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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처 | [CLOSE UP] <록키호러쇼> 의상 디자인[NO.166]

글 |안세영 사진제공 |알앤디웍스 2017-08-04 5,422

B급 SF·호러 영화와 글램 록의 피를 이어받은 뮤지컬 <록키호러쇼>. 외계인, 양성애자, 인조인간 등 독특한 캐릭터를 내세운 만큼 파격적인 비주얼로 유명한 작품이다. 7년 만에 돌아온 이번 <록키호러쇼>의 의상은 <헤드윅> 10개 시즌 의상을 모두 담당하며 트렌스젠더 록커 헤드윅의 이미지를 완성한 안현주 의상디자이너가 맡았다. 블랙을 메인 컬러로 삼아 ‘최소한의 컬러, 최대의 효과’를 추구한 안현주 디자이너의 의상은 키치함을 표방한 지난 라이선스 공연 및 해외 공연보다  한층 세련된 스타일을 보여준다.





프랑큰 퍼터 

꽉 조인 코르셋과 망사 스타킹, 아찔한 하이힐에 가터벨트, 굵은 진주 목걸이까지. 프랑큰 퍼터를 상징하는 패션은 이번 공연에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예뻐지는 데는 고통이 따르는 법이라지만 무대 의상만큼은 격렬히 움직여도 불편하지 않은 활동성이 필수. 코르셋은 세탁 가능한 인조 가죽(레자)으로 만들고, 안쪽에는 땀을 흡수할 수 있는 면 원단을 댔다. 핫팬츠 역시 잘 늘어나는 벨벳 스판으로 만들었다. 기존 프랑큰 퍼터 의상에서 볼 수 없던 새로운 디테일도 눈에 띈다. 바로 어깨에 걸친 깃털 모양 볼레로. 멀리서 보면 깃털처럼 보이지만 실은 철사로 일일이 나뭇잎 모양을 잡아 완성했다. 이 코르셋 위에 망토, 연구실 가운, 로브 등을 걸쳐 변화를 준다. 특히 2막의 금색 로브는 디자이너 자신도 욕심날 만큼 만족스러웠던 의상이라고. 금색과 검정 시스루 원단을 이중으로 덧대 조명 아래서 관능적인 빛을 발한다. 한편, 대부분의 외계인이 블랙 의상을 입는 것과 달리 프랑큰 퍼터는 강렬한 레드 포인트가 들어간 의상을 입는다. ‘플로어 쇼’에서 주연과 앙상블 모두 레드 의상으로 갈아입는 것은, 프랑큰 퍼터가 이들에게 미친 영향력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리프라프 & 마젠타             

오리지널 공연에서 연미복과 메이드복을 입었던 리프라프와 마젠타는 현대적으로 변신했다. 리프라프의 연미복은 슬림한 가죽 자켓과 가죽 바지로 바뀌었다. 자켓 어깨에 스펀지를 넣어 꼽추처럼 만들고, 목에는 자봇을 매서 탈의한 상체를 살짝 가려주었다. 마젠타는 하얀 에이프런이 달린 메이드복 대신 검정 에이프런이 자그맣게 달린 섹시한 원피스를 입는다. 여러 겹의 치마와 스펀지를 채워 만든 로켓 가슴이 포인트. 마젠타 의상은 배우마다 조금씩 디자인이 다른데, 서문탁, 김영주는 홀터넥으로 어깨를 드러내는 반면, 리사는 쇄골을 드러내 섹시함을 보여준다. 모두가 레드 의상으로 갈아입는 ‘플로어 쇼’ 장면에서 리프라프와 마젠타는 번쩍거리는 우주복을 입고 등장한다. 리프라프의 우주복은 풍성한 승마바지 스타일로 만들고, 마젠타의 우주복도 어깨를 크게 과장하여 엉뚱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표현했다.




콜롬비아 & 록키             

콜롬비아와 록키는 온통 블랙으로 휘감은 무리 사이에서 유독 튀는 컬러의 옷을 입는다. 다채로운 색상의 콜롬비아 의상은 의상디자이너가 의상 반입 전날까지 고민을 거듭해 완성한 것. 여러 종류의 반짝이 원단을 덧붙인 패치워크 코르셋이 콜롬비아 특유의 발랄하면서도 아이 같은 성격을 보여준다. 자켓 뒤에 제비 꼬리를 달고, 양말도 짝짝이로 신어 틀에 박히지 않은 ‘또라이’ 캐릭터를 표현했다. 록키는 걸친 옷이라곤 거의 없지만 머리부터 발끝까지 일단 눈에 보이는 건 모두 금색으로 통일했다. 드로즈 하나만 걸쳐 의상 제작도 쉬웠을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 몸에 핏 되면서도 민망하지 않고 움직이기 편한 스판 드로즈를 만들기 위해 원단 선택부터 신중에 신중을 기했다. 원단에 코팅된 금색이 벗겨지기 쉬워, 공연 전에 항상 리터치를 해주고 있다. 금색 스니커즈는 기성품에 금색 스프레이를 뿌려 완성했다.




브래드 & 자넷             

브래드와 자넷은 일상에서 벗어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평범하고 보수적인 인물이기 때문에, 남녀의 전형적인 복장을 따른다. 브래드는 아빠 옷을 빌려 입은 듯 보이는 오버 핏의 회색 양복을, 자넷은 단정하지만 촌스러운 분홍색 원피스를 입는다. 자넷의 원피스도 배우마다 조금씩 디자인이 다르다. 최수진은 성숙하면서 날씬해 보이는 체크무늬 원피스를, 이지수는 통통 튀는 감각의 물방울무늬 원피스를 입는다. 마른 체형의 김다혜는 무늬 없는 분홍 원피스에 체크무늬 자켓으로 포인트를 줬다. 브래드와 자넷은 프랑켄슈타인 성에서 겉옷을 벗고 하얀 속옷만 입은 채 지내게 되는데, 이 속옷 역시 섹시함보다는 순수함이 강조된 디자인이다. 브래드는 고리타분한 사각 메리야스, 자넷은 소녀풍의 슈미즈와 블루머를 입는다.




팬텀             

‘주연이건 앙상블이건 무대에 오르면 모두 주인공’이라 생각한다는 안현주 의상디자이너. 그가 <록키호러쇼>에서 가장 공들여 디자인한 옷은 바로 앙상블인 팬텀의 의상이다. 베이스부터 장식까지 전부 손으로 만든 데다, 배우의 체형에 맞춰 각각 다르게 디자인했다. 한마디로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감추는 디자인. 다리가 예쁜 배우는 바지를 입혀 라인을 강조하고, 반대로 하체가 콤플렉스인 배우는 치마를 입혀 군살을 가렸다. 글래머 체형이라면 과감한 노출로, 마른 체형이라면 풍성한 레이어드로 포인트를 줬다. 이러한 맞춤 디자인을 위해 사전에 배우들과도 충분한 대화를 나눴다. 팬텀 가운데 결혼을 앞둔 김태희, 오석원 커플을 위한 디자이너의 깜짝 선물도 숨어 있다. 팬텀의 연미복 자켓은 저마다 디자인이 다른데, 두 팬텀의 자켓은 특별히 카라 색상을 맞춰 커플 의상으로 디자인했다.




* 본 기사는 월간 <더뮤지컬> 통권 제166호 2017년 7월호 게재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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