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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LIVE TALK] <어쩌면 해피엔딩> 전성우, 서두르지 않는 마음으로 [No.202]

글 |안시은 사진제공 |CJ ENM, 뮤지컬해븐 2020-07-09 6,991

<어쩌면 해피엔딩> 전성우
서두르지 않는 마음으로

 

드라마에 잠시 집중했던 전성우가 무대 복귀작으로 택한 작품은 다시 <어쩌면 해피엔딩>이다. 그의 무대 공백기는 <어쩌면 해피엔딩>이 돌아온 시간 딱 그만큼이었다. 다른 현장에서 성공적인 경험을 완성하고 돌아온 그는 올리버, 그리고 <어쩌면 해피엔딩>을 또 어떤 해피엔딩으로 빚어낼까.


 

돌아온 대학로, 다시 만난 올리버                 

 

THE MUSICAL 오랜만에 무대로 돌아온 소감은? (yourgeministar) 

전성우 무대는 제 마음이 정말 편해지는 곳이에요. 요즘 아주 행복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무대를 향한 갈망은 항상 있어요. 드라마를 하다 보면 시간에 쫓길 때가 많다 보니 심적인 여유가 없거든요. 새로운 작품에 들어갈 때마다 제가 모르는 사람이 더 많은데 그 사이에서 적응하다가 촬영이 끝날 때도 있어요. 힐링받고 싶은 마음이 들면서 제가 원래 했던 걸 다시 되새기고 싶었어요. 대학로는 제가 배우 생활을 시작했던 곳이라 여기에 있는 것만으로도 편안함을 느껴요. 길 가다가도 ‘어, 형! 오랜만이에요’라고 인사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 공간이거든요. 무엇보다 따뜻하게 공연했던 <어쩌면 해피엔딩>으로 돌아올 수 있어서 좋았어요. 같이 공연할 배우들에 대한 기대도 컸고요. 요즘 코로나 때문에 공연하는 게 조심스럽지만, 영화가 조금씩 개봉작을 늘려가는 것처럼 대학로도 다시 살아났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었어요. 이 상황이 빨리 극복되었으면 좋겠어요.” 

 

THE MUSICAL <어쩌면 해피엔딩>을 연습하면서 힘든 점은 없나요? (zkflsgkdl2224)

전성우 연습은 항상 힘든 것 같아요. 어떤 작품을 하든. 

“저는 디지털 감성과 아날로그 감성이 공존하는 걸 좋아해요. <어쩌면 해피엔딩>은 처음  봤을 때 딱 그런 인상이었어요. 공연을 보면서 안무가 많다는 생각을 못 했는데, 직접 참여하고 보니 모든 동선이 안무더라고요. 약속이 굉장히 많았죠. 이 노래엔 이 지점, 이 부분에선 이 위치, 이렇게 정확히 다 정해져 있었어요. 노래 마디마다 해야 할 것들이 정확하게 계산된 작품이어서 처음에는 ‘히익-’ 하면서 숨이 턱 막혔어요. 원래 땀이 많은 편이기도 하지만 이 작품에선 땀을 더 흘리게 돼요. 뭔가 굉장히 자유롭게 하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작품이에요.”

 

THE MUSICAL <어쩌면 해피엔딩>을 연습하면서 생긴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peppermintyw)

전성우 너무 재밌는 일이 많아서….

“제가 예전에 했던 걸 잘 기억하는 편이라는 걸 이번에 느꼈어요. 연습 첫날부터 리딩을 했어요. 팀에 4년 전 공연했던 선배 커플이 있고, 2년 전에 출연했던 둘이 있고, 처음 참여하는 두 명이 있다 보니 ‘자, 한 번 해볼까요? 성우, (강)혜인 나와요’ 해서 대표로 불려 나갔는데 음악을 들으니까 노래가 나오는 거예요. 일어서서 움직이는데 동선도 다 기억하고 있었어요. 연습실에서 그렇게 박수 받아본 게 처음이었어요. 농담으로 ‘이 팀은 박수가 이렇게 헤퍼? 이걸 기억하는 게 박수 받을 일이야?’라고 했죠. (정)문성 형은 ‘이 인간미 없는 자식아!’ 그러고요. (웃음) 지난 공연에 참여하면서 한정된 시간에 초연 때 만들어진 것을 익히려다 보니 주입식으로 연습했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동선이 다 기억나더라고요. 제가 정말 로봇이 된 듯한 느낌이었어요. 지난 시즌 공연을 기억해서 불편한 점도 있어요. 극장 크기도 달라졌고 무대 세트도 다르고, 배우도 다르니까요. 동선도 그렇고요.” 

 

THE MUSICAL 함께하는 배우들과 합은 어떤가요? (damaskroz)

전성우 항상 함께 작업했던 것처럼 합이 너무 잘 맞는 것 같아요. 

“(전)미도 누나, (양)희준이, (한)재아, (이)선근 형과 처음 같이 공연해 봐요. 미도 누나는 사적인 자리에서 인사한 적이 있지만, 다른 세 배우는 이번에 처음 만났어요. 다들 좋아요. 정도 많고요.”

 

THE MUSICAL 연습실 최고의 분위기 메이커는 누구인가요? (silverain023)

전성우 음…. 정 모 문성 배우님? 크크. 

“CJ 유튜브 채널 ‘씨뮤’ 인터뷰를 할 때도 문성 형은 시키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안녕하씨뮤’라고 하는 배우예요. 형이 순발력이 좋아서 어떤 말을 던져도 유쾌하게 반응하죠. 형이 있으면 분위기가 밝아져요.”

 

THE MUSICAL 올리버를 연습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kimjiyeon831)

전성우 계속 웃었던 기억밖에…. 

“문성 형이 새벽 6시에 라면을 먹고 잤다가 연습실에 눈이 엄청 부어서 온 적이 있어요. 연습실에서 눈을 못 뜨는 모습이 너무 재밌었어요. 클레어 역 배우들은 형하고 같이 연기하면서 웃음이 나고, 그 모습을 보는 사람들도 웃게 되고. 너무 재밌죠.”

 

THE MUSICAL 이번 시즌에 다시 참여하면서 올리버를 표현할 때 달라진 점이 있을까요? (uji90123)

전성우 아무래도 시간이 많이 지나서 다시 하는 작업이라 느낌이나 표현이 조금 달라 보이지 않을까요.

“무대와 의상이 바뀌다 보니 예전처럼 연기해도 전과 다르게 보이지 않을까 싶어요. 대본 볼 때의 마음이 지난번과 조금은 다른 것 같기도 하고요. 표현을 어떤 식으로 더할지, 원래 했던 모습이 나올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올리버에 더 가까워지도록, 심화 학습 같은 느낌으로 표현해 보고 싶어요.”

 

THE MUSICAL 오랜만에 올리버를 만났는데 어떤 부분이 특히 즐거운가요? (melanie7)

전성우 제가 평소 하지 않는 행동들을 많이 해서 즐거워요. 고장 나기도 하고 말도 안 되는 행동도 하는 것? 

 

THE MUSICAL 올리버를 연기하면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뭔가요? (ehdgosea)

전성우 캐릭터가 로봇이기 때문에 인간에 가깝게 변해 가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THE MUSICAL 올리버 연기를 볼 때마다 든 생각인데 로봇 연기 잘하는 방법 알려주세요. (heejin95)

전성우 저도 찾는 중입니다.

“로봇 관련 영상을 많이 봤어요. 하지만 이 작품에서 단순히 ‘로봇’을 보여주는 게 중요한 건 아니잖아요. 로봇이 느끼는 감정을 보면서 우리가 잊고 지낸 걸 느끼는 인간의 마음이 포인트거든요. 로봇이란 설정을 초반에 보여준 후부턴 감정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전달을 조금 더 명확히 하려고 해요. 대사 톤도 다양하게 시도해 보려고요. 말투나 어미를 어떻게 할지 계속 바꿔보면서 인물과 상황에 맞게 하려고 해요.”

 

THE MUSICAL <어쩌면 해피엔딩>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은 무엇인가요? (cyoung3103)

전성우 어느 하나를 뽑기 어렵네요. 다 좋아서. 

“노래가 다 좋은데 요즘엔 신나는 일이 많지 않았잖아요. 오랜만에 <어쩌면 해피엔딩> 음악을 듣는데 클레어랑 올리버가 둘이 제주도로 떠나자고 하고 나서 나오는 ‘행운을 빌어줘’란 곡을 들을 때 기분이 좋았어요. 드럼을 비롯해서 모든 악기 사운드가 확 들어올 때 희열이 느껴졌어요. 그 노래 분위기가 ‘드라이빙’까지 이어지는데 어디론가 떠날 때의 감정이 느껴져서 설레더라고요.”

 

THE MUSICAL 전성우 올리버만 할 수 있는 특별한 기능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thanksmymum) 

전성우 냉각수가 나옵니다.

“이 작품은 땀이 없는 편인 배우들이 해도 땀을 많이 흘릴 거예요. 지난 공연 때 옷 안에 쿨링 패드도 붙여보고 시원하다는 에어 쿨링 옷도 다 입어봤지만 소용없었어요. 극장 자체가 또 에어컨이 분리되지 않아요. 배우들에겐 목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온도를 잘 조절하는 게 중요한데, 온도를 너무 낮추면 객석이 추워지고, 객석에 맞추면 무대는 너무 더워요. 최대한 땀을 덜 흐르도록 닦으면서 하는데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땀 닦는 동작이 하나의 행동이 됐어요.” 

 

THE MUSICAL 티켓이 매진된 기분은 어떤가요? (leg0105)

전성우 너무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문성 형, 미도 누나 힘이 컸을 거예요. 전 공연할 때 항상 ‘내가 잊히진 않았을까’ 하는 두려움을 느껴요. 공연을 보러 와 주실지, 재밌어하실지 늘 걱정돼요. 특히 오랜만에 하는 공연이라 더 긴장됐는데 다행히 많이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커요.”

 

 

지금에 최선을                 

 

THE MUSICAL 작품을 고르는 기준이 궁금해요. (thanksmymum)

전성우 일단 대본을 봅니다. 그리고 공연하면서 행복할 것 같거나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는 작품을 선택하는 것 같아요.

 

THE MUSICAL 대본에 직접 필기하는 편인가요? (damaskroz)

전성우 네.

“대본을 학구파처럼 계속 파는 스타일이에요. 공부도 그렇게 안 했는데. (웃음) 대본을 보다 떠오르는 게 있으면 다 적어놔요. 예전엔 조금 더 그런 면이 많았고요. ‘이런 것까지?’라고 생각이 드는 부분도 팠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 놓고 가도 되는 부분이었다고 느낀 것들도 있어요. 그런 생각을 했던 때가 쿠리야마 타미야 연출님과 <쓰릴 미>를 할 때였어요.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잖아요. 그래서 ‘이게 왜 여기 있어요?’라고 여쭤봤는데 미장센이라고 하신 적이 있었어요. 미적으로 예쁘니까 두는 것들이 있었던 거죠. 그런 것까지 이유를 깊게 분석한다면 너무 철학적이지 않을까란 생각을 하게 되면서 그런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분리해서 보게 됐어요.”

 

THE MUSICAL 가장 사랑한 캐릭터는 무엇인가요? (lady1136)

전성우 제가 했던 모든 캐릭터를 사랑합니다. 

 

THE MUSICAL 연기하면서 힘을 얻고 위로가 되었던 캐릭터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freelife98)

전성우 제가 힘든 캐릭터들을 많이 했지만 그 속에서 반대로 힐링을 받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이유들은 제각각 다르지만 제가 했던 캐릭터 모두 저에게 힐링이 됐습니다. 

“아픔이 있는 캐릭터를 많이 했는데, 다 이유가 있고 저를 다시 돌아보게 하는 인물들이었어요. 제가 연기했던 인물들은 트라우마나 결핍과 같은 것들이 공존했기 때문에 하면서 원초적인 감정과 생각들을 많이 했어요. 연기하면서 ‘나도 그랬는데 살면서 많이 무뎌졌네’ 하고 깨달을 때도 있고요. 그런 점을 같이 공감할 수 있도록 전달하고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THE MUSICAL 공연을 마치면 배역에서 잘 빠져나오는 편인가요? 정신적으로 힘든 캐릭터를 많이 했는데 마음을 힐링하는 방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oc_chohee)

전성우 저는 연기가 끝난 후에는 최대한 빨리 벗어나려 노력하는 편입니다. 그 무대에 있는 순간에 집중하고 공연이 끝나면 바로 빠져나오려 노력하는 편입니다.

 

THE MUSICAL 대본은 작품이 끝난 후에도 보관하는 편인가요? (damaskroz)

전성우 네, 아주 잘 보관하고 있습니다.

“책장 한 칸에 공연했던 대본을 쭉 모아놓고 있어요. 제 재산이니까 잘 갖고 있으려고 하는데 점점 제 공간이 없어져서 열심히 해야겠다 싶더라고요. 공간을 넓히지 않는 이상 점점 그럴 테니까.”

 

THE MUSICAL 그동안 했던 다른 작품에선 다시 하고 싶은 역할이 있나요? 예를 들어 <베어 더 뮤지컬>의 제이슨이라든가, 제이슨…. 아니면 제이슨? (heejin95)

전성우 음…. 제이슨…. 좋은 기억으로 남길게요. 

“한 번 경험한 작품은 제가 했던 것 이상을 해낼 자신이 없으면 다시 안 하는 편이에요. ‘이렇게 하면 어땠을까’란 생각이 드는 아쉬운 작품도 물론 있지만, 항상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해요. 누구나 그렇겠지만 잘해야 본전인 행위는 하고 싶지 않았던 거죠. <어쩌면 해피엔딩>을 다시 하는 것도 그래서 제겐 도전이고 모험이에요. <여신님이 보고 계셔>는 거의 연달아 했던 경우고, <블랙 메리 포핀스>는 작품 시점이 달라서 제가 조금 다르게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이 있을 것 같았어요. 다시 한 작품은 그때마다 이유가 있었던 것 같아요. <쓰릴 미>도 새로운 연출님에 대한 기대감으로 다시 했죠.” 

 

THE MUSICAL 무대와 매체는 연기 방향이 조금씩 다르다고 알고 있는데 매체 연기를 하면서 힘들었던 점이 있나요? (lady1136)

전성우 아무래도 공연은 한 편의 드라마를 처음부터 끝까지 연속적으로 보여주지만, 드라마는 흐름대로 촬영하지 않지만 연기는 연결성 있게 보여줘야 하는 게 다른 것 같아요.

“매체 연기를 하면서 신경 쓰게 되는 부분들이 많아요. 우선 이미지 부분이 그렇고요. 또 어떤 작품이든 연출자의 의도대로 표현됐는지를 가장 신경 써요. 그게 중요하거든요. 공연할 땐 주변에서 순간 집중력이 좋다는 말을 제일 많이 들었는데 방송은 달랐어요. 제가 준비됐어도 기술적으로 준비가 덜 된 상황이면 기다려야 하잖아요. 그러면서 집중이 깨지기도 했어요. 공연에선 시작하면 끝까지 제가 최대한 집중해서 끌고 가고, 상대 배역에 빠져 있으려고 하기 때문에 웬만해선 집중이 잘 안 깨지는 것 같아요.” 

 

THE MUSICAL 겹치기를 잘 안 하는 이유가 특별히 있나요? (hide78)

전성우 저 스스로도 그걸 해결하는 능력이 부족할 것 같아서요. 관객분들도 그 캐릭터가 겹쳐 보일 것이라 생각해서 웬만하면 피하고 있습니다.

 

THE MUSICAL 통영에서의 촬영은 어땠나요? 제 고향이 통영이라 TV에서 볼 수 있어서 정말 반가웠어요. (s5045)

전성우 너무 즐거웠어요. 맛있는 것도 많고 일단 가만히 있어도 힐링되는 곳?

“<검사내전>에서 외관 촬영은 통영에서 했어요. 지청 장면 아니면 밖에서 먹는 장면이 대부분이었어요. 맛있는 것도 많았고. 복잡한 장면도 없었고, 일정도 촉박하지 않았어요. 근로 시간 때문에 이틀 촬영하면 하루 쉬는 시간이 생겼거든요. 감독님이 촬영을 빨리 하셔서 여유도 있었고요. 한번 내려가면 일주일 정도 보냈는데 그러다 보니 배우들끼리 모이는 시간들도 많았어요. 형들, 누나들과도 너무나 편하게 지냈어요.”

 



 

코로나 시대 보내기               

 

THE MUSICAL 자신만의 스트레스 푸는 법이 있다면요? (sereenade)

전성우 맛있는 것 먹기. 

 

THE MUSICAL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hjkang1024)

전성우 가리지 않습니다. 다 좋아해요.

“요즘은 체중 관리 때문에 닭만 먹고 있어요. 운동을 안 하면 마르는 체형이기도 하고요. 얼굴은 살이 찌는데 몸은 빠지는 편이라 보기 안 좋거든요. 인바디를 쟀더니 그동안 근육량이 줄고 체지방이 늘었더라고요. 운동하는 형이 닭만 먹자고 해서 그러고 있어요. 근육을 만들기 위해서라기보다 지방기를 빼고 체형을 유지하기 위해서요. 오늘 가서 재보니까 2kg이 빠졌더라고요. 효과가 있는 건가 하면서 힘들어도 하고 있어요.”

 

THE MUSICAL 드라마 촬영 끝난 뒤 뭐하면서 지냈는지 궁금해요. (tonsw)

전성우 자가 격리. 

“평소에도 밖을 잘 돌아다니는 편은 아니에요. 사람들한테 먼저 주도적으로 보자고 하기보다 ‘근처에서 볼래?’ 하면 보는 편이죠. 요즘은 혹시 나로 인해 피해가 되는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 특히 더 조심하고 있어요. 자가 격리하는 동안은 집안일 하고, 보고 싶은 거 있으면 보면서 지냈어요.”

 

THE MUSICAL 올리버가 병을 모아 돈을 모은 것처럼, 지금까지 무엇인가 실제로 끈기 있게 꾸준히 모아본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hjkang1024)

전성우 지금은 꾸준히 모으는 게 없는데, 어렸을 때는 만화책을 모았어요.

“지금은 그러지 않는데 어릴 때 서점에 가면 책이나 만화책을 사서 한데 모아놓는 게 만족스러웠던 것 같아요. 만화 보는 걸 좋아했던 것도 아닌데. 지금은 대본만으로도 너무 벅차고요.” 

 

THE MUSICAL 올해도 반이나 지났는데 남은 동안 배우로서, 혹은 전성우로서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ekdbs3809) 

전성우 지금처럼 천천히 조금씩 저를 만들어가고 싶어요.

“어느 날 문득 TV를 보는데 알던 배우의 연기가 어느 순간 달라져 있었어요. ‘왜 그렇지?’ 하면서 생각해 보니 여유가 느껴졌어요. 제가 이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조급함이 있었어요. 티 내지 않으려 해도 묻어나왔죠. 이런 게 결코 연기할 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깨닫고 최대한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마음이 급해서 잘 나오는 연기는 없다고 생각해요. 여유로움 속에서 나오는 다양성이 연기에 훨씬 더 좋다고 생각해서 그런 방향을 추구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이젠 누군가가 ‘너 왜 그렇게 해?’ 하면 ‘어떻게 하지?’라고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생각하게 됐어요. 원체 차분하기도 하고요. 미팅 때 감독님들을 만나면 ‘원래 그렇게 차분해요?’란 말을 많이 들어요. 절 아는 사람들은 그 안에서 감정에 진폭이 생기는 걸 알아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02호 2020년 7월호 게재기사입니다.
*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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