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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PECIAL] 코로나 시대의 공연 지키기, 공연이 계속 이어지도록 [No.205]

글 |박보라 사진제공 |세종문화회관, 블루스퀘어, 예술의전당 2020-10-30 4,258

코로나 시대의 공연 지키기 

 

지난 2월 코로나19가 국내에 확산되기 시작하자, 관객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객석에 입장하는 낯선 풍경이 펼쳐졌다. 배우와 스태프, 관객 모두 처음 겪는 이 광경에 두려움과 괴상함을 느꼈지만, 그로부터 반년이 지난 지금 무대 위의 배우를 제외한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극장 안을 채우는 건 더 이상 낯선 모습이 아니다. 변화가 불가피한 코로나 시대에 한 편의 공연이 무대에 오르기까지 공연계 사람들은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까. 코로나19로 달라진 공연계 풍경을 집중 조명한다.

 

공연이 계속 이어지도록

 

많은 것이 달라진 공연장

코로나19의 확산이 8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황이 되자 이제는 과거로 돌아가기 어렵다는 조심스러운 예측도 나온다. 질병관리청이 생활 속 거리 두기 세부 지침을 발표했고, 이로 인해 공연계는 코로나19의 유행 전과 후가 상당히 달라졌다. 그중 공연장에 가장 눈에 띄는 변화를 몰고 온 사항은 ‘다른 사람과 2m(최소 1m) 이상 거리 두기’이다. 거리 두기 세부 지침 발표 초반에는 공연장에 적용되는 명확한 기준이 없어 혼돈이 발생했지만, 지난 5월 ‘지그재그로 한 칸씩 띄어 앉기’라는 수칙이 발표되며 객석 풍경이 달라졌다. 관람객은 공연장 입구에 비치된 열화상 카메라를 통과하거나 체온계로 체온을 측정하고, QR코드 인증을 통한 전자출입명부를 제출하거나 수기로 문진표를 작성해야만 한다. 공연 전후 공연장은 수시 소독과 주기적인 방역이 이뤄진다. 현재 대다수의 공연장에서는 관람객이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기침, 인후통 등)이 있거나 최근 14일 이내 해외여행을 한 경우 공연 관람은 물론 공연장 입장이 제한된다. 무대와 객석 사이는 최소한 2m 간격을 두어야만 하기 때문에 무대와 가까운 거리의 객석은 아예 공석으로 남기는 경우도 있다. 다중 이용 공간으로 분류되는 공연장은 관람객이 밀집되지 않도록 특별히 주의를 요해야만 한다. 공연장 내부에서 관람객이 이동하거나 대기할 시에 서로의 간격을 유지하는 안내 스티커가 바닥에 부착되어 있어 동선을 구분한다. 공연장들은 관람객 밀집도를 최대한 낮추기 위해 공연장 로비와 객석 오픈 시간을 앞당겼다. 일부 공연장은 매점이나 카페의 운영을 중단하거나 축소했다. 공연장 안내원들은 관람객에게 수시로 거리 두기와 방역 수칙을 안내하며 객석으로의 빠른 입장을 유도한다. 또 배우와 스태프 외에는 대기실과 연습실 등의 출입이 엄격하게 제한된다. 체온 측정, 방문객 정보와 문진표 확인, 관람 수칙 안내 등 원활한 공연장 운영을 위해 공연장 안내원의 수를 늘리는 경우도 있다. 



서로를 위한 거리 

현재 공연장의 거리 두기 좌석제는 질병관리청에서 발표하는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에 따라 적용 범위가 달라진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거리 두기 좌석제는 사회적 거리 두기 1단계에서는 권고 사항이지만, 2단계에서는 의무적으로 적용된다. 9월 17일 기준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는 2단계를 유지하고 있어, 현재 공연 중인 모든 공연장은 필수적으로 거리 두기 좌석제를 시행해야만 한다. 이로 인해 총 객석의 약 50% 정도만 오픈된 상태다. 제작사는 프리 프로덕션 과정에서 공연장의 가용 객석을 기준으로 손익분기점을 계산한다. 거리 두기 좌석제로 인해 예상 매출이 축소될 경우 손익분기점은 급격하게 높아진다. 결국 제작사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재정적인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대부분의 제작사는 거리 두기 좌석제를 적용하면서 공연 수익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9월 개막 예정이었던 한 뮤지컬은 거리 두기 좌석제를 강제적으로 실행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자, 축소된 객석에서 약 80%의 객석 점유율을 기록해도 회당 4~5백만 원의 손실을 예상했다. 공연을 진행할 경우 약 3억 원 이상의 피해가 예상되자, 개막 전 지불한 공연장 대관료를 포기하고 공연을 잠정 연기했다. 미리 공연을 연기하거나 중단할 수 있는 공연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한 공연 관계자는 “개막 전인 작품은 프리 프로덕션 과정의 비용을 계산해서 공연 진행 시 손해의 폭을 산정할 수 있지만, 현재 공연 중인 작품은 이미 어느 정도의 제작비가 사용된 상태이기 때문에 손해액이 더 크다. 또 이러한 이유로 쉽게 조기 폐막을 결정할 수 없다. 섣불리 공연을 중단했다간 손해가 더 커지기 때문이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상황에서 <캣츠> 40주년 내한 공연은 새로운 거리 두기 좌석제로 돌파구를 찾았다. 거리 두기 좌석제의 원칙을 지키면서도 예매 가능 좌석과 보유석으로 구분해 예매를 진행한다.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에 따라 공연 당일 현장에서 관람 좌석이 최종 결정된다. 객석 간 거리 유지가 적용되면 예매한 좌석을 기준으로 양옆 좌석으로 이동해 관람객 간의 거리를 유지하고, 거리 두기 단계가 낮아지면 동반인과 나란히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제작사 S&CO는 예매 시점과 관람 시점의 방역 수칙에 차이가 날 수 있는 상황을 대비하는 동시에 공연 예매를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선택한 방식이라 설명했다. 

 

접촉을 줄이는 방법

이제 관람객은 공연장에 입장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방문객 정보를 등록하고 문진표를 작성해야만 한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올해 초부터 공연장에서는 관람객에게 종이 문진표를 현장에서 배부하고 작성하도록 안내했고, 객석 입장 시 수거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러나 종이 문진표 작성을 위해 테이블에 관람객이 일정 시간 머물러야만 하고, 펜을 공동으로 쓰는 등 방역의 허점이 생겼다. 특히 마땅한 대기 공간이 충분하지 않은 대학로 소극장의 경우 종이 문진표를 작성하기 위해 많은 인원이 좁은 공간에 밀집될 수밖에 없었다. 또 개인 정보가 포함된 종이 문진표를 일정 기간 보관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만약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거나 방문 시 질병관리청에 관람객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문진표의 내용을 데이터화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도 있었다. 

이에 일부 공연장은 자체적으로 모바일 문진표 프로세스를 구상했다. 디큐브아트센터는 약 2주간의 개발 기간을 거쳐 모바일 문진표 시스템을 구축해 현장에 적용했다. 관람객이 핸드폰으로 QR코드를 인식하고 문진 정보를 작성하면 된다. 객석 입장 시 공연장 안내원은 티켓 검표와 함께 문진표의 화면 캡쳐 혹은 완료 페이지를 확인한다. 해당 시스템은 지난 6월부터 두 달 동안 공연된 <렌트>에서 사용되던 중 확인 단계에서 모바일 화면 캡쳐 방식에 대한 불편함을 인지했고, 현재는 온라인 문진표를 완료하면 모바일 메신저로 확인 메시지를 전송한다. 세종문화회관은 현재 <머더 발라드>가 공연되는 S씨어터에 무인 티켓 검표기를 설치해 활용하고 있다. 관람객이 티켓에 인쇄된 바코드를 무인 티켓 검표기에 스캔하면 자동으로 검표가 완료되어 객석으로 입장이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공연장 안내원과 관람객의 대면을 최소화한다. 해당 시스템 외에도 무인 티켓 발권기와 무인 전자 물품 보관함을 설치했다. 향후 세종문화회관은 해당 시스템을 다른 두 공연장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앞으로 세종문화회관은 공연장 안내원 및 직원들과 관람객의 접촉 지점을 최소한으로 하는 비대면 서비스 추진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각오다. 오는 11월에는 문진표 작성, 티켓 발권, 검표까지 한 번에 가능한 모바일 티켓 서비스를 오픈할 예정이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05호 2020년 10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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