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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PECIAL] 창작뮤지컬 관객 설문 조사 [No.206]

글 |배경희·안세영 2020-12-08 45,536

창작뮤지컬을 돌아보다  

라이선스 뮤지컬이 국내 시장을 주도하던 시기를 지나 수많은 창작뮤지컬이 무대에 오르고 있다. 각종 지원 사업을 통해 신인 뮤지컬 창작자가 데뷔했고, 단단한 팬층을 다진 스테디셀러 창작뮤지컬도 탄생했다. 창작뮤지컬은 어떤 과정을 거쳐 여기까지 왔고, 또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 프로듀서와 비평가, 관객의 입장에서 창작뮤지컬의 현주소를 점검해보았다. 

 

창작뮤지컬 관객 설문 조사

 

창작뮤지컬의 현주소를 점검하기 위해 관객층의 성향을 알아보고 작품에 대한 관객 의견을 묻는 설문을 마련했다. 본 설문 조사는 <더뮤지컬>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참여자를 모집, 지난 10월 17일부터 20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혼자 관람하고 온라인에서 소통하는 마니아

 

연령대 (n=1703) 

10대 17% 282명

20대 59% 1002명

30대 19% 323명

40대 5% 79명

50대 이상 1% 17명

 

월평균 몇 회의 공연을 관람하나요? (n=1703) 

월 1회 이하 11% 185명

월 2~5회 46% 779명

월 6~10회 26% 444명

월 11~15회 10% 177명

월 16회 이상 7% 118명

 

공연 티켓 구매에 지출하는 비용이 월수입의 몇 퍼센트를 차지하나요? (n=1703) 

10% 미만 8% 139명

10% 이상 30% 미만 40% 683명

30% 이상 50% 미만 32% 544명

50% 이상 70% 미만 13% 227명

70% 이상 6% 110명

 

좋아하는 작품의 경우, 한 시즌에 100회 기준 몇 회 정도 반복 관람하나요? (n=1703) 

3회 미만 15% 248명

3회 이상 10회 미만 48% 820명

10회 이상 20회 미만 25% 419명

20회 이상 30회 미만 9% 148명

30회 이상 40회 미만 2% 37명

40회 이상 2% 31명

 

창작뮤지컬을 주제로 실시한 이번 온라인 설문 조사에는 총 1703명이 참여했다. 국내 뮤지컬 시장을 이끌어가는 주요 관객층은 20~30대라고 알려져 있지만, 본 설문에는 30대(19%) 못지않게 많은 10대(17%)가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월평균 공연 관람 횟수, 공연 티켓 구매에 지출하는 비용, 반복 관람률을 묻는 질문을 통해 공연을 자주 관람하는 마니아 관객이 적극적으로 설문에 참여했음을 알 수 있다. 

 

주로 누구와 함께 공연을 관람하나요? (n=1703) 

혼자 76% 1296명

친구 8% 143명

공연 지인 8% 130명

가족 5% 87명

기타 2% 29명

연인 1% 18명

 

뮤지컬 외에 주로 관람하는 공연 장르는 무엇인가요? (복수 응답, 최대 2개) (n=1703) 

연극 81% 1387명

가요 콘서트 30% 513명

클래식 11% 180명

없음 9% 146명

창극 3% 59명

무용 3% 46명

오페라 3% 45명

기타 3% 44명

 

공연 관람 후 어떤 활동을 하나요? (복수 응답, 최대 3개 / n=1703) 

개인 SNS에 후기 작성 86% 1461명

커튼콜 사진/영상을 온라인에 업로드 48% 816명

티켓 예매 사이트에 후기 작성 23% 388명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는다 17% 281명

배우 서포트 및 팬클럽 활동 17% 281명

팬아트 및 2차 창작 15% 259명

온라인 공연 커뮤니티에 후기 작성 12% 210명

기타 6% 97명

공연 동호회 모임 참석 4% 62명

 

공연 관람 후기 또는 사진/영상을 공유할 때 주로 사용하는 소셜 미디어는 무엇인가요? (n=1703)  

트위터 56% 949명

인스타그램 33% 556명

블로그 5% 80명

없음 4% 61명

기타 3% 48명

페이스북 1% 9명

 

 

설문 참여자 가운데 무려 76%는 혼자 공연을 관람한다고 답했다. 소셜 미디어, 온라인 커뮤니티, 팬클럽 등에서 공연을 통해 알게 된 지인과 함께 공연을 관람한다고 답한 참여자도 8%로 가족이나 연인보다 앞섰다. 기타 의견을 남긴 29명 가운데 절반인 14명이 ‘혼자 공연을 예매해 보러 가지만 공연장에서 지인을 만날 때가 많다’고 답변한 것을 감안하면 혼자 또는 공연을 통해 알게 된 지인과 공연을 관람하는 비율은 실제로 더 높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를 통해 공연을 누군가와 함께 즐기는 특별한 이벤트로 여기기보다는 작품 자체를 즐기러 극장을 찾는 관객층이 형성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뮤지컬 외에 자주 관람하는 공연 장르는 연극이 81%로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했다. 여기에는 뮤지컬과 연극을 넘나들며 활동하는 배우와 창작진이 많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으리라 짐작된다. 공연 관람 후에는 대다수가 온라인에 후기를 작성하여 공연에 대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인 SNS에 후기를 남긴다는 응답자(86%)가 많았다. 커튼콜 사진과 영상을 소셜 미디어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업로드한다는 응답자도 48%로 전체 설문 참여자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이렇게 공연 관람 후기 또는 사진, 영상을 공유할 때 주로 사용하는 소셜 미디어로는 트위터(56%)가 과반수의 표를 얻었고, 인스타그램(33%)이 뒤를 이었다. 



 

마니아는 창작뮤지컬을 좋아해

 

선호하는 종류의 뮤지컬은 무엇인가요? (n=1703) 

창작뮤지컬 49% 827명

라이선스 뮤지컬 16% 270명

해외 팀 투어 뮤지컬 0.1% 2명

특별히 선호하는 쪽 없음 35% 604명

 

창작뮤지컬을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복수 응답, 최대 2개 / n=827) 

좋아하는 배우가 참여해서 54% 446명

소재와 형식이 신선해서 48% 394명

가격 부담이 적은 중소극장 작품이 많아서 35% 288명

정서적으로 공감하기 쉬워서 31% 260명

좋아하는 창작진이 참여해서 17% 137명

관객의 피드백이 잘 반영되어서 5% 43명

 

월평균 공연 관람 횟수별 창작뮤지컬 선호도 

창작뮤지컬 선호 그 외

월 1회 이하 70명 (38%) 115명

월 2~5회 336명 (43%) 443명

월 6~10회 242명 (55%) 202명

월 11~15회 98명 (55%) 79명

월 16회 이상 81명 (69%) 37명

 

 

월평균 수입 대비 공연 티켓 구매 비용별 창작뮤지컬 선호도  

창작뮤지컬 선호 그 외

10% 미만 50명 (36%) 89명

10% 이상 30% 미만 304명 (45%) 379명

30% 이상 50% 미만 271명 (50%) 273명

50% 이상 70% 미만 131명 (58%) 96명

70% 이상 71명 (65%) 39명

 

2000년대 초반의 뮤지컬 마니아는 해외에서 공연된 유명 작품에 대한 정보를 발 빠르게 수집하고, 그러한 작품이 한국에서 공연되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집단에 가까웠다. 그러나 2010년대 이후 뮤지컬 마니아 사이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경향은 대학로를 중심으로 늘어난 창작뮤지컬을 주로 관람하는 관객층의 형성이다. 설문 참여자에게 창작뮤지컬, 라이선스 뮤지컬, 해외 팀 투어 뮤지컬 가운데 어느 쪽을 선호하는지 묻자 창작뮤지컬을 선호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49%로 절반을 차지했다. 특별히 선호하는 쪽이 없다는 답변이 35%로 뒤를 이었고, 라이선스 뮤지컬은 16%, 해외 팀 투어 뮤지컬은 단 2명의 선택을 받는 데 그쳤다. 

 

창작뮤지컬을 선호한다고 답한 응답자에게 그 이유를 묻자, ‘좋아하는 배우가 참여해서’라는 답변이 54%로 가장 많았다. 대극장에서 공연되는 라이선스 뮤지컬보다 중소극장 규모의 창작뮤지컬에 출연하는 배우층이 존재하고, 이러한 배우를 따라 창작뮤지컬을 주로 관람하는 팬층 또한 존재한다는 방증이다. 이와 더불어 ‘소재와 형식이 신선해서’(48%), ‘대극장 뮤지컬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적은 중소극장 작품이 많아서’(35%), ‘정서적으로 공감하기 쉬워서’(31%)라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기타 의견을 통해 관객이 창작뮤지컬을 선호하는 이유를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는데, ‘라이선스 뮤지컬에 비해 배우의 해석과 표현이 자유로워 캐스팅별로 다양한 연기 노선을 감상할 수 있다’(6명), ‘가까이서 배우의 섬세한 연기를 지켜보고 긴 밀하게 교감할 수 있다‘(5명)는 답변은 창작뮤지컬에서 배우의 영향이 크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오래전에 만들어진 인기 라이선스 뮤지컬에 비해 최근 정서와 잘 맞고 시류를 반영한다’(4명)는 의견은 많은 관객이 신선한 소재와 형식, 공감하기 쉬운 정서 때문에 창작뮤지컬을 선호한다는 결과와 일맥상통한다. 이 밖에도 ‘어색한 번역문 대신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한국어 가사 및 대사를 즐길 수 있다’(9명), ‘라이선스 뮤지컬에 비해 OST나 DVD 발매가 잘 이뤄진다’(7명),  ‘시즌을 거듭하며 변화하고 발전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6명), ‘관객으로서 창작뮤지컬의 발전과 성장에 기여하고 싶다’(6명)는 기타 의견이 공통적으로 눈에 띄었다.

 

좋아하는 작품의 동일 시즌 반복 관람 횟수별 창작뮤지컬 선호도  

창작뮤지컬 선호 그 외

3회 미만 85명 (34%) 163명

3회 이상 10회 미만 377명 (46%) 443명

10회 이상 20회 미만 236명 (56%) 183명

20회 이상 30회 미만 86명 (58%) 62명

30회 이상 43명 (63%) 25명

 

창작뮤지컬을 선호하는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 사이에는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각 질문에 대한 창작뮤지컬 선호층의 답변과 전체 설문 참여자의 답변을 비교한 결과 큰 차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월평균 공연 관람 횟수가 많을수록, 월평균 수입 대비 공연 티켓 구매 비용이 클수록, 동일 시즌 반복 관람 횟수가 많을수록 창작뮤지컬을 선호하는 경향이 더 뚜렷해졌다. 공연을 자주, 반복적으로 관람하는 마니아일수록 창작뮤지컬에 관심이 많다는 의미다. 많은 창작뮤지컬 제작사가 다양한 이벤트와 재관람 혜택을 동원하여 마니아를 타깃으로 한 홍보 마케팅 전략을 펼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관객들은 어떤 작품을 계기로 창작뮤지컬의 매력에 빠졌을까? 전체 설문 참여자에게 인생 최초로 관람한 뮤지컬 작품이 무엇인지 주관식으로 제목을 써달라고 요청했다. 그 결과 예상대로 대부분이 스테디셀러 대극장 라이선스 뮤지컬을 꼽았다. 하지만 그 가운데 창작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이 3위로 이름을 올려 놀라움을 안겼다. <프랑켄슈타인>은 메리 셸리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대극장 창작뮤지컬로, 2014년 초연에 이어 2015년, 2018년 세 시즌에 걸쳐 인기리에 공연되었다. <프랑켄슈타인>은 창작뮤지컬을 즐겨 보는 계기가 된 작품 가운데서도 1위를 차지했다. 대형 창작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성공이 대중을 뮤지컬 시장에 유입시키는 데 얼마나 기여했는지 알려주는 결과다. 

 

하지만 <프랑켄슈타인>을 제외하면 창작뮤지컬을 즐겨 보는 계기가 된 작품으로 순위권에 오른 나머지 후보가 모두 중소극장 뮤지컬이라는 사실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모두 대학로 스테디셀러로 사랑받으며 최근까지 꾸준히 무대에 오르고 있는 작품으로, 2005년 초연한 <빨래>를 제외하면 나머지 다섯 작품은 2010년대에 초연했다. <여신님이 보고 계셔>와 <사의찬미>(초연 당시 제목은 <글루미데이>)는 2013년, <팬레터>와 <어쩌면 해피엔딩>은 2016년 초연작이다. 따라서 이 시기를 기점으로 창작뮤지컬에 대한 관심이 대폭 늘어났으리라 짐작해 볼 수 있다. 

 

이들 다섯 작품은 한 시즌에 10회 이상 반복 관람한 창작뮤지컬 TOP 10에도 그대로 이름을 올렸다. 여기서는 중소극장 뮤지컬인 <사의찬미>, <팬레터>, <여신님이 보고 계셔>가 대극장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을 누르고 더 많은 표를 얻었다. 10위권 안에 든 나머지 작품 역시 중소극장 뮤지컬로 채워졌다. 이를 통해 중소극장 창작뮤지컬을 중심으로 반복 관람 문화가 자리 잡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 가운데 <최후진술>, <마마, 돈 크라이>, <트레이스 유>는 모두 이희준 작가, 박정아 작곡가 콤비의 작품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특히 이희준 작가는 <미아 파밀리아>까지 네 작품에 이름을 올려, 충성도 높은 마니아층을 확보한 창작자임을 입증했다.

 

처음 관람한 뮤지컬 작품은 무엇인가요? (n=1681) 

1위 지킬 앤 하이드 7% 110명

2위 오페라의 유령 3% 57명

3위 프랑켄슈타인 3% 47명

4위 캣츠 3% 46명

5위 모차르트! 3% 42명

6위 레베카/엘리자벳 2% 36명

 

창작뮤지컬을 즐겨 보는 계기가 된 작품은 무엇인가요? (n=1618) 

1위 프랑켄슈타인 11% 173명

2위 여신님이 보고 계셔 8% 135명

3위 팬레터 6% 104명

4위 사의찬미 4% 69명

5위 빨래 4% 62명

6위 어쩌면 해피엔딩 4% 61명

 

한 시즌에 10회 이상 반복 관람한 창작뮤지컬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n=1703) 

1위 사의찬미 14% 232명

2위 팬레터 13% 221명

3위 여신님이 보고 계셔 12% 209명

4위 프랑켄슈타인 10% 163명

5위 미아 파밀리아 9% 157명

6위 어쩌면 해피엔딩 9% 154명

7위 최후진술 8% 129명

8위 비스티 7% 119명

9위 마마, 돈 크라이 7% 118명

10위 트레이스 유 6% 107명

 

 

취향과 주관이 뚜렷한 문화생활

 

공연 정보는 주로 어디서 얻나요? (복수 응답, 최대 2개 / n=1703) 

제작사 SNS 및 홍보 창구 86% 1,463명

온라인 공연 커뮤니티 43% 728명

티켓 예매 사이트 34% 571명

매체 기사 11% 185명

기타 4% 76명

 

관람 여부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주는 요소는? (복수 응답, 최대 3개 / n=1703)

출연 배우 88% 1,496명

시놉시스 58% 980명

관객 후기 40% 686명

공연 사진 및 영상 30% 516명

창작진 29% 499명

티켓 가격 21% 350명

제작사 15% 249명

티켓 사이트 예매 순위 2.% 37명

매체 리뷰 2% 31명

수상 내역 1% 14명

 

신뢰하는 제작사가 있나요? (n=1703) 

없음 21% 356명

알앤디웍스 16% 274명

HJ컬쳐 10% 172명

네오프러덕션 8% 136명

MJStarfish 7% 112명

CJ ENM 6% 110명

신시컴퍼니 6% 96명

 

공연의 핵심 소비자층이 20~30대라고 알려진 것처럼 국내 공연계의 주요 제작사들은 디지털에 익숙한 젊은 세대의 성향을 반영해 홍보 채널로 SNS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번 설문 조사 응답자 역시 30대 이하 젊은 층이 95%(10대 17%, 20대 59%, 30대 19%)를 차지했는데, 공연 정보를 얻는 경로 1위로 ‘제작사 SNS 및 홍보 창구(86%)’를 뽑아 제작사의 홍보 전략이 작품을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작사들이 홍보 툴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SNS는 뮤지컬 관객들의 사용도가 높은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으로, 요즘은 영상 콘텐츠가 큰 인기를 끄는 최근 경향에 따라 유튜브로 홍보 채널을 확장하는 추세다. 네 개의 예시 가운데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한 ‘매체 기사’의 응답률은 11%에 그쳐, 현재 공연을 소비하는 층이 공연 정보를 얻는 경로가 과거와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기타 의견으로는 ‘지인을 통해(16명)’ 정보를 얻는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그렇다면 창작뮤지컬을 관람할 때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소는 무엇일까? 가장 높은 응답률을 차지한 답변은 ‘출연 배우’로 응답자 88%의 선택을 받았다. 그 뒤를 잇는 것은 ‘시놉시스’(56%), ‘관객 후기’(40%), ‘공연 사진 및 영상’(30%)이다. 관람 여부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 ‘티켓 가격’을 꼽은 이들은 21%에 불과했다. 이 설문 항목에서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흥행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티켓 사이트 예매 순위’를 참고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37명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매체 리뷰’나 ‘수상 내역’을 고른 이들 또한 각각 31명과 14명이 전부였다. 세 개 답변의 응답률은 그 합계가 전체에서 5%를 기록했다. 이는 달리 말해 현재의 뮤지컬 소비자층은 관람 작품을 결정할 때 객관적인 지표나 전문가의 평가에 영향을 받기보다 자신의 가치관과 취향에 따라 능동적인 문화생활을 즐긴다는 뜻이다. 

 

창작뮤지컬을 제작하는 제작사 가운데 어떤 곳을 신뢰하는지 묻는 질문에는 ‘없다’(21%)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가장 신뢰하는 제작사 1위는 16%의 응답율을 기록한 알앤디웍스다. 2019년 알앤디웍스가 새롭게 내놓은 창작뮤지컬 <호프: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이 평론가 집단은 물론 마니아 관객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결과이다. <호프>는 신인 창작자들의 데뷔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초연 당시 국내 양대 뮤지컬 시상식인 예그린뮤지컬어워드와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총 11관왕을 기록한 바 있다. 알앤디웍스를 신뢰하는 이유로는 ‘작품의 개성이 뚜렷해서’(223명), ‘제작하는 작품의 대본과 음악이 훌륭해서’(96명), ‘작품의 전반적인 완성도가 높아서’(69명)라는 답변이 있었다. 

 

그 뒤를 이어 2위부터 4위에 오른 제작사들은 관객들에게 신뢰를 얻는 이유에서 조금씩 차이가 나타났다. 2위를 차지한 HJ컬쳐(10%)는 ‘할인 제도와 이벤트가 다양해서’(87명), ‘전반적인 완성도가 높아서’(45명), ‘관객과의 소통이 활발해서’(45명)라는 이유로 지지받는 반면, 3위인 네오프러덕션(8%)은 ‘할인 제도와 이벤트가 다양해서’(64명), ‘배우 캐스팅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서’(61명), ‘작품의 개성이 뚜렷해서’(55명) 순으로 표가 몰렸다. 4위에 오른  MJStarfish(7%)는 이희준 작가와 박정아 작곡가 콤비의 <최후진술>, <해적>, <알렉산더> 등 개성 강한 작품으로 마니아를 양성한 만큼 ‘작품의 개성이 뚜렷해서’(91명)와 ‘제작하는 작품의 대본과 음악이 훌륭해서’(74명)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하지만 세 번째 높은 답변인 ‘전반적인 완성도가 높아서’(22명)가 응답 수치에서 큰 격차를 보여 관객들에게 지지받는 이유가 다른 어떤 제작사보다 뚜렷했다.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을 주로 제작하는 제작사 가운데 공동 5위에 오른 CJ ENM(6%)과 신시컴퍼니(6%)는 완성도에 대한 관객 신뢰가 높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두 제작사 모두 ‘완성도가 높아서’와 ‘제작하는 작품의 대본과 음악이 훌륭해서’가 신뢰하는 이유 1위와 2위에 올랐고, 세 번째 응답에서만 ‘배우 캐스팅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서(CJ ENM)’, ‘작품의 개성이 뚜렷해서’(신시컴퍼니)라는 차이를 보였다.

 

 

창작뮤지컬을 관람하면서 아쉬움을 느낀 적이 있나요? (복수 응답, 최대 2개 / n=1703) 

서사가 탄탄하지 않다 38% 652명

팬덤 마케팅에 지나치게 치중한다 28% 479명

작품 규모에 비해 티켓 가격이 비싸다 22% 369명

흥행 트렌드를 좇는 작품이 많다 21% 350명

라이선스 뮤지컬에 비해 완성도가 떨어진다 14% 230명

특색 없는 캐스팅에 대한 피로도가 높다 13% 221명

무대 세트나 의상에 대한 만족도가 낮다 12% 209명

없음 11% 190명

기타 6% 104명

한국적 특색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 5% 76명

 

창작뮤지컬에서 느끼는 아쉬움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38%의 응답자가 ‘서사가 탄탄하지 않다’고 답했다. 마지막 질문인 ‘창작뮤지컬에 바라는 점’에 대한 주관식 답변으로도 극작에 대한 의견(203명)이 가장 많았다. 최근 들어 신인 작가의 작품이 빠르게 무대에 올라오다 보니 정식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빈약한 서사와 설정 오류로 개연성이 떨어져 배우의 열연에 기대는 작품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다수의 응답자들이 “관객이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는 열린 결말과 관객이 상상력으로 채워야 하는 빈틈 있는 스토리는 엄연히 다르다”며 정식 공연 무대에서는 충분한 수정과 보완을 거친 작품을 보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뒤이어 ‘팬덤 마케팅에 지나치게 치중한다’(28%)는 의견이 많았는데, 마니아를 타깃으로 하는 마케팅보다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창작뮤지컬에 바라는 점을 자유롭게 작성해 달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창작뮤지컬을 관람하며 느끼는 아쉬움’에 대한 답변과 대체로 비슷했다. 그 외 예시에 없었던 내용 가운데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바로 여성 서사에 대한 갈증이다. 총 700명의 주관식 응답자 가운데 10%가 새롭게 올라오는 창작뮤지컬 중에 여전히 남성 중심적인 작품이 많은 것을 지적하며, 다양한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는 다채로운 여성 서사를 보고 싶다는 의견을 전했다. 그 답변 가운데 유독 길고 정성스러웠던 한 응답자의 말을 옮긴다. “여성 배우들이 맡을 수 있는 캐릭터가 조금 더 다양해졌으면 좋겠다. 여자도 살인마가 될 수 있고, 교수가 될 수 있다. 또한 여성 등장인물들이 반드시 ‘연대’를 해야만 한다는 강박을 버렸으면 좋겠다. 남성 주연 뮤지컬을 생각해 볼 경우 모든 캐릭터들이 연대의 길을 택하지 않는다. 여성들 사이에도 갈등이 일어날 수 있고, 이것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끝날 수 있다. 그러니 많은 방향성을 열어둔 극을 제작해 주었으면 좋겠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여성 서사 뮤지컬을 만드는 것은 어쩌면 우리의 창작뮤지컬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창작자는 누구인가요? 

작가  

1. 이희준 

2. 한정석

3. 박천휴 

4. 박해림 

5. 강남 

 

작곡가 

1. 박정아 

2. 이선영 

3. 윌 애런슨 

4. 민찬홍

5. 박현숙 

 

연출가 

1. 김태형 

2. 오루피나 

3. 김동연 

4. 박소영 

5. 이지나 

 

2019~2020년 초연한 창작뮤지컬 가운데 좋았던 작품은 무엇인가요

1. 호프: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

2.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

3. 시데레우스

4. 그림자를 판 사나이

5. 차미

6. 해적

7. 개와 고양이의 시간

8. 로빈

9. 너를 위한 글자

10. 섬: 1933~2019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06호 2020년 1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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