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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EPILOGUE] <뱀파이어 아더>, 소년이 된 괴물 [No.186]

글 |안세영 illustrator | 이야기 2019-03-31 4,700

 

<뱀파이어 아더>, 소년이 된 괴물


 

그건 마치 저택에서 읽은 오래된 동화 같았어요. 다정한 소녀의 품 안에서 마법이 풀리자 괴물은 인간이 되었습니다. 동화는 거기서 끝났지만 현실에서는 새로운 챕터가 기다리고 있었죠. 거짓투성이 저택을 팔아 돈을 마련한 저는 용기를 내 바깥세상으로 나왔습니다. 런던은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화려했고 맛있는 음식도 엄청나게 많았어요. 책 속에서만 보고 배운 세상이 눈앞에 펼쳐지다니, 마치 새로 태어난 기분이었죠. 하지만 온통 인간들로 북적이는 거리에 서 있다 보면 어쩐지 조금 어지럽고 무서운 기분도 들어요. 그럴 때면 엠마가 제 옆에서 손을 꼭 잡아주죠. 얼마 전, 우리는 도시와 떨어진 작고 한적한 공간에서 그림 전시회를 열었어요. 엠마는 자기가 화가도 아닌데 무슨 전시회냐며 부끄러워했지만, 저에게 엠마는 세상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만들어준 훌륭한 화가인걸요. 엠마의 그림을 보면서 저도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어요. 이제 송곳니도 나지 않고 날 수도 없는 저는 무엇이 되어야 할까요? 과거를 떠올리는 건 괴롭지만 답을 찾다 보니 이미 제 삶의 일부가 된 책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어요. 그 시절 책을 읽으면서 느낀 즐거움만은 진짜였으니까요. 저도 그렇게 멋진 책을 쓸 수 있을까요? 아마도 첫 책은 제 이야기가 될 것 같아요. 

 

 

<뱀파이어 아더>는 집사 존과 함께 저택 안에서만 살아온 뱀파이어 소년 아더가 인간 소녀 엠마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이 글은 아더 역 이휘종 배우의 상상을 바탕으로 한 에필로그로, 아더가 존이 감춰온 비밀을 알게 된 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86호 2019년 3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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