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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COVER STORY] 뮤지컬 가족사진관③ - 박민성·박이든, 아빠와 함께 꾸는 꿈 [No.212]

글 |배경희, 이솔희 사진 |김현성 Stylist |천유경 Hair |지니(모아위) Make-up |영란(모아위) 2022-09-23 552
박민성·박이든
아빠와 함께 꾸는 꿈
 
우연히 아빠를 따라 무대에 서게 된 아홉 살 아이는 그 길로 새로운 꿈을 갖게 됐다. 아빠처럼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멋진 꿈을!
 
 
2019년 <여명의 눈동자>에 아빠와 아들로 출연하면서 관심을 모았어요. 이든이는 이 작품으로 데뷔했는데, 민성 씨가 참여를 권유한 건가요?
박민성 안타까운 이야기지만, <여명의 눈동자> 초연은 준비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어요.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개막 전 임금 체불 사건이 터지면서 공연 중단의 기로에 서기도 했죠. 그러던 중에 아역 배우 출연에도 문제가 생겼는데, 그때 노우성 연출님이 제 아이가 극 중 캐릭터와 비슷한 나이라는 걸 떠올리곤 연습실에 한번 데려와 보라고 하시더라고요. 이든이는 수줍음이 많아서 안 할 거라 생각했지만, 연출님이 오죽하면 이런 말을 하실까 싶어 아이한테 의사를 물어봤어요. 아니나 다를까 처음엔 안 하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게임 아이템 ‘현질’을 해주겠다는 비장의 카드를 꺼내 들었죠. 그것도 무려 팔천 원짜리를! (웃음) 그때는 어렵게 준비한 작품이 어떻게든 세상에 나와 빛을 보게 만들어야겠다는 마음뿐이었어요.
 
이든이는 공연하는 게 어땠어요? 재미있었어요?
박이든 처음에는 살짝 무서웠어요. 사람들 앞에 나서서 노래나 연기를 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근데 아빠가 별로 어려운 거 아니라고, 저도 할 수 있다는 거예요. 노래도 안 부르고, 대사도 별로 없고, 정해진 타이밍에 무대에 나가서 어른들이 하는 대로 따라하면 된대요. 그래도 저는 무대에 서야 한다는 사실이 떨렸어요. 제가 실수하면 사람들한테 피해를 주는 거잖아요. 그게 조금 걱정됐어요.
박민성 첫 공연 날 공연 시작 20분 전에 다 같이 파이팅 콜을 하는데, 이든이가 할 말이 있다고 저를 조용히 부르는 거예요. 무슨 일인가 했더니 갑자기 토할 것 같다고 막 울더라고요. 생각해 보면 15년 넘게 공연하는 저도 첫 공연 날에는 여전히 긴장하거든요. 그러니 생애 첫 공연을 앞둔 그 긴장감이 얼마나 컸겠어요. 이든이가 공연을 잘 마칠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지만, 다행히 무대에 올라서는 곧잘 했어요. 공연하면서 점점 적응해 가는 게 보였고요.
 
어떻게 보면 갑작스럽게 데뷔하게 된 셈인데, 첫 무대를 잘 해낸 아이가 대견했을 것 같아요.
박민성 사실 <여명의 눈동자>는 아역 배우 등장 분량이 많지 않아서 재능이 있다, 없다, 말하긴 어렵지만, 이든이가 대견했던 점은 공연 때 스스로 즐기는 게 보이더라고요. 그걸 어디서 크게 느꼈냐면, 공연을 거듭할수록 무대까지 걸어 나오는 걸음 수가 줄어들었어요. 그건 곧 자신 있게 성큼성큼 걸어 나왔다는 얘기거든요. 근데 자기도 공연하는 게 재밌었는지 다른 배우들이 “이든아, 너 앞으로 계속 아역 배우 할 거야?” 물어봤더니 이든이가 “네, 뭐, 해보려고요”라고 말했대요. 그 말을 듣고 제가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요. 우리 애가 언제 이렇게 컸나 싶었죠. (웃음)
 
그러고 나서 두 번째 작품을 했으니까, 이든이는 진짜 뮤지컬이 재미있었나 봐요.
박이든 네, <여명의 눈동자>를 하고 나서 뮤지컬배우를 하겠다고 목표를 정했어요. 뮤지컬에 호기심이 생겼거든요. 근데 아빠는 배우가 되면 사람들한테 늘 평가받아야 하니까 제가 뮤지컬을 안 했으면 좋겠다고 그랬어요. “하지 마!” 이렇게 말하진 않고 “만약에 이번 오디션에서 떨어지면 이제 안 하는 거다?” 그러셨어요. (아빠가 응원해 주지 않아서 속상하지 않았어요?) 오디션에 붙으면 된다고 생각해서 속상하진 않았어요.
박민성 <여명의 눈동자> 이후에 몇 번 오디션을 봤는데, 합격이 안 돼서 일부러 더 하지 말라고 그랬어요. 그리고 아역 배우들이 프로 무대에 서기 위해 얼마나 고된 훈련을 받아야 하는지 아니까 애초에 다른 길을 선택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거죠. 부모는 누구나 다 자기 자식이 상처받지 않길 바라잖아요. <프랑켄슈타인> 오디션은 저한테 말도 안 하고 엄마랑 둘이서 작당해서 지원한 거예요. 그런데 그 큰 작품에 덜컥 붙을 줄 몰랐죠. 이든이 첫 공연 날, 얼마나 긴장이 되든지 공연이 끝났을 때 손바닥에 손톱자국이 났더라고요. 공연 내내 주먹을 꽉 쥐고 있었거든요. 제 생각보다 너무 잘해서 만감이 교차했죠.
 
민성 씨가 직접 아이 노래나 연기 지도를 해주기도 하나요?
박민성 제 기준과 아이의 기준이 다르다 보니, 저는 웬만하면 이든이가 하고 싶은 대로 내버려 두려고 해요. <프랑켄슈타인> 오디션을 준비할 때도, 아이 엄마가 음악 선생님을 따로 알아봤어요. 제 눈에는 부족한 점이 먼저 보일 텐데, 아빠가 엄격하게 가르치기 시작하면 오히려 뮤지컬에 흥미를 잃을 것 같아서요. 저는 이든이가 나중에 커서 배우를 하든 안 하든 공연을 재미있게 즐겼으면 좋겠어요. 박이든이라는 인생의 무대에서 소중하게 남게 될 이 순간이 행복한 기억으로 남길 바라죠.
 
이든이는 앞으로 어떤 뮤지컬배우가 되고 싶어요?
박이든 제 노래로 사람들에게 감동과 위안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아빠처럼요. 어렸을 때는 잘 몰랐는데, 뮤지컬배우라는 꿈이 생기고 나니까 우리 아빠가 이렇게 멋있는 사람이었구나 알게 됐어요. 아, 최근에 <썸씽 로튼>을 재미있게 보고 왔거든요. 셰익스피어라는 역할이 엄청 멋있었는데, 아빠도 나중에 그 역할을 했으면 좋겠어요. 꼭!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12호 2022년 5월호 게재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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