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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CULTURE INTERVIEW] 존 노 <디 아더 사이드> [No.211]

글 |최영현 사진 |김참 2022-09-15 73

Do You Know John Noh
존 노 <디 아더 사이드>

 

존 노는 예능 프로그램 <팬텀싱어3> 첫 방송 당시 맑고 깨끗한 미성으로 성악과 팝 발성을 오가며 마치 두 사람처럼 노래했다. 미국에서 성악 공부를 시작해 국내 성악계와는 인연이 전혀 없었던 그가 혜성처럼 등장해 사람들의 마음을 빼앗던 순간이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성악가로 또 크로스오버 가수로 끊임없이 도전 중인 존 노를 만났다.

 

 

두 번의 터닝포인트


4월 17일은 <팬텀싱어3>로 ‘존 노’가 대중에게 알려진 지 딱 2년째 되는 날이에요. 지난 2년은 존 노에게 어떤 시간이었나요?
말 그대로 꿈같은 시간이었어요. 매번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하고 놀랄 정도로 감사한 일이 많았거든요. 저의 지난 2년을 만들어 주신 분들께 어떻게 보답해야 할까 항상 고민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가진 게 노래밖에 없더라고요. 더 좋은 노래를 들려 드리기 위해 매일 공부하고 연습하면서 노력하고 있어요.

 

처음 TV에 나온 본인 모습을 봤을 때 기분이 어땠어요?
저는 성악을 시작하고 쭉 미국에서만 활동하고 한국에서는 공연한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몇 년 전 외할머니께서 제 공연을 한 번도 못 보시고 갑자기 돌아가신 거예요. 그게 너무 죄송하고 속상했어요. 제가 노래하는 모습을 집안 어른이나 친척들에게 보여 드리고 싶어서 <팬텀싱어3>에 지원하게 됐죠. TV에 나온 것만으로도 이미 목표를 이룬 기분이라 이거면 됐다 싶을 정도로 만족스러웠어요.

 

첫 방송 때는 이렇게 인생이 달라질지 예상하지 못했나요?
전혀요! 코로나 때문에 관객 없는 무대에서 녹화했고, 녹화가 없는 날에는 연습실에서 연습만 하니까 사람들 반응이 어떤지 알 수 없었어요. 게다가 한국에 친구나 동료라고 부를 만한 사람이 없어서 프로그램이 얼마나 영향력이 있는지, 또 사람들이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는지 몰랐어요. 그런데 결승전 무대 전에 길거리 촬영을 할 때 어떤 분이 저를 알아보고 응원해 주시는 거예요. 그때 처음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걸 느꼈어요.

 

방송 출연 전후에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너무 많아서 하나를 꼽기가 어려운데… 그래도 하나 골라보자면, 예전에 공연할 때는 저보다는 공연 레퍼토리가 좋아서 극장에 오시는 분이 많았는데, 이제는 제 목소리를 들으러 오시는 분들이 생겼다는 게 가장 큰 변화예요. 제일 감사한 일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공연할 때마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고 노력하게 돼요.

 

대학 입시를 코앞에 두고 성악가로 진로를 변경한 걸로 알고 있어요. 드라마틱한 인생 변화는 어쩌면 그때 처음 시작된 걸지 모르겠네요.
그런 말이 있잖아요. 무식하면 용감하다. (웃음) 성악가가 얼마나 힘든 길인지 모르고 노래하는 게 좋아서 음대 진학을 결정했어요. 제대로 배워 보고 싶었거든요. 신학 공부를 하러 미국 유학을 갔던 거라 음대는 딱 한 곳만 지원했고, 나머지는 신학교에 지원했어요. 음대에 떨어지면 내 길이 아닌가 보다 하고 마음을 접으려고 했죠. 부모님과도 그렇게 약속했고요. 그런데 다행히 음대에 합격했고 제 앞에 새로운 길이 펼쳐졌어요.

 

피바디 음악대학, 줄리아드 음대, 예일대 음악대학원까지 소위 말하는 학력 스펙이 굉장해요. 하지만 이런 이력을 쌓기까지 어려움도 많았다고요.
피바디 음악대학 1년을 마치고 학비 문제로 군대에 갔어요. 그런데 학교 규정상 1년 이상 휴학이 불가능하다는 걸 몰랐던 바람에 제대 후 입학 시험을 다시 보게 된 거예요. 다행히 장학생으로 재입학하게 되어 학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죠. 줄리아드 음대 졸업 후 성대결절 수술을 받을 때도 그랬어요. 수술하고 3개월 동안 한마디도 할 수 없었지만 잘 될 거라고 믿었어요. 긍정적인 편이라 작은 희망이 있으면 절대 놓지 않거든요. (노래를 못 하는 시간이 힘들진 않았나요?) 난생처음 아무것도 안 하고 쉬기만 해서 오히려 추억을 많이 만들었어요. 통영으로 가족 여행도 갔고요. 말을 못해서 문자로 대화해야 했지만요. (웃음)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더라도 그걸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서 행복과 불행이 바뀌는 것 같아요.

 

성대결절 수술 후 예일대에 진학해서 오페라단 활동을 했죠. 졸업 후에 오페라 가수 활동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팬텀싱어3>에 참여하기로 결심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팬텀싱어3> 오디션을 볼 때 오페라단 오디션도 보고 있었어요. 함부르크에서 오디션을 봤고, 비엔나 오페라단 오디션도 봤고요. 어떤 오디션은 최종 단계까지 갔는데 <팬텀싱어3>에 집중하려고 포기했어요. 졸업을 앞두고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았거든요. 여러 도시를 옮겨 다니면서 공연하는 오페라 가수의 생활을 제가 잘 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더라고요. 먼저 데뷔한 동기들이나 선배들을 보면서 ‘과연 오페라 가수의 삶이 나에게 맞을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결국 고민 끝에 <팬텀싱어3>를 선택했어요. 물론 후회는 없어요.

 

 

성악가에서 크로스오버 가수로


<팬텀싱어3> 오디션 때 오페라 아리아와 함께 가요와 팝송을 불렀죠. 첫 방송 때 ‘더 플레이어’로 팝과 성악 발성 둘 다 보여 주면서 호평을 받았고요. 평소 크로스오버에 관심이 많았어요?
원래 대중음악이나 크로스오버에 관심이 많았어요. 학생 때 축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팝페라나 크로스오버 곡을 많이 부르기도 했고요. 그런데 돌이켜 보면 제 인생 자체가 크로스오버였던 거 같아요. 미국에 있을 때 학교에서 저 혼자 동양인이었거든요. 한국인이 외국 노래 부르는 걸 크로스오버라 할 수도 있고, 성악가인데 힙합 같은 대중음악을 좋아하는 것도 크로스오버라고 생각해요. 제가 민트초코를 좋아하는데, 민트초코도 크로스오버고. (웃음) 원래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크로스오버에 끌렸던 것 같아요.

 

그럼 지금까지 살면서 해 본 가장 큰 도전은 뭐예요?
제게는 환경이 늘 도전이었어요. 한 살 때 미국에 가서 일곱 살 때 한국으로 돌아왔어요. 근데 또래 친구들이 저를 이방인 취급하고 어울려 주지 않는 거예요. 고등학교 때 다시 미국에 갔더니 거기서 또 이방인이 되더라고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서 전에 안 해 봤던 걸 많이 했어요. 예를 들면 튀는 옷을 입는다든가 하는 식으로요. 그런 노력들이 저한테는 도전이었어요.

 

<팬텀싱어3>에서 매번 색다른 무대에 도전하며 깨달았던 게 있나요?
무엇이든 하면 된다! <팬텀싱어3>를 통해서 제가 음악적으로 상상만 했던 게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걸 경험했어요. 제 머릿속에 있는 아이디어를 더 적극적으로 실행해 봐도 되겠다는 용기를 얻게 됐죠. (안 될 것 같았는데 된 게 있다면?) 라비던스요. 준결승에서 성악가로 구성된 팝페라 팀으로 1등을 해서 결승전에 진출했어요. 결승전에서 새롭게 팀을 구성하는데, 그때 저에게 다양한 장르 출신의 멤버들이 섞인 팀과 안정적인 팝페라 팀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었어요. 결국 과감하게 도전을 선택했죠. 그렇게 라비던스가 결성됐고, 남도민요를 크로스오버 곡으로 재해석한 ‘흥타령'이라는 멋진 노래를 탄생시켰죠.

 

작년 9월에 첫 개인 앨범인 「The Classic Album: NSQG」를 발표했어요. 올해 3월에는 두 번째 앨범 「NSQG 2 - The Other Side」를 발매했고요.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클래식과 크로스오버 앨범을 따로 낸 이유가 있나요?
앨범 기획은 거의 동시에 했어요. 처음엔 두 장을 같이 발표할까 생각했는데, 제가 테너로 노래를 시작했으니까 테너의 모습을 먼저 보여 드리는 게 좋을 것 같더라고요. 앨범 타이틀에 들어간 ‘NSQG(Noble Simplicity & Quiet Grandeur)’는 평소 제 모토예요. 고귀하며 단순하고, 고요한데 웅장하다는 뜻인데 크로스오버는 정반대거든요. 그래서 앨범 타이틀을 「The Other Side」로 지었어요.

 

앨범에는 어떤 곡들로 구성되어 있나요?
이번 앨범에는 싱잉 랩, 시티 팝,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담았어요. 제대로 된 저만의 앨범을 만들어 보고 싶어서 기획 때부터 의견을 많이 냈죠. 대체적으로 듣기 편한 곡으로 구성했는데 듀엣곡들은 <팬텀싱어3> 때 작업했던 크로스오버 곡의 느낌을 살려 봤어요. 앨범에 커버곡은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Once Upon a Dream(한때는 꿈에)’, <팬텀싱어3> 때 불렀던 ‘일리브로 델 아모레(Il Libro Dell'Amore)’ 그리고 비탈리의 현악곡 ‘샤콘느’를 듀엣곡으로 편곡한 ‘슬픈 그대여 나와 춤을’ 이렇게 세 곡이에요.

 

크로스오버 앨범 발매 기념으로 콘서트가 예정되어 있는데 어떤 무대가 될지 미리 힌트를 줄 수 있을까요?
앨범 수록곡 위주로 세트리스트를 구성하고 힙합 같은 색다른 장르의 곡도 들려 드릴 계획이에요. 이전 공연에서 불렀던 노래 가운데 팬분들이 다시 듣고 싶어 하는 곡을 추려서 들려 드릴 예정이고요. 어떤 음악을 좋아하시든 즐겁게 즐기실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어요. 게스트로는 라비던스를 함께하고 있는 (고)영열 형, <팬텀싱어3> 때 함께 공연했던 (최)성훈 형, 그리고 뮤지컬배우 (고)은성 형이 함께해요. (고은성 씨와는 어떤 인연인가요?) 은성 형하고는 <팬텀싱어> 올스타전을 하면서 엄청 친해졌어요. 제가 은성 형 단독 콘서트 때 게스트로 참여한 적이 있어서 이번엔 형이 도와주기로 했어요. 이번 콘서트에서는 저희 둘이 힙합 느낌이 물씬 나는 프랑스 팝을 커버할 예정이에요.

 

성악가와 크로스오버 가수로서 존 노의 꿈은 무엇인가요?
제 노래로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게 제가 노래를 시작한 이유거든요. 앞으로 언제 어디서든 저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노래하면서 많은 사람의 삶을 긍정적으로 만드는 해피 전도사가 되고 싶어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11호 2022년 4월호 게재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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