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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SPECIAL] 권동호 배우의 내가 사랑한 뮤지컬 [No.186]

글 |권동호 배우 2019-03-29 5,007

내가 사랑한 뮤지컬  

 

당신이 기억하는 첫 번째 뮤지컬은 무엇인가요? 당신을 가장 많이 웃음 짓게 했던, 또 가장 많이 울게 했던 뮤지컬은요? 당신에게 뮤덕인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한 뮤지컬도 있나요? 바람 잘 날 없는 뮤지컬계 관계자들에게 당신을 붙잡아 두고 있는 인생작에 대해 물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공개되는 프로 관극러들의 덕밍아웃 다이어리!

 


 

권동호



 

모든 것이 완벽했던 뮤지컬 <번지점프를 하다> 

사실 <번지점프를 하다>는 원작 영화에 기대어 만든 ‘무비컬’이라고 생각하고 극장에 갔어요. 그런데 제 인생을 통틀어 가장 완벽한 뮤지컬을 만나게 됐죠. 연출, 무대, 음악, 배우 그리고 처음 가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의 분위기마저도요. 극장 밖을 나오면서까지 왈츠를 흥얼거리다가 울컥했어요. 공연을 보는 내내 너무 울어서 프로그램북을 깜빡하고 못 샀는데, 이 사실을 안 박란주 배우가 프로그램북을 선물해 줬답니다. 
 


 

옳다고 믿는 것을 말한다는 것 <태일>

예술은 삶과 인간을 다루는 것이잖아요. 그래서 배우는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회 문제에 늘 관심 가지고 공부도 많이 해야 하죠. 부끄럽지만 전 과거에는 그러지 못했어요. 몇 해 전부터 이런 제 모습을 반성하고, 작게나마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노력 중인데, <태일>을 보면서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내가 옳다고 믿는 것을 말하기 위해 치열하게 공부하고 노력하는 태일에게서 많은 영감을 받았어요. 
 


 

순식간에 압도된 한 장면 <위키드>

유튜브를 통해 <위키드>의 ‘Defying Gravity’를 백 번 훌쩍 넘게 봤을 정도로 좋아해요. 몇 해 전 내한 공연 땐 극단 작업과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어서 티켓을 구할 엄두도 내지 못했거든요. 그런데 사랑하는 사촌 동생들이 티켓을 선물해 주더라고요. 정말 눈물 날 정도로 좋았어요. 1막의 마지막 ‘Defying Gravity’가 실제로 눈앞에 펼쳐지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고 5분 정도 입을 다물지 못했던 것 같아요. 말 그대로 완전히 압도되어 버렸죠. 기회가 된다면 꼭 브로드웨이에서도 보고 싶어요.



 

머리가 하얘지도록 웃었던 시간 <난쟁이들>

소문의 <난쟁이들>은 정말 기대가 컸던 뮤지컬이에요.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지만, 기대했던 것도 잊을 만큼 웃다가 나왔죠. 사실 코미디에는 웃긴 캐릭터가 하나둘 있기 마련이잖아요. 그런데 <난쟁이들>은 출연 배우 모두가 웃음의 탄생을 게을리하지 않아요. 특히 <로기수>에서 로기진으로 강렬한 모습을 보여줬던 김종구 배우의 잔망스러운 난쟁이 연기에 입을 다물지 못했죠. 그 모습에 매료된 나머지 커튼콜 때 사진으로 기억을 남겼답니다!


 

스릴러보다 스릴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

제 인생에서 이렇게 손에 땀을 쥐며 본 뮤지컬이 있었나 싶어요. 월드컵 4강전보다 집중했을 정도로요! 제가 출연하는 것도 아닌데 배우들이 연기와 노래를 할 때마다 모든 순간이 너무 무서웠어요. ‘저기선 어떻게 넘어가지?’, ‘이제 어떻게 하지?’ 하면서 엄청 걱정하면서 봤거든요. 물론 제 걱정과는 달리, 무대 위 배우들은 너무나 멋지게 한 편의 이야기를 만들어냈죠. 그리고 전 커튼콜 때 손바닥이 터지도록 박수를 칠 수밖에 없었답니다.  



 

뜨거운 열정을 불태우다 <로기수>

<로기수>는 사실 제가 볼 수 없던 작품이에요. 전 <로기수>의 초연부터 재연까지 원캐스트로 출연했거든요. 하지만 예기치 않았던 사고로 하차하게 됐죠. 공연을 보면서 객석에서 내내 울었어요. 저 때문에 고생하셨을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의 모습이 계속 어른거렸거든요. 특히 일주일 만에 제 역할을 완벽히 소화해 낸 장민수 배우가 등장할 때마다 온 마음을 다해 응원했죠. <로기수>는 함께한 모든 사람의 뜨거운 마음을 느낄 수 있어서 늘 가슴 한편에 살아 있어요. 꼭 다시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꿈의 무대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

아름다운 음악 위에 펼쳐지는 따뜻한 이야기에 깊이 감동 받았어요. 친구를 끝까지 믿고 기다려주는 작은 책방 주인 앨빈이 정말 사랑스러웠죠. 저와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 친구 생각도 많이 났고요. 좋은 뮤지컬 넘버들이 기억에 남았고, 꼭 한번 불러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어요. 특히 나비 효과를 서정적인 가사로 풀어낸 토마스의 ‘나비’는 한동안 계속 흥얼대고 다녔답니다. 콘서트 때 이 곡을 부르기도 했는데, 언젠간 진짜 토마스가 되어 부를 수 있다면 좋겠어요.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86호 2019년 3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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