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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SPECIAL INTERVIEW] PALMTREE ISLAND 꿈꾸는 사람들의 섬③ - 진태화·서경수 [No.216]

글 |배경희, 이솔희 사진 |김현성 Style Director |최혜련(AT mint friends) Stylist |김민지(AT mint friends) 2022-10-14 1,469

같은 오디션에 지원해 한 사람만 합격해도 진심으로 기뻐할 수 있는 사이. 진태화는 서경수와의 관계를 이렇게 표현했다. 한 무대에 서는 동료에서 한 소속사 식구로 거듭난 두 사람의 곁에는 우정이라는 이름의 견고한 울타리가 둘러싸고 있다.

 

 

두 사람은 소소한 공통점이 많아요. 비슷한 데뷔 시기와 10대 시절부터 쌓아온 활동 경력, 심지어는 1월 1일이 생일이라는 점까지! 거기에 더해 이제는 팜트리아일랜드의 식구라는 새로운 공통점이 생겼네요.
서경수
   예전에는 혼자 활동하는 게 좋아서 소속사의 필요성을 못 느꼈어요. 그런데 막상 이렇게 식구가 생기니까 안정감이 생겨서 좋아요. 준수 대표님의 마인드가 ‘우리가 서로의 울타리가 되어주자’예요. 그게 특히 제 마음에 크게 와닿았어요. 그래서 팜트리아일랜드에 들어오는 것에 대해 준수 형과 처음 대화를 나눴을 때, 2분 만에 계약이 성사됐던 기억이 나요. 제 심장이 그렇게 시켰거든요. (웃음) 형에 대한 믿음이 있어서 크게 고민하지 않았어요.
진태화   저는 원래부터 대표님의 울타리 안에 있었습니다. (웃음) 저를 처음 뮤지컬 무대로 이끌어 준 게 준수 형이니까요. 형은 저에게 아무런 보답을 바라지 않고 손을 내밀어준 사람이에요. 그래서 저도 더 열심히 해서 형에게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준수 형만으로도 회사에 애정을 가질 이유가 충분했는데, 경수까지 한 식구가 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땐 정말 기쁘더라고요.

 

화보 촬영 때 보니 두 분 사이에 웃음이 끊이질 않던데요? 팜트리아일랜드의 분위기 메이커를 담당하고 있는 건가요?
진태화   경수는 어딜 가든 분위기 메이커예요. 긍정적인 기운을 마구마구 발산하죠. 경수와 <데스노트>를 같이 공연한 준수 형도 경수랑 공연하는 날은 정말 많이 웃는다고, 그래서 공연할 때도 기분이 좋다고 했어요. 그만큼 어느 곳에 속해 있든 경수의 존재감은 특별해요.
서경수   태화 형도 어디를 가든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해요. 그런데 저희 둘의 결이 조금 달라서 더 잘 맞는 것 같아요. 형이 차분하게 분위기의 중심을 잡는 스타일이라면, 저는 에너지를 무한히 끌어올리는 스타일이죠. 사실 팜트리아일랜드에서는 저희가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할 필요도 없이, 팀 자체의 분위기가 정말 좋아요. 저희 회사에는 에너지 넘치는 배우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선아 누나도 있잖아요. (웃음)

 

두 분은 같은 소속사 식구가 되기 전부터 돈독한 사이였잖아요. 서로의 첫인상은 어땠어요?
진태화   저희는 2019년 <여신님이 보고 계셔>를 통해 처음 만났어요. 저는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라 처음 만나는 자리에 가면 긴장하는데, 경수에게서는 타고난 여유로움이 느껴지더라고요. 그 여유로움이 주변 사람까지 편안하게 해주고요. 첫 만남부터 경수에게서 내가 부족한 점을 배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서경수   태화 형은 ‘차가운 도시 남자’ 같았어요. (웃음) 정갈하고 세련된 느낌이랄까요. 그런데 가까워질수록 섬세하고 따뜻한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됐죠. 저희는 정말 자연스럽게 가까워졌어요. 서로 유대감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이 많았죠.
진태화   갑자기 생각난 건데, 경수는 제가 처음으로 집에 놀러 간 배우예요.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낯을 많이 가려서 회식 자리에도 잘 안 가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여신님이 보고 계셔> 공연이 끝나고 경수가 갑자기 다른 배우들이랑 같이 자기 집에 가자고 하는 거예요. 저한테는 남의 집에 놀러 가는 게 큰 결심이 필요한 일이거든요? (웃음) 근데 <여신님이 보고 계셔> 팀은 워낙 분위기가 좋다 보니 저도 자연스럽게 마음이 열렸던 것 같아요. 그때부터 경수랑 빠르게 친해지기 시작했고요.

 

알면 알수록 이 사람과는 유독 마음이 잘 맞는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있었을까요?
서경수   형이랑 종종 진지한 대화를 나눌 때가 있어요. 보통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누다보니 갑자기 깊은 얘기를 나누면 조금 부담스러울 법도 한데, 형이랑 대화할 때는 전혀 어색함이 없어요. 마음이 서로에게 활짝 열려 있다는 게 느껴지죠. 형은 저와 대화의 에너지가 정말 잘 맞아서 제 고민을 편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에요.
진태화   저도 마찬가지예요. 경수는 가치관이 참 잘 맞는 친구예요. 살아가면서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 비슷해요. 덕분에 상대방을 대할 때 불편함이 없다 보니 서로 고민도 쉽게 털어놓을 수 있고 조언을 구할 때도 편하죠.

 

경수 씨는 최근 <데스노트> 공연을 마치고 <킹키부츠>에 참여 중이고, 태화 씨는 <사의찬미>를 마무리한 후 <엘리자벳> 개막을 앞두고 있어요. 두 분 다 굉장히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겠네요.
서경수
   <데스노트>와 반 년 정도를 함께했는데, 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갔어요. 작품 자체도 좋았지만 함께하는 동료들과의 케미가 정말 좋았거든요. 덕분에 6개월 내내 즐겁게 공연할 수 있었죠. <킹키부츠>는 연습할 때부터 고민이 정말 많았던 작품이에요. 그래서 무대에 오르는 지금도 계속 발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해요. 배우가 무대 위에서 여유가 있어야 관객분들도 공연을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잖아요. 어제보다 더 나은 내일을 꿈꾸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진태화   저도 <사의찬미>를 준비하면서 걱정이 많았어요. 지난 10년 동안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에 새로운 캐스트로 참여하게 된 거니까요. 그런데 동료 배우들과 함께 즐겁게 임한 덕분에 걱정과는 달리 좋은 결과물이 나온 것 같아 뿌듯해요. 특히 <사의찬미>에서 호흡을 맞췄던 이해준 배우와 차기작인 <엘리자벳>도 함께하게 돼서 서로의 든든한 연습 메이트가 되어주고 있어요.

 

가수 활동을 하던 태화 씨에게 2016년 <드라큘라>를 기점으로 ‘뮤지컬배우’라는 수식어가 붙은 지 벌써 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어요. 지난 6년을 돌아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진태화
   와, 6년이라니! 처음 뮤지컬에 도전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6년이나 지났구나 싶어서 놀랍기도 하고, 아직도 부족한 것 같아 아쉽기도 하네요. 저는 이제 배우로서 마음가짐을 새롭게 가져보려고 해요. 제가 꿈꾸는 미래의 모습을 막연히 상상하기보다는 그 과정을 채워나가는 데에 집중하는 거죠. ‘믿고 보는 배우’가 제 꿈이거든요. 관객분들이 ‘진태화가 나온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작품을 선택하는 날까지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면서 제가 성장하는 과정을 충실히 채워보려고요.

 

경수 씨는 2006년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를 통해 데뷔해 어느덧 16년 동안 뮤지컬 무대를 지키고 있어요.
서경수   저는 뮤지컬이 제 삶의 전부예요. 예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거고요. 물론 다른 분야도 각자의 매력이 있겠지만 저는 지금까지 줄곧 뮤지컬 무대에 서 왔기 때문인지 유독 뮤지컬의 장점이 크게 와닿더라고요. 뮤지컬 무대에는 언제나 에너지가 넘치잖아요. 수많은 사람이 조화를 이루면서 하나의 작품을 완성한다는 점도 특별하고요. 그래서 공연을 하면서 한 번도 힘들다, 그만하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금보다 더 어릴 때는 ‘언제까지 무대에 설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문득문득 들 때가 있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최대한 오랫동안 무대에 서고 싶어요. 그래서 요즘 건강에 굉장히 신경 쓰고 있습니다. (웃음)

 

마음을 나눌 수 있는 형, 동생이자 같은 길을 걸어가는 동료로서 서로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진태화   같은 작품 오디션을 보고 내가 떨어지더라도 이 친구가 합격한다면 진심으로 기뻐할 수 있는 존재. 경수는 제게 그런 친구예요. 그만큼 애정이 깊죠. 그런 친구와 한 울타리 안에서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게 기뻐요.
서경수   옆에 있는데 이런 말 하기 부끄럽지만…(웃음) 형, 언제나 멋지게 잘하고 있으니까 스스로를 의심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우리 같이 차근차근 걸어가 보자.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16호 2022년 9월호 게재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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