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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독립운동하는 마음으로" 15주년 맞은 뮤지컬 <영웅> 프레스콜

글 |이솔희 사진 |에이콤 2024-06-07 1,057

 

 

 

뮤지컬 <영웅>은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그린 작품이다.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009년 초연됐으며, 올해로 15주년을 맞았다. 아홉 번째 시즌이 공연된 지난 2023년에는 뮤지컬 <명성황후>에 이어 국내 대극장 창작 뮤지컬 사상 두 번째로 누적 관객수 100만 명을 돌파했다.

 

15주년 기념 공연을 맞아 지난 시즌에 출연했던 정성화, 양준모, 민우혁이 다시 한번 안중근을 연기한다. 이토 히로부미 역에는 김도형, 서영주, 이정열, 최민철이, 명성황후의 마지막 궁녀이자 뜨거운 조국애를 가진 인물 설희 역에는 유리아, 정재은, EXID 솔지가 캐스팅됐다.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 역으로는 박정자, 임선애가 출연한다. 이외 김진수, 조휘, 김도현, 왕시명 등이 15주년을 장식한다.

 

 

지난 4일 진행된 프레스콜에서 한아름 작가는 처음 <영웅> 대본 작업을 하던 시절을 떠올리며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을 어떻게 특수한 상황으로 만들어서 무대로 올릴 것인가 가장 많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먼저 안중근 의사 의거의 시작점에 명성황후 시해에 대한 분노가 있다고 생각했고, 그와 연관된 이야기가 필요했다. 그래서 (가상 인물인) 명성황후의 마지막 궁녀 설희가 독립운동의 길을 떠나는 것을 떠올렸다. 설희를 통해 여성 독립운동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안중근 선생님 곁에 우덕순, 조도선, 유동하, 최재형 등의 인물이 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뭉클하면서 가슴이 아팠다. <영웅>을 비롯해 역사극을 작업할 때 주인공 옆에 있었던 사람들을 기억하고 싶어서 늘 주변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쓰곤 한다”며 “이 작품이 선한 영향력을 끼치기를 기원한다. 관객분들도 공연을 보며 역사 속에서 이름 없이 사라져 간 독립운동가분들을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시즌은 총 62명의 배우, 22명의 오케스트라 단원이 함께하는 대규모 프로덕션이다. 윤홍선 프로듀서는 “이번 시즌이 역대급 규모”라며 “배우, 스태프들과 함께 역사적 깊이와 감정의 폭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했다. 한층 더 깊이감 있는 <영웅>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배우, 스태프, 오케스트라 모두 독립운동하는 마음으로 여기까지 왔다. 우리의 역사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신다고 생각한다. 세계 어디에 내놔도 뒤처지지 않는 완성도를 지닌 작품이다. 관객분들이 오래오래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총 10번의 시즌 중 여덟 시즌에서 안중근 역으로 활약한 정성화는 15년 전 처음으로 <영웅> 무대에 섰던 때를 회상하며 “’누가 죄인인가’ 넘버가 끝난 뒤 관객분들의 함성을 잊을 수가 없다. 머릿속이 멍해졌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15년간 매 시즌을 항상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준비했다. 어떻게 해야 노래가 더 웅장하게 들릴까, 어떻게 해야 감정을 더 세밀하게 담아낼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이야기했다.

 

2010년, 안중근 의사가 서거한 나이와 같은 서른 살에 처음으로 안중근 역할을 맡았던 양준모는 “대본을 분석하면서 (감정적으로)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부분이 많았다. 내가 100년 전에 태어났으면 이렇게 행동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많이 했다”며 “제가 초연 공연을 보면서 느꼈던 감동을 관객분들에게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안중근 의사가 영웅이 되기까지 겪었던 수많은 고통과 아픔 등 인간적인 모습을 잘 표현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민우혁은 지난 시즌에 이어 두 번째 출연이다. 그는 “정성화, 양준모 선배님의 공연을 극장에서 봤다. 내가 이 무대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이런 역할을 맡은 배우의 마음은 얼마나 무거울까 생각하면서 공연을 봤던 기억이 난다. 그런 작품을 제가 할 수 있게 되어 영광이다. 선배님들이 만들어 온 작품에 누가 되지 말자는 생각으로, 안중근이라는 인물을 최선을 다해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 장면 안중근 선생님이 느꼈을 마음을 헤아리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일본인 교도관 치바 역에 일본 배우이자 영화 <영웅>에서도 같은 역을 맡았던 노지마 나오토가 캐스팅된 점이 눈에 띈다. 노지마 나오토는 “안중근 의사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하고 오디션을 봤다”며 “매일 기도하는 마음으로 공연하고 있다”고 참여 소감을 전했다.

 

조마리아 역의 박정자는 “15년 동안 <영웅>을, 조마리아를 기다렸다”며 “조마리아라는 어머니가 있었기에 안중근이라는 아들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극 <나는 너다>에서도 조마리아를 연기한 바 있는 그는 “세상의 어머니는 모두 같다. 얼마나 철이 들어야 어머니라는 존재에 대해 알 수 있을까 싶다. <나는 너다> 공연을 준비하며 하얼빈과 여순 감옥을 방문해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있다”고 전했다.

 

뮤지컬 <영웅>은 오는 8월 1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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