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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FAVORITE] <오디너리데이즈> 흔들리는 청춘의 프리즘 [No.180]

사진제공 |컬처마인 정리 | 안세영 2018-09-18 3,774

 

<오디너리데이즈> 흔들리는 청춘의 프리즘


9월 국내 초연을 올리는 <오디너리데이즈>는 뉴욕에 사는 20~30대 커플들의 꿈과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아름답지만 불안하고, 쓰라리지만 빛나는 시절, 청춘. 그 청춘의 프리즘을 통과한 다채로운 이야기 가운데 <오디너리데이즈> 배우들이 꼽은 애정작을 소개한다. 

 


 

나성호 <월플라워>

 

십 대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월플라워>는 저에게 잊지 못할 여운을 남긴 영화예요. 트라우마에 갇혀 있던 주인공이 자유로운 사상을 지닌 친구들을 만나 세상 밖으로 나가는 법을 배우는 이야기죠. 이야기 자체는 흔한 성장물이지만 스토리를 너무 드라마틱하게 포장하지 않고 그저 그들의 매일을 곁에서 지켜봐 주는 듯한 연출이 마음에 들었어요. 지금보다 서툴렀지만 솔직하고 순수했던 십 대, 그리고 그 시절의 그리운 친구들을 떠올리게 해주더라고요. 가슴 따뜻해지는 무언가가 필요할 때 두고두고 꺼내어 볼만한 작품입니다. 

 


 

이창용 <와이키키 브라더스>

 

흔히들 불안한 시기를 돌아보며 ‘그때가 좋았지’라고 생각하곤 하죠. 그 이유는 자신이 진심으로 원하는 걸 알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저도 한때 활동을 오래 쉬면서 불안에 떨었던 적이 있어요. 이 공백이 평생 이어질까봐 걱정되고 다시 돌아오지 않을 젊음이 아까웠죠. 그때 본 영화가 임순례 감독님의 <와이키키 브라더스>예요.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고민하는 4인조 밴드의 모습에서 무대에 서는 저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보이지 않는 꿈을 향해 가는 그들을 보며 동질감을 느끼고 위로를 받았습니다. 스스로 지금 어디에 있는가보다 무엇이 하고 싶은가를 묻고 있다면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만나보세요. 

 


 

안재영 <죽은 시인의 사회>

 

<죽은 시인의 사회>는 워낙 유명한 영화라 안 보신 분이 드물 거예요. 저도 아주 어렸을 때 처음 접했는데 그때는 별다른 느낌을 받지 못했죠. 그러다가 2013년 <히스토리 보이즈>라는 연극을 준비하면서 이 영화를 다시 보았어요. 감회가 새롭더라고요. 영화 속 학생들이 명문대 진학을 위해 현재의 행복을 잊고 사는 것처럼, 나 또한 먼 미래의 행복만 생각하느라 지금의 행복을 놓치고 있지 않나 돌아보게 되었어요. 그 뒤로도 가끔씩 생각날 때마다 꺼내 보는 영화예요. 다시 지금을 즐겁게 살 수 있도록요. 너무 앞만 보고 달렸다는 생각이 드는 분들, 잠시 멈춰서 스스로를 정비하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

 


 

김경선 <산타모니카 인 러브>

 

저는 원래 SF나 호러를 좋아하지만 <오디너리데이즈>를 연습하면서 연기에 도움이 될 만한 잔잔한 사랑 영화를 찾아보게 되었어요. <산타모니카 인 러브>도 그렇게 발견한 작품입니다. 노년의 사랑을 그린 이 작품은 흔히 생각하는 청춘 드라마와는 거리가 멀어요. 하지만 감정에 메마른 남자와 감정이 흘러넘치는 여자가 만나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다가가는 모습을 보며 나이에 상관없이 저들에겐 지금이 청춘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 두 사람이 서로의 첫 키스에 대해 이야기하다 키스하게 되는 로맨틱한 장면이 기억에 남네요. 소소한 일상의 행복이 커다란 삶의 의미가 될 수 있음을 깨우쳐 주는 따뜻한 작품입니다. 

 


 

김지철 <위플래쉬>

 

제 생각에 청춘의 내면에는 열정과 경쟁 심리가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 같아요. <위플래쉬>는 그 열정이 극단으로 치달았을 때 나타나는 광기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최고의 드러머를 꿈꾸는 음대생이 폭군 같은 교수의 스파르타식 교육을 받으면서 좌절과 성취를 맛보는 과정을 담고 있죠. 영화의 압권은 주인공과 스승 사이의 대결을 보여주는 마지막 연주회 장면이에요. 그 엔딩 장면을 통해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계속 곱씹어보게 만들거든요. 청춘의 문턱에 서 있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조지승 <베티블루 37.2>

 

스물두 살 무렵, 존경하는 연출님께서 저와 잘 어울린다며 <베티블루 37.2>라는 프랑스 영화를 추천해 주셨어요. 서른 살의 작가 지망생 조그와 대담하고 관능적인 베티의 사랑 이야기죠. 1986년 개봉작이라 자막도 못 구한 채 영화를 봤는데, 그럼에도 푹 빠져서 가장 사랑하는 영화가 되었어요. 다들 청춘을 몇 살까지로 정의하실지 모르겠지만, 제게 이 영화는 불안한 청춘들이 사랑에 미치는 이야기로 읽혔습니다. 특히 두 사람이 함께 지내던 방갈로에 불을 지르고 떠나며 차에서 “쥬뗌(사랑해)~” 하고 말하는 장면! 자유와 행복, 사랑으로 듬뿍 차 있는 그 장면은 청춘의 찬란한 순간을 완벽하게 보여준답니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80호 2018년 9월호 게재기사입니다.
* 본 기사와 사진은 “더뮤지컬”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며 무단 도용, 전재 및 복제, 배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길 시에는 민, 형사상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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