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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락 오브 에이지>의 신성우, 안재욱(3) [No.84]

글 |정세원 사진 |로빈킴 2010-09-19 5,548

 

자극받을수록 나는 강해진다, 안재욱


“사실 처음엔 하지 않겠다고 했어요. 지금까지 작품을 연달아서 해본 적이 없거든요. 게다가 <잭 더 리퍼> 공연하고 <락 오브 에이지> 연습 기간이 조금 겹치잖아요. 저는 에너지를 둘로 나눠가지는 재주가 없는 사람이거든요. 자신 없었어요.”

 

<잭 더 리퍼>에서 마치 물 만난 고기처럼 무대를 휘저으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안재욱에게서 이런 얘기를 듣게 될 줄은 몰랐다. ‘한류 열풍 1호 스타’로 거듭난 후 많은 시간을 중국에서 보내기 전까지 안재욱은 <베이비 베이비>(1995)와 <나비처럼 자유롭게>(1997), <아가씨와 건달들>(1999) 등을 통해 꾸준히 무대에 서왔다. ‘서른을 넘기기 전에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서는 것이 꿈’이었던 그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작품인 <아가씨와 건달들>로 꿈의 무대를 밟았을 땐 모든 것을 다 이룬 듯 가슴이 벅찼다. 그토록 좋아하는 뮤지컬 무대에, 그것도 10년 만에 다시 찾은 그가 무대 위에서 좀 더 머무르고 싶어 할 것이라 생각한 것은 비단 필자뿐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게다가 그는 1997년 드라마 <별은 내 가슴에>의 강민 역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이후 여섯 장의 음반을 발매한 가수로 국내외 수차례의 대형 콘서트 무대를 경험한 적도 있지 않은가. 그래서 안재욱이라면 <락 오브 에이지>에서 록 스타를 꿈꾸는 순수 청년 드류 역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그는 자신에게 매우 엄격한 사람이었다. 스스로 만족할 정도로 연습하지 않으면 무대에 오르기 불안하고, 공연이 시작되면 자신의 모든 신체 리듬을 오후 8시에 맞춰놓는다. 특별한 일이 있지 않는 한 공연 3~4시간 전에는 반드시 극장에 도착해 준비를 하고, 무대에 오르기 전에는 매일 같은 내용의 기도를 한다. ‘연습을 많이 했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부족한 면이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지만 그 외에 제가 갖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오늘 하루만 채워주십시오’라고. “옆에서 보면 답답해 보일 정도로 꽉 막히고 고지식한 편이라 무식할 정도로 연습을 해요. 그래야 무대 위에서 이 정도라도 움직일 수 있거든요.” 그는 드라마 작업에서도 실제 자신의 모습을 버리고 배역으로 관객에게 다가서기 위해 작품 한 편이 끝나면 일 년여의 휴식을 취하며 겹치기 출연에 대한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왔다. 아무리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자신이 생각하는 범주 안에서 어긋나는 일이라면 그냥 아쉬움으로 남겨 놓는 경우가 많지만, “열정보다 고집이 센 탓에” 하려고 마음먹었던 일이라도 주위에서 부추기면 그만두는 청개구리이기도 하다. 다니엘의 옷을 내려놓지 않은 상태라 드류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지 못했지만, 안재욱은 자기 안에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마음들이 있다고 했다. “뮤지컬 배우들 중에도 성악을 전공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다른 음악 장르나 연기, 무용을 전공한 사람이 있잖아요. 그런데 사람들은 제가 로커를 연기하는 것에 굉장히 배타적인 것 같아요. ‘포에버’ 같은 발라드 곡만 부를 줄 알았지 록 밴드 보컬에 어울리겠냐는 편견과 우려, 질타의 시선들이 묘하게 저를 자극하고 있어요.” 무대에서 보여주는 방법 외에는 답이 없다고 결론내린 그라면 분명 남은 연습 기간에 동료 배우들이 말릴 때까지, 록 스타를 꿈꾸는 드류의 순수한 열정까지 더해서 노래 연습에 심취해있을 것이다. 


그저 무대 위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던 안재욱은 자신이 좋아했던 무대 위에서 무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무대 위에서 자신의 연기가 진실 되게 관객들에게 전달되는지, 혹여 관객들의 이해와 상관없이 혼자만 연기를 즐기고 있지는 않은지 고민하고 반성한다. 다니엘로 무대에 오른 그가 그토록 해맑게 웃고, 미친 듯이 울었던 것은 자신의 배역에 거짓 없이 몰입해있었기 때문이다. 록에 대한 순수한 열정 하나만 생각하는 드류 역으로 무대에 오른 그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사뭇 궁금해진다.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84호 2010년 9월호 게재기사입니다.

*본 인터뷰는 <더뮤지컬>홈페이지(www.themusical.co.kr)에서  영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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