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전성민
알을 깨고 날아가는 새처럼
2018년 말 화제작 <베르나르다 알바>를 마친 이후 한동안 무대를 떠나 있었던 전성민. 지난 반년의 시간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보내고 돌아온 그가 복귀작으로 택한 작품은 헤르만 헤세의 동명 소설을 뮤지컬화한 <데미안>이다. <데미안>은 출연진의 배역이 고정되어 있지 않은 독특한 2인극으로, 남녀 배우가 돌아가며 싱클레어 또는 데미안 역을 맡아 무대에 오른다. 진정한 정체성을 찾아가는 극 중 인물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는 전성민을 만나 그간 묵혀둔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나를 향한 여행
한국에 돌아온 걸 환영해요. 그동안 더블린에서 잘 지냈나요? 네, 꼭 학생 때로 돌아간 것처럼요. 아침마다 일어나서 어학원 가고 수업이 끝나면 친구들과 어울려 놀러 다녔어요.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혼자 조용히 생각에 잠기기도 하고요. 그동안의 제 삶을 돌아보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그려보는 시간을 가졌죠. <베르나르다 알바>를 끝내고 지금까지 1년 정도 작품을 쉰 셈인데, 조급해하지 않고 더블린에서의 시간을 충분히 즐기려고 했어요. 이상하게 불안하지 않기도 했고요. 한국으로 돌아와 작품을 준비하는 지금, 오히려 이전보다 덜 긴장하고 더 적극적으로 연습에 임하고 있어요. 더블린에서 좋은 에너지를 받아 온 거죠.
지난해 더블린으로 떠나기로 마음먹은 건 어떤 이유에서였어요? 작년에 데뷔 10주년을 맞았는데 그즈음 마음이 좀 지쳐 있었어요. 저는 2009년 <스프링 어웨이크닝>으로 데뷔한 이후 십 대 역할을 주로 맡다가, 삼십 대가 되어서야 성인 역할을 맡기 시작했거든요. 근데 기존 이미지를 바꾸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나이는 먹었지만 체구가 작다 보니 무대에 섰을 때 성숙한 인상을 주기 힘들었어요. 그걸 극복하는 방법은 결국 연기를 더 잘하는 것뿐인데 공연을 연달아 하는 것만으로 연기가 늘까 하는 의문이 생겼죠. 뭔가 새로운 일에 뛰어들어 저에 대해 고민하고 알아가는 시간을 갖고 싶었어요. 그래서 더블린으로 떠났어요. 주변 사람들이 왜 다른 곳이 아닌 더블린인지 궁금해했는데 사실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시끄러운 대도시에는 매력을 못 느껴서 소박하고 아기자기한 곳을 찾다 보니 더블린이 잘 맞을 것 같더라고요.
더블린에 있을 때 드라마 오디션도 봤다면서요? 온 김에 아일랜드 영화나 드라마에 엑스트라로 출연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에 영어로 포트폴리오를 작성해 한 에이전시에 보냈어요. 그랬더니 며칠 만에 연락이 온 거예요. 당장 모레 오디션을 보러 오라고요. 심지어 유명 감독이 만드는 대작 드라마의 주요 배역 오디션이었어요. 당황해서 메일을 보냈죠. 미안하지만 나는 영어도 서툴고, 아일랜드 영주권자도 아니고, 오디션이 있는 그 시간에 어학원에 가야 한다고! (웃음) 그런데 오디션 시간을 조정해 줄 테니 꼭 만나고 싶다는 답장이 온 거예요. 결국 학원 선생님을 붙잡고 30분 동안 속성으로 영어 대사를 연습한 뒤 오디션을 보러 갔죠. 캐스팅 디렉터 한 분이 저를 반겨주셨는데, 제가 대사를 치는 걸 듣고 여기서 오디션 처음 보는 게 맞냐며 추켜세워 주더라고요. 그게 진심이든 아니든, 제가 긴장을 풀고 편하게 오디션을 볼 수 있도록 아주 친절하게 대해 줘서 감동했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그분도 유명한 캐스팅 디렉터이셨더라고요. 결국 그 드라마에 캐스팅되진 못했지만 외국에서 배우 일을 조금이나마 맛볼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에요. 덕분에 자존감도 올라갔고요. (웃음)
복귀작으로 <데미안>을 선택한 이유는 뭔가요? 대본을 읽고 제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평소 제가 하는 고민과 맞닿아 있는 작품이에요. 이건 전혀 부끄럽지 않아서 밝히는 건데, 저는 힘들 때 가끔 정신과 상담을 받으러 가요. 그런데 오랫동안 절 상담해 주셨던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제가 지금까지 만난 환자 중에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이성적인 사람이래요. 계속 이성적인 잣대로 스스로를 판단하기 때문에 본인이 힘들 거라고요.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 끊임없이 내 마음을 응시하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런 점에서 <데미안>에 나오는 인물들은 저랑 닮았어요. 게다가 제가 <명동 로망스>에서 연기했던 전혜린이라는 인물이 실제로 소설 『데미안』을 번역하기도 했잖아요. 이 모든 게 저와 이어져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모든 배우가 싱클레어와 데미안으로 번갈아 출연하는 독특한 형식의 작품인데, 어떤 식으로 연습이 이뤄지고 있어요? 우선 한 역할로 쭉 연습하다가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나면 역할을 바꾸기로 했어요. 그래야 노래와 대사가 덜 헷갈리고, 상대역 대사를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외우는 것도 있을 테니까요. 공연 때도 개막 초반에는 여성 배우가 싱클레어, 남성 배우가 데미안 역할을 맡다가 중반부터 무작위로 출연할 거예요.
싱클레어의 무의식을 음악이 깔린 독백으로 표현한 ‘꿈의 독백’이라는 장면도 독특해요. 일반적인 뮤지컬 넘버가 아닌 독백 형식을 취한 의도가 뭔지 궁금해요. 뮤지컬에서 보기 드문 긴 독백이죠. 배우들에게도 익숙지 않은 도전이에요. 근데 어제 모든 배우들이 돌아가면서 독백을 해보고 나니 창작진이 이런 형식을 고수한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노래로는 저희가 느끼는 감정이 다 표현되지 않을 것 같아요. 싱클레어의 고뇌와 낡은 세계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를 오롯이 전달하려면, 지금처럼 마음의 심연에서 우러나오는 말을 날것 그대로 미친 듯이 토해 내는 방법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원작 소설은 싱클레어의 시점에서 진행되잖아요. 데미안의 속마음은 거의 드러나지 않는 데다 워낙 신비롭게 묘사되어 있어서 캐릭터를 잡기가 쉽지 않을 듯해요. 데미안은 싱클레어가 어떤 지점에 도달하기까지 중간중간 개입해 길을 안내해 주는 인물이에요. 해답을 주는 게 아니라 실마리만 툭 던지고 사라지고, 또 툭 던지고 사라지죠. 그는 싱클레어가 있는 곳 너머에서 전체를 꿰뚫어 보고 있다는 인상을 줘야 해요. 그래서 싱클레어처럼 심각하지 않게, 더 가벼운 느낌으로 표현하려고 생각 중인데 아직은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는 단계예요. 아무래도 이 작품은 공연이 끝날 때까지 대본을 놓지 못할 것 같아요.
싱클레어, 데미안 외에도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각각의 역할을 남성이나 여성으로 상정하고 연기하나요, 아니면 성별에 구애받지 않고 연기하려고 하나요? 성별로 구분 지어서 캐릭터를 잡으려고 하지는 않았어요. 남녀 배우가 역할을 바꿔가며 연기하는 이유는 이 작품이 여자 또는 남자가 아닌 한 인간의 이야기이기 때문이에요. 대본에서도 데미안을 가리켜 소년 같기도 하고, 소녀 같기도 하다고 표현하거든요. 그 미묘한 지점을 찾으려고 노력 중이에요.
원작과 달라진 캐릭터도 있나요? 뮤지컬의 큰 흐름은 원작을 따르지만 드라마적 효과를 위해 캐릭터가 달라진 부분도 있어요. 가장 달라진 캐릭터는 피스토리우스인데, 개인적으로 그가 등장하는 장면이 짧게 축약된 게 좀 아쉬웠어요. 싱클레어가 피스토리우스와의 만남을 통해 또 한 번 낡은 세계를 벗어나 새로운 깨달음에 이르는 과정을 명확히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연출님께 피스토리우스가 나오는 부분만 원작을 함께 읽어보면 어떠냐고 제안했죠. 원작을 읽으면서 배우마다 각자 대본에 추가하고 싶은 부분을 메모했고, 지금은 그걸 토대로 수정하고 보완하는 과정에 있어요.
뮤지컬이 싱클레어가 죽는 장면으로 시작하고 끝나는 것도 원작과는 다른 부분이에요. 바뀐 결말에 대해 오세혁 작가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사람이 어떻게 살았는지 기록되고 기억되는 것은 죽은 다음부터라고. 예컨대 제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누군가 저를 마무리 지어 이야기하지 못하잖아요. 하지만 죽고 난 뒤에는 사람들에게 ‘그는 어떠어떠한 사람이었다’라고 기억되죠. 그러니 삶은 살아 있을 때가 아닌 죽은 이후 완성된다고 볼 수 있어요. 작가님도 싱클레어가 죽은 뒤 그가 살아온 삶의 여정을 이야기해 보고 싶으셨다고 해요.
끝없이 탐구하는 삶
<데미안>은 한 역할에 남녀 배우를 모두 캐스팅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받고 있어요. 최근 이런 식으로 성별 구분 없이 캐스팅을 시도하는 공연이 늘고 있는데, 배우로서 이러한 흐름을 어떻게 바라보고 계신가요? 젠더프리 캐스팅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무엇을 위한 것인지, 그 의미에 대해 창작진과 배우들이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아직도 남자들의 이야기는 차고 넘치도록 공연으로 만들어지고 있어요. 그 안에서 젠더프리 캐스팅을 시도했다고 말하는 공연은 대부분 기존의 남자 배역을 여자 배우에게 맡긴 경우예요. 물론 여자 배우에게는 연기 폭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죠. 하지만 아쉬움도 있어요. 처음부터 여성 배우를 위해 쓰인, 여성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작품은 왜 없을까 하는 아쉬움이요. <베르나르다 알바>가 좋았던 건 바로 그래서거든요. 최근 여성 배우끼리 뭉쳐 <무모할지라도 안티고네>라는 공연을 올린다는 소식도 들었는데, 너무너무 응원해요. 앞으로 이런 작품이 더 늘어나길 희망하고, 지금은 거기까지 나아가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해요. 창작 단계부터 성별의 틀을 깨고 만들어지는 작품도 많이 생겨나기를 바라요. 그렇게 된다면 성별의 다양성을 보여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이야기의 주제 역시 한층 다양해질 거예요.
올해는 뮤지컬 무대에 좀 더 다양한 여성 서사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요. <펀 홈>, <리지>, <작은 아씨들>에 대한 여성 관객의 기대가 굉장하더라고요. <펀 홈>은 저도 한국에서 공연하기만 손꼽아 기다려온 작품이에요. 또 이번에 공연하는 <작은 아씨들>은 창작뮤지컬이지만, 원작 소설로 만들어진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전부터 좋아했어요. 인터넷으로 공연 영상을 접하고 모 제작사 대표님에게 제발 그 작품 좀 한국에 가져와 주면 안 되겠냐 얘기한 적도 있어요. 하지만 그때는 여성 중심의 공연을 올리기가 지금보다 더 어려웠죠. 지금 이렇게 과감한 젠더프리 캐스팅이 이뤄지고 여성 서사가 늘어나고 있는 건 관객의 지지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관객이 요구하지 않았다면 그 어떤 제작사도 시도하지 않았을 거예요. 관객분들에게 너무 감사해요.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 한다. 소설 『데미안』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인데요, 혹시 성민 씨에게도 자신답게 살기 위해 벗어나고픈 틀이 있나요? 제가 저를 바라보는 시선이 그 어떤 남들의 시선보다도 무서울 때가 있어요. 제3자의 눈으로 스스로를 평가하고 학대하는 거죠. 한때는 그런 자기혐오를 즐기기도 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그 시선에서 벗어나려 노력하고 있어요. 혐오는 몇 년 전부터 제가 관심을 갖고 있는 화두인데, 어느 순간 ‘내가 나를 혐오하면서 다른 어떤 대상을 혐오하지 않는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혐오는 또 다른 혐오를 낳는 법이잖아요. 그러니 나부터 내 자신을 혐오하지 말아야겠다, 좀 더 열린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칭찬해 줘야겠다 마음먹었어요.
배우가 자신의 천직이라고 생각하나요? 아니요. 천직이라 하면 뭔가 동물적인 감각을 타고나야 할 것 같은데 저는 진짜 노력해야 하거든요. 쑥스러움도 많고 말했다시피 이성적인 성향이 강해서 그걸 해제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요. 아마 연습실에서 헤매는 저를 보며 저래서 과연 무대에 설 수 있을까 속 끓인 스태프들이 많았을 거예요. (웃음) 근데 이상하게 무대에 올라가면 오히려 편안해져요. 연습실보다 무대에서 많은 걸 찾고 나아가는 편이에요.
그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배우를 계속하는 이유는 뭐예요? 연기가 재밌으니까요. 배우는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직업이잖아요. 하나의 작품이 끝나면 또 다른 작품에서 완전히 다른 인물이 될 수 있죠. 극 중 캐릭터를 통해 나한테 이런 모습도 있었다는 걸 발견해 나가는 순간이 재미있어요. 그게 저를 살게 해요. 매일 열정을 다해서 살아갈 수 있는 힘이 생겨요. 만약 제가 매일 비슷비슷한 일을 반복해야 하는 직업을 가졌다면 되게 무기력하게 살았을 거예요.
평소 연기를 위해 지키며 사는 신념이 있나요? 휴식 시간을 갖는 것,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을 중시해요. 작게는 휴일 아침 여유롭게 나를 위한 한 끼를 잘 차려 먹는 것부터, 크게는 작품을 마치고 충분히 쉬면서 내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면 좋을지 사유하는 것까지. 무대 밖에서 어떤 시간을 보냈느냐가 결국 무대 위 연기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해요.
멋진 취미도 갖고 있던데요. SNS에 직접 찍은 사진들을 올린 걸 봤어요. 취미로 사진을 찍은 지는 7년 정도 됐어요. 혼자서 여행을 많이 다녔는데, 여행한 장소를 추억하기 위해 이것저것 찍다보니 재미가 붙었어요. 제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사진에 고스란히 담기는 게 좋더라고요. 종종 사진을 들춰 보면서 그 순간 내가 뭘 느꼈는지 다시 떠올리곤 해요. 제 또 다른 취미는 요리예요. 사람들을 초대해서 직접 만든 음식을 대접하는 걸 좋아해요. 언젠가 요리 만드는 공연을 해봐도 좋겠다 싶어요. 오픈된 공간에서 재료가 끓는 동안 관객들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제가 만든 음식도 나누어 먹으면서 편안하게 즐기는 그런 공연을 해보고 싶네요.
필사 노트를 찍은 사진도 봤는데, 필사를 좋아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열심히 밑줄을 치며 읽은 구절도 책을 덮고 나면 머릿속에서 날아가 버리기 일쑤잖아요. 그런데 노트에 인상 깊은 구절을 따로 필사해 놓으니 오래 기억에 남더라고요. 보통 공감하는 구절이나 제가 꿈꾸는 이상과 관련된 구절을 필사하는데, 노트에 적어 두고 수시로 꺼내 읽다 보면 힘이 나요. 하루하루 잘 살아가기 위한 지침이 되어준다고나 할까요.
그렇다면 끝으로 이 질문을 안 할 수가 없네요.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기를 꿈꾸나요? 어떻게 하면 좋은 배우가 될 수 있을까 고민하다 보면 한 해가 갈수록 정말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아요. 제 기준에서 잘 산다는 것은 무언가 배우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고,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끊임없이 고민하며 살아가는 거예요. 남에게 피해 주지 않고요. 여행을 자주 하는 것도 그래서죠. 새로운 환경에 부딪히며 나를 발견하는 일이 재밌거든요. 낯선 환경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가끔은 처음 만난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며 그 사람이 살아온 인생에 대해 듣기도 해요. 이렇게 쌓인 경험이 작품 속 상황과 인물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 그리고 배우에게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만큼 최악의 상황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냉정해지려 노력해요. 마지막으로 하나 더 덧붙이자면, 자연스럽게 나이 들어가는 배우이고 싶어요. 배우에게는 나이를 먹는 게 좋은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인생 경험이 많을수록 좋은 연기가 나오기 마련이니까요. 그러니 세월의 흔적을 담은 주름 역시도 감추고 싶은 무언가가 아니라 좋은 무기가 될 수 있다고 믿어요. 저는 20대 때 늘 30대가 되고 싶었고, 30대가 되어서 정말 행복했어요. 이제 30대 중반에 접어들었는데 앞으로 40대가 되어서도, 50대가 되어서도 제 나이에 맞는 역할을 멋지게 소화하면서 오랫동안 배우로 살아가고 싶어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98호 2020년 3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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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SPOTLIGHT] <데미안> 전성민, 알을 깨고 날아가는 새처럼 [No.198]
글 |안세영 사진 |김호근 2020-03-30 6,914sponsored adv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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