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삶에 대한 예찬
열렬한 팬덤을 거느린 인기 콘텐츠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이 무대에서 뮤지컬로 살아난다. 오는 10월 27일 초연을 앞두고 있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은 일본 소설가 야마다 무네키의 동명 소설이 원작으로, 지난 몇 년간 꾸준히 공연화가 거론되면서 기대를 모은 작품이다. 지난 2006년에 개봉한 소설 바탕의 일본 영화가 큰 인기를 끌면서 국내에 많은 ‘마츠코’ 팬덤을 양산했기 때문이다. 원작 소설이 다소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를 띠는 것에 반해 영화는 총천연색 B급 코미디의 매력을 풍기는데, 영화가 경쾌한 뮤지컬 코미디로 재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역할이 컸다. 여기에 일본의 인기 배우 나카타니 미키의 열연이 더해지면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야기의 주인공 카와지리 마츠코는 어린 시절 아픈 동생을 편애하는 아버지로 인해 애정결핍이 생기면서 평생 사랑받기를 갈구하는 인물이다. 어른이 된 후 아름다운 외모의 중학교 선생님이 된 마츠코의 인생은 순조롭게 흘러가는 듯 보이지만, 불량 청소년 제자 류의 절도죄를 뒤집어쓰고 변태 교장 선생에게 성희롱을 당한 후 학교에서 쫓겨나면서 인생이 꼬이기 시작한다. 이후 마츠코는 학교를 그만두고 집에서 도망쳐 나오는데, 한 인간이 사랑 앞에서 빠질 수 있는 함정이란 모든 함정에 걸려들어 점점 나락으로 떨어진다.
뮤지컬은 불운하게 생을 마감하는 마츠코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추적하는 원작의 큰 줄기를 그대로 따른다. 마츠코의 조카 쇼가 아빠의 부탁으로 살해당한 고모의 유품 정리를 맡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쇼는 생전 왕래가 없었던 마츠코의 인생을 하나씩 되짚어가면서 인생과 사랑의 의미를 깨달아간다. 끊임없이 사랑에 버림받으면서도 누구보다 힘껏 세상을 사랑한 마츠코의 인생이 과연 혐오스러운 삶이었는지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뮤지컬은 비극적 분위기를 띠는 소설이나 경쾌한 뮤지컬 코미디의 영화와는 또 다른 뮤지컬만의 어법으로 새로운 매력을 전할 것이라는 게 관계자의 전언.
초연 <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의 진두지휘를 맡은 이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나 <씨왓아이워너씨>, <트레이스 유>에서 확실한 자기 색깔을 보여준 김민정 연출이다. 그는 각색까지 도맡아 작품에 힘을 싣는다. 작곡은 국내 대표 소극장 뮤지컬 <빨래>의 성공 이후 꾸준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민찬홍 작곡가가 맡아 약 스물다섯 곡의 뮤지컬 넘버를 들려줄 예정. 주인공 마츠코는 박혜나와 아이비에게 돌아갔으며, 마츠코의 중학교 제자로 평생 마츠코를 사랑한 남자 류는 강정우와 강동호, 전성우가 트리플 캐스팅됐다. 마츠코를 통해 인생을 깨달아가는 조카 쇼는 김찬호, 정원영, 정욱진, 마츠코의 유일한 친구 메구미는 이영미와 정다희가 번갈아 맡는다.
10월 27일~2018년 1월 7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1588-5212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69호 2017년 10월호 게재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