무대에 섰고, 2022년에는 햄릿 역 강필석, 오필리어 역 박지연을 비롯한 젊은 배우들이 가세해 16명의 배우가 세대를 뛰어넘어 강렬한 열연을 선보였다. 이번 시즌에는 한국 연극계의 전설적인 원로와 중추를 이루는 중년 배우, 강필석, 이승주, 루나 등 젊은 배우들까지 총 24명의 배우가 한데 모여 새로운 매력의 <햄릿>을 선보인다.

 

지난 13일 열린 프레스콜에서 신시컴퍼니의 박명성 프로듀서는 “세 번의 시즌 모두 새로운 형식의 <햄릿>으로 만들어 냈다는 것에 대해서 창작진 선생님들께 경의를 표한다”고 새로운 시즌을 맞는 소감을 전했다. <햄릿>은 지난 9일을 시작으로 약 3개월간의 여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햄릿>뿐만 아니라 <벚꽃동산> <맥베스> 등 고전 연극이 비슷한 시기에 대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박명성 프로듀서는 “연극계에 생기가 돌고 있다. 이렇게 대극장 연극이 서로 경쟁하면, 점점 더 수준 높은 작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손진책 선생님이 ‘대극장 연극이 활성화되어야 중장년층 관객의 저변 확대가 가능하다’고 말씀하셨는데, 저도 그 생각에 동의한다. 사실 대극장에서 연극을 한 달 이상 공연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제작사 입장에서도 위험한 도전이다. 하지만 대극장 연극 장기 공연이 가능한 공연 환경을 만들어 가기 위해서 신시컴퍼니는 계속해서 대극장 연극 제작에 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진책 연출가는 “2016년에는 아홉 명의 배우를 오마주하는 형식으로 연출했고, 2022년에는 죽음을 바라보는 관점을 작품에 담았다. 이번 시즌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허무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래서 최대한 단순하게 표현하고 싶었다. 삶과 죽음의 본질이 무엇인지, 그 본질만 가지고 승부하고 싶었다”고 이번 시즌 연출 포인트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어 “연극은 하면 할수록 두렵다. 최고의 완성도를 향해 끝없이 달려가지만, 다가갈수록 멀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성도를 향해 계속해서 달려가는 것이 연극의 세계”라고 연극인으로서의 생각을 전했다.

 

이번 시즌 <햄릿>은 미니멀한 무대가 시선을 끈다. 무대 디자인을 맡은 이태섭 디자이너는 “이번 작품을 준비하며 무대 디자인을 10개 정도 생각했는데, 최종적으로 선택한 것은 ‘빈 공간’이었다. 유리 건물과 전광판 등 동시대적인 소재를 가지고 미니멀하게 구성했다. 극장의 구조물이 노출되어 있는 형태인데, 이는 우리가 지금 연극을 하고 있고, 우리의 삶도 연극에 불과하다는 의미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영두 안무가는 “삶과 죽음의 경계가 허물어진 작품으로 구상하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제사를 떠올렸다. 보통 산 자가 죽은 자를 위로하는 것이 제사라고 생각하지만, 제사를 드린 후 죽은 자들이 살아있는 자를 위로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한 적 있다. 그런 기억이 <햄릿>의 움직임을 만드는 데에 영감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창작진의 고뇌 끝에 만들어진 작품인 만큼, 배우들 역시 묵직한 책임감을 가지고 무대에 선다. 배우 박정자는 “무대에 서는 것은 늘 떨린다. 연극은 라이브다. 그래서 매번 새롭다. 같은 무대일지라도 늘 최선을 다하는 것이 연극인의 숙명이다. 저희는 늘 살아있다”고 말했다. 배우 손숙은 “지난 시즌에 출연했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이번 시즌에는 함께하지 못한 배우들이 있다. 그런 배우들을 떠올리며 ‘내가 다음 시즌에 참여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 시즌 무대에 설 때 많이 긴장된다”고 작품의 소중함에 대해 이야기했다. 강필석은 “지난 시즌과 무대도, 연출도 달라져서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시즌 첫 공연이 시작되는 순간, 타임머신을 타고 지난 시즌 공연을 하던 때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면서 저도 모르게 울컥했다. ‘다시 이 공연이 시작됐구나’ 싶어서 말이다. 선생님들과 이 작품을 다시 할 수 있게 됐다는 사실이 꿈만 같다”고 다시 한번 <햄릿> 무대에 서는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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