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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STAR INTERVIEW] <페임> 은혁·티파니, 내 모든 감각에 주문을 걸어 [No.98]

글 |정세원 사진 |김호근 2011-11-14 5,562


 

소년과 소녀는 꿈을 꾸었고, 그 꿈을 향해 앞만 보고 달렸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전 세계인의 관심과 환호 속에서 꿈의 무대를 펼쳐 보이고 있다.
끊임없는 열정과 도전으로 성장하고 성숙해진 소녀시대의 티파니와 슈퍼주니어의 은혁이 뮤지컬 <페임>을 통해 홀로서기를 시도했다.

 

 

<페임>에서 은혁은 반항적인 흑인 댄서 타이런 잭슨으로, 티파니는 성급하게 꿈을 좇는 카르멘 디아즈로 무대에 오른다. 오랜 시간을 연습실에서 보낸 후에야 비로소 스타의 자리에 올라선 두 사람에게 스타를 꿈꾸는 공연예술학교 학생들의 꿈과 사랑을 그린 뮤지컬은 결코 낯선 드라마가 아니다. 하지만 한번도 경험해본 적 없는 뮤지컬 무대를 위해서,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되어 노래하고 연기해야 하는 부담감을 과연 이들이 극복할 수 있을까 궁금했다. 좀 더 솔직히 말하면, 케이팝(K-POP) 한류 열풍의 선봉에 서 있는 소녀시대와 슈퍼주니어 활동만으로도 충분히 바쁜 이들이 과연 얼마만큼의 열정을 뮤지컬 무대에 쏟아 붓고 있는지 확인해보고 싶었다. 그들의 연습실을 찾은 것은 그 때문이다.

 

연습이 진행되고 있는 남산창작센터에 도착하니 동료 배우들과 얘기를 나누는 은혁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엷은 레몬색에 가까운 머리색이 하얗다 못해 창백해 보이는 그의 피부를 더욱 눈에 띄게 했다. 연습실 안으로 들어서니 ‘핑크 공주’ 티파니가 역시나 핑크색 연습복 차림으로 카르멘 역에 더블 캐스팅된 신의정과 안무를 맞춰보고 있었다. 감기 몸살을 앓느라 연습에 참여하지 못한 며칠 사이에 안무가 바뀐 탓이다. 가만히 지켜보기보다는 직접 나서서 안무 동작을 따라하며 순서를 익히는 티파니다. 잠시 후 본격적으로 안무 연습이 시작됐다. 최고가 되어 자신의 이름을 알릴 그날을 기대하는 P.A.공연예술학교 입학생 전원이 함께하는 ‘Hard Work’. 자기 자리를 찾아 무대 안으로 들어온 은혁은 잠시 주춤하는 듯싶더니 이내 타이런의 안무를 자기 것으로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티파니는 무대 밖에서 카르멘의 안무 동작을 머릿속에 담기 시작했다.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요, 티파니                                    

 

영상 촬영도 직접 하나 봐요? 매니저가 같이 다니진 않아요?   네. 안무 동작이 조금 바뀌어서 보고 연습하려고요. 매니저는, 연습이 아침 10시부터 시작하니까 그냥 택시 타고 다녀요. 오늘은 연습 전에 미용실도 혼자 다녀온걸요. 더 바빠지기 전에 연습 많이 해야죠.


다음 주부터는 3집 앨범 활동이 시작되죠? 미국 동시 발매 소식도 들리더라고요. 이렇게 바쁜 스케줄 속에서 뮤지컬은 어떻게 출연하게 된 건가요?   19일에 정규 3집 앨범이 나와요. 사실 그동안 다른 멤버들이 뮤지컬에 출연하는 거 보면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틈틈이 노래와 연기 연습을 했는데 마침 기회가 닿았어요. <페임>의 카르멘은 꼭 하고 싶었던 역할이기도 했고요.


그러고 보니 팀 내에서 친하다고 알려진 태연과 제시카가 모두 뮤지컬에 출연했네요. 예전에 제시카가 인터뷰하면서 티파니 얘기를 했던 것 같아요. <금발이 너무해>에 출연하게 된 걸 많이 부러워했다죠?   질투하긴 했죠. 한 5초 정도? 사실은 정말 기뻤고 많이 축하해줬던 것 같아요. 두 사람 공연 보면서 많이 배우기도 했고요.


직접 뮤지컬 연습에 참여해보니 어떤가요? 재미있어요?  정말 즐거워요. 카르멘은 제 연습생 시절의 열정을 떠올리게 하는 캐릭터라 더 정이 가요. 빨리 스타가 되고 싶은 그 마음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고요. 꿈을 향해 나아가는 열정이나 풍부한 감성은 카르멘과 비슷하지만 연습을 하면 할수록 저와는 너무 반대의 인물인 것 같아 고민이에요.


연습이 텐투텐(아침 10시부터 밤 10시까지)으로 진행된다던데 힘들진 않아요? 어제는 밤 12시까지 연습했다면서요?   하하. 잘하고 싶은 마음에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연기가 처음이라 힘들긴 한데 지금은 3집 준비로 체력이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목 관리에도 신경이 많이 쓰이고요. 이것저것 스트레스를 많이 받긴 하지만 긍정적인 마음으로 열심히 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연습실에 나와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은 뭐예요?   인사요. 그리고 스트레칭?


연습할 때 무대 세트나 의자, 보면대 옮길 때 제일 먼저 움직이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어요. 평소 생활할 때도 꽤 적극적일 것 같은데, 어때요? 사람들하고는 쉽게 어울리는 편인가요?   제가 단체 생활이 익숙해서 그런지 평소에도 좀 적극적이에요. 같은 팀을 위한 일이라면 더욱 더. 원래는 사람들과 어울 리는 거 참 좋아했는데 데뷔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내성적으로 변하는 것 같아요. 다행히 <페임> 배우들과는 이제 한 팀이 되었으니까 진심으로 다가갈 수 있어요.


<페임>은 연습 전부터 뮤지컬 넘버를 전부 외우고 있었다면서요?   첫 작품이라 그런지 더 애착이 가더라고요. 제가 어떤 모습으로 무대에 서게될지 궁금하기도 해요. 관객 분들이 공감하실 수 있는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드려야 할 텐데 걱정이에요.


극 중에 부르게 될 ‘There She Goes!/Fame’이나 ‘In L.A.’는 워낙 유명한 곡이라 부담도 될 것 같아요. 티파니만의 매력을 보여주기 위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나요?   무조건 자연스럽게 부르려고 해요. 다행히 영어 원곡이라 가사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카르멘 노래 외에 불러보고 싶은 노래가 혹시 있어요?  닉과 세레나의 듀엣 곡 ‘Let`s Play a Love Scene’이 정말 좋은 것 같아요. ‘Mabel`s Prayer’도 멋지고요.


지금 목 상태는 어때요? 성대 결절을 겪으면서 마음고생 많이 했을 텐데 어떻게 극복했어요?  아, 그때는 정말 감옥에 있는 기분이었어요. 다행히 치료가 잘 끝났고 다시 노래를 하게 되면서 저만의 새로운 음색을 찾게 된 것 같아 기뻐요.


뮤지컬은 음악 방송과는 달리 2시간여를 무대 위에서 집중해서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데 할 수 있겠어요?  그럼요! 소녀시대 공연은 평균 3시간이에요.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매우 자신 있어요.


공연을 앞두고 가장 기대되는 점은 뭐예요? 반면에 가장 걱정되는 점은요?   기대되는 건 연기하는 제 모습이고, 걱정되는 건 그 연기가 어색하지는 않을까 하는 거예요.


오랫동안 꿈꿨던 가수의 길을 걷고 있고, 또 해외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게 됐어요. 큰 꿈이 이뤄진 지금 현재 꿈꾸는 내일은 어떤 모습일까요?   아직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 노래나 연기, 뮤지컬 등 다양한 모습을 통해 ‘티파니’를 알리고 싶어요. 미국에서도 노래와 연기를 하고 싶고요.

 

 

‘Hard Work’에서 ‘Fame’으로 이어진 안무 연습에는 티파니가 참여했다. 열정적이고 때로는 다혈질인 카르멘을 연기하고 있는 그녀에게서 아직은 착한 소녀의 향기가 더 많이 전해졌지만, 빨리 유명해지고 싶은 카르멘의 진심이 느껴지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안무 연습을 마친 배우들에게 짧은 휴식 시간이 주어졌다. 배우들은 은혁이 준비한 40인 분량의 커피를 나눠 마시며 합창 연습을 준비했다. “오빠가 웃고 있지만 실은 허리가 굉장히 안 좋을 거예요. 어제 연습이 굉장히 힘들었거든요.” 은혁을 보던 티파니가 귀띔한다. 비록 합창 연습을 앞둔 배우들에게 카페인을 제공해 제작진으로부터 구박을 받긴 했지만, 새로운 도전을 앞둔 은혁은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다시 연습이 시작됐다. 배우들과 나란히 서서 ‘Bring On Tomorrow’를 부르는 은혁과 티파니의 눈빛이 다시 반짝이기 시작했다. 자기 앞에 펼쳐질 눈부신 내일을 기다리는 <페임>의 학생들처럼.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은혁

 

뭐가 그렇게 즐거워요? 계속 웃고 있잖아요.  이제 합창 연습이 시작되잖아요. 지금까지 이렇게 길게 노래해본 적이 없거든요. 슈퍼주니어 활동하면서는 초 단위로 끊어서 노래를 하니까. 근데 타이런의 노래는 5분이 넘어요. 게다가 솔로곡이라고요.


그럼 더 부담되지 않아요? 그룹 내에서 랩과 안무를 담당하고 있어서 춤추고 랩하는 타이런과 잘 어울리긴 하지만 극 속에서 다른 인물들과 호흡을 맞춰야 하는 어려움이 있잖아요. 아이리스와는 커플 연기를 해야 하고. 완전히 걱정되죠. 그래서 노래 연습 열심히 하고 있어요. 사실은 제가 방송에서 보이는 모습과는 달리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라 걱정을 많이 했어요. 배우 분들과 어색할까봐서. 근데 너무 잘 대해주셔서 쉽게 친해졌고 제 성격도 많이 바뀌고 있는 것 같아요. 아이리스와도 그럴 거라고 믿어요.


은혁 씨의 소리나 이미지가 타이런과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참. 지금의 헤어 스타일은 그대로 고수할 생각인가요?   타이런은 제 학창 시절과 참 비슷한 인생을 살고 있는 것 같아요. 구체적으로 얘기하긴 좀 그렇지만.(웃음) 스타일에 대해서는 아직 고민 중이에요. 어떤 모습으로 등장하게 될지 저도 궁금하고 기대가 돼요. 

그나저나 <페임>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어요?  뮤지컬에 관심이 많았어요. 중학교 2학년 때는 <말괄량이 삐삐의 대모험>에도 출연한 적 있다고요.(웃음) 무엇보다 제가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근데 <페임>이 아니라 다른 작품이었다면 고민을 조금 더 많이 했을 것 같긴 해요.

직접 참여해보니 어떤가요?   새로운 장르이고, 춤이나 노래도 그동안 해왔던 것과는 좀 다르니까 걱정을 많이 했어요. 지금도 여전히 걱정되지만 다행스럽게도 연습을 하면 할수록 재밌는 것 같아요. 배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는 것도 즐겁고요. 안타까운 건 방송 스케줄이 많아서 연습실에 오래 머물지 못하는 거예요. 걱정이에요 정말.


연습실에 나와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지난 10년간 게을리 했던 죽음의 스트레칭이요. 정말 힘들어요.


강인과 희철(<제너두>), 예성(<남한산성>, <홍길동>, <스팸어랏>), 성민(<아킬라>, <홍길동>, <잭 더 리퍼>), 규현(<삼총사>), 려욱(<늑대의 유혹>)까지, 슈퍼주니어 멤버들은 뮤지컬과 인연이 깊은 것 같아요. 먼저 데뷔한 멤버들이 조언이나 격려는 좀 해줬나요?   모두들 얘기 많이 해줬죠. 배우들과의 호흡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가장 많이 들었던 것 같고, 또 노래 연습 정말 많이 해 야한다고도 했던 것 같아요.

다른 멤버들이 출연한 뮤지컬 중에 욕심났던 작품이 혹 있었어요?   규현이가 출연했던 <삼총사>가 인상적이었지만 제일 궁금했던 건 <늑대의 유혹>이에요. 못 봐서 아쉬워요. 제가 했어야 하는 역할인데.(웃음) 


요즘은 예능돌 활동으로도 많이 바쁘죠? 요즘 보통 하루 스케줄이 어때요?   <강심장> 녹화하고, 라디오 <키스 더 라디오> 진행하고, 월드 투어 콘서트 준비하고, 뮤지컬 연습하고 남는 시간은 자는 데 써요. 3~4시간 정도.


많이 힘들겠어요. 바쁘게 살다보면 스트레스도 많이 받을 텐데, 어떻게 극복하나요?   따로 극복하는 방법은 없어요. 그냥 순간순간 즐기면서 하는 것뿐이죠, 뭐.


꿈꾸던 일을 성공적으로 해내고 있어서 물론 즐겁고 행복하겠지만, 가끔은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친구들이 부럽기도 할 것 같아요.   글쎄요. 제가 가수를 꿈꾼 게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인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단 한순간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어요. 긍정의 힘 때문인가? 어쨌거나 가수는 제가 선택한 일이니까 욕심내지 않고 감사하면서 살고 있어요.


뮤지컬은 음악 방송과는 달리 2시간여를 무대 위에서 집중해서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데 할 수 있겠어요?  그럼요. 방송에서 보여드릴 수 있는 무대는 3~4분으로 한정되어 있어서 성에 안 찼거든요. <페임>에서는 2시간 내내 저를 보여드릴 수 있어서 기대가 됩니다. ‘역시 은혁이다’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자신 있습니다.


오랫동안 꿈꿨던 가수의 길을 걷고 있고, 또 해외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게 됐어요. 큰 꿈이 이뤄진 지금 현재 꿈꾸는 내일은 어떤 모습일까요?   항상 새로운 무언가에 도전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고 싶어요. 그게 바로 은혁의 모습이니까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 98호 2011년 11월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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