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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NEW FACE] 단 하나의 꿈을 향해, <스핏파이어 그릴> 최재웅 [No.208]

글 |이솔희 사진 |맹민화 2022-08-24 523

단 하나의 꿈을 향해

<스핏파이어 그릴> 최재웅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고요. 나한테도 이런 기회가 오는구나 싶어서. 오랜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이었어요.” 데뷔 4년 만에 처음으로 배역을 맡게 된 <쓰릴 미>의 첫 공연을 앞둔 지난해 7월, 공연장으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은 최재웅의 눈에는 눈물이 맺혔다. 그토록 꿈꾸던 뮤지컬 무대에 오르게 됐다는 벅찬 설렘과 함께 그간 뮤지컬배우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어렵게 달려왔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기 때문이다.

 

 

그저 노래를 좋아하는 소년이었던 중학교 3학년 시절, 우연히 접한 조승우의 <지킬 앤 하이드> 무대 영상이 최재웅의 인생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지킬 앤 하이드> 영상을 보고 나서 모든 뮤지컬 영상을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노래를 따라 부르기 시작했고, 뮤지컬배우를 꿈꾸게 됐죠. 뮤지컬의 가장 큰 매력은 ‘꿈을 꾸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무대 위에 있는 배우들이 반짝이는 걸 보면서 저도 꿈을 꾸게 됐거든요.”


그렇게 단 하나의 꿈을 품고 차근차근 발을 내딛던 최재웅에게 지난 2017년 첫 번째 기회가 찾아왔다. <더데빌>에서 코러스를 맡아 무대에 서게 된 것이다. 데뷔 무대를 성공적으로 치러 낸 그는 적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존재감을 발산하며 조금씩 관객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아마데우스> <엘리자벳> 등 대극장 작품의 앙상블로서 행보를 이어가던 중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앙상블 배우 TV 오디션 프로그램인 <더블 캐스팅>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최재웅은 ‘TOP12’라는 성과를 얻으며 배우로서 한 계단 올라섰다. “<더데빌>은 제가 프로 무대에 발을 담글 수 있게 해 준 작품이라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었어요. <더블 캐스팅>은 정말 큰 가르침이 된 경험이었어요. 그 당시에는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는데, 지금 돌아보면 제 기준에서 그랬던 거더라고요. 그 경험 덕분에 '최선'의 정도가 더 높아졌어요.”


<더블 캐스팅>을 발판 삼아 도약을 꿈꿨지만, 다음 기회는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모래알을 움켜쥐듯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뮤지컬배우라는 목표는 최재웅을 점점 지치게 했고, 꿈을 내려놓으려고 마음먹은 순간 <쓰릴 미>라는 기적이 찾아왔다. “사는 게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정말 마지막 도전이라고 생각했던 때에 운명적으로 작품을 만났거든요. 그만큼 잘하고 싶다는 간절함이 컸고, 말로 다할 수 없는 책임감을 느꼈어요. 매일매일이 외줄을 타는 기분이었죠. <쓰릴 미> 덕분에 무대 위에서 배우 간의 호흡과 유연함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확실히 알게 됐어요.” 2021년 <쓰릴 미>를 시작으로 <멸화군><스핏파이어 그릴>까지 정확히 반년 만에 작품 세 편을 연이어 소화하며 대학로의 기대주로 우뚝 섰다. “<쓰릴 미>가 책임감을 알려 줬다면, <멸화군>은 무대를 자유롭게 누빌 수 있는 자신감을 알려 준 작품이에요. 보물을 찾아가듯 천수와 닮은 부분을 하나둘씩 찾아 나가면서 자유로움을 느꼈죠.”


그렇게 체화한 책임감과 자신감을 <스핏파이어 그릴>에 녹여내고 있다. <스핏파이어 그릴>은 인적이 드문 작은 마을 길리앗에 모인 이들이 서로의 결핍을 채워 주며 함께 성장하는 이야기로, 최재웅은 길리앗을 떠나고 싶어 하지만 주인공 퍼씨를 만나면서 마을의 소중함을 깨닫는 보안관 조를 연기한다. “조는 항상 마을을 떠나고 싶어하는 인물인데, 저도 어릴 때 동네를 벗어나서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 늘 있었어요. 근데 이제 와서 돌아보니 옛 동네가 참 아늑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느 순간부터 풀벌레 소리가 가득한 자연을 좋아하게 된 것도 어린 시절 경험 때문이에요.” 작품을 통해 가족을 향한 애틋함을 되새기기도 했다. “연습하는 내내 정말 많이 울었어요. 힘들게 살아온 퍼씨를 보면서 저희 엄마의 삶을 되돌아보게 됐고, 아들을 그리워하는 한나를 보면서 할머니가 주셨던 사랑을 떠올리게 됐거든요. 관객분들도 <스핏파이어 그릴>을 보시면서 각자의 경험을 떠올리고, 따뜻한 위로를 가져가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세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스펙트럼을 조금씩 확장해 나가고 있는 최재웅. 그 어느 때보다 바쁘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의 머릿속에는 오직 공연 생각뿐이다. “요즘 정말 감사한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그래서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커요. 매 공연을 정말 잘 해내고 싶어서, 어떻게 해야 작품에 완전히 몰두할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하죠.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조금 더 깊게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할 거예요. 처음 무대에 오를 때 느낀 그 엄청난 설렘을 잊지 않으면서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08호 2022년 1월호 게재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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