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별 컨셉 사진으로 돌아보는 배우의 변신
차지연
“아마 <마리아 마리아> 공연 당시 찍었던 사진이 제 인생의 첫 컨셉 사진이었을 거예요. 지금으로부터 10년도 더 전에 공연된 작품이니 꽤 오래전 일이죠. 태어나서 처음 찍어보는 사진이라 엄청난 긴장감 속에서 무조건 감사하다고 했던 기억이 나요.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전혀 없었죠. 그리고 또 기억에 남은 촬영은 2008년 <씨왓아이워너씨> 초연 당시 홍보 영상 작업이에요. 외국에서 오신 연출님께서 머리카락 한 올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써주셔서 큰 힘이 됐거든요. 제가 촬영을 빨리 끝내는 편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만의 신속한 촬영 비결이라면 결과를 모니터링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제가 상상했던 것과 실제 촬영된 제 모습이 다를 경우에 집중력이 깨져서 그다음 촬영을 이어 나가기가 힘들어지더라고요. 제 생각엔 무대에서 공연할 때와 마찬가지로 작품 분위기와 역할에 집중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 촬영법인 듯해요. 스스로 최면을 걸고 온 마음을 다해 캐릭터에 집중하면 좋은 결과가 나온다고 믿죠. 그리고 때에 따라선 음악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예요.”
<더 데빌> G 2014
촬영 소품으로 준비된 낙엽과 통나무 위에서 눕고 구르고 엎어지고…. <더 데빌> 컨셉 사진 촬영은 정말 많은 포즈를 시도해 봤던 게 생각나요. 그리고 지금까지 찍은 컨셉 사진 가운데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린 촬영이기도 하죠. 촬영하는 데 하루 온종일을 보냈거든요.
<마리 앙투아네트> 마그리드 아르노 2014
<마리 앙투아네트> 컨셉 촬영은 비현실적인 느낌이었어요. 새하얗게 꾸며져 있던 촬영 세트가 마치 다른 세계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줬거든요. 당시 헤어스타일도 백발로 연출했는데, 나중에 나이가 들면 머리카락이 이렇게 하얘지겠구나 싶어 이상한 기분이 들었죠.
<위키드> 엘파바 2016
이날은 정말 잊을 수 없어요. 촬영을 마친 후 엘파바의 초록 분장을 한 채로 시댁에 갔거든요. 촬영 전부터 잡혀 있던 일정이었는데, 시간 관계상 분장을 지울 시간이 안 됐던 거죠. 시부모님께 양해를 드리고 시댁에 도착하자마자 분장을 지웠던 추억이 있어요. (웃음)
<서편제> 송화 2017
2017년 <서편제> 하면 떠오르는 분홍분홍한 이미지! <마타하리> 공연 기간 중에 <서편제> 컨셉 사진 촬영이 진행됐던 걸로 기억해요. 무희 ‘마타 하리’의 화려한 세상에 익숙해져 있었는데, <서편제>에 맞게 차분하고 정적인 분위기에서 촬영을 하려니 굉장히 어색했죠.
<노트르담 드 파리> 에스메랄다 2018
촬영 전날, <광화문 연가> 지방 공연이 있었어요. 그런데 2회 공연을 마치고 밤늦게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너무 허기가 지더라고요. 결국 늦은 시간에 야식을 먹어버렸죠. 다음 날 사진이 잘 안 나올까봐 조마조마해하면서 배에 힘을 꽉 주고 촬영에 임했답니다. (웃음)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78호 2018년 7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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