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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COVER STORY] 뮤지컬 가족사진관② - 김찬호·박혜나, 빛을 향한 여정 [No.212]

글 |배경희, 이솔희 사진 |김현성 Stylist |천유경 Hair |지니(모아위) Make-up |영란(모아위) 2022-09-23 512
김찬호·박혜나
빛을 향한 여정
 
서툴지만 진심 어린 프러포즈는 한 연인을 부부로 거듭나게 했다. 어느덧 결혼 8년 차. 김찬호, 박혜나 부부는 여전히 한결같은 마음으로 같은 방향을 향해 걸어나간다.
 
 
두 분은 2015년에 결혼했으니 벌써 결혼 7주년이네요. 지난 7년을 돌아보면 어떤 기분이 드나요?
박혜나 아, 같이 살면 살수록 좋다! (웃음) 더 일찍 만났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우리가 그 타이밍에 만났기 때문에 서로를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는 생각도 들어요. 사실 7년이 지났다는 게 믿기지 않아요. 찬호 씨는 어린아이처럼 생각이 톡톡 튀고 긍정적인 사람이라 매일이 새롭거든요. 반면에 저는 걱정이 많은 사람이라 찬호 씨를 못 만났다면 고민에 묻혀 살았을 것 같아요. 찬호 씨를 통해 제 스스로를 가둬놨던 틀을 깰 수 있었어요.
김찬호 혜나 씨는 외유내강 스타일이에요. 강단이 있고 내면이 한결같은 사람이죠. 저는 혜나 씨를 만나 7년 넘는 시간을 함께하면서 한 사람으로서, 배우로서 한층 성장한 것 같아요. 저는 원래 자유로운 영혼이라 결혼하지 않았다면 여기저기 떠돌면서 살았을지도 몰라요. 놀러 다니는 데에 많은 시간을 썼을 거고, 그러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거예요. 혜나 씨 덕분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거죠.
 
2013년 <헤이, 자나!>를 통해 연을 맺었죠. 첫 만남의 순간을 떠올려 볼까요?
김찬호 <헤이, 자나!> 프로필 사진을 촬영할 때, 혜나 씨가 이번 촬영 때 입은 옷처럼 파란색 의상을 입었는데 그 모습을 보고 첫눈에 반했어요. 그때부터 ‘누나 누나’ 하면서 쫓아다녔죠. (웃음)
박혜나 저는 처음에 찬호 씨가 아이돌 가수인 줄 알았어요. 외적인 이미지가 워낙 강렬하다 보니 선입견을 가지고 있던 것도 사실이에요. 그런데 보면 볼수록 성실하고 친절하더라고요. 정말 열심히 연습하고, 쉬는 시간에도 쉬지 않고 연습일지를 적고. 그런 행동 하나하나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점점 마음이 열렸어요. <헤이, 자나!>를 연습할 때 거의 매일 같이 있었는데,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저도 모르게 찬호 씨에게 스며들었어요. 사귀자는 말도 제가 먼저 했죠.
 
2년의 열애 끝에 결혼하게 됐는데, 프러포즈가 특별했다고 들었어요. 이번 화보 촬영 콘셉트도 두 사람의 프러포즈 일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죠.
김찬호 고백은 혜나 씨가 먼저 했지만, 결혼은 제가 앞장서서 진행했어요. 특히 프러포즈에 공을 들였죠. 기억에 남는 이벤트를 꼭 해주고 싶었거든요. 저희가 당시에 석촌호수를 자주 갔는데, 버스킹 공연을 하는 친구에게 프러포즈를 도와달라고 부탁했어요. 혜나 씨에게는 그 친구가 프러포즈를 할 예정이니 보러 가자고 말했고요. (웃음) 공연을 보다가 저는 몰래 빠져나왔고, 제가 미리 부탁해 놓은 친구들과 시민분들이 장미꽃을 한 송이씩 혜나 씨에게 건네줬어요. 그러다가 제가 등장해서 영화 <러브 액츄얼리>처럼 스케치북에 메시지를 적어서 프러포즈를 했죠. 그때 얼마나 많이 긴장했는지 몰라요. 동선을 몇 번이나 연습했는데 결국 많은 부분이 어긋나서 아쉬웠어요. 그래도 진심은 통했나 봐요. 혜나 씨가 감동받아서 엉엉 울었거든요.
박혜나 사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많이 본 장면인데 그게 막상 제 상황이 되니까 눈물이 나더라고요. 전혀 예상하지 못했거든요. 저는 그 친구의 프러포즈를 보러 온 상황이었으니까 ‘왜 나한테 꽃을 주지?’ 싶었어요. (웃음) 사실 처음 결혼하자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정말?’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어요. 제가 찬호 씨라면 배우로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싶은 시기일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찬호 씨가 먼저 결혼 이야기를 꺼냈고, 곰곰이 생각하다가 이 사람보다 더 좋은 사람은 못 만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김찬호 저희 부모님은 저에게 정말 많은 사랑을 주셨어요. 그 덕분에 저는 그 어떤 것보다 가족이 제 마음속 우선순위에서 가장 앞자리를 차지해요. 그래서 배우 활동을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만큼 좋은 사람과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마음이 컸어요. 그러다가 혜나 씨를 만난 후 이 사람이랑은 평생 재미있게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실제로 지금 재미있게 살고 있고요.
 
혜나 씨가 찬호 씨를 반려인이라고 표현하더라고요. 삶을 함께하는 동반자의 느낌이 들어서 좋은 표현이라고 생각했어요. 두 분은 서로에게 어떤 존재인가요?
박혜나 반려인은 찬호 씨를 남편이라고 부르기 쑥스러운 마음에 만들어본 표현이에요. (웃음) 그런데 정말 동반자라는 느낌이 담겨있는 것 같아 좋더라고요. 인간은 원래 외롭다고 하잖아요. 찬호 씨는 그 외로움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동반자예요.
김찬호 제가 혜나 씨에게 종종 하는 말이 있어요. 당신이 내 삶의 전부라고. 정말 진심이에요. 혜나 씨가 없으면 제 삶은 의미가 없을 것 같아요. 혜나 씨는 제 삶의 원동력이에요. 앞으로 저희에게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혜나 씨가 항상 제 옆에 있어줬으면 좋겠어요.
 
서로가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관계가 건강한 관계라고 하잖아요. 결혼 후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받은 부분이 있다면요.
김찬호 그런 부분이 정말 많은데 그중에서 하나를 꼽아보자면, 혜나 씨를 만난 후로 인격적으로 더 성숙해지고 있다는 걸 느껴요. 서로 존댓말을 사용하기 때문에 의견이 부딪힐 때도 감정적이기보다는 이성적으로 다가가게 돼요. 그래서 어떤 일이 있어도 완만하게 넘어가게 되고, 그렇게 살다 보니 부딪힐 일도 점점 줄어들게 됐고요.
박혜나 존댓말을 사용하게 된 것도 서로를 존중하기 위해서였어요. 이 사람과의 관계가 너무 소중하고 그 관계에 흠집을 내고 싶지 않아서 감정적인 대립은 최대한 하지 않으려고 해요. 대신 상대방에게 고쳤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 점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의견을 나누죠. 서로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이요. 찬호 씨와 함께 살아가면서 정말 더 건강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이야기를 듣다 보니 두 사람이 지닌 선한 에너지만큼이나 인간으로서 추구하는 목표도 닮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두 분의 궁극적인 인생 목표는 무엇인가요?
박혜나 저는 부족한 점이 많은 사람인데, 그런 저에게 배우라는 과분한 직업이 주어졌잖아요. 그만큼 제게 주어진 재능으로 관객분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드리고, 세상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제 삶을 건강하게 꾸려 나가려고 해요. 사실 코로나를 겪으면서 삶을 바라보는 방식에 변화가 생겼어요. 예전에는 제 삶의 8할을 공연이 차지할 정도로 작품만 생각하면서 살았고, 제가 목표하는 게 있으면 꼭 손에 쥐려고 했었거든요.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 살아가는 방식에 변화가 생기면서 문득 어느 한 부분에만 치중하는 건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제는 목표에 집착하기보다는 물 흐르듯 순리대로 살아가려고 해요. 그러면서 2세 계획도 생겼고요. 삶이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는, 균형을 이루는 삶을 살고 싶어요.
김찬호 제 이름에서 사용하는 한자가 ‘빛날 찬’이거든요. 이름처럼 세상을 환하게 비춰주는 빛이 되고 싶어요. 그동안 살아오면서 제가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은 만큼 저도 다른 사람들에게 돌려주고 싶거든요. 타인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죠. 받는 기쁨만큼 주는 기쁨도 있다고 하잖아요. 팬분들의 사랑, 주변인들이 주는 도움을 잘 받았으니 저도 제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제가 가진 것들을 최대한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해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12호 2022년 5월호 게재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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