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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LINE-UP] 2023 브로드웨이 라인업 [No.220]

글 |여태은(뉴욕통신원) 사진 | 2023-01-26 1,030

2023 브로드웨이 라인업

 

올해는 2020년 이전에 브로드웨이행을 결정지었다가 코로나19로 극장가가 셧다운되는 동안 개막일을 미룬 작품과 셧다운 기간에 개발을 마친 신작이 개막을 앞두고 있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영화나 연극 등을 원작으로 한 신작과 리바이벌 작품이 주를 이를 것으로 보인다. 

 

<메릴리 위 롤 얼롱> ©Joan Marcus

 

브로드웨이로 돌아오는 손드하임의 작품


2021년 세상을 떠난 뮤지컬의 거장 스티븐 손드하임의 작품이 2023년 봄과 가을에 브로드웨이로 연이어 돌아온다. 우선 <스위니토드>의 리바이벌 프로덕션이 2월 런트 폰테인 시어터에서 프리뷰 공연을 시작한다. 1979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스위니토드>는 1989년, 2005년에 재공연을 올렸다. 이번 네 번째 공연은 <해밀턴>의 연출가인 토마스 케일이 연출을 맡고, 스위니 토드 역으로 싱어송라이터이자 배우인 조시 그로반이 출연한다. 두 번째 손드하임의 작품은 <메릴리 위 롤 얼롱>이다. 이 작품은 20년에 걸친 세 친구의 우정을 시간 역순으로 그린다. 1981년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관객과 평단의 혹평 속에 정식 개막 후 불과 16회 공연 만에 폐막했다. 브로드웨이에 리바이벌 프로덕션이 올라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메릴리 위 롤 얼롱>은 현재 오프브로드웨이의 뉴욕 시어터 워크숍에서 공연 중으로,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로 유명한 다니엘 래드클리프, <스프링 어웨이크닝>의 오리지널 멜키어였던 조나단 그로프 등 인기 배우들이 출연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관객들의 높은 관심 속에 한 차례 공연을 연장했고, 연장 공연이 끝나기 전에 2023년 가을 브로드웨이 개막 계획을 발표했다. 아직 구체적인 공연 일정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오프브로드웨이 공연에 출연 중인 배우들과 연출가 마리아 프리드먼이 브로드웨이 공연에 참여할 예정이다. 

 

오랜만에 브로드웨이 무대로


새해에 눈여겨볼 리바이벌 작품은 <댄싱>과 <카멜롯>이다. 1978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댄싱>은 <피핀> <시카고> 등으로 유명한 안무가 겸 연출가 밥 포시의 작품이다. <댄싱>은 노래와 대사를 최소화해 안무 위주로 작품을 구성하고, 오페레타부터 재즈까지 다양한 스타일의 기성 음악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초연 당시 토니 어워즈 7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 안무상을 받았다. <댄싱>이 브로드웨이에서 리바이벌 공연을 올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댄싱>의 오리지널 캐스트인 웨인 시렌토가 연출을 맡고, 또 다른 오리지널 캐스트인 커스틴 차일즈가 각색에 참여한다. 2022년 봄 샌디에이고에서 트라이아웃 공연을 거쳤고, 브로드웨이 공연은 2023년 3월 뮤직 박스 시어터에서 개막한다. 


지난해 <플라잉 오버 선셋>을 제작한 링컨센터는 <카멜롯> 리바이벌 프로덕션을 선보인다. 1960년에 초연한 <카멜롯>은 <마이 페어 레이디>의 극작가 앨런 제이 레너와 작곡가 프레더릭 로우 콤비가 만든 작품이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황금기 후반기의 작품 중 하나로 아서 왕과 원탁의 기사 이야기를 다룬다. 마지막 리바이벌 공연이 올라간 1993년 이후 오랜만에 브로드웨이 무대에 서게 되었다. 3월 비비안 버몬트 시어터에서 프리뷰 개막 예정인 <카멜롯>은 오리지널 공연의 뮤지컬 넘버를 그대로 사용하되 대본을 대폭 수정했다. 연극 <앵무새 죽이기>의 극작가 애런 소킨이 원작을 바탕으로 새로운 대본을 썼다. <왕과 나> <마이 페어 레이디> 등을 연출하고 <남태평양>으로 토니상을 받은 연출가 바틀렛 셰어가 참여한다.

 

<싱 스트리트> ©Matthew Murphy

 

신작 무비컬의 개막


할리우드의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뮤지컬 영화 <뉴욕, 뉴욕>이 무대에서 재탄생한다. 1977년에 개봉한 영화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의 뉴욕을 배경으로 색소폰 연주자 지미와 가수 프랜신의 사랑과 갈등을 다룬다. 영화 음악은 <카바레> <시카고>를 함께 만든 존 칸더와 프레드 엡 콤비가 맡았다. 가수 프랭크 시나트라가 불러 히트를 친 ‘뉴욕 뉴욕’이라는 노래가 영화의 삽입곡이다. 오는 4월 세인트 제임스 시어터에서 정식 개막을 앞둔 뮤지컬은 영화 음악을 그대로 사용하고, 이야기는 새롭게 썼다. 새로운 대본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꿈을 이루기 위해 뉴욕으로 모여든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연출과 안무는 토니상 5관왕에 빛나는 수잔 스트로만이 맡는다. 그녀의 대표작은 <컨택트>와 <프로듀서스>다.


인기 음악 영화 <싱 스트리트>도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거듭난다. 존 카니 감독의 <싱 스트리트>는 1980년대 더블린을 배경으로 첫눈에 반한 소녀 때문에 밴드를 시작하게 되는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뮤지컬은 2019-2000 시즌 뉴욕 시어터 워크숍에서 첫선을 보인 후 일찌감치 브로드웨이행을 확정지었으나 코로나19로 개막이 좌절되었다. 하지만 지난해 보스턴에서 진행한 트라이아웃 공연이 좋은 반응을 얻어 다시 브로드웨이에 오르게 됐다. 존 카니와 영화 음악을 담당했던 작곡가 게리 클락이 뮤지컬 음악 작업에 참여했고, <원스>를 뮤지컬로 각색한 엔다 월쉬가 각색을 맡았다. 연극 <인디슨트>로 토니상을 받은 레베카 타이치만이 연출한다.


음악이 기대되는 신작


2021년 웨스트엔드에서 초연한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최신작 <신데렐라>가 <배드 신데렐라>로 제목을 바꿔 브로드웨이 무대에 선다. 오는 3월 임페리얼 시어터에서 개막하는 <배드 신데렐라>는 동화를 현대적으로 각색한 작품으로, 아름다움의 기준에 관해 이야기한다. 도미니카계 미국인 리네디 허나오가 신데렐라를 맡고 새롭게 뮤지컬 넘버를 추가해 <신데렐라>와 다른 분위기의 작품으로 탄생할 거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신데렐라> ©Tristram Kenton


<투씨>의 작가 로버트 혼과 <헤어스프레이>의 연출가 잭 오브라이언이 의기투합해 만든 <셕트Shucked>는 네덜란더 시어터에서 개막한다. 작품의 제목 ‘셕트’는 옥수수 껍질을 벗긴다는 뜻이다. 옥수수 농사를 짓는 주인공이 흉작이 들자 대도시로 떠날지 아니면 고향에 남을지 고민하는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린다. 지난해 9월 솔트레이크시티 초연 당시 곧바로 브로드웨이에 올라야 한다는 호평을 받았다. 그래미 어워드 컨트리 뮤직 부문의 수상자인 싱어송라이터 브랜드 클라크와 쉐인 맥날리가 뮤지컬 넘버를 작곡했다. 


인기 팝 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히트곡으로 이루어진 주크박스 뮤지컬 <원스 어폰 어 원 모어 타임>이 오는 5월 마퀴스 시어터에서 프리뷰 공연을 시작한다. 정기적으로 독서 모임을 하는 동화 속 공주들의 이야기로, 요정 대모가 준 페미니즘의 고전 『여성성의 신화』를 읽은 공주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새롭게 쓴다. <베어 더 뮤지컬>의 작가 존 하트미어가 극본을 썼다. 어반댄스 안무가로 유명한 키오니&마리 마드리드 부부가 이 작품으로 브로드웨이 연출가 신고식을 치른다. 

 

주목할 만한 연극

 

<인형의 집>
영화배우 제시카 차스테인이 출연하는 <인형의 집> 리바이벌 프로덕션이 2월부터 허드슨 시어터에서 프리뷰 공연을 시작한다. 2012년 연극 <상속녀> 이후 두 번째로 브로드웨이 무대에 서는 제시카 차스테인은 결혼의 진실을 마주하는 노라를 연기한다. 고전에 대한 새로운 해석으로 주목받고 있는 제이미 로이드가 연출을 맡았다. 극작가 에이미 허조그가 각색에 참여했다. 

 

 

<라이프 오브 파이> 
2019년 영국에서 초연된 <라이프 오브 파이>가 오는 3월 제럴드 숀펠드 시어터에서 개막한다.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연극은 호랑이와 함께 태평양 한가운데에 표류하게 된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다. 극 중 등장하는 호랑이를 비롯한 다양한 동물을 퍼펫으로 생생하게 표현해 화제를 모았다. 2022년 올리비에 어워즈에서 작품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조명상, 무대상을 휩쓸었다. 

 

<팻 햄>
2022년 드라마 부문 퓰리처상을 수상한 제임스 이야메스의 <팻 햄>이 오프브로드웨이 공연 후 브로드웨이로 직행한다. 현재 퍼블릭 시어터에서 공연 중인 <팻 햄>은 셰익스피어의 
『햄릿』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으로, 정체성의 혼란과 폭력의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흑인 퀴어 청년 쥬시의 이야기를 다룬다. 4월부터 6월까지 아메리칸 에어라인 시어터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프리마 페이시> 
지난해 웨스트엔드에서 초연한 <프리마 페이시>는 노동자 계급 출신의 잘나가는 젊은 여성 변호사 테사가 예상치 못한 사건으로 법 체계 전반에 걸친 가부장적 권력, 도덕적 해이에 직면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브로드웨이 공연은 오는 4월 존 골든 시어터에서 개막하며 웨스트엔드 공연과 마찬가지로 성폭력에 대한 문제의식 확산에 기여하기 위해 수익금의 일부를 관련 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다.

 

<땡스기빙 플레이>
아메리칸 원주민인 라리사 패스트호스가 쓴 <땡스기빙 플레이>가 올봄 개막을 앞두고 있다. 이로써 라리사 패스트호스는 브로드웨이의 첫 여성 아메리칸 원주민 작가로 이름을 올린다. 추수감사절 학교 행사를 준비하는 백인 예술가 극단이 원주민들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담은 풍자극이다. <하데스타운>의 레이첼 차브킨이 연출을 맡는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20호 2023년 1월호 게재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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