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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IDOL] <또! 오해영> 재윤 낯선 무대 위 또 다른 나 [No.211]

글 |최영현 사진 |김현성 2022-09-15 685

<또! 오해영> 재윤
낯선 무대 위 또 다른 나

 

아이돌 6년 차인 재윤에게 무대만큼 익숙한 곳은 없겠지만, 뮤지컬배우 6개월 차 재윤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무대에 오를 때마다 실수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긴장으로 온몸에 힘이 들어가기 일쑤다. 그래도 무대에 서는 게 즐겁고 기쁘기만 하다. 아이돌로서는 보여 주지 못했던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으니까.

 

 

새로운 출발, 뮤지컬배우


지난해 10월 <창업>으로 뮤지컬 무대에 데뷔했어요. 언제 뮤지컬배우가 된 걸 실감하나요?
아직은 뮤지컬배우라는 호칭이 과분하게 느껴져요. 제 새로운 모습을 보여 드릴 수 있게 돼서 그저 감사할 뿐이죠. 뮤지컬을 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무대에 오르는 게 정말 재미있고 즐거워요.

 

뮤지컬에 도전해 봐야겠다고 언제 결심하게 됐나요?
무대에서 저를 연기와 노래로 표현해 보고 싶은 마음은 늘 있었어요. 물론 아이돌 무대에서도 퍼포먼스를 보여 줄 수 있지만, SF9의 재윤이 아닌 이재윤으로서 무대에 서 보고 싶더라고요. 그러다 문득 뮤지컬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거예요. 우연히 지인의 추천으로 <창업>을 관람하게 되면서 그 마음이 더 켜졌던 것 같아요.

 

어렸을 때 장래 희망은 뭐였어요?
제 꿈은 가수였어요. 고교 시절 꿈을 이루기 위한 계획을 세웠는데, 그중 하나가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하는 거였어요. 저는 부산 출신이거든요. 근데, 가수가 되려면 일단 서울에 가야 할 것 같더라고요. (웃음) 열심히 입시를 준비해서 결국 원하던 실용음악과에 들어갔고, 1학년 때 FNC 오디션을 봐서 SF9으로 데뷔하게 됐죠. 그때 제 나이가 스물셋이었으니까 다른 아이돌에 비하면 데뷔가 늦은 편이에요.

 

힘들게 준비한 만큼 데뷔했을 때 무척 기뻤겠네요.
믿기지 않았어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뻤죠. 동시에 당장 내일이 걱정되기 시작했지만요. 데뷔 무대는 오늘 하루로 끝나지만, 가수 활동은 이제부터 시작이니까요. 사실 저는 평소에도 미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거든요. 걱정을 사서 하는 사람이에요. (웃음) 그래도 제 성격의 장점은 무언가 걱정되면 고민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생각을 행동으로 옮긴다는 거예요. 그런 성격 덕분에 아이돌로, 뮤지컬배우로 데뷔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뮤지컬배우로 데뷔하게 된 일화가 재미있더라고요.
뮤지컬에 대한 관심은 예전부터 있었어요. 근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도통 모르겠더라고요. 그러다 <창업>을 보게 되면서, 이건 꼭 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작사에 무작정 연락을 드렸죠. 이 작품을 꼭 해 보고 싶다고, 어떻게 하면 출연할 수 있느냐고요. 그만큼 절실했어요. 제작사 관계자분이 당황하셨을 수도 있는데, 제 진심이 통한 건지 감사하게도 오디션 기회를 주셨어요.

 

공연 기간 중간에 뉴 캐스트로 합류하게 돼서 어렵진 않았어요?
처음부터 어려울 거라 예상했어요. 그런데 연습을 시작해 보니까 생각보다 훨씬 더 어려운 거예요. 연습 첫날부터 큰일 났다 싶어 머리가 하얘졌죠. 그래도 이미 하기로 한 거잖아요? 연습에 매진해 보자고 마음을 바꿨죠. 다행히 연출님께서 많이 도와주셔서 큰 도움이 됐어요. 혼자 개인 연습도 많이 했고요. <창업>은 이방원을 주인공으로 하는 퓨전 사극이라 관련 드라마나 자료를 많이 찾아봤는데, 나중에는 이방원이 공부했다는 성균관에 직접 가 보기도 했어요. (웃음) 누군가를 조금이라도 더 알기 위해 그렇게 노력했던 건 그때가 처음이에요.

 

첫 공연은 어떤 기억으로 남았나요?
첫 공연 날 정말 많이 떨었어요. 무대에 등장하는 순간, 손이 덜덜 떨렸죠. 과장이 아니라 진짜로요! ‘아, 나 지금 떨고 있구나’ 스스로 느껴지는데도 통제가 안 되더라고요. 아마 객석 맨 끝에서도 제가 떨고 있다는 걸 느끼셨을 거예요. (웃음) 공연 내내 혹시나 대사를 틀리진 않을지, 생각지도 않은 실수를 하진 않을지 엄청 긴장했더니, 공연이 끝나고 나서 한 3일 동안 제대로 움직이질 못했어요. 그래도 큰 실수 없이 공연을 끝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뮤지컬 데뷔 무대는 앞으로도 못 잊을 거예요.

 

직접 경험해 본 뮤지컬 무대는 아이돌 활동 때와 어떤 차이가 있다고 느껴졌나요?
제가 생각하는 두 활동의 가장 큰 차이점은 러닝 타임이에요. 아이돌로 활동할 때는 5분 남짓한 짧은 시간에 무대 위에 모든 걸 쏟아 내야 하거든요. 반면 뮤지컬은 보통 두 시간 이상 공연하니까 그 호흡이 다를 수밖에 없죠. 처음 뮤지컬을 봤을 때, 배우들이 그 긴 시간 동안 라이브로 공연한다는 게 얼마나 충격적이었는지 몰라요. 그것도 매일! 뮤지컬배우들이 정말 존경스러웠어요.

 

같은 그룹 소속인 인성 씨가 뮤지컬배우로 먼저 데뷔했는데, 특별히 조언해 준 건 없어요?
형이 저한테 조언해 주기 전에 제가 이것저것 많이 물어봤어요. 아까 말했듯이 저는 걱정이 앞서는 타입이라. (웃음) 그런데 형이 자기도 이제 시작하는 단계라서 가르쳐 줄 노하우라는 게 없다는 거예요. 그냥 잘 적응하는 수밖에 없다는 짧고 굵은 조언을 해 줬죠. (웃음) 공연하면서 인성 형하고 같이 공연했던 선배님들을 만난 적이 있는데, 선배님들이 형 칭찬을 많이 하셨어요. 인성 형은 밖에서도 사랑받고 있구나 싶어 같은 멤버로서 자랑스러웠죠. 저도 어디서 활동하든 주변 사람들에게 좋은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뮤지컬 무대의 묘미


두 번째 뮤지컬 <또! 오해영>은 현대를 배경으로 한 로맨틱 코미디예요. 전작인 <창업>보단 조금 더 쉽게 준비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어땠어요?
이전에 제가 맡았던 역할들은 캐릭터가 극적이고 명확해서 참고할 수 있는 게 많았어요. 그런데 <또! 오해영>의 박도경은 현실의 보통 사람이라 오히려 어려웠어요. 보통 사람을 어떻게 무대 위의 인물로 만들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대사 한마디, 한마디가 숙제처럼 다가왔죠. 물론 원작 드라마가 있긴 하지만, 뮤지컬은 드라마와는 또 다르니까요. 연습 과정에서 동료 배우들과 많은 대화를 나눴는데, 특히 제 상대역인 오해영 역 배우들과 함께 고민하면서 연기 방향을 잡아 갔어요. 연출님께 제가 생각하는 게 맞는지 피드백도 많이 받았고요.

 

재윤이 생각하는 박도경은 어떤 인물인데요?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땐, 까칠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음향 감독이라는 직업 특성상 예민하기도 하고, 파혼을 당한 상처 때문에 항상 날이 서 있는 사람처럼 보였거든요. 그런데 연습하면서 도경이가 되어 연기해 보니까 굉장히 안쓰럽게 느껴지더라고요. 오해영한테만 보여 주는 허술한 모습에서는 인간미가 느껴지기도 했고요. 그런 면을 잘 살려서 겉으론 까칠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인물을 보여 주고 싶어요.

 

공연을 보러 갔을 때 오해영 역의 레이나 씨가 휘두르는 소품에 맞는 장면이 있었어요. 원래 대본에 있는 설정인가요?
레이나 씨랑 미리 짠 장면이에요. 좀 아프게 맞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하나도 안 아파요. 그것 말고도 오해영 역 배우들하고 미리 합을 맞춰 놓은 설정들이 있는데, 배우마다 디테일이 조금씩 달라요. 이번 작품을 하면서 배우들이 무대에서 ‘호흡을 주고받는다’는 게 뭔지 조금 알게 됐는데, 이런 게 라이브 공연의 묘미인가 싶어요. 제가 어떻게 연기하느냐에 따라 상대의 반응이 달라지는 걸 느끼거든요. 반대로 상대 배우가 저에게 주는 만큼 제 연기도 달라지고요. 연기가 재미있다고 느끼니까 더, 더 잘하고 싶어져요.

 

<또! 오해영> 첫 공연 때도 여전히 긴장이 됐나요?
예전보단 덜하지만 몸에 힘이 들어가고 손이 떨리는 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그래도 안 떠는 척하는 요령은 좀 생겼어요.

 

언제쯤 무대에서 긴장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제 생각엔 그런 날은 안 올 것 같아요. (웃음)

 

그래도 뮤지컬을 계속하고 싶은 거겠죠?
그럼요, 저는 뮤지컬을 하는 게 정말 재미있어요. 제가 무대에서 하고 싶은 걸 다 보여 드릴 수 있으니까요. 뮤지컬은 저한테도, 그리고 관객분들께도 종합선물세트 같다고 할까요? 그래서 매 공연마다 정성껏 선물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무대에 서려고 해요. 제가 준비한 선물이 객석에 잘 전달된 것 같을 때 제일 뿌듯하고요.

 

뮤지컬배우로 올해 또 다른 계획이 있나요?
일단 <또! 오해영>을 잘 마무리하려고요. 기회가 된다면 다른 좋은 작품으로 또 무대에 서고 싶고요. 저의 큰 바람이라면 언젠가 저의 팬들이 깜짝 놀랄 만한 작품에도 출연하고 싶어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11호 2022년 4월호 게재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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