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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PECIAL] K팝의 성장, <KPOP>의 변신 [No.218]

글 |여지현(뉴욕 통신원) 사진 |Vincent Tullo 2022-11-23 379

K팝의 성장, < KPOP >의 변신 

 

2017년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초연을 올린 < KPOP >은 그 제목만으로 상당한 관심을 모았다. 당시 미국 내에서 K팝의 인기가 신기한 문화 현상으로 주목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5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K팝은 전 세계를 휩쓸고, 은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랐다. 

 

 

미국 내에서 K팝을 바라보는 시선 


2012년, 매년 미국 텍사스에서 개최되는 IT·엔터테인먼트 콘퍼런스 SXSW가 K팝 성공 사례를 연구하는 업계 종사자들의 세션을 열었다. 같은 해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를 강타했고, 빅뱅도 뉴저지와 LA의 대형 아레나에서 성공적으로 콘서트를 개최했다. 2013년에는 BTS가 미국 시장에 데뷔하면서 미국 내 K팝 팬덤이 꾸준히 늘어났다. 이 개발에 들어간 시점은 2014년으로, 당시 미국에서 K팝은 이미 꽤 자리를 잡은 상태였다고 할 수 있다. 

 

2017년 < KPOP >이 오프브로드웨이에서 초연을 올릴 즈음에는 미국 매체에서 ‘K팝’이라는 고유명사와 한국 아이돌의 이름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었다. K팝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석한 기사도 늘어났는데, 주로 미국 팝 시장이 전부라고 생각하던 미국인들에게 K팝이 더 넓은 세상을 보여준다는 점, 한국계 미국인들에게 그들의 뿌리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준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했다. 언론 매체들은 외모 지상주의와 노예 계약, 공장식 제작 시스템 등을 한국 아이돌 육성 산업의 폐해로 지적했다. 또한 K팝이 역사적으로 차별과 저항 속에 성장한 흑인 문화의 여러 요소를 고민 없이 차용해 소비했다며 이를 ‘문화적 전유’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미국 내에서 형성된 K팝에 대한 다양한 담론은 의 내용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머시브 시어터라는 탁월한 형식 


오프브로드웨이 공연은 이머시브 시어터 형식으로 한국 아이돌 기획사 JTM 엔터테인먼트가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연습생을 훈련시키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공연은 JTM 엔터테인먼트 이사가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이 프로젝트에 얼마나 큰 사명감을 지니고 있는지 설명한 뒤, 소속 아티스트들의 쇼케이스를 선보이는 것으로 시작한다. 쇼케이스가 끝나면 관객은 그룹별로 공연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연습실을 구경하거나, 연습생 중 한 명의 방에 들어가 직접 그의 이야기를 듣는다. 이 과정에서 관객은 연습생이 회사의 일방적인 결정 때문에 좌절하는 모습, 한국인의 정체성을 어떻게 드러내야 하는지를 두고 연습생들이 의견 충돌을 빚는 모습, 성형외과 의사가 연습생의 얼굴을 어떻게 고치면 좋을지 조언하는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본다. 그리하여 조금은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이들의 도전을 응원하게 된다. ‘혹시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도 이런 과정을 거쳐 데뷔한 걸까’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오프브로드웨이 공연을 관람한 필자는 이머시브 시어터라는 형식이 이 복잡한 이야기를 관객에게 전달하는 데 큰 몫을 한다고 느꼈다. 관객이 직접 공연장을 돌아다니며 연습생들이 겪는 온갖 상황을 목격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작품 안에 K팝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을 녹여낼 수 있었다. 전체적인 맥락에서 무슨 의미를 갖는지 의문스러운 장면도 있었지만, 코앞에서 열정을 불태우는 연습생들의 모습에 빠져들어 너그럽게 넘어갈 수 있었다. 작품 속에서 K팝의 에너지를 느꼈다고 할까. 다른 관객들 또한 필자와 비슷한 인상을 받았는지, 연습생 역할 배우들의 열정적이고 진정성 있는 연기와 피날레의 에너지 넘치는 콘서트에 찬사를 보내는 리뷰가 많았다.  

 

브로드웨이 공연의 기대 포인트 


지난 10월 13일 < KPOP >은 브로드웨이의 유일한 원형 극장 ‘써클 인 더 스퀘어’에서 프리뷰 공연을 시작했다. 오프브로드웨이 공연 때처럼 숨소리가 들릴 만큼 가까운 거리에서 배우들을 지켜볼 수 없는 것은 아쉽지만, 그 대신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좀 더 선명해지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가 생긴다. 2014년과는 또 달라진 K팝 업계의 풍경을 뮤지컬이 어떻게 담아낼지도 궁금하다. BTS가 UN에서 연설을 하고, 영화 <기생충>, 드라마 <오징어 게임> 등 한류 콘텐츠가 미국 시상식을 휩쓸고 있는 지금, 미국 시장 진출을 노리던 기획사는 과연 어떤 고민을 하고 있을까. 그리고 지금의 관객은 이 담아내는 K팝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 KPOP >의 대본을 쓴 제이슨 김은 인터뷰를 통해 “이 작품은 친구처럼 나와 함께해 준 K팝에 대한 찬양이자 축배”라고 말했다. 지난 5년 사이 K팝은 전 세계를 열광시키는 주류 음악 장르로 거듭났다. 5년 만에 돌아온 < KPOP >이 브로드웨이에서 어떤 성장을 보여줄지 기대해 본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18호 2022년 11월호 게재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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