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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AWARDS] 제7회 한국뮤지컬어워즈 영광을 나눈 순간 [No.212]

글 |이솔희 사진 |한국뮤지컬협회 2023-03-09 587

제7회 한국뮤지컬어워즈
영광을 나눈 순간

 

지난 1월 16일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제7회 한국뮤지컬어워즈가 개최됐다. 올해 시상식의 가장 큰 변화는 창작 초연작에 한해 대상 후보 자격을 부여해 창작뮤지컬의 수상 기회를 확대했다는 점이다. 그 결과 대상의 영광은 <쇼맨_어느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배우>(이하 <쇼맨>)에 돌아갔다. 작품, 배우, 창작 3개 부문에서 총 18개의 트로피가 수여된 영광의 순간을 돌아보자.


축제의 시작을 알린 <영웅> 팀. 초연부터 안중근을 연기해 온 정성화를 주축으로 무대에 선 배우들은 독립을 향한 굳은 의지를 담은 뮤지컬 넘버 ‘단지동맹’을 열창해 보는 이의 가슴을 뜨겁게 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시상식의 MC로 나선 ‘어워즈의 남자’ 이건명. 유려한 진행으로 시상식을 이끌어간 그는 앙상블 배우들과 함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실비아, 살다> <아몬드> 등 수상 후보작 메들리로 특별 무대를 선보여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남우신인상 트로피는 <렛미플라이>의 이형훈이 차지했다. 신인상 후보 자격은 2020년 1월 이후에 데뷔한 이들에게 주어지는데, 15년 가까이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이형훈이 신인상을 받게 된 이유는? 지난 2020년 2월 개막한 <브라더스 까라마조프>가 그의 뮤지컬 데뷔작이었기 때문! 이형훈은 “저를 신인으로 봐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신인의 마음을 잊지 않고 우보의 걸음으로 우직하게 걸어가겠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신인상 후보에 이름을 올린 것만으로도 눈가에 눈물이 맺히던 네 명의 마틸다는 트로피의 주인공이 되자 왈칵 눈물을 터트렸다. 서로를 토닥거리며 수상의 기쁨을 만끽한 네 마틸다는 멋진 수상 소감으로 보는 이들의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 믿기지 않는 듯 스스로를 꼬집어보던 진연우는 “이 상은 <마틸다> 팀 모두에게 주는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몇 번이나 눈물을 삼키던 최은영은 “무대에 오를 수 있게 도와준 모든 분들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신비는 “제가 이 상을 받은 게 기적이라고 생각한다”라는 소감을 남겼고, 임하윤은 “감사하다는 말을 이렇게 멋진 무대에서 할 수 있게 돼서 기쁘다”라는 멘트로 큰 박수를 받았다.  

 


지난해 조연상을 받은 김선영과 최재림은 마치 맞춘 듯이 레드 컬러의 드레스와 슈트를 갖춰 입고 시상자로 무대에 섰다. 두 사람은 이번에도 각각 <데스노트>와 <썸씽로튼>으로 조연상 후보에 올랐는데, 최재림이 “자리에 걸맞은 분들이 상을 가져가실 것”이라고 말하자 김선영이 “무대 뒤에서 수상 소감을 연습하지 않았냐”라고 농담을 던져 웃음을 안겼다. 

 


강홍석은 자신의 ‘인생 캐릭터’ 중 하나로 꼽히는 <데스노트>의 류크로 조연상을 받았다. 이번 시상식은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인 메타씨어터를 통해 154개국에 생중계됐는데, 강홍석은 수상 소감의 첫마디로 154개국 시청자를 향한 감사의 인사를 건네는 재치 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더니 이내 ‘딸 바보’ 아빠로 변신해 “딸이 하고 싶은 거 다 시켜줄 수 있는 아빠가 되고 싶다”라고 울먹여 보는 이를 뭉클하게 했다. 

 


여우조연상의 수상자로 <마틸다>에 출연하는 최정원의 이름이 불리자 <마틸다> 팀 전원이 무대로 달려 나와 기쁨의 순간을 함께했다. 떨리는 목소리로 벅찬 마음을 표현한 최정원은 “영화 <포드 V 페라리>에 어렸을 때 좋아하는 일을 찾으면 평생 일을 안 하고 살 수 있다는 대사가 나온다. 제가 일을 안 하면서 살고 있는 사람이라 너무 행복하다”라고 배우의 삶을 향한 애정을 표현했다.

 

 

남우주연상은 <쇼맨>에서 괴짜 노인 네불라를 연기해 호평받았던 윤나무가 차지했다. 그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받은 후) 트로피를 텍사스 전기톱으로 잘라 나누고 싶다고 말한 봉준호 감독의 마음이 이해가 간다”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쇼맨>의 세 창작진 한정석 작가, 이선영 작곡가, 박소영 연출가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 후 극 중 대사를 인용해 “내 키만큼 깊은 바다에서 아등바등 힘껏 뛰고 계신 관객분들과 이 상을 나누고 싶다”라는 소감을 남겼다. 

 

 

여우주연상의 주인공은 <서편제> 마지막 시즌 공연을 마무리한 이자람이다. 시상대에 오른 그는 <서편제>에서 12년간 함께 송화를 연기하며 동고동락했던 차지연과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이자람은 “이 상은 지연이와 함께 받아야 한다. 극 중 ‘살다보면’을 부를 때 정말 괴로웠는데, 그럴 때마다 지연이를 생각하며 불렀다”라며 차지연과의 돈독한 우정을 드러냈다.

 

 

한국 뮤지컬의 개척자로 불리는 배우 윤복희에게 공로상이 돌아가자 객석에 앉아 있던 배우들이 기립 박수를 보내며 존경의 뜻을 전했다. 1952년, 5세에 <크리스마스 선물>로 데뷔해 70년이 넘게 무대를 지키고 있는 윤복희는 국내에 뮤지컬이라는 장르가 널리 알려지기 전부터 꾸준하게 뮤지컬 무대에 서왔다. 그가 지난 70년간 출연한 작품은 <빠담 빠담 빠담> <피터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등 90편이 넘는다. 윤복희는 “뮤지컬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작품을 함께해 온 모든 이들을 대신해 대표로 이 상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죽을 때까지 사랑하는 뮤지컬 무대에 서겠다”라는 수상 소감으로 객석을 채운 배우들의 귀감이 되었다. 

 

 

여러 축하 무대 가운데 가장 큰 환호성을 받은 것은 단연 <마틸다> 팀의 무대였다. 부상으로 축하 공연에 참여하지 못한 하신비를 제외한 세 명의 마틸다가 <마틸다>의 대표곡인 ‘Naughty’를 선보인 다음, 트런치불 교장에게서 해방된 아이들이 부르는 뮤지컬 넘버 ‘Revolting Children’의 에너지 넘치는 무대가 펼쳐지자 객석이 열기로 들썩였다. 

 


<렛미플라이>는 남우신인상에 이어 음악상-작곡부문과 작품상(400석 미만)에서도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민찬홍 작곡가는 “따뜻한 대본과 가사 덕분에 아름다운 멜로디를 쓸 수 있었다”라며 조민형 작가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음악의 의미를 이해해 주신 관객분들께 이 영광을 돌리겠다”라고 말했다. 제작사 프로스랩의 홍윤경 대표는 “앞으로도 오래도록 사랑받을 수 있는 작품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데스노트>는 남자 조연상과 더불어 작품상(400석 이상), 연출상, 무대예술상 4관왕을 기록했다. 제작사 오디컴퍼니의 신춘수 대표는 <데스노트> 공연을 준비하던 당시 큰 수술을 받았다고 털어놓으며 “<데스노트>로 초심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초심을 찾아 용기 있게, 거침없이 도전해서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사랑받을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이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2022년 최고의 창작뮤지컬에 주어지는 대상은 <쇼맨>이 차지했다. <쇼맨>의 제작을 맡은 국립정동극장의 정성숙 대표이사는 “좋은 작품은 공연이 끝난 후 진한 감동을 준다. <쇼맨>이 그런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대상에 앞서 극본상을 수상한 한정석 작가는 “관객으로서 저를 만족시킬 수 있는 작품, 뮤지컬로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작품을 쓰고 싶었다. 무모한 시도의 가치를 알아봐 주신 관객분들께 감사하다”라고 인사했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21호 2023년 2월호 게재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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