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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FOCUS] 극장별 백스테이지 투어 가이드 [No.177]

글 |안세영 2018-07-03 10,756
공연 관련 이벤트로 언제나 인기 있는 백스테이지 투어. 하지만 투어를 진행하는 작품이 드물어 기회를 잡지 못했다면 극장마다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투어 프로그램으로 눈을 돌려보자. 궁금했던 무대 뒤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건 물론, 극장의 역사와 현장 스태프 이야기도 들을 수도 있다. 심지어 무대 세트를 제외한 극장 시설 대부분이 촬영 가능하니 극장 내부 촬영 불가라는 금기를 여기서만큼은 어겨도 좋다. 아래 소개된 6개 극장 가운데 취향에 맞는 투어 프로그램을 찾았다면, 편안한 신발과 휴대폰 카메라를 챙겨 탐험에 나서 보자. 


 
명동예술극장 백스테이지 투어  since 2011
일정 3~6월, 9~11월 매월 넷째 토요일
시간 오전 11시 (약 60분)
참가비 개인 2,000원 / 단체 1,000원
정원 20명 
관람가 8세 이상
예매 www.ntck.or.kr
문의 1644-2003
 
명동예술극장 투어는 극장의 역사를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명동예술극장 건물은 1936년 일제강점기 ‘명치좌(明治座)’라는 일본 영화 상영관으로 처음 건립되었다. 광복 이후 서울시공관, 국립극장으로 사용되다가 민간 기업에 매각되었고, 2003년 문화관광부에서 재매입해 2009년 개관하였다. 명동예술극장은 역사적 의미를 보존하기 위해 외관은 옛 모습 그대로 두고 내부만 리모델링하였다. 명치좌 시절 매표소 창구로 사용되었던 입구 양쪽의 창문, 벽돌로 지어진 외벽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2층 벽면 등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장소의 역사적 의미를 투어 인솔자인 무대기술팀장이 콕콕 짚어준다. 이어서 무대 뒤와 분장실, 연습실을 둘러보는 본격적인 백스테이지 투어가 시작된다. 극장 규모가 작고 장치 시연 시간이 따로 없기 때문에 다른 극장에 비해 백스테이지 투어는 짧게 끝나는 편이다. 대신 다양한 위치에서 일하는 극장 스태프와 여유 있게 만날 기회가 주어진다. 조명감독, 음향감독, 무대감독이 직접 돌아가며 극장 설비를 설명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다. 국립극단이 아닌 외부 단체 공연 시 투어 루트가 제한될 가능성이 높으니 기왕이면 시기를 잘 골라 신청하자.
 


 
두산아트센터 투어 since 2014 
일정 1~12월 매월 마지막 목요일
시간 오후 5시 30분 (약 60분)
참가비 1,000원
정원 20명 
관람가 만 13세 이상
예매 www.doosanartcenter.com
문의 02-708-5001
 
두산아트센터는 올해부터 매월 다른 테마로 극장 투어를 진행하고 있다. 백스테이지 중심의 투어 외에도 인테리어 디자이너와 함께하는 ‘건축 투어’, 공연 프로듀서와 함께하는 ‘직업 체험 투어’ 등을 진행했다. 앞으로도 여름 방학 시즌에 맞춘 ‘청소년 투어’(7월 26일), 할로윈 시즌에 맞춘 ‘할로윈 투어’(10월 25일) 등 특별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기본적인 투어 루트는 연강홀, Space111, 두산갤러리다. 연강홀에서는 2007년 리노베이션 이전 이곳에서 공연했던 작품 제목이 알파벳으로 적혀 있는 벽면 디자인부터 쾌적한 관람 환경을 만드는 객석 의자, 가습 시스템 등을 소개한다. 이어서 직접 무대를 밟아보고 객석에서 보이지 않는 무대 측면과 분장실을 살펴본다. 운이 좋으면 무대 전환이나 조명, 음향 시연도 볼 수 있다. 시연 방식은 공연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데, <택시 드리벌> 때는 차가 무대 위로 등장하는 장면을, <베어 더 뮤지컬> 때는 침대가 무대 위로 등장하는 장면을 시연했다. 연강홀의 자랑, 화장실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다. 분장실 컨셉의 조명과 거울, 관객 성비를 고려한 남녀 화장실 면적과 변기 수의 차이 등 완벽한 화장실의 탄생기를 들을 수 있다. 이 밖에 블랙박스 시어터 Space111, 로비에 자리한 발로 치는 피아노와 중국 작가 천원링의 붉은 조형물, 두산갤러리에서 진행 중인 전시를 둘러본다. 
 


 
남산예술센터 어바웃 스테이지 since 2016
일정 9월 16일, 11월 4일, 11월 25일
시간 정오 12시 (약 50분)
참가비 2,000원
정원 20명 
관람가 8세 이상
예매 www.nsac.or.kr
문의 02-758-2150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는 1962년 건립된 국내 최초의 현대식 민간극장이다. 천장에는 건립 당시 지어진 목조 트러스와 현대식 철제 트러스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데,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이런 천장 구조는 오직 이곳에서만 볼 수 있다. 투어 때는 천장 작업등을 켠 상태에서 그 구조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고 발코니에 올라가 목조 트러스를 만져볼 수도 있다. 무대와 객석의 구조도 남다르다. 대부분 공연장이 액자형 프로시니엄 무대를 가지고 있는 반면, 이곳은 그리스·로마 극장을 연상시키는 돌출형 무대와 프로시니엄 무대가 결합된 독특한 형태를 보여준다. 극장 규모는 작지만 곳곳에 숨은 통로와 계단, 리프트로 공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투어 참가자는 이 미로 같은 공간을 오르내리며 백스테이지를 탐험한다. 안내를 맡은 무대감독이 조명과 무대 장치를 거는 천장 배튼, 로프를 당겨 움직이는 수동식 무대 전환 장치, 공연 중에 무대감독이 지시를 내리는 SM데스크, 무대와 조명 색감이 같은 분장실 화장대 등에 대해 꼼꼼히 설명해 준다. 극장을 한 바퀴 돈 뒤에는 흥미진진한 무대 시연이 기다리고 있다. 조명의 위치와 색감, 음향 효과에 따라 무대가 어떻게 살아나는지 볼 수 있는데, 그 마법 같은 변화가 절로 탄성을 자아낸다. 마지막으로 영상을 통해 공연 제작 과정과 무대 활용 사례를 보여주며 작지만 알찬 투어를 마무리한다.
 


 
세종문화회관 세종 투어 since 2005
일정 6월 25, 26, 28, 29일 (차후 일정 공지)
시간 오전 10시 (약 60분)
참가비 청소년(만 18세 이하) 3,000원 / 성인 5,000원
정원 30명 
관람가 만 7세 이상
예매 www.sejongpac.or.kr
문의 02-399-1000
 
세종문화회관 투어는 투어 매니저가 이끄는 ‘역사자료관 투어’와 무대기술팀장이 이끄는 ‘공연장 투어’로 구성된다. 올해 개관 40주년을 맞은 세종문화회관은 1972년 화재로 전소된 서울시민회관을 대체할 종합 공연장으로 건립되었다. 대극장 3층의 역사자료관은 이러한 공연장의 역사와 건축 양식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공간이다. 대극장 로비에 자리한 백남준의 비디오아트 작품 ‘호랑이는 살아있다’와 2층 난간에 장식된 박쥐 문양의 숨은 의미도 투어 매니저가 설명해 준다. 무대기술팀장은 세종문화회관의 3개 공연장(대극장, 체임버홀, M씨어터)을 돌며 공연장별 특징을 짚어준다. 대극장에서는 백스테이지, 음향 설비, 조명 조정실, 분장실 등을 둘러본다. 8,098개의 파이프로 이뤄진 파이프 오르간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높이 11m, 폭 7m에 달하는 이 파이프 오르간은 1978년 개관 당시 동양 최대의 규모를 자랑했다. 단체 참여 시 해당 단체의 니즈를 반영하여 맞춤형 설명을 제공한다. 청소년을 위한 진로 체험 학습이나 공연 관람 예절 교육으로도 운영된다. 참고로 6~8월에는 무대 시설 보호 및 참여자 안전을 위해 무대에 올라가지 않고 투어를 진행한다.


 
예술의전당 SAC 투어 since 2006
일정 미정 (차후 일정 공지)
시간 오전 11시 (약 60분)
참가비 청소년(만 24세 이하) 7,000원 / 성인 10,000원
정원 20명 
관람가 8세 이상
예매 www.sacticket.co.kr
문의 02-580-1551
 
올해 개관 30주년을 맞은 예술의전당 내에는 6개의 공연장이 존재한다. 오페라, 발레, 연극 공연을 위한 오페라하우스(오페라극장, CJ토월극장, 자유소극장)와 교향악, 실내악, 리사이틀 연주회를 위한 음악당(콘서트홀, IBK챔버홀, 리사이틀홀)이다. 여러 공연장을 돌며 사용 목적과 규모에 따라 달라지는 각 공연장의 특성을 비교해 볼 수 있다. 작년에 처음으로 무대 시연을 도입해, 여건에 따라 조명이나 기계 장치 시연을 보여주기도 한다. 무대 시설 외에도 분장실, 리허설룸, 그린룸(출연자 휴게실), 악기 보관소, 피아노 보관소, 무대 의상 보관소를 둘러본다. 그동안 로비와 객석을 관리하는 하우스매니저가 투어를 인솔했지만, 지난 5월부터 무대 공간은 무대감독이 직접 소개하고 있다. 전문가의 설명으로 신뢰성과 정확성을 높이고 관객의 궁금증을 명쾌하게 해결하기 위함이다. 또한 앞으로 극장 기계 시연을 직접 볼 수 있는 ‘테크니컬 투어’, 직업 체험을 할 수 있는 ‘멘토링 투어’, 뮤지컬 공연 기간 중 아티스트와 함께하는 투어 등 세분화된 투어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예술의전당 투어는 비정기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그때그때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공지를 잘 확인해야 한다. 다가오는 여름 방학에는 공연계로 진로를 탐색하는 학생들을 위해 더 자주 투어를 운영할 예정이다.
 


 
롯데콘서트홀 스테이지 투어 since 2018
일정 6월 7일 (차후 일정 공지)
시간 오전 11시 (약 40분)
참가비 10,000원 (6월 시범 운영 기간 5,000원)
정원 15명 
관람가 만 7세 이상
예매 www.lotteconcerthall.com
문의 1544-7744
 
2016년 개관한 클래식 전용홀 롯데콘서트홀은 국내 최초로 빈야드(포도밭) 스타일 객석을 선보였다. 객석이 무대를 에워싸고 있기 때문에 어디에 앉아도 뛰어난 음향을 즐길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외부 소음이 완벽히 차단되는 ‘박스 인 박스’ 구조로 설계되었으며, 약 5,000여 개의 파이프로 이루어진 파이프 오르간도 갖추고 있다. 롯데콘서트홀은 대중이 이러한 공연장의 건축적 가치를 이해하고 파이프 오르간 연주를 맛볼 수 있도록 ‘롯데콘서트홀 프리뷰’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지난 5월 신설된 ‘스테이지 투어’는 여기에 더해 공연장 곳곳을 둘러보며 무대감독의 설명을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투어 참가자는 직접 무대에 올라 빈야드 구조의 특징인 무대와 객석의 가까운 거리를 체감해 본다. 무대 바닥의 반원형 리프트가 필요에 따라 어떻게 높낮이를 바꾸는지도 볼 수 있다. 항온·항습 장치가 설치된 피아노 보관실과 타악기 보관실, 주요 연주자 및 지휘자가 이용하는 대기실도 돌아본다. 이곳에서 유수 연주자의 손길을 거친 악기를 직접 연주해 볼 수 있다. 투어의 하이라이트는 파이프 오르간과의 만남. 거대한 파이프 오르간의 내부 구조를 들여다보고 연주대에서 연주 방법도 알아본다. 이 파이프 오르간에는 연주자의 터치를 기억했다가 그대로 재현하는 기능이 있어, 잠시 동안 저장된 연주를 감상하는 시간을 갖는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77호 2018년 6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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