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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컬처 | [OH! BROADWAY] 브로드웨이 온 디맨드, 미래의 브로드웨이를 즐기는 또 다른 방법 [No.202]

글 |오한솔 뉴욕 통신원 2020-07-17 6,753

브로드웨이 온 디맨드
미래의 브로드웨이를 즐기는 또 다른 방법

 

 

브로드웨이 공연 전문 스트리밍 플랫폼

코로나19로 공연장들이 문을 닫으면서 세계 유명 극장들과 공연 단체들이 공연 실황 영상을 온라인으로 연이어 공개하고 있다.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와 영국의 내셔널 시어터의 경우 기존에 영화관에서 상영하던 공연 실황을 온라인으로 옮겨와 서비스를 확대했으며 앤드루 로이드 웨버 역시 몇 주에 걸쳐 유튜브에서 자신의 작품을 매주 한 편씩 공개했다. 그렇지만 브로드웨이 공연은 아직 집에서 스크린으로 접하기 어렵다. 물론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인 넷플릭스나 아마존, 훌루 등에서 브로드웨이 공연 영상을 볼 수 있기는 하지만, 상영 편수는 지극히 적다. 브로드웨이 극장들이 전부 문을 닫은 현재 상황에서 공연장 문이 열릴 때까지 다시 공연을 볼 수는 없는 걸까? 브로드웨이 프로듀서들은 디지털 스트리밍의 장점을 잘 알면서도 정작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에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여 왔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브로드웨이에도 새로운 변화가 일어날지 모르겠다. 2015년 출발한 공연 전문 플랫폼 ‘브로드웨이 HD’ 이후에 처음으로 ‘브로드웨이’를 내세운 스트리밍 플랫폼 ‘브로드웨이 온 디맨드’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새로운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가 등장하면서 그간 상대적으로 경쟁이 심하지 않았던 브로드웨이 공연 콘텐츠 시장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 전망이다. 그래서 이번 호에서는 브로드웨이 온 디맨드의 론칭을 맞아 브로드웨이 공연의 영상화와 스트리밍 서비스에 어떤 변화가 오게 될지 짚어본다. 



 

브로드웨이 공연 영상화의 한계와 가능성

공연의 영상화가 관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일 뿐 아니라 수익성 높은 사업이라는 것은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나 영국의 내셔널 시어터,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의 사례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이미 수년 전부터 공연을 영상화하는 데 적극적이었던 이들은 코로나19로 공연장이 문을 닫은 시기에도 멈추지 않고 영상을 공개해 기존의 명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훌륭한 작품으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이러한 선례를 통해 브로드웨이 프로듀서들 역시 공연의 영상화가 수익성 있는 사업임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지만, 그들이 제작한 작품의 영상화에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여 왔다. 이유는 제작 환경의 차이에서 찾아볼 수 있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와 내셔널 시어터는 정부로부터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 받을 뿐 아니라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어 상업적인 브로드웨이 공연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생산되고 소비된다. 게다가 기관이 직접 제작을 맡기 때문에 공연의 영상화를 통해 개별 작품을 알리는 동시에 기관의 브랜드를 확장하고 알릴 수가 있다. 이와 다르게 브로드웨이 공연은 개별 프로듀서들이 각 공연의 비즈니스 모델, 마케팅, 배포 방식, 비전을 결정하기 때문에 개별 작품 위주로 브랜딩과 홍보가 이루어진다. 따라서 앞서 언급한 공연 단체들과는 영상화에 대한 접근이나 이해가 다를 수밖에 없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브로드웨이에서 영상화 시도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슈렉: 더 뮤지컬>(2008) 이나 <앨리전스>(2015)는 공연 실황을 각각 영화관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했고, 공연이 막을 내린 후에도 꾸준히 영상으로 관객을 만났다. 하지만 상연 중인 공연의 실황 영상을 공개할 경우,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영상 서비스가 공연장을 찾을 관객을 흡수해 공연 티켓 판매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상연 중인 작품이 영상으로 공개되는 경우가 거의 없는 이유다. 2016년 브로드웨이 뮤지컬 <그녀가 날 사랑해(She Loves Me)>가 브로드웨이 최초로 상연 기간 중 실황을 생중계한 예가 있었지만, 이런 시도가 브로드웨이 전반에 걸쳐 확산되지는 못했다. 
 

그간 브로드웨이 공연을 영상으로 제공하던 대표적인 사업체로는 ‘브로드웨이 월드와이드’와 ‘브로드웨이 HD’를 꼽을 수 있다. 2013년 브로드웨이 월드와이드는 브로드웨이 공연 실황을 영화관에서 상영하거나 DVD로 제작하여 배포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프로듀서들의 우려를 반영하듯 사업 출범 당시 2012년 이미 막을 내린 <멤피스>가 이들이 내놓은 가장 최신 콘텐츠였고 그 후 현재에 이르기까지 작품 라인업이 거의 확장되지 못한 상태다. 2015년에는 브로드웨이 프로듀서 부부인 스튜어트 레인과 보니 컴리가 브로드웨이 전문 스트리밍 플랫폼을 표방하는 ‘브로드웨이 HD’를 시작했다. 출발 당시 1백여 편에 불과하던 콘텐츠는 어느덧 3백여 편으로 늘어났고, 현재 월 8.99달러 혹은 연 99.99달러의 가격에 뮤지컬을 비롯해 연극 및 공연 관련 다큐멘터리 등을 무제한으로 시청할 수 있다. 그러나 브로드웨이 HD에서 <위키드>, <북 오브 몰몬>, <해밀턴>, <디어 에반 한센> 같은 작품을 기대한다면 아쉽게도 볼 수 없다. 이들 역시 브로드웨이에서 이미 막을 내린 작품들로 라인업을 꾸리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극장들이 3개월째 문을 닫은 상태에서 브로드웨이 HD는 공연장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게 브로드웨이, 더러는 오프브로드웨이 공연 콘텐츠를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새로운 혁신의 첫걸음

이런 가운데 브로드웨이 공연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한 새로운 플랫폼인 ‘브로드웨이 온 디맨드’가 최근 등장했다. 아마추어 극단과 여름 시즌 공연을 상대로 한 라이센싱을 담당하는 기업 브로드웨이 라이센싱의 대표 션 서콘은 몇 해 전부터 학생들이 참여하는 학교 공연에 참석하지 못하는 가족과 친구들을 위한 공연 스트리밍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코로나19로 극장들이 문을 닫게 되면서 이 서비스는 “브로드웨이를 전 세계에서 가장 긴 길로 만들겠다”는 더욱 야심 찬 프로젝트로 거듭났다. 5월 중순부터 미국에서 시작된 브로드웨이 온 디맨드는 영국에 이어 한국, 일본, 중국, 호주, 뉴질랜드, 브라질 등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어서 머지않아 브로드웨이 공연 실황을 집에서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브로드웨이 공연 전문 플랫폼의 등장은 공연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관객은 물리적 거리와 언어 장벽에 상관없이 다양한 공연 콘텐츠를 접할 수 있고, 제작자는 더 많은 관객에게 작품을 알리는 동시에 공연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브로드웨이 공연을 보기 위해 뉴욕을 찾은 여행객은 주로 입소문과 친숙도에 기반해 작품을 고르는 경우가 많다. <라이온킹>, <오페라의 유령>, <시카고>, <맘마미아!>처럼 오픈런으로 오랫동안 공연하고 있는 ‘대표 공연’을 보고자 하는 사람들, 비싼 티켓 값을 지불하는 만큼 후회 없는 선택을 하고 싶은 사람들, 혹은 언어 장벽 때문에 이미 아는 작품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친숙함을 앞세워 어필한다. 이들 공연이 수년째 극장을 지키는 비결은 이처럼 ‘익숙한’ 작품을 찾아오는 국내외 여행객 때문이다. 만약 뉴욕 여행 전 공연 영상을 통해 미리 다양한 작품을 접할 수 있다면, 여행객의 선택지도 많아지고 브로드웨이의 시장도 확대할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브로드웨이의 해묵은 고민인 관객 고령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해 볼 수도 있다. 브로드웨이 리그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시즌 브로드웨이 관객의 평균 연령은 42.3세로, 지난 20여 년간 브로드웨이 관객의 평균 연령대가 40~45세 사이였던 추세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지난 시즌 장당 평균 146달러에 육박하는 티켓 가격을 고려해 보면 브로드웨이가 어느 정도 경제력을 갖춘 계층과 연령의 관객이 모이는 것은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온라인 플랫폼이 활성화되어 조금이나마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공연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면 관객의 연령층을 넓히고 차세대 관객 양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브로드웨이를 중심으로 브로드웨이 HD나 브로드웨이 온 디맨드 같은 공연 전문 플랫폼이 만들어진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하지만 공연 영상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이들은 또 있다. 영화관들이 이벤트 상영을 통해 기존의 영화 관객 외에 새로운 관객층을 극장으로 끌어들이려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현재 영화와 드라마 중심의 스트리밍 시장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4월 20일 <포브스> 보도에 따르면, 스트리밍 시장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차별화를 위한 새로운 콘텐츠를 찾아 나선 대형 플랫폼들이 공연 전문 플랫폼과 공연 영상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될 전망이다. 브로드웨이에서 공연 하나를 녹화하기 위해서는 2백만 달러에서 4백만 달러 가까이 드는 등 콘텐츠를 라이센싱하고 탄탄한 리스트를 꾸리는 데 높은 비용이 따른다. 상대적으로 몸집이 훨씬 큰 아마존이나 넷플릭스 같은 스트리밍 플랫폼들이 신규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서비스 범위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공연 전문 플랫폼과 콘텐츠를 두고 경쟁하게 된다면, 콘텐츠 가격이 오르고, 이는 상대적으로 스타트업에 가까운 공연 전문 플랫폼에 큰 비용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따라서 공연 콘텐츠가 스트리밍 시장에서 관심 아이템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공연 전문 플랫폼들이 독보적인 지위와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객의 요구에 따라서

‘온 디맨드’는 ‘요구에 따라서, 언제든지’라는 의미로, 관객이 공연 시간에 맞추어 극장에 가고, 시청자가 방송 편성 시간에 채널을 선택하는 기존의 시청 성향과 달리,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간과 장소가 전적으로 소비자의 선택에 달려 있는 요즘의 트렌드를 가리킨다. ‘브로드웨이 온 디맨드’라는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들의 목적은 ‘브로드웨이 공연 영상을 관객들이 원하는 때에, 원하는 장소에서 볼 수 있게 하는 것’일 테다. 하지만 이름의 뜻과는 다르게 브로드웨이 온 디맨드는 특별한 이벤트처럼 정해진 날짜, 정해진 시간에 작품을 공개한다. 그리고 스트리밍이 시작되기 전 30여 분 동안 출연자와 창작자가 출연하는 프리쇼 형식의 독점 인터뷰를 공개하고 뒤이어 작품을 상영한다. 관객들은 물론 자기 집에서 스트리밍 동영상을 보지만, 제한된 시간에 시청자가 시청하도록 하는 구조 때문에 공연장에서 볼 때와 비슷한 동시성 또는 현장성을 느낄 수 있다. 최초 공개 이후부터는 공개된 영상을 제한된 시간 동안 대여해서 시청할 수 있다. 
 

현재까지 브로드웨이 온 디맨드에서 공개된 브로드웨이 뮤지컬은 총 두 작품으로, 5월 25일 미국의 현충일(Memorial Day) 주간에 맞추어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들을 연이어 공개했다. 5월 25일 현충일 당일 공개된 브로드웨이 온 디맨드의 첫 작품은 전쟁이 끝나고 귀환한 참전용사들이 전국 라디오 콘테스트에 나가기 위해 밴드를 꾸리게 되는 과정을 담은 2017년 작품 <밴드스탠드>였다. 뒤이어 5월 29일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정부가 일본계 미국인들을 강제 수용소에 가두면서 한 가족, 나아가 공동체 전체에 남긴 상흔을 다룬 2015년 작품 <앨리전스>를 공개했다. 이 밖에도 브로드웨이 온 디맨드는 다수의 작품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체 작품 라인업을 공개하지 않은 상태로 추후 콘텐츠 정보는 아직 베일에 싸여 있다. 작품을 순차적으로 공개하는 만큼, 당분간은 정기 구독 회원제 대신 작품당 가격을 매기는 페이 퍼 뷰(Pay per view) 형식으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기획 콘텐츠로 차별화를 꾀하다

공연 실황 외에도 브로드웨이 온 디맨드는 생중계 이벤트, 출연진과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 그리고 교육용 자료 등 직접 기획하고 제작한 다채롭고 독자적인 라이브 콘텐츠를 제공한다. 우선 팬들을 위한 코너로 ‘브로드웨이 퍼내틱(Broadway Fanatic)’과 ‘프랭키 그란데와 함께하는 꿈의 배역(Dream Role with Frankie Grande)’이 눈에 띈다. 전자는 팬들의 브로드웨이 패러디 또는 커버 영상을 소개하는 코너로, 뮤지컬에 대한 팬들의 충성심과 애정 그리고 그들의 끼를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한편 ‘프랭키 그란데와 함께하는 꿈의 배역’은 유명 배우들이 팬들의 질문에 답하고, 자기가 평생 꿈꿔왔던 배역을 연기한다. 이 코너는 가수 아리아나 그란데의 오빠이자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배우 및 유튜버로 활동하는 프랭키 그란데가 진행을 맡았다. 젊은 세대의 눈높이에서 배우들의 반전 매력을 소개하는 독특한 포맷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소셜미디어를 통한 질의응답 시간도 있어 팬들과 다각도로 소통하는 재미있는 플랫폼이 될 것 같다. 

이 밖에도 뮤지컬의 제작 과정이 궁금한 이들을 위한 콘텐츠도 있다. ‘크래프츠맨(The Craftsmen)’은 브로드웨이에서 활동하는 조명, 의상, 무대디자이너들의 작업 과정을 엿볼 수 있다. 아직은 극장이 문을 닫은 만큼 이 모든 인터뷰는 한정된 환경에서 이루어지지만, 극장이 다시 문을 열게 되면 평소 쉽게 볼 수 없었던 백스테이지 공간이나 무대 효과 등을 엿볼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다. 또 ‘더 훅(The Hook)’이라는 코너는 작곡가와 작사가가 등장해 자신들의 대표곡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좋아하는 작품 속의 음악이 탄생하게 된 비화를 듣고 싶은 이들이라면 한 번쯤 눈여겨보아도 좋을 것 같다. ‘미리 보기: 새 뮤지컬(First Look: New Musicals)’에서는 현재 개발 단계에 있는 작품의 비하인드스토리와 줄거리, 대표적인 뮤지컬 넘버들을 맛보기로 들어보면서 완성된 작품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이러한 풍성한 기획 콘텐츠는 브로드웨이 온 디맨드를 다른 스트리밍 업체와 차별화하는 중요한 특징이다. 하지만 얼마나 다양한 브로드웨이 작품을 볼 수 있을지, 언제쯤 해외에서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지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그렇지만 코로나19로 극장이 문을 닫은 상태에서 이 새로운 플랫폼이 제작자들에게는 브로드웨이 공연 영상의 수익성과 장래를 가늠해 볼 수 있고, 관객에게는 물리적 거리와 현실적 여건을 뛰어넘어 공연을 즐길 기회가 되리라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공연계의, 공연계에 의한, 공연계를 위한 플랫폼

5월 중순, 올해 토니상 개최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토니상 전담 방송국인 CBS가 원래 시상식이 열리기로 했던 날짜에 뮤지컬 영화 <그리스> 방영을 결정했다. 토니상은 1967년 CBS를 통해 전국으로 생중계를 시작한 이래 반세기 넘게 전국의 관객에게 브로드웨이 공연을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공연계의 가장 화려한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시상식이 미뤄진 상태에서, 오랜 전통을 기념하는 프로그램이 아닌 일방적인 영화 편성을 공표하면서 공연계는 이에 대해 섭섭함과 실망감을 드러냈다. <디어 에반 한센>의 작사가 벤지 파섹은 트위터를 통해 “대니(뮤지컬 <그리스>의 남자 주인공)는 절대 토니를 대신할 수 없다(Danny can never replace Tony)”고 밝혔다. 이는 공연계의 반응을 압축적으로 보여준 예다. 브로드웨이 온 디맨드는 토니상을 주관하는 아메리칸 시어터 윙과 브로드웨이 리그와 손을 잡고 6월 7일 토니상과 공연계를 기념하는 행사를 열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미국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이 행사 또한 잠정 연기된 상태이지만, 이번을 계기로 브로드웨이 온 디맨드가 공연 전문 서비스이자 기성 미디어의 공백을 채우는 대안으로 뮤지컬의 기쁨을 나눌 수 있는 장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그 결과가 주목된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02호 2020년 7월호 게재기사입니다.
*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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