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딜리버리>
사회를 향한 외침
2019 창작산실 올해의 레퍼토리 선정작 <스페셜 딜리버리>가 관객과 만난다. 2016년 창작산실 공모에 선정돼 처음 무대에 오른 <스페셜 딜리버리>는 당시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2주 남짓 시범 공연을 선보였는데, 이후 소극장에서 낭독 뮤지컬 버전으로 공연되며 변화를 시도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가정폭력을 피해 집을 나온 가출 청소년 강하리와 과거 인기 가수로 활동했으나 지금은 사람들 기억에서 잊힌 사십 대 싱글 여성 정사랑, 사랑이 힘든 시기를 겪고 있을 때 그녀를 따뜻하게 이해해준 룸메이트이자 20년 절친 라라다.
이야기는 하리가 쓰러져 있는 것을 목격한 사랑이 그녀를 라라가 운영하는 클럽 라라랜드에 데리고 오면서 시작된다. 십 대 시절 가수로 활동했지만 점차 인기가 없어지면서 힘든 나날을 보내야 했던 사랑과 가출 후 조건 만남을 하며 다른 가출 소년들과 가족처럼 지내는 ‘팸생활’을 하고 있는 하리가 우연히 만나 서로의 고된 현실을 나누며 가족이 되어간다. 창작뮤지컬로는 드물게 청소년 가출과 조건 만남, 임신, 낙태 등 어두운 소재를 다루는데, 이에 대해 작가 겸 배우로 작품에 참여하는 유정민은 “십 대 가출 청소년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그러나 그것이 아이만의 잘못일까. 그 아이가 집을 나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보호막 하나 없이 거리로 내몰린 아이를 구원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말한다.
연출에도 변화가 생긴다. 오준석 연출가의 설명에 따르면, 초연 당시 현실적이고 무거운 소재를 관객들이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들려다 오히려 실패를 맛보았다는 것. 이번 공연에서는 우리 현실에 존재하는 이야기를 무대에 옮기면서 이를 왜곡하거나 미화하지 않고 관객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야기의 속도와 감정의 고저, 에너지의 강약만을 가지고 관객과 밀당하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 연출가로서의 포부다.
소극장에서 다시 관객과 만날 이번 시즌에는 작곡가 조선형, 안무가 정윤, 무대디자이너 신승렬 등이 참여한다. 가출 소년 하리에게 따뜻한 손을 내미는 어른 사랑 역에는 유정민과 함께 <더 라스트 키스>, <햄릿> 등에 출연한 전수미가 더블 캐스팅됐다. 강하리 역은 김두리와 박희원, 김지윤이 번갈아 맡으며, 사랑에게 언제나 깊은 우정을 보여주는 든든한 친구 라라 역은 이상은과 윤성원, 김성현이 맡는다.
1월 31일~3월 29일
드림아트센터 2관
02-2278-5741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96호 2020년 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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