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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PECIAL] 언어의 장벽을 허무는 뮤지컬 마니아④ - 테프의 차뮤 [No.225]

글 |이솔희 사진 | 2023-07-06 860

온라인으로 최신 해외 뮤지컬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

하지만 막상 정보를 찾다 보면 만만치 않은 언어의 장벽을 느끼고 좌절하기 십상이다. 이에 답답함을 느끼고 언어의 장벽 허물기에 나선 뮤지컬 마니아들이 있다.

해외 공연을 국내에 소개하거나 국내 공연을 해외에 소개하며, 자신이 사랑하는 뮤지컬을 직접 세계에 알리고 있는 SNS 계정을 소개한다.

 

 

 

*Twitter : @fanyi_teph

 

 

하루가 멀다 하고 창작뮤지컬의 중국 진출 소식이 들려오는 요즘. 중국에서 공연되는 나의 ‘애정작’ 소식을 찾아 온라인 세계를 헤매다가 높은 언어의 장벽에 부딪힌 기억이 있는 이들이라면 트위터 계정 ‘테프의 차뮤’를 방문해 보자. 마치 중국 뮤지컬의 전령사처럼 중국에서 공연되는 창작뮤지컬 소식을 발 빠르게 당신 앞에 가져다줄 테니 말이다.

 

 

‘테프의 차뮤’를 소개해 주세요. 

테프는 제 닉네임이고, 차뮤는 ‘차이나 뮤지컬’, 즉 중국 뮤지컬의 줄임 말이에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 뮤지컬 소식을 올리는 계정인데, 주로 중국에서 라이선스 버전으로 공연하는 한국 창작뮤지컬의 소식을 전합니다.

 

뮤지컬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학창 시절 좋아했던 아이돌 가수가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늑대의 유혹>에 출연한다는 소식을 듣고 뮤지컬을 보러 갔어요. 그 이후로 뮤지컬에 관심이 생겨 대학로에도 발을 들이게 되었고요. 그때의 관심이 쭉 이어져서 지금까지 뮤지컬을 좋아하고 있습니다. 중국 뮤지컬에 관심을 갖게 된 건 2018년부터예요. 대학교에서 중국어 통번역을 전공해서 베이징에서 한 학기 동안 어학 연수를 할 때였는데, 어느 날 기숙사 편의점에서 <빨래>의 ‘참 예뻐요’ 중국어 버전이 흘러나오는 거예요! 깜짝 놀라서 찾아봤더니, 한국의 <팬텀싱어>와 비슷한 노래 경연 프로그램인 <성입인심>이 방송 중이더라고요. 매주 방송을 챙겨 보고, 방송에 출연한 뮤지컬배우들의 소식을 찾아보다가 자연스럽게 중국 뮤지컬에 관심이 생겼어요. 

 

‘테프의 차뮤’ 계정을 운영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개인 트위터 계정에 중국 뮤지컬 소식을 올렸던 게 계기가 되었어요. 2020년 <미아 파밀리아>가 코로나19 때문에 갑작스럽게 막을 내렸는데, 그 시기에 중국에서 오픈런 공연을 시작했거든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작품이어서 조기 종연의 아쉬움을 달랠 겸 중국 공연 쇼케이스 영상, 공연 사진 등을 올렸어요. 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많은 분에게 호응을 얻었어요. 그 후로 종종 중국에서 공연 중인 창작뮤지컬의 소식을 올리다가 문득 중국 뮤지컬 관련 소식만 올라오는 계정을 만들면 저도, 보시는 분들도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트위터 계정을 만들었어요. 처음에는 ‘중국 뮤지컬 소식 번역 계정’이라는 직관적인 이름으로 시작했는데, 본격적으로 운영하고 싶어서 ‘테프의 차뮤’라는 이름을 붙이고, 인스타그램, 블로그로 활동 영역을 확장했습니다. 

 

계정을 통해 소개할 공연 정보는 어떻게 선정하나요?

제가 올리는 게시물은 크게 공연 개막 소식, 콘셉트 사진이나 포스터 같은 공연 홍보 자료, 공연 리뷰, 그리고 기획 시리즈인 ‘오늘의 중국어 한 소절’로 나눌 수 있어요. 공연 개막이나 프로필 사진 공개 소식 등 작품과 관련된 기본적인 정보는 대부분 소개하려 해요. 공연 리뷰는 관객이 쓴 것이 아닌 공식적인 매체를 통해 올라오는 글을 중심으로 소개하고요. 번역에 걸리는 시간은 천차만별이지만, 트위터에 간단하게 올라가는 공연 소식은 아무리 길어도 한 시간 내외면 번역이 마무리됩니다. 반면 최근에 올린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리뷰 기사는 생각보다 내용이 길어서 애를 먹었답니다. 하루에 5시간씩, 이틀에 걸쳐 번역했어요. 


한국 창작뮤지컬 넘버의 중국 공연 버전 가사를 소개하며 중국어 어휘를 알려주는 콘텐츠인 ‘오늘의 중국어 한 소절’ 시리즈가 눈에 띕니다. 어떻게 기획하게 되었나요? 

중국어를 공부할 때 뮤지컬 넘버 가사를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오늘의 중국어 한 소절’ 시리즈를 기획했어요. 언어는 본인이 좋아하는 주제로 공부해야 재미도 있고, 실력도 빠르게 느니까요. 다만 콘텐츠는 가볍게 즐기시길 바라는 마음에 전체 가사가 아닌 한두 소절만 번역합니다. 한국어 가사와 중국 공연 가사, 그리고 중국 공연 가사를 제가 한국어로 번역한 가사 총 세 버전으로 소개하는데요, 중국 공연을 위해 한국어 가사를 중국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표현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그 변화를 보여드리고 싶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중국어 가사를 다시 한국어로 번역할 때 의역은 하지 않아요. 중국어 원문에 충실하되, 문장이 매끄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다듬으려고 노력해요.

 

계정을 운영할 때 꼭 지키고자 하는 원칙이 있나요? 

웬만하면 제가 한 번이라도 본 적 있는 공연의 소식을 올리려고 해요. 공연에 관한 기본 지식이 있어야 더욱 매끄럽게 번역할 수 있거든요. 예를 들어 중국 라이선스 공연 SNS에 공연 사진과 대사가 함께 올라왔는데 제가 본 적 없는 공연이면 그 대사가 어떤 맥락에서 등장하는 건지 모르잖아요. 그러면 번역할 때도 어투를 정하기 어렵더라고요. 짧은 대사라도 최대한 공연의 매력을 잘 담아내고 싶어서 세세한 부분도 신경 쓰는 편이에요. 

 

중국 뮤지컬 정보는 보통 어디서 얻나요?  

정보를 가장 쉽고 빠르게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중국 SNS인 웨이보weibo를 이용하는 거예요. 국내 제작사가 주로 트위터에 공연 홍보 자료를 올리듯이, 중국에서도 공연별로 웨이보 계정을 운영하고 있거든요. 중국어를 잘 몰라도 웨이보에 올라오는 공연의 시놉시스나 티켓 오픈 소식처럼 간단한 정보는 번역기를 이용하면 쉽게 파악할 수 있어요. 중국의 모바일 메신저 위챗WeChat에서 운영 중인 제작사 공식 채널을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요. 최근에는 중국인 친구가 중국의 리뷰 사이트인 더우반douban에 있는 뮤지컬 팬 커뮤니티를 소개해 줬는데, 커뮤니티에서는 낯선 인터넷 용어를 많이 사용하다 보니 저도 공부하는 마음으로 보고 있답니다. 

 

최근 주목할 만한 중국 뮤지컬계의 이슈가 있을까요?

중국에서는 <킹스 테이블>의 한국 수출 소식이 큰 화제를 모으고 있어요. 중국 창작뮤지컬이 해외에 수출된 첫 번째 사례거든요. 중국 공연 제작사 어메이징 뮤지컬의 작품으로, 국내에서는 공연 제작사 네버엔딩플레이가 제작을 맡았어요. <미아 파밀리아>와 <미오 프라텔로>는 중국에서 각각 <아폴로니아>와 <산타루치아>라는 이름으로 공연되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고요. 당분간 중국에서 한국 창작뮤지컬의 인기가 계속될 거라고 생각해요. 중국 뮤지컬 시장은 중소극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서, 만듦새가 훌륭하면서도 다양한 소재를 다루는 한국 창작뮤지컬에 관심이 많거든요. 덧붙여서, 저는 중국 뮤지컬 소식을 찾아보면서 장저라는 배우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중국 뮤지컬계에서 큰 팬덤을 가진 배우 중 한 명으로, <아폴로니아>의 리차드, <천사에 관하여: 타락천사 편>의 자코모/발렌티노, <더 데빌>의 존 파우스트, <브라더스 까라마조프>의 스메르쟈코프까지 한국 창작뮤지컬의 중국 라이선스 공연에 많이 참여했어요. 추후 ‘테프의 차뮤’에서 이 배우에 대해 소개하고 싶어요.

 

계정을 운영하며 느끼는 보람과 고충이 있다면요? 

<천사에 관하여: 타락천사 편>이 중국에서 공연된다는 소식을 트위터에 올린 적이 있어요. 그 후에 중국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져서 공연 개막이 연기됐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그 소식은 따로 전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어떤 분이 제가 올린 글을 보고 공연이 잘 개막했는지 궁금해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공연이 연기됐다는 소식을 부랴부랴 전해드렸던 적이 있어요. 제가 전해드리는 소식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이 있다는 사실에 한 번, 그리고 그 소식을 잊지 않고 기억하고 계셨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라면서도 행복했어요. 반면, 제가 번역한 콘텐츠가 출처 없이 온라인을 떠돌아다니고 있는 걸 발견할 때는 조금 속상해요.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긴 하지만 번역 작업에 생각보다 시간과 정성이 많이 들어가거든요. 좋아하는 작품의 새로운 소식을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출처는 꼭 남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의 목표와 계획은 무엇인가요? 

중국에서 공연되는 창작뮤지컬은 많지만 제가 계정 운영에 들일 수 있는 시간이 한정적이다 보니 꾸준히 게시물을 업로드하지 못하는 게 아쉬웠어요. 그래서 앞으로는 규칙적으로 콘텐츠를 업로드하는 게 제 목표예요. 중국에서 사용하는 뮤지컬 용어를 소개하는 등 다채로운 주제의 콘텐츠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답니다. 중국 뮤지컬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이 계속 존재하는 한 저도 계속해서 ‘테프의 차뮤’ 계정을 통해 소식을 전해드리고 싶어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25호 2023년 6월호 게재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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