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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PECIAL] <캣츠> 조아나 암필 & 댄 파트리지 [No.204]

글 |박보라·안세영 사진제공 |S&CO translator | 강요나 2020-09-21 6,311

<캣츠> 40년의 역사

1981년 5월 11일. 이날부터 세계 4대 뮤지컬이라는 수식어를 지키고 있는 <캣츠>의 역사가 시작됐다. 독특한 컨셉으로 불안하게 출발한 이 작품이 어떻게 굳건한 역사를 만들어 왔는지, 40주년 기념 공연은 아날로그 무대의 가치가 소중해진 지금 또 어떤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낼지, <캣츠>가 부린 마법의 비밀을 들여다본다.

 

<캣츠> 조아나 암필 & 댄 파트리지 

 

젤리클 축제를 맞아 한자리에 모인 고양이들. 그 가운데서도 ‘메모리’를 부르며 과거를 그리워하는 그리자벨라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반항아 럼 텀 터거는 관객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고양이다. 이번 내한 공연에는 리바이벌 공연의 UK 투어, 유럽 투어, 인터내셔널 투어 등에서 그리자벨라 역을 맡은 베테랑 조아나 암필과 인터내셔널 투어에서 럼 텀 터거 역을 맡아 유럽 투어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댄 파트리지가 참여한다. 아름다운 목소리를 자랑하는 조아나 암필과 섹시한 몸놀림을 자랑하는 댄 파트리지를 소개한다.

 

그리자벨라

조아나 암필 Joanna Ampil 


 

코로나19로 전 세계 공연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시기에 <캣츠> 한국 투어 공연에 참여하는 소감이 어떤가요?   공연계가 어려움을 겪는 지금 <캣츠>에 합류하게 되어 정말로 감사하게 생각해요. 무엇보다 공연을 이어 나갈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게 다가와요. 
 

<캣츠> 40주년 공연이 사람들에게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긍정적인 동기를 주는 희망의 등불이 되길 바라요. 이번 공연은 <캣츠>의 런던 초연 40주년을 기념하여 마련되었습니다. <캣츠>가 시대와 국경을 초월하여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캣츠>는 40년간 멈추지 않고 이어진 공연이에요. 전 세계 많은 곳에서 공연됐고,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감동을 전하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사용되고, 등장하는 모든 고양이들이 사랑스럽고 친근해요. 또 안무가 질리언 린부터 연출가 트레버 넌,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 그리고 원작 시를 쓴 T.S. 엘리엇까지 모든 천재들이 모여서 만든 공연이기도 하고요. 이 모든 요소가 모여 <캣츠>라는 작품으로 탄생했고, 가장 완벽한 뮤지컬이 되었죠.
 

<캣츠>의 배우들은 고양이가 되기 위해 특별한 훈련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본인이 경험한 훈련법 가운데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무엇인가요?   먼저 젤리클 고양이들의 관계를 이해해야 해요. 이후에 배우 개인의 해석을 공유하면서 캐릭터의 특별한 특징을 만들어가죠. 동시에 노래를 하면서 춤을 출 수 있는 체력을 기르고, 엘리엇의 시를 다시 한 번 분석하는 작업도 이어져요. 이런 모든 과정에서 매번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하고요. 가장 흥미롭고 창의적인 과정은 리허설 중에 일어나요. 이것은 우리 공연의 전체적인 토대가 되고, 공연과 관련해 우리의 기억을 되살리려면 이때를 떠올리면 됩니다. 무대에 오르기 전에는 몸과 마음에 많은 준비가 필요해요. 인간과 다른 고양이의 신체적인 특징을 준비하는 과정은 필수적이죠. 우리는 관객 모두를 고양이의 세계로 빠져들게 해야 해요. 그리고 관객들에게 고양이들이 각자 들려주는 이야기로 감동을 전달해야만 해요.
 

고양이를 연기하기 위해 고양이 관찰을 많이 했을 텐데, 실제로 고양이를 좋아하나요?    네, 저는 정말 고양이를 좋아하고 언젠가는 반려묘를 키우고 싶어요.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저는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답니다. (웃음) 
 

<캣츠>의 독특한 전통 중 하나는 배우들이 스스로 분장을 한다는 것입니다. 분장법을 배우고, 매번 공연에 앞서 분장을 하는 과정에서 뭘 느꼈는지 궁금합니다.    처음에 메이크업을 배울 때는 제시간에 메이크업을 완벽하게 끝내고 무대에 설 수 있을지 몰라서 겁을 먹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아주 능숙해졌죠. 직접 메이크업을 하는 과정은 제가 그리자벨라로 변신하는 크리에이티브적인 과정의 일부분이라 생각해요. 매번 그리자벨라로 새롭게 탄생하는 시간이죠. 
 

그리자벨라의 매력 포인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그리자벨라는 가장 인간에 가까운 캐릭터 중 하나예요.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이야기에 공감할 거예요. 끝까지 삶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 정신력의 승리는 모든 사람들이 응원하는 부분이죠. 그리자벨라를 연기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에요. 그리자벨라 역을 맡아 매일 밤 역사상 최고로 꼽히는 뮤지컬 넘버 중 하나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영광입니다.
 

그리자벨라와 본인 사이에 닮은 점이 있나요?    저도 그리자벨라처럼 쉽게 포기하지 않아요. 의지가 강하면서도 제 잘못을 쉽게 인정하는 편입니다. 그리자벨라는 용서를 받을 때까지 어려움을 알면서도 포기하지 않아요. 
 

<캣츠>가 당신에게 선물한 가장 아름다운 ‘기억(Memory)’은 무엇인가요?    지금은 세상을 떠난 안무가 질리언 린과 작업했던 기억이 가장 아름다운 추억이에요. 그녀가 가르쳐 준 모든 것들은 매우 소중해요. 제 공연을 본 후 질리언이 편지를 써서 준 적이 있는데, 평생 소중하게 간직할 거예요.
 

공연을 앞둔 소감은 어떤가요?   다시 그리자벨라를 맡게 되어 영광이에요. 17세에 처음 <캣츠>를 본 이후 열렬한 팬이 되어 그리자벨라로 무대에 서고 싶다는 꿈을 꾸었거든요. <캣츠>에 캐스팅되는 건 마치 복권 당첨과 같아요. 이 공연을 통해 전 세계를 여행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죠. 무엇보다 제가 꿈꾸던 공연과 역할로 무대에 서다니, 매일 꿈을 꾸고 있는 것만 같아요. <캣츠>는 참여할 때마다 매번 다른 캐스트와 새로운 에너지를 경험하는데, 이번 한국 공연에서는 어떤 경험을 하게 될지 기대됩니다. 

 

 

 

럼 텀 터거

댄 파트리지 Dan Partridge 


 

<캣츠> 한국 공연에 참여하는 소감이 어떤가요?   공연에 참여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기쁜데, 뮤지컬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작품인 <캣츠>에 참여하게 되어 큰 영광입니다. 제 고향에 있는 많은 동료들은 무대에 서지 못하고 심리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그래서 저희 모두 이 시기에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매우 감사하고 있어요. 다들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이 공연에 쏟아붓고 있기 때문에 한국 관객분들에게 더욱 특별한 공연을 선사해 드릴 수 있을 거라 기대합니다.
 

지난 40년간 <캣츠>가 시대와 국경을 초월하여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한 작품이 40년간 꾸준히 공연되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각 분야의 전문가가 끊임없이 연구하고 사랑과 노력을 쏟았기 때문에 이만한 생명력을 얻은 거죠. <캣츠>는 관객을 현실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로 초대하는 작품이에요. 컨셉이 재미있고, 음악도 뛰어나요. 저는 그중에서도 안무가 가장 놀라워요. 질리언 린은 다양한 스타일의 춤과 신체적인 표현을 융합하여 독보적인 안무를 선보였어요. 모든 동작들이 믿을 수 없을 만큼 세심하게 만들어져 있답니다. 
 

<캣츠>의 무대에 처음 섰던 순간은 어땠나요?   어릴 적 이 공연을 처음 본 순간부터 늘 <캣츠>를 좋아했어요. 럼 텀 터거는 제 꿈의 역할이었죠! 2018년 <캣츠>의 유럽 투어 공연에 럼 텀 터거 역할로 5개월간 참여한 건 너무나 특별한 추억이에요. 제 오랜 꿈이 이루어진 거니까요. 매 공연이 제 캐릭터에 대해 알아가고, 더 나은 공연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였어요. 이 공연에 참여하는 것이 즐거웠기 때문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캣츠>의 배우들은 고양이가 되기 위해 특별한 훈련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본인이 경험한 훈련법 가운데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무엇인가요?   배우들은 고양이의 신체적 특징을 재현해야 해요. 즉, 우리 몸의 신체적인 표현을 새로운 한계에 맞추고, 이전에 움직이지 않았던 방식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뜻이죠. 리허설 도중 ‘플레이 타임’이라 부르는 시간이 있는데, 그때는 저희 모두 고양이가 되어 다른 고양이들과 즉흥적으로 교류해요. 발바닥으로 살금살금 걷는 법부터 목과 등을 이용해 귀를 기울이는 법까지 고양이의 움직임을 세밀하게 연구합니다. 무대 위에서 선보이는 모든 움직임은 미리 계산된 것이기 때문에 작은 움직임 하나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해요. 
 

고양이를 연기하기 위해 고양이 관찰을 많이 했을 텐데, 실제로 고양이를 좋아하나요? 혹시 길러본 적도 있는지요?   한 번도 고양이를 키워본 적이 없어요. 자라는 동안 반려동물 자체를 키워본 적이 드물거든요. 우리 가족은 삼형제인데, 아마 저희만으로도 집 안에 동물이 충분했을 거예요. (웃음) 솔직히 말하면 저는 개를 더 좋아해요. 다른 고양이들에게는 말하지 마세요!
 

럼 텀 터거의 매력 포인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럼 텀 터거의 매력은 눈에 띄는 모든 것에서 장난스러운 즐거움을 찾는다는 거예요. 그는 늘 좋은 시간을 보내길 원하죠. 마치 저처럼요! 우린 닮은 점이 많아서 철없는 제 모습을 캐릭터에 대입시켜도 재미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캐릭터에 몰입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죠. 전 세계적으로 어려운 이 시기에도 웃음을 잃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관객들에게 상기시키고 싶어요. 웃지 않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잖아요! 
 

럼 텀 터거와 가까운 관계에 있는 고양이 캐릭터는 누구인가요? 그의 숨겨진 이야기에 대해서도 상상해 보았나요?     럼 텀 터거는 독립적이라 다른 고양이게 의지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그룹 내에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좋아하는 친구 무리와 어울리죠. 그래도 가장 친한 고양이라면 올드 듀터러노미가 아닐까 싶어요. 그에게는 아버지 같은 존재이자, 매우 좋아하는 고양이거든요. <캣츠>의 모든 고양이에게는 무대에서 보여주지 않는 자신만의 백그라운드 이야기가 존재해요. 저 역시 제 상대 캐릭터와의 관계를 비롯하여 제 배역에 대한 백그라운드 이야기를 구성해 놓았어요. 여기서 다 말씀드리진 않겠지만,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공연을 볼 때 고양이들의 나이에 주목해 보세요. 몇몇은 새끼 고양이고, 몇몇은 나이 든 고양이거든요. 
 

<캣츠>에서 연기해 보고 싶은 다른 고양이 캐릭터가 있을까요?   늘 멍커스트랩 역할을 해보고 싶었어요. 공연의 내레이터인 데다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니까요. 그가 공연의 에너지를 이끌어갈 때가 많은데, 저는 늘 무대 위에서 부담감을 느끼는 순간을 즐겼어요. 다시 말해, 저 관심 받는 거 좋아해요! (웃음) 
 

객석에 내려가 관객들과 스킨십을 할 때, 기억에 남는 반응을 보인 관객이 있나요?   원래 제 캐릭터는 1막 마지막에 객석을 향해 뛰어가서 관객들이 일어나 춤을 추도록 유도했어요. 물론 코로나19 때문에 이번에는 다른 방식으로 공연하게 될 것 같지만요. 유럽 투어 때는 제 공연을 다시 보러 오는 팬들이 있었는데, 한 여성 팬은 제가 다가와 주길 바라며 늘 첫 줄에 앉아 있었어요. 그리고 전 늘 그녀를 선택했죠! (웃음) 
 

<캣츠>가 당신에게 선물한 가장 아름다운 ‘기억(Memory)’은 무엇인가요?    관객들이 공연을 보고 황홀해하는 순간을 좋아해요. 특히 어린이들이 <캣츠>의 마법에 흠뻑 빠져 있는 모습을 볼 때요. 그게 저한테는 가장 아름다운 기억이에요. 많은 사람들이 <캣츠>로 처음 뮤지컬에 입문하기 때문에, 저희는 이제 막 뮤지컬 세계에 발을 들인 새로운 관객을 환영하는 즐거운 책임도 지고 있답니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04호 2020년 9월호 게재기사입니다.
*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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