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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MINI INTERVIEW] 예술인복지재단 법률 상담사가 말하다, 법무법인 덕수의 임애리 변호사 [No.201]

글 |박보라 2020-06-17 3,305

예술인복지재단 법률 상담사가 말하다
법무법인 덕수의 임애리 변호사


신인 창작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많은 창작자들이 예술인복지재단의 법률 상담 서비스를 통해 계약과 관련한 컨설팅을 받는다고 답했다. 예술인복지재단에서는 현재 전문 변호사가 예술인의 법률적인 상담을 담당하며 창작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그중 예술인복지재단의 법률 상담을 맡고 있는 법무법인 덕수의 임애리 변호사가 창작자들이 겪는 불공정 계약의 이모저모를 풀어놨다. 



Q. 창작자들이 가장 많은 계약 자문을 구하는 사례는 무엇인가.
창작자가 계약 문제로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는 다양하다. 사례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누자면, 수익 배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 대한 문제와 계약 내용과 달리 저작권이 계약 범위를 벗어나 사용되는 경우에 대한 상담이 많다. 법률 상담을 위해 찾아오는 대부분의 창작자들은 자신이 불공정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억울함을 토로한다. 그러나 불공정하다고 판단되는 계약이라도 이미 쌍방의 합의로 체결한 계약의 일부 조항을 삭제하는 것은 쉽지 않고, 계약 내용 자체를 무효로 만드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많은 법률관계자들이 계약을 진행할 때는 반드시 이를 문서화하고, 계약 체결 전 세부적인 계약 조건을 확인할 것을 강조하는 이유다. 

Q. 계약 체결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세부적인 계약 조건이 있다면? 
창작자와 계약 상대방이 ‘매출’을 서로 다르게 해석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계약서의 수익 배분 조항에서 순매출이나 순이익을 산정하는 공제 항목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 공제 항목은 보통 ‘제세공과금 일체’나 ‘사업에 소요된 비용’ 등으로 그 의미를 확정하기 어렵게 작성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가장 좋은 방법은 제작사 내부에서 작성된 일정 기간의 정산 내역서를 확인하고, 해당 내역서에 기입되어 있는 공제 항목을 파악한 후 이것을 계약서에 명시하는 것이다. 또 증빙자료청구권을 계약서에 삽입하거나 명시 하는 것도 좋다. 또 계약 진행시 수익 분배 시기와 정산 내역서 제공 등을 명시하면 법률상 다툼을 줄일 수 있다. 

Q. 법률 상담을 요청하는 창작자들에게 느끼는 안타까운 점은 무엇인가.
상담 요청자 대다수가 창작 지망생이나 신인 창작자다. 많은 창작자들이 상담을 통해 불공정한 계약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하면서도 소송 제기에 두려움을 지니고 있다. 물론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창작자를 대변하는 입장에서 불공정 계약을 맺었을 경우 소송을 진행하는 사례가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공연계 불공정 계약과 관련된 소송에서 인용할 판례와 사례가 많아지고, 그것을 토대로 재판부가 공연계의 불공정 계약의 성립 유무, 피해 범위 등을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연계의 상황을 정확하게 짚어줄 사실 관계 혹은 불공정 관행을 조사한 자료가 있다면 증빙 자료로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턱 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재판부는 계약 조항의 불공정성을 판단하기보다 그 내용과 이행 관계에 집중해 판결을 내리는 경우도 있다.

Q. 공연계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 
저작권과 계약 실무에 대한 창작자의 관심이 필요하다. 예술인복지재단에서는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예술인을 위한 권익보호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예술인복지재단과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공연, 문학, 만화, 시각미술, 대중음악 분야 예술인을 대상으로 저작권과 계약 실무에 대한 교육이 진행된다. 더 나아가 예술대학에서도 저작권과 계약 실무 교육이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술인들의 기본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이를 알려주는 기본 교육이 필요하다. 예술인 복지법은 창작자의 서면 계약 체결을 필수 조항으로 내세우고 있다. 6월부터 예술인복지재단에서는 서면계약신고창구를 만들어 공정한 계약의 시행과 권리 보호를 감시할 예정이다. 앞으로 창작자의 권리가 보호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이런 경우엔 어떻게 하나요?//

※ 제시된 사례는 이해를 돕기 위한 것입니다. 자세한 상담은 예술인복지재단의 예술인 신문고와 법률 상담 카페를 이용해 주세요. 제시된 의견은 관련법규 및 제반 사항을 고려한 의견으로, 법원이나 수사기관 등의 판단과는 상이할 수 있습니다.

Q1. 최근 코로나19로 온라인 공연 상영이 많아지면서, 제작사로부터 공연 당시 촬영한 실황 영상을 온라인 스트리밍하겠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이런 경우 창작자는 저작권료를 받을 수 있나요? 
저작권법 제29조 1항에 따르면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청중이나 관중 또는 제3자로부터 어떤 명목으로든지 반대급부를 받지 않는 경우에는 공표된 저작물을 공연 또는 방송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저작권료를 지급받을 수 없다고 보아야 합니다. 유의할 점은 이미 공표된 저작물에 한정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온라인 스트리밍은 방송과 전송이 결합된 방법으로 이에 관한 저작권 행사 규정이 없기 때문에 제작사와 협의해 볼 문제입니다. 만약 제작사나 공연 단체가 대표적인 온라인 스트리밍 사이트인 유튜브나 네이버TV를 통해 공연 영상을 서비스해 광고 수익을 얻는다면, 이것 또한 영리 목적을 지니고 있다고 봐야합니다. 해당 경우는 자세한 법률적인 상담이 필요한 사례입니다. 

Q2. 공연 홍보를 목적으로 개최되는 유료 콘서트나 쇼케이스도 저작권료를 지급받을 수 있나요? 
보통 저작권 계약에는 ‘공연 홍보를 위한 범위 내에서는 저작권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콘서트나 쇼케이스에서 티켓 판매로 인한 금전적인 수익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상대방이 ‘공연 홍보의 목적’을 주장하면 저작권료를 지급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만약 공연 홍보를 목적으로 한 콘서트나 쇼케이스를 통한 저작권료 지급을 원한다면 해당 경우에 대한 수익 분배를 사전에 별도로 합의해야 합니다.

Q3. 해외의 경우는 많은 창작자가 에이전시 소속으로 활동합니다. 한국에서 에이전시를 통해 계약하면, 일대일 계약보다 수익을 더 높게 배분받을 수 있을까요?
에이전시를 통한 저작권 계약에서는 계약서를 더욱 꼼꼼하게 살펴보아야 합니다. 계약금과 로열티를 산정하는 조건이 복잡하기 때문입니다. 에이전시의 운영 비용이 공제 금액에 포함되거나 에이전시가 계약 상대방에게 수령받은 금액을 기준으로 창작자에게 계약금과 로열티를 지급하는 경우에는 창작자의 예상보다 더 적은 수익 배분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에이전시가 수령받은 금액에서 계약금과 로열티를 지급받기로 계약한 경우 수익 정산의 시점을 예측할 수 없기도 합니다. 에이전시가 계약 상대방에게 수익을 배분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면 창작자는 정산을 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에이전시를 통해 계약을 진행한다면, 선급금과 같은 정액제 조항을 삽입해 안정된 수익을 배분받는 것을 추천합니다. 

Q4. 뮤지컬 OST 앨범 수익 배분 조항을 포함해 저작권이용허락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수익 배분이 온라인 음원 유통으로 한정되어 있었습니다. 뒤늦게 뮤지컬 OST 앨범이 발매되었는데, 해당 2차 저작물의 수익 배분을 요구할 수 있나요? 
해당 계약서를 자세히 살펴보아야 하겠지만, 음원을 통한 수익과 음반을 통한 수익는 유통 구조가 달라 다른 형태의 수익 분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뮤지컬 장르에서는 뮤지컬 OST 앨범을 실물로 발행하는 경우가 많지만, 일부 작품은 온라인 음원이 유통되고 있습니다. 수익 배분 계약 조항에 실물 OST 앨범 수익 약정이 누락되어 있다는 점을 들어 계약 상대방과 수익 배분에 대한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201호 2020년 6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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