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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ZOOM IN] 새로운 뮤지컬 비평 쇼, 스테이지 감동정산 [No.182]

글 |박병성 <스테이지 감동정산> 공동 프로듀서 2018-11-27 3,805

새로운 뮤지컬 비평 쇼, 스테이지 감동정산



 

<스테이지 감동정산>(이하 <감동정산>) 1회 <록키호러쇼> 편이 업로드됐다. <감동정산>은 유한양행이 후원하고 <더뮤지컬>과 21세기청년독립단(올댓스토리)이 공동 제작하는 뮤지컬 비평 쇼를 추구하는 인터넷 방송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기획은 올여름부터 시작됐다. <더뮤지컬>에서는 새로운 뮤지컬 방송을 제작하겠다는 계획하에 자체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었고, 올댓스토리에서는 21세기청년독립단에 새로운 콘텐츠에 대한 욕구를 비치고 있었다. 두 단체의 요구가 맞아 ‘본격 뮤지컬 비평쇼’ <감동정산>이 만들어졌다. 
 

흑역사로 남을 만한 파일럿 방송 편을 만든 후에 <록키호러쇼>를 1회로 본격적인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파일럿 방송에서는 사회자를 두었지만 이 분야를 두루 잘 알거나, 베테랑 사회자가 아닌 이상 전문 패널들의 이야기를 조율하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패널 4인이 진행하는 형태로 구성하고 첫 편을 올렸다. 『뮤지컬 2.0』을 비롯 다양한 미술 관련 책과 여행 에세이를 쓴 예술인문학자 이동섭 작가와 내가 사회자 겸 패널로 프로그램을 주도하고 나머지 두 패널을 섭외했다. <록키호러쇼>는 다양한 SF 영화와 소설에 영향을 받은 작품인 만큼 SF 작가를 초대했다. 한국SF협회 부회장인 윤여경 SF 작가가 출연해 주었다. 윤여경 작가는 <스타트렉> 의상으로 코스프레하고 광선총과 SF 잡지를 챙겨오는 성실함을 보였다. 윤 작가 덕분에 촬영 분위기는 매우 유쾌했다. 
 

또 한 명의 패널로 작품을 지배하는 글램록에 대해 이야기해 줄 이를 찾았다. 록 밴드의 보컬이자 <록키호러쇼>의 살아 있는 프랑큰 퍼터 송용진 배우가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예상은 적중했다. 요청했던 글램록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여러 프로덕션을 경험한 배우로서 느끼는 흥미로운 점들을 들려주었다. 특히 원작자인 리처드 오브라이언을 인터뷰한 내용이나 쓸쓸히 노래를 불러야 하는 리프 라프의 애환은 그가 아니면 들려줄 수 없는 내용이었다.


 

촬영은 <록키호러쇼>의 다양한 전시물이 진열되어 있는 홍익대대학로아트센터 로비에서 진행됐다. 촬영 장소를 고정시키면 일을 덜겠지만 일단은 작품의 느낌을 살려 장소를 매번 바꿔보기로 했다. <록키호러쇼> 편은 크게 세 섹션으로 구성된다. 작품의 내용과 패널들의 정보로 풍성하게 꾸미는 ‘작품 소개’ 섹션, 관객들의 리뷰를 바탕으로 패널들이 의견을 더해 감동을 확장시키는 ‘감동나누기’ 섹션, 그리고 각 패널들이 작품을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키워드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감동더하기’섹션이 그것이다. 감동더하기 섹션에서 중심적으로 다룬 키워드는 ‘컬트, 관객 참여형 공연, 글램록, 진화하는 공연’이었다. 감동나누기 섹션은 공연 포털 사이트 스테이지톡 공연 리뷰 난이나 ‘#감동정산’을 달고 SNS에 남겨준 리뷰를 대상으로 한다. 처음이라 아직 생소한 프로그램이었는데 기대 이상의 리뷰를 남겨주었다. 
 

<록키호러쇼> 편은 어느 정도 컨셉 방향이 잡혔다. 그러나 완성된 것은 아니다. 지금은 세 가지 섹션으로 구성되었지만 이 구성이 지속될지는 아직 모른다. 감동나누기와 감동더하기 토크가 아무래도 겹쳐져서 이 점을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몇 편은 프로그램 컨셉을 잡기 위한 실험을 해볼 생각이다. 애초 다양한 기획이나 컨셉 논의가 있었지만 구체적인 방향을 잡지 못했다. 뮤지컬에 대한 다양한 담론을 이야기할 수 있고, 뮤지컬 비평뿐만 아니라 작품 외적으로 인접 분야의 이야기까지 나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에서 출발했다. 또 하나의 원칙이라면 프로그램 홍보나 인기를 끌기 위한 배우 섭외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1회부터 송용진 배우가 출연하긴 했지만 그는 <록키호러쇼>에 오랫동안 출연한 배우이자 록 밴드 보컬로서 음악 분야를 담당하는 전문가로 초대한 것이다). 뮤지컬 장르는 배우 이외에 다양한 담론이 활성화되지 않았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프로그램인데 배우를 내세운 진행은 정체성에 어울리지 않은 일이었다. 배우가 출연하지 않는 포맷에서 프로그램만의 힘으로 어느 정도나 파급력을 높일 수 있을지는 숙제이다. 


 

유튜브 영상에 정보성 프로그램이 어울리지 않는 점 때문에 템포를 빨리 하고 편집을 재밌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유익한 정보와 오락적 재미를 둘 다 추구하는 일이 간단치 않다. 늘 딜레마인데 내용을 다 살리다 보면 템포감이 떨어져 지루해지기 십상이고 빼고 가자니 내용이 아쉽다. 지금은 오락적 재미가 조금 떨어지더라도 내용에 충실하게 하자는 편이다. 물론 완전히 내용에만 치중하지는 못한다. 2시간 정도 촬영을 하고 25분 정도 방송분을 만드는데 자료 영상을 빼고 나면 한 20분 정도만 사용하는 셈이다. 욕심 같아서는 더 많은 내용을 담고 싶은데 영상물로서는 좋은 선택이 아닌 것 같아 자제하고 있다. 전체 풀 녹화본은 기회가 된다면 팟캐스트나 다른 형태로라도 소개해 볼까 한다. 우리만 간직하기엔 아까운 내용이 많다. 
 

프로그램을 만들어가면서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은지’, 그리고 ‘왜 만들려고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 가장 기본적인 궁금증일 것이다. 어떤 프로그램이고 왜 만들려고 하는지는 앞선 이야기가 어느 정도 대답이 될 것이다. 조금만 더 첨언하자면 뮤지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 작품에서 받은 단순한 인상에서 좀 더 나아간 이야기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뮤지컬은 오락성만으로도 대중예술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많은 뮤지컬에는 다양한 문화가 섞여 있어 그 이상의 이야기를 발전시킬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이 뮤지컬의 담론이 넓어지고 단단해질 수 있는 토대가 되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이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그리고 다른 분야의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작품의 이해가 깊어졌다. 이 경험을 프로그램을 보시는 분들이 함께했으면 좋겠다. <감동정산>은 <더뮤지컬> 유튜브 페이지(www.youtube.com/user/magazinethemusical)나 스테이지톡 미디어캐스트, <더뮤지컬> 미디어 코너, 21세기청년독립단 페이스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새롭게 시작하는 <감동정산>에 많은 참여와 응원, 지지, 질책, 주변 홍보 그리고 무엇보다도 뜨거운 관심을 부탁드린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82호 2018년 11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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