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지피티로 뮤지컬 넘버 만들기
2016년 인공지능이 창작한 뮤지컬 <울타리 너머Beyond the Fence>가 영국 웨스트엔드 무대에 올랐다. 비록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인공지능이 쓴 뮤지컬에 눈물을 흘리는 관객이 있다는 소식은 큰 화제를 모았고, 뮤지컬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BBC 다큐멘터리로 제작되기도 했다. <울타리 너머>는 인공지능이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인공지능의 창작물을 인간이 오랜 시간 선별하여 조합한 뮤지컬이었다. 하지만 과거의 인공지능보다 훨씬 똑똑하고 능력 있는 인공지능 챗지피티ChatGPT라면 어떨까. 챗지피티로 뮤지컬 넘버 만들기에 도전해 봤다.
(* AI가 작성한 텍스트는 최소한의 오탈자 수정만 거쳐 실었다.)
지난해 말 프로그래머인 동생의 추천으로 챗지피티를 알게 됐다. 질문을 던지면 알아서 대답을 척척 해주는 게 신기해 뮤지컬 가사를 쓸 때 자료 조사용으로 활용해 봤다. 당시 나는 회사 대표가 자기 비서로 입사한 신입 사원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하는 내용의 노래를 쓰고 있었는데, 인터넷에 회사 생활에 대해 검색하는 대신, 챗지피티에게 인물과 상황을 설명하고 영어로 가사를 써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잠시 후 회사에 다녀본 사람이 해줄 법한 꽤 그럴싸한 가사를 생산해 냈다. 영어의 어절 수나 라임을 통일하는 등 음악적 형식도 갖추었다. 가사에 쓸만한 말을 잘 찾아주는 부지런한 비서를 둔 기분이었다. 챗지피티가 보여준 결과물에 만족한 나는 자료 조사가 필요할 때 종종 챗지피티를 사용 중이다.
현재 챗지피티를 이용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개발사인 오픈에이아이OpenAI가 제공하는 챗지피티 3.5를 이용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챗지피티 기능을 탑재한 검색 서비스 빙Bing의 채팅 기능(이하 빙챗)을 이용하는 것이다. 빙챗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인터넷 브라우저 엣지에서만 쓸 수 있다. 챗지피티 3.5는 이미 학습된 데이터를 활용하기 때문에 반응 속도가 빠르고 한국어 구사 능력도 좋다. 하지만 최신 데이터가 학습되지 않아 엉뚱한 대답을 하기도 하고, 사실이 아닌 것도 사실처럼 꾸며내는 ‘환각Hallucination’ 현상을 보인다는 것이 단점이다. 반면 빙챗은 자체 검색 엔진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검색한 후 대답한다. 질문에 답을 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한국어 답변은 번역 투로 매끄럽지 않을 때도 있다. 가끔 챗지피티처럼 부정확한 대답을 하지만, 실시간으로 정보를 검색하고 답변의 출처를 링크로 제공해 대체로 챗지피티보다 정확한 답을 내놓는다. 무엇보다 내가 선택한 웹 페이지를 바탕으로 답을 찾아준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더뮤지컬』에서 챗지피티로 뮤지컬 넘버를 만드는 과정을 글로 써달라는 요청을 받고, 클라라 슈만의 이야기를 뮤지컬로 만들어보기로 했다. 역사적인 인물인 만큼 챗지피티보다는 사실 왜곡이 적은 빙챗을 사용했다. 하지만 무작정 클라라 슈만에 대한 가사나 시나리오를 쓰라고 하면 원하는 답을 얻을 수가 없었다. 어떤 때는 멋대로 영어 가사를 써줬고, 또 어떤 때는 역사적 인물의 이야기는 자기가 함부로 각색할 수 없다며 갑자기 대화를 종료했다. 빙챗으로 여러 차례 대화해 본 결과 질문이 정교할수록 원하는 결과에 가까운 답을 얻을 수 있었다. 실제 뮤지컬을 만들듯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며 최종적으로 뮤지컬 넘버를 완성해 봤다.
클라라 슈만은 어떤 사람이야?
클라라 슈만은 19세기 독일의 피아니스트, 작곡가, 피아노 교사였어요. 낭만주의 시대의 가장 뛰어난 피아니스트 중 한 명으로 평가받았고, 61년간의 연주 활동을 통해 피아노 독주회의 형식과 레퍼토리를 바꿨어요. 그녀는 피아노 솔로 작품, 피아노 협주곡(그녀의 작품 7번), 실내악, 합창곡, 노래 등을 작곡했어요.
그녀는 라이프치히에서 태어났고, 부모님 모두 피아니스트이자 피아노 교사였어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에게 피아노를 배웠고, 11살 때부터 유럽 각지에서 연주회를 열었어요. 그녀는 작곡가 로버트 슈만과 결혼했고, 여덟 명의 자녀를 두었어요. 부부는 요한네스 브람스를 격려하고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어요. 그녀는 남편과 브람스의 많은 작품들을 공연에서 최초로 연주했어요. 남편이 일찍 죽은 후에도 그녀는 수십 년간 유럽에서 연주회를 계속 열었고, 바이올리니스트 요제프 요아힘과 다른 실내악 연주자들과 자주 공연했어요. 1878년부터는 프랑크푸르트의 호흐 음악원에서 영향력 있는 피아노 교육자로 활동하면서 국제적인 학생들을 양성했어요. 그녀는 남편의 작품들을 출판하는 일에도 참여했어요.
슈만은 프랑크푸르트에서 죽었지만, 남편 옆에 본에서 장례식을 치렀어요.
그녀의 삶은 여러 영화에도 다뤄졌고, 가장 오래된 슈만 영화는 1944년에 개봉한 ‘Träumerei’였어요. 2008년에는 헬마 산더스- 브람스 감독이 ‘Geliebte Clara’라는 영화를 만들었어요. 1835년 안드레아스 스타우브가 만든 그녀의 석판화 이미지는 1989년부터 2002년까지 독일 마르크 화폐에 인쇄되었어요. 20세기 후반부터 그녀의 작곡물에 대한 관심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고, 그녀의 2019년 생일 200주년을 기념하여 새로운 책과 전시회가 열렸어요.
자세한 정보: 1. en.wikipedia.org 2. britannica.com 3. es.wikipedia.org 4. pt.wikipedia.org 5. euston96.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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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 슈만의 정보가 잘 정리되어 있는 위키피디아 영문 페이지를 바탕으로 빙챗과 대화를 시작했다. 먼저 클라라 슈만은 어떤 사람인지 물었다. 빙챗은 곧바로 여러 온라인 백과사전의 내용을 검색해 클라라 슈만의 삶을 요약해 줬다. 빙챗은 답변 출처를 링크로 제공하는데, 자세히 보면 영문 외에 다양한 언어의 페이지를 검색하고 대답한 것을 볼 수 있다. 게다가 묻지도 않았는데 클라라 슈만을 소재로 만든 작품을 찾아주는 센스도 있었다.
클라라 슈만을 주인공으로 하고, 슈만과 브람스와의 삼각관계를 소재로 영화 <트리오>의 이야기를 만들어줘
1853년, 젊고 재능 있는 작곡가 요한네스 브람스는 로버트 슈만과 클라라 슈만이 사는 뒤셀도르프에 도착한다. 슈만 부부는 브람스의 음악에 깊은 감명을 받고 그를 자신들의 집에 초대한다. 브람스는 슈만 부부의 친구이자 멘토가 되고, 특히 클라라와는 음악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깊은 유대감을 형성한다. 하지만 그해 2월, 로버트 슈만은 정신병을 앓다가 자살을 시도하고 요양원에 입원한다. 클라라는 남편을 만나지 못하고 일곱 명의 자녀를 둔 채로 연주 활동을 계속해야 한다. 브람스는 클라라와 자녀들을 돕기 위해 뒤셀도르프에 남는다. 그는 클라라에게 남편과의 편지를 전달하고, 그녀와 함께 음악을 연주하고 작곡한다. 두 사람은 점점 서로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지만, 그들의 관계는 금기와 죄책감으로 가득하다.
1854년 7월, 로버트 슈만은 요양원에서 사망한다. 클라라는 슬픔과 고통에 잠긴다. 브람스는 그녀를 위로하고 함께 스위스로 여행을 간다. 그러나 그들은 결국 서로의 마음을 표현하지 못하고 헤어진다. 브람스는 비엔나로 가서 음악가로서 성공을 거두고, 클라라는 프랑크푸르트에서 피아노 교사로 활동한다. 그들은 서로에게 편지를 주고받으며 친구로 남지만, 결코 잊을 수 없는 사랑이 계속된다. 1896년 5월, 클라라 슈만은 뇌졸중으로 인해 죽는다. 브람스는 그녀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프랑크푸르트로 간다. 그는 그녀의 옆에 앉아서 오랜 시간 동안 울며, 마지막으로 그녀의 손을 잡고 작별 인사를 한다. 브람스는 한 달 후에 암으로 세상을 떠난다.
자세한 정보: 1. houstonsymphony.org 2. theguard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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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에는 클라라 슈만을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 <트리오>의 이야기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다. 뮤지컬이 아니라 영화 이야기를 만들어달라고 한 이유는 뮤지컬보다 방대한 영화 데이터를 활용해 완성도 높은 이야기를 만들어줄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나는 빙챗에게 구체적으로 클라라, 슈만, 브람스의 삼각관계를 소재로 이야기를 써달라고 했다. 빙챗은 내 질문의 핵심이 ‘삼각관계’라는 것을 이해하고 브람스가 슈만 부부를 방문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개인적으로는 전반부를 슈만의 죽음으로 끝내고, 후반부는 클라라와 브람스의 여행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싶었다. 하지만 빙챗은 후반부에서 슈만의 죽음부터 클라라의 죽음까지 순차적으로 다뤘다. 슈만이 사망한 후 클라라와 브람스는 단둘이 여행을 떠났다. 두 사람은 그 일에 대해 평생 함구했기 때문에 여행지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다시 말해 여행지에서 생긴 일은 작가적 상상력이 필요한 부분인데, 빙챗은 상상력보다는 검색을 바탕으로 한 사실에 따라 이야기를 만들었다. 하지만 빙챗이 만든 이야기가 모두 사실에 기반한 것은 아니었다. 실제로는 클라라가 세상을 떠나고 약 1년 뒤에 브람스가 사망했지만, 빙챗은 두 사람의 사망 시기를 한 달 차이로 각색했다. 빙챗은 극적인 재미를 위해 사실을 꾸며댈 줄도 알았다.
난 이 새로운 이야기 구조가 아주 마음에 들어. 전체 노래를 20곡 정도로 늘리고, 각 장면의 설명을 좀더 상세하게 써주면 좋겠어.
[Act 1]
1. Overture: 로버트 슈만의 음악을 테마로 한 서곡. 슈만의 삶과 음악에 대한 간략한 소개가 나레이션으로 들려진다.
2. The Arrival of Brahms: 1853년, 브람스가 슈만과 클라라의 집에 도착하고, 슈만이 그를 환영하며 칭찬하는 노래. 슈만은 브람스를 "음악의 메시아"라고 부르고, 클라라와 자신의 친구가 되어달라고 부탁한다.
3. A Gift from God: 클라라가 브람스의 음악에 감동하고, 그를 하늘에서 보내준 선물이라고 노래하는 노래. 클라라는 슈만과 자신의 사랑을 되돌아보며, 브람스에게도 따뜻한 마음을 품는다.
(중략)
5. The Confession: 브람스가 클라라에게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고, 클라라가 당황하면서도 마음이 흔들리는 노래. 브람스는 클라라를 위해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다고 말하고, 클라라는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고 말한다.
6. The Madness: 슈만이 정신병을 앓기 시작하고, 환각과 망상에 시달리는 노래. 슈만은 천사와 악마의 목소리를 듣고, 자신이 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략)
8. The Farewell: 슈만이 정신병원에 입원하고, 클라라와 브람스가 그와 작별하는 노래. 슈만은 클라라와 자식들에게 사랑과 용서를 전하고, 브람스에게는 음악을 계속하라고 부탁한다.
[Act 2]
9. Entr'acte: 슈만의 죽음과 클라라의 고독을 나타내는 간주곡
10. The Honeymoon: 1856년, 클라라와 브람스가 스위스로 여행을 가고,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노래. 클라라와 브람스는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결혼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11. The Memory: 클라라와 브람스가 슈만의 편지와 음악을 읽고 듣고, 그를 그리워하는 노래. 클라라는 슈만의 편지에서 자신에게 표현한 사랑과 음악에 대한 열정을 회상하고, 브람스는 슈만이 자신에게 주었던 격려와 조언을 기억한다.
(중략)
13. The Doubt: 클라라와 브람스가 결혼을 앞두고, 자신들의 선택에 의심과 불안을 느끼는 노래. 클라라는 슈만에 대한 죄책감과 사회적 압박을 견디기 힘들어하고, 브람스는 클라라를 위해 음악을 포기해야 할지 고민한다.
(중략)
17. The Promise: 클라라와 브람스가 친구로 남기로 약속하고, 각자의 길을 가기 전에 작별하는 노래. 클라라는 슈만의 음악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힘쓰겠다고 말하고, 브람스는 슈만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음악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한다.
18. Finale: 전체 배우들이 등장하고, 로버트 슈만의 음악과 삶에 대한 찬사를 부르는 노래. 슈만은 천사가 되어 하늘에서 모든 것을 바라보며, 클라라와 브람스에게 축복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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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빙챗에게 두 사람의 여행 장면을 작가적 상상력을 발휘해 수정해 볼 것을 주문했다. 빙챗은 곧바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었다. 나는 이런 식으로 보완이 필요한 부분을 빙챗에게 구체적으로 요청하면서 이야기를 다듬었다. 최종으로 완성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뮤지컬 넘버 20곡을 포함한 2막 구조의 뮤지컬 시놉시스를 써보라고 했다. 빙챗이 이야기의 방향을 잘 잡을 수 있도록 1막의 시작과 마지막 사건을 정해줬고, 2막에서는 슈만을 회상 형식으로 등장시켜 클라라와 브람스 사이에 긴장감을 조성하라고 했다. 그럴듯한 시놉시스 한 편이 완성되었다. 이 중 1막 2장의 브람스 도착 장면을 대본으로 쓰라고 했지만, 결과는 시원치 않았다. 빙챗은 대화 횟수가 많아질수록 요구에 부응하지 못했다. 이럴 때는 새롭게 대화를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는 빙챗이 써준 뮤지컬 시나리오를 먼저 보여줬다.
와우, 정말 멋진 시놉시스네요. 클라라 슈만과 로버트 슈만과 브람스의 삶과 음악을 잘 표현하셨습니다. 노래 계획도 잘 세우셨고요. 대본으로 발전시키려면, 각 장면에서 어떤 대화와 상황이 일어나는지 구체적으로 작성하셔야 합니다. 또한 노래의 가사와 멜로디도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저는 그 과정에서 필요한 정보나 의견을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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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요구하지 않았지만 내가 보여준 시놉시스를 나름대로 분석하고 평가해 줬다. 나는 몇 가지 조건을 붙여 브람스가 도착하는 1막 2장의 대본을 써봤다.
[2막: 브람스의 도착]
[장소: 뒤셀도르프에 있는 슈만 부부의 거실. 방 안에는 피아노와 소파가 있다. 로버트 슈만은 소파에 앉아 신문을 읽고 있다. 클라라 슈만은 피아노를 부드럽게 연주하고 있다.]
[브람스가 짐 가방과 편지를 들고 들어온다.]
브람스: [문을 두드리며] 실례합니다. 로버트 슈만 씨의 집이 맞나요?
로버트: [일어나서 문을 열며] 네, 맞습니다. 당신은 누구시죠?
브람스: 저는 요한네스 브람스라고 합니다. 저는 함부르크에서 온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입니다.
로버트: [그를 알아보며] 아, 그래요! 당신이 저에게 보내준 이 편지를 보낸 분이군요. [편지를 보여주며] 당신의 음악과 친절한 말에 매우 감명받았습니다.
브람스: 감사합니다, 선생님. 만나서 영광입니다. 저는 선생님을 제 우상이자 영감으로 생각합니다.
로버트: [미소지으며] 들어오세요, 들어오세요.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여기서는 환영받는 손님이세요.
브람스: [방 안으로 들어오며 짐가방을 내려놓으며] 친절하게 맞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로버트: [클라라에게 소개하며] 클라라, 이분은 요한네스 브람스라고 합니다. 그는 함부르크에서 온 매우 재능있는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입니다. 그는 저에게 자신의 작품들과 존경의 편지를 보내주었습니다.
클라라: [연주를 멈추고 브람스를 돌아보며]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브람스 씨.
브람스: [절하며] 반갑습니다, 슈만 부인. 상상했던 것보다 더 아름다우시군요.
클라라: [부끄러워하며]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로버트: [그들의 호감을 눈치채며] 클라라, 우리 손님을 위해 무엇인가 연주해줘. 그는 당신의 멋진 연주를 듣고 싶을 거야.
클라라: [망설이며] 글쎄요, 잘 모르겠는데...
브람스: [간절하게] 부탁드립니다, 슈만 부인. 당신의 연주를 듣게 해주세요.
클라라: [미소지으며] 좋아요. 그럼 이건 어떨까요? 이건 제 남편의 작품이에요. “Widmung" (헌정)이라고 해요.
브람스: 아, 그 곡 알아요. 정말 아름다운 곡이에요.
클라라: [피아노를 연주하고 노래하며] 너는 내 영혼, 너는 내 마음, 너는 내 기쁨, 오 너는 내 고통, 너는 내가 사는 세상, 너는 내가 떠다니는 하늘, 오 너는 내 무덤, 거기에 내가 영원히 슬픔을 묻었어. 너는 편안함, 너는 평화, 너는 하늘이 내게 주신 것. 네가 나를 사랑한다는 것이 나를 네게 가치 있게 해줘, 네 눈빛이 나를 변화시켜줘, 네가 나를 사랑으로 나보다 높이 들어줘, 내 좋은 영혼, 내 더 나은 나!
[노래하는 동안, 브람스는 클라라를 감탄의 감정으로 바라본다. 그는 그녀의 목소리와 표정에 매료된다.]
로버트: [박수치며] 브라보! 브라보! 멋진 연주였어!
브람스: [박수치며] 그래요! 정말 멋진 연주였어요!
클라라: [연주를 멈추고 그들을 돌아보며] 고맙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로버트: [브람스에게] 내 아내의 연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브람스: [진심으로] 놀랍습니다. 그녀는 우아하고 열정적으로 연주해요. 당신의 음악의 영혼을 드러내줘요.
로버트: [자랑스럽게] 그래, 그렇지. 그녀는 내 음악의 최고의 해석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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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챗은 클라라가 피아노를 연주하면서 음악이 시작되자 자연스럽게 노래로 연결되도록 장면을 썼다. 뮤지컬 노래 형식을 이해하고 있는지 한 장면에서 노래로 넘어갔다가, 다시 노래에서 장면으로 빠져나오는 것까지 잘 썼다. 대사가 상투적이고 번역 투여서 아쉬웠지만, 조금 손을 보면 충분히 대본으로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2장에 이어 3장, 4장의 대본까지 써봤지만 대화 횟수가 늘어날수록 기계적으로 대사를 만들거나 같은 대사를 반복하는 등의 문제가 생겼다. 또다시 새로운 대화를 시작했다.
1막 2장 ‘브람스의 도착’에 들어갈 노래 가사를 써줘. 슈만을 존경해서 찾아온 브람스가 클라라의 눈부신 피아노 실력과 아름다움에 매료되는 것이 살짝 보이면 좋겠어. 클라라,
슈만, 브람스가 같이 부르면 삼중창이어도 좋을 거 같고. 만남의 기쁨, 음악을 함께하는 즐거움이 내용에 들어가면 좋겠어. 마지막 브릿지에는 클라라를 보고 한눈에 반한 브람스가 혼잣말하듯 부르는 가사가 들어가면 좋을 거 같아. 그리고 이 노래에 어울릴 만한 코드 진행을 제안해 줘.
다음은 제가 쓴 가사입니다.
Verse 1 (브람스): 오랫동안 존경했던 그대의 음악을 듣고 오늘 드디어 만나러 왔습니다 로베르트 슈만 선생님
Verse 2 (슈만): 환영합니다 젊은 친구 그대의 음악을 들었어요 찬란한 재능과 열정이 가득한 음악의 메시아
Chorus (슈만, 클라라, 브람스): 우리는 함께 음악을 만들고 우리는 함께 음악을 듣고 우리는 함께 음악을 즐기는 친구가 되어요
Verse 3 (클라라): 반가워요 젊은 친구 그대의 피아노를 들어요 아름다운 멜로디와 화음이 가득한 피아노의 마술사
Chorus (슈만, 클라라, 브람스): 우리는 함께 음악을 만들고 우리는 함께 음악을 듣고 우리는 함께 음악을 즐기는 친구가 되어요
Bridge (브람스): 하지만 나는 그녀를 보고 한 눈에 반해버렸어요 그녀의 눈빛과 미소가 내 마음을 흔들어요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녀는 이미 남편이 있잖아요 나는 그저 음악의 친구일 뿐인데
Chorus (슈만, 클라라, 브람스): 우리는 함께 음악을 만들고 우리는 함께 음악을 듣고 우리는 함께 음악을 즐기는 친구가 되어요
다음은 제가 제안하는 코드진행입니다.
Verse: C G Am F
Chorus: FG C Am
Bridge: Dm G C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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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가사와 음악을 완성해 보기로 했다. 앞선 대화와 마찬가지로 시놉시스를 먼저 보여주고, 1막 2장 ‘브람스의 도착’에 넣을 뮤지컬 넘버의 가사를 써보라고 했다. 클라라, 슈만, 브람스의 삼중창으로 만들어달라는 등 노래의 방향과 형식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확실히 한글 가사는 어설프지만, 적어도 음악 형식에 맞추려고 애쓴 티는 난다. 상황을 설명하는 버스Verse에는 장면을 함축하는 가사를 썼고, 코러스Chorus에는 노래의 주제가 정확하게 담겨 있다. 음악은 빙챗이 추천한 코드 대신, 후기 낭만파 음악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니 분수 코드(피아노 왼손 저음과 오른손의 화음이 다른 코드)나 텐션(기본 삼화음 위에 화음을 얹어서 복잡한 화음을 만드는 코드)을 사용해 달라고 했다. 마지막 브릿지는 반음계 화성 진행으로 전조를 할 수 있는지 궁금했다.
아주 좋아. 브릿지에는 반음계적인 화성 진행을 통해서 마지막 코러스에 반 키나 한 키 전조를 해 줄 수 있을까? 그러면 드라마틱하고 뮤지컬다워질 거 같아.
네, 그렇게 해보겠습니다.
다음은 제가 수정한 가사와 코드 진행입니다.
Verse 1 (브람스): C G Am F 그대의 음악에 빠져들었죠 로베르트 슈만 선생님 오늘 드디어 그대를 만나러 왔죠 음악의 메시아
Verse 2 (슈만): F G C Am 환영합니다 젊은 친구 그대의 음악에 감탄했어요 찬란한 재능과 열정이 가득한 음악의 미래
Chorus (슈만, 클라라, 브람스): F G C Am 우리는 함께 음악을 만들고 F G C Am 우리는 함께 음악을 듣고 F G C Am 우리는 함께 음악을 즐기는 F G C Am 친구가 되어요
Verse 3 (클라라): C G Am F 반가워요 젊은 친구 그대의 피아노에 매료되었죠 아름다운 멜로디와 화음이 가득한 피아노의 마술사
Chorus (슈만, 클라라, 브람스): F G C Am 우리는 함께 음악을 만들고 FGC Am 우 리는 함께 음악을 듣고 F G C Am 우리는 함께 음악을 즐기는 F G C Am 친구가 되어요
Bridge (브람스): Dm7 G7 Cmaj7 Am7 하지만 나는 그녀를 보고 Dm7 G7 Cmaj7 Am7 한 눈에 반해버렸어요 Dm7 G7 Cmaj7 Am7 그녀의 눈빛과 미소가 Dm7 G7 Em7 A7sus4 A7 Dm7b5 G7b9 내 마음을 흔들어요
Verse 4 (브람스): Cm7 F7 Bbmaj7 Gm7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Cm7 F7 Bbmaj7 Gm7 그녀는 이미 남편이 있잖아요 Cm7 F7 Bbmaj7 Gm7 나는 그저 음악의
친구일 뿐인데
Chorus (슈만, 클라라, 브람스): F# G# C# Bbm Dm Ebm F# G#sus4 G# 우리는 함께 음악을 만들고 F# G# C# Bbm Dm Ebm F# G#sus4 G# 우리는 함께 음악을 듣고 F# G# C# Bbm Dm Ebm F# G#sus4 G# 우리는 함께 음악을 즐기는 F# G# C# 친구가 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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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에서 많이 사용하는 분수형 코드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기본적인 7화음 텐션을 브람스의 브릿지 부분에 정확하게 넣어줬고, 반음계적 화성 진행을 통해 코러스 반 키 올리기에 성공했다. 하지만 실제로 연주해 보면 빙챗이 제시하는 코드 진행은 극적인 상황에 어울리는 걸 찾았다기보다는 팝송이나 가요의 코드 진행을 짜깁기한 것처럼 보인다. 전조도 기계적이다. 텍스트를 기반으로 하는 인공지능이다 보니 당연한 한계일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가사와 음악의 형식을 이렇게까지 그럴듯하게 흉내 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놀랍다.
챗지피티가 써준 대본, 대사, 음악의 수준은 나름대로 괜찮았지만, 평이한 수준을 벗어나 창의적인 결과물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인공지능이 더 발전하면 모르겠지만, 작사·작곡가의 입장에서 보면 당장 챗지피티가 제시한 가사나 음악을 그대로 사용할 일은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새로운 소재로 짧은 이야기를 만들 때, 어디에 어떤 노래를 넣을까 고민될 때,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 자료 조사가 필요할 때, 참고할 만한 가사 샘플을 보고 영감을 받고 싶을 때, 챗지피티는 조언자 역할을 해줄 수 있다. 내 질문에 바로바로 대답해 주는, 성실한 조언자를 누가 마다할 수 있을까.
>> 인공지능과 함께 뮤지컬 만들기① - 인공지능은 예술가의 적일까 친구일까?
>> 인공지능과 함께 뮤지컬 만들기③ - 인공지능과 함께 만든 디자인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24호 2023년 5월호 게재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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