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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ISSUE] 공연과 친해지는 새로운 방법 [No.208]

글 |이솔희 사진 | 2022-08-23 946

공연과 친해지는

새로운 방법

 

뉴스레터 붐이 일기 시작하면서, 공연계에도 뉴스레터가 속속 생겨났다. 뉴스레터의 가장 큰 장점은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의 소식을 엑기스만 쏙쏙 뽑아서 흡수할 수 있다는 것. 보기 좋게 정리된 읽을거리들이 매주 정해진 시간에 이메일함으로 날아들어 오니, 이보다 더 편할 수 없다. 공연계 뉴스레터는 대부분 운영한 지 이제 막 1년을 넘어선 파릇파릇한 새싹인 만큼, 톡톡 튀는 매력을 전면에 내세우며 독자에게 친근하게 말을 건네는 중이다. 이들의 공통적인 목표는 대중이 공연과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매개체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공연을 더욱 재미있게 즐기고 싶은 이들이라면, 이제 뉴스레터에 주목하자.

 

공연장 옆 잡화점

 


공연장 옆 잡화점이라니! 당장이라도 문을 두드려 보고 싶은 욕구가 생기지 않는가. 귀엽고 친근한 이름이 매력적인 ‘공연장 옆 잡화점’은 클래식 공연 기획사인 크레디아에서 발행하는 뉴스레터다. 클래식은 어렵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클래식이 낯선 독자도 편한 마음으로 뉴스레터에 빠져들 수 있도록 클래식 공연과 음악가들의 정보를 차근차근 풀어서 설명해 준다. 한 편의 뉴스레터를 ‘#속닥속닥 #점원의하루 #지금이순간 #크레디아피셜’ 등 몇 개의 해시태그로 나눠 구독자가 좋아할 만한 정보를 추려 소개하는 것이 특징. 다른 뉴스레터에 비해 읽을거리의 분량이 많음에도 술술 읽히는 것은 정제된 글 사이에 ‘점원’들(잡화점이라는 이름답게 필자를 ‘점원’이라 칭한다)의 숨기려야 숨길 수 없는 열정이 묻어 있기 때문이다. 한 달에 두 번, 둘째 넷째 화요일에 만날 수 있다.

 

뮤’s 레터

 


2021년 9월 첫 번째 편지를 보낸 후 매주 금요일 독자를 만나고 있는 뮤’s 레터는 온라인 매거진 올댓아트 에디터들이 필자로 나서는 뉴스레터다. 대부분의 공연 뉴스레터가 한 작품씩 선정해 관련된 정보를 소개하는 형식을 취한다면, 뮤’s레터는 지난 한 주간 전해진 공연계 소식 중 놓치기 아쉬운 이야기를 모아 다시 한번 소개한다. 올댓아트에서 한 주 동안 발행한 인터뷰 기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것은 덤이다. 특히 필자들의 개성이 살아있는 공연 리뷰는 뮤’s 레터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히는데, 솔직함이 묻어나는 리뷰를 읽다 보면 ‘덕질 메이트’와 함께 공연 감상을 나누는 듯한 친근함이 느껴진다.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뮤’s 레터뿐만 아니라 미술과 관련된 정보를 다루는 ‘미술과왜’, 클래식 공연에 대해 이야기하는 ‘최식주의’도 함께 운영하고 있으니 참고하길!

 

Ogle

 


Ogle(이하 오글)은 공연 관람 시 사용하는 쌍안경인 ‘오페라 글라스’에서 이름을 따왔다. 공연계에 애정을 지닌 네 명의 친구가 힘을 합쳐 탄생시킨 뉴스레터로, 뉴스레터를 통해 무대와 관객을 연결하겠다는 각오로 출발했다. 공연문화에 관심이 있어도 관련된 정보를 쉽게 얻기 힘들었던 본인들의 경험에서 시작된 만큼, 이들의 목표는 세상 모든 사람이 공연을 더 쉽고 풍부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그래서 뉴스레터를 발행하며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 역시 ‘쉽고, 재밌게’다. 독자의 흥미 유발을 위해 핫한 이슈와 작품을 엮어 소개하는 것이 오글의 강점. 최근에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속 ‘깐부 할아버지’ 오일남과 연극 <리어왕>의 리어왕을 비교 소개하는 센스를 발휘했다. 쇼노트, 에스앤코 등 굵직한 공연 제작사와의 인터뷰를 직접 진행할 정도로 열정 넘치는 이들의 뉴스레터는 매주 금요일 오전 8시에 만나볼 수 있다.

 

플롯레터

 


“예술은 원래 쉽다.” 플롯레터가 내세우는 슬로건이다. 연극 문화의 부흥을 실현하기 위해 모인 스타트업 팀 ‘플롯’이 선보이는 뉴스레터다. 훌륭한 연극 작품들이 대중에게 알려지지 못해 잊히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낀 이들이 발 벗고 나서서 만들었다. 작품 속에 숨겨져 있는 철학, 인문학 이야기를 쉽고 친근하게 소개하면서, 예술과 거리가 먼 구독자의 세상을 한층 넓히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연극을 중심으로 뉴스레터를 꾸리는데, 소개할 만한 작품을 선정하기 위해 극단과 미팅을 진행하고 연습실에 방문하는 등 직접 발품을 파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연극뿐만 아니라 문학, 영화, 미술 심지어 패션까지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기에 다방면의 예술 분야에 관심이 있는 독자에게 제격이다. 플롯레터는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에 구독자의 이메일함으로 찾아간다.

 


MINI INTERVIEW - Ogle

뉴스레터를 선보일 때 가장 크게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뮤지컬 분야에 관심을 가진 후에도 정보를 얻는 데 어려웠던 경험이 있기에 더욱 많은 사람이 쉽고 재미있게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공연에 대한 정보를 대중적인 시각에서 풀어 나가면서, 오글만의 관점을 담아내려고 노력합니다. 최대한 독자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주제를 선정하려고 해요. <지킬 앤 하이드>나 <레베카>처럼 이미 다양한 콘텐츠가 나온 작품들은 최대한 새로운 시선에서 접근하고, 정보가 많지 않은 작품은 한 가지 포인트를 끄집어내 집중적으로 다루는 식으로요.

 

공연 제작사와 직접 인터뷰를 진행해 콘텐츠를 제작하기도 했는데요,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합니다.
작품을 만든 제작사의 인터뷰라면 우리가 원하는 콘텐츠에 정확하고 공신력 있는 답변을 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첫 인터뷰이는 제작사 쇼노트의 김영욱 대표님이었습니다. 좋은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용기를 내서 무턱대고 대표님 SNS 계정으로 인터뷰를 요청드렸어요. 걱정 반 떨림 반으로 십 분에 한 번씩 메시지함을 확인했는데 다행히 인터뷰 요청을 받아 주셔서 너무나도 감사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이후 <헤드윅>을 주제로 한 번 더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죠. <프랑켄슈타인> 인터뷰를 하기 위해 제작사인 뉴컨텐츠컴퍼니에 이메일로 먼저 요청한 다음, 무작정 본사로 찾아간 적도 있어요. 건물을 찾지 못해 두 시간 동안 진땀을 빼면서 헤맸는데, 알고 보니 본사는 다른 곳에 있었더라고요. 당시에는 힘들고 허무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입니다.

 

그간 발행한 40개 넘는 뉴스레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있나요?
구독자가 선정한 다섯 개의 작품을 5주 동안 소개하는 ‘기획 시리즈’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어요. 이 시리즈의 시작을 연 <하데스타운> 편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특히 기획 단계와 자료 조사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는데 국내에서 초연되는 작품이라 공연 리뷰는 거의 없었어요. 해외 기사를 일일이 번역하고 키워드별로 분석해 '하데스타운 볼까? 말까?' 콘텐츠를 만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뉴스레터를 제작하며 일주일 내내 <하데스타운> 플레이 리스트를 반복 재생했더니 점점 팀원들도 작품과 원고에 심취하더군요.

 

지난해 2월 첫 뉴스레터를 시작으로 어느덧 1주년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지난 1년을 자평해 보자면.
맨땅에 헤딩하며 팀원들과 열심히 달려온 시간들, 함께 오글이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오그리분들(구독자 애칭)과 소통했던 지난 일 년은 정말 감사하고 꿈같이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저희는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오글이 목표하는 열려 있는 공연문화, 그리고 문화를 일상적으로 즐길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앞으로 더 부지런히 움직일 생각입니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08호 2022년 1월호 게재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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